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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swer-318화 (31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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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장, "잊지 못할 밤이었어"]

지난 8월 4일,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6골을 몰아친 데이빗 장(22. 리버풀)은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 장에 들어섰다. 그는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것 같았고 여전히 힘이 넘쳐 보였다. 취재진의 말에 여유로운 모습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임하는 모습에서 그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Q. 먼저 세미 파이널 진출을 축하드린다.

A. 고맙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아직 축하받기에는 이른 것 같다. 나중에 금메달을 목에 걸면 그때 다시 해달라.

Q. 한국을 상대로 엄청난 경기를 보여 주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가?

A.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다. 팀에 합류한 이후 모든 부분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그들은 내 몸 상태를 언제나 체크하길 원했고 조그마한 부분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다. 사실 대회 초반에는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아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 수록 정상에 가까워졌고 오늘 경기는 가장 좋을때의 상태와 비슷했다.

Q. 한 경기 6골은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이다.

A. 나 스스로도 놀랍다. 아마 오늘 경기를 잊지 못할 것 같다.

Q. 우루과이 전 해트트릭 이후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 달성이다. 몰아치는 데 능한 것 같다.

A. 꾸준히 몰아치는데 능하다고 해달라.(웃음)

Q. 세미 파이널의 상대는 브라질이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라 만만치 않을 것 같다.

A. 브라질은 강한 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고 아주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팀이다. 하지만 우리 팀도 충분히 강하다. 아마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나도 기대가 아주 크다.

Q. 브라질 전에서도 해트트릭을 이어나갈 수 있겠는가?

A. (웃음) 나도 사람이다. 하지만 많은 골을 넣고 싶은 건 사실이다. 브라질이 상대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다. 난 언제나 내 플레이에 집중할 뿐이다.

Q. 사실상 이미 득점왕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것 아니겠나. (좌중 웃음) 농담이다. 하지만 스스로도 지금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우승이다. 득점왕 욕심에 경기를 그르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골을 넣지 못한다고 해도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망설임 없이 그 길을 선택할 것이다.

Q. 첫 골을 넣고 평소와 다른 세레모니, 하늘을 가리키는 세레모니를 취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무슨 의미가 있었는가?

A. 그런 것도 화제가 되는가? 몰랐다. 별 의미는 없었다. 경기 전에 나의 홈 팀인 리버풀이 생각났다. 이 경기장이 안필드였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런 세레모니를 취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밀레니엄 스타디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충분히 환상적인 경기장이었고 관중들의 열정도 최고였다.

Q. 두 대회 연속 출전을 두고 아직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몸 상태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

A. 나보다 날 더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 충분히 관리를 받고 있고 덕분에 체력적으로 아주 좋다.

Re: 그냥 얘는 급이 다르다. 8살 짜리들이 축구하는데 어른이 하나 낀 느낌이었음.

Re: 한 경기에 6골 2어시스트라니, 이거 사람 맞냐?

Re: 올림픽 역대 최다골 경기가 나왔어도 이상한 분위기가 아니었어. 난 진지하게 기록이 나오길 기대했다고.

Re: 한국 팀이 불쌍해 보일 지경이었다니까. 나중에 경기 끝나고 엎드려서 울던데 짠하더라.

Re: 데이빗 혹시 한국 녀석에게 사기라도 당한 거 있냐? 완전히 눈에 불을 켜고 밟아 버리던데, 평소보다 더 무자비했어.

Re: 하긴, 평소에는 무난하게 해트트릭 정도로 끝내지만, 지난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두 번이나 한 셈이니까. 어시스트 두 개는 덤.

Re: 무난한게 해트트릭이군?

Re: 사실이잖아?

Re: 이봐 ㅋㅋㅋ 내가 지금 한국 사이트 쪽의 반응을 알아 봤는데, 이 친구들 장난 아니야. 완전 단체로 멘붕했다고. 그리고 진짜 웃겨. (링크) 여기 가서 한 번 봐. 장담하는데 다들 미친듯이 웃을 수 있을 거다.

