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활한 신이 다스리는 마을엔 아름다운 미친 도령이 산다. “그 애, 곧 죽을 거란다.” 역적의 후손으로 신분을 감춘 채 남장 여인으로 살아가는 버들이(사혜). 도령과 가까이하지 말라는 어머니 말씀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그가 눈에 밟힌다. 병에 걸려 이름도, 친구도 없이 방 안에 틀어박힌 도령이 불쌍해 연등도 사 주고, 맛있는 것도 먹이고, 이것저것 챙겨 주었는데……. “정말 이상해, 넌.” 그 이후 묘한 애착을 보이기 시작하는 도령. 그러나 요귀가 마을을 습격한 날, 눈앞에서 도령이 요귀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보게 되고. 버들은 그를 구하려다 역적의 후손임을 들키게 되는데. “반역자는 들어라. 100년 전 봉인된 대요귀가 눈을 떴으니, 놈을 찾아 멸하라. 그리하면 네 조상부터 이어진 역모의 굴레를 벗겨 주겠다.” 그렇게 왕의 개로 굴려진 세월이 4년. 죽은 줄 알았던 도령을 만났다. * * * “너는 누구지? 사람 탈을 뒤집어쓰고 다니는 비루먹은 요귀인가?” “버들아.” 서슬 퍼런 물음에 그가 부드럽게 뱉었다. “나야. 이름까지 줘 놓고서 왜 기억을 못 해.” 미려하게 웃는 사내 앞에서 4년 전 도령의 죽음과 함께 묻어 둔 연모가 삽시간 되살아났다. 사혜를 속속들이 헤집을 기세로 빤히 내려다보던 그가 문득 낯선 미소를 지었다. “버들아, 내가 누구든,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품어 줄 수 있나.” 비밀을 가진 여인 사혜와 베일에 싸인 남자 운혁. 이 관계의 끝은 어떻게 될까. #무녀여주 #인외남주 #쌍방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