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연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생판 모르는 남자와 맞선도 모자라, 결혼까지 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 이럴 줄 알았으면 연애라도 실컷 해 볼걸! 스물아홉 평생 이렇다 할 경험이 없던 아연은 억울함과 반발심에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만다. 오랫동안 친구의 영역에 있었던 소꿉친구, 권성현에게. “네 거. 커?” “너 지금… 뭐라고?” 서늘하게 잘생긴 눈매가 확연히 일그러졌다. “…크면, 어쩔 건데.” “한 번만 보면 안 돼?” 섣부른 충동은 설익은 도발이 되었고, 딱 한 번의 일탈은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오는데…. “왜 가만히 있는 사람 들쑤셔. 아무것도 모르는 게.” 그날 아연은 만고불변의 법칙을 깨달았다. 굶주린 짐승은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