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모든 처음은
모두 너와 함께였다.
아무것도 몰랐던 열여덟의 여름부터
많은 것을 알게 된 서른하나의 여름까지,
네가 없는 계절도
네가 켜켜이 배어 있는 것만 같았다.
“나랑 아는 사이 돼서 너한테 좋을 거 없어.”
무뚝뚝한 얼굴로 너는 그렇게 밀어냈지만
너랑 아는 사이였기에 그 무수한 날들을 견뎠다는 걸
너는 여전히 모르나 보다.
그러니 똑같은 헛수고를 다시 반복하는 거겠지.
“남자 필요하냐고 물었어?
필요하다면, 내 남자 해 줄 거야?”
너는 서른하나의 나를 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예전엔 미처 몰랐던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볼 거라면.
“너, 사람 미치게 하는 데 도가 텄지.”
네가 있는 지금, <그저 여명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