엑스트라의 몸으로 눈떴다. 그것도 장차 철혈의 황제가 될 성기사단장, 이안의 방에서! 수많은 기사의 눈앞에서 이안과 함께 밤을 보낸 사이로 오해받고, 그에게 큰 걸림돌이 되어 버린 상황. 목숨이나마 챙겨 도망치려고 성녀인 척을 했는데…… 연기가 너무 감쪽같았던 걸까? 그가 대뜸 1년짜리 결혼을 제안한다. * * * “결혼합시다.” “네?” “그럼 날 순결 잃은 몸으로도 모자라, 아무하고나 만나는 놈으로 만들겠다는 겁니까?” “……싫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죽이게요?” “무슨 소립니까. 내가 당신에게 어떻게 손을 대겠습니까?” 이안 에스테반, 역대 최고의 무력과 미모를 가졌다는 그가 눈부시도록 웃으며 말했다. “부인.” 아무리 그래도 이런 무서운 남편은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