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름이 끝나면 불청객은 떠난다

낯선 시골 마을, 나양. 도슨트로 일하는 수연은 그곳에 도착한 첫날 밤, 폭우에 길을 잃고 동네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이 군이라고 불리는 청년, 종하와 마주친다. “너, 왜 자꾸 나한테 너라고 해?” “설마하니 나한테 아줌마 소리 듣고 싶은 건 아니지?” “아줌마 소리 들어도 별로 이상할 나이는 아냐.” “웃기고 있네. 너라고 부를 때 고마워해라.” 계속되는 폭우로 전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수연은 종하가 지내는 여관에서 묵게 된다. 이렇다 할 교류 없이 며칠을 보내다 미술관에서 마련해 준 숙소로 옮긴 것이 끝이었다. 그런데, 그 애가 미술관으로 찾아온다. “녹음이 무슨 뜻인데.” “저 그림이 녹음이야. 푸르고 울창한 나무.” “죄다 까만데 푸르긴 개뿔.” 그날,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셨고, 수연은 충동적으로 그에게 입을 맞춘다. “처음인 건 맞는데, 그때고 지금이고 네가 걱정할 건 없어. 책임지라고 안 해. 근데 너 유부녀야?” “뭐?” “결혼했냐고.” 여름이었다. 연녹색 풀들이 짙어져 눈길 닿는 곳 모두 맑았다. 아주 잠시 머무를 집. 여름이 끝나면 떠날 집. 여름은 시간을 타고 착실히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여름이 끝나면 불청객은 떠난다.

회차
연재목록
별점
날짜
추천
11
외전 2. 0
2023-09-17   161
(5)
2023-09-17
0
10
외전 1. 0
2023-09-17   176
(5)
2023-09-17
0
9
8화 0
2023-09-17   186
(5)
2023-09-17
0
8
7화 0
2023-09-17   145
(5)
2023-09-17
0
7
6화 0
2023-09-17   170
(5)
2023-09-17
0
6
5화 0
2023-09-17   173
(5)
2023-09-17
0
5
4화 0
2023-09-17   201
(5)
2023-09-17
0
4
3화 0
2023-09-17   201
(5)
2023-09-17
0
3
2화 0
2023-09-17   233
(5)
2023-09-17
0
2
1화 0
2023-09-17   282
(5)
2023-09-17
0
1
프롤로그. 0
2023-09-17   266
(5)
2023-09-1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