Re: 시발 미친 ㅋㅋㅋ 대서양을 헤엄쳐서 귀국하랜다.

Re: 축구 선수 때려치고 수영이나 하라는 건가 ㅋㅋㅋ

Re: 근데 대서양만 헤엄쳐서는 안될텐데...? 내가 그 나라가 어디 있는지 지도에서 찾아 봤는데...태평양도 건너야...

Re: 그걸 또 찾아 보냐 ㅋㅋㅋㅋ

Re: 태평양은 또 뭐냐 ㅋㅋㅋ

한국과의 8강전이 끝난 다음날, 데이빗은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근처에 앉은 조 앨런의 수다를 들으며 고기를 잘라 입에 넣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였다.

"한국 말이야."

"응."

"완전히 뒤집어 졌다더라."

"응."

"뭐라더라. 누가 찾아온 내용을 봤는데, 단체로 대서양을 헤엄쳐서 귀국하라던가, 군대나 가라던가 뭐 그런 반응이라고 하더라."

"응?"

옆에서 떠들어 대는 조 앨런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던 데이빗이 고개를 갸웃하며 반응한다. 군대라니? 갑자기 이상한 말을 들은 느낌이다."

"그리고 말이야..."

"잠깐만, 좀 전에 뭐라고 했어?"

"뭐라고 했냐니? 내 말 듣고 있던 거 아니었어?"

"듣고 있었지. 근데 군대? 무슨 군대를 말하는 거야?"

데이빗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하는 조 앨런.

"나도 잘 모르는데 대충 보니까 이번에 메달을 못 따면 군대를 가야하는 것 같더라고. 물론 한국 선수들 이야기야."

"아? 축구 선수가 군인이 된다고? 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계속 물어 오는 데이빗, 조 앨런도 자세한 내막을 아는 것은 아니라 난감한 듯 웃음을 흘렸다.

"그걸 나한테 물어봐도 말이야....아! 그 왜 이스라엘인가? 그 나라도 성인이 되면 무조건 군대를 몇 년 동안 복무해야 하잖아. 그거랑 비슷한 거 아닐까?"

"아...그런 거구나."

"확실하진 않지만 말이야."

"아니야. 니 말이 맞는 것 같아. 만약 무조건 군인으로 직업을 바꿔 버리는 거라면 말도 안되는 일이니까."

"야, 무슨 중세시대도 아니고 그런 건 말도 안되지. 그럼 한국 사람들은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게?"

손을 휘휘 저으며 핀잔을 주는 앨런, 데이빗은 그것도 그렇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팀이 그 친구들을 군대로 보내 버린 셈이네?"

"그런 셈...응? 잠깐만."

데이빗의 말에 이야기가 그렇게 된다며 입맛을 다시던 조 앨런,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고개를 갸웃하고는 이내 눈을 가늘게 뜨고 데이빗을 바라본다.

"정확히는 니가 보낸 거지."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혼자서 6골이나 넣고, 어시스트까지 두 개나 했잖아? 한국 팀이 몇 골을 먹었는지 기억하고는 있어?"

"...8골."

떨떠름하게 대답하는 데이빗.

"그래. 산수 잘하네. 그럼 누가 그 친구들을 군대로 보냈는지 답은 나왔네?"

"...말을 말자."

반박하고 싶었지만 이미 표정에 장난기가 가득한 앨런의 모습에 적당히 얼버무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앨런은 빙글빙글 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불쌍한 친구들, 지금쯤 대서양을 헤엄쳐서 건너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고국에 돌아가면 군인이 되어야 한다니, 정말 축구 선수로서 너무 슬픈 일이야."

"...젠장."

듣다 보니 자신이 뭔가 굉장히 사악한 일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옆에서 계속 재잘거리는 조 앨런의 모습이 얄미웠는지 먼저 식기를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뭐야 삐진 거야?"

"아니거든?"

적당히 손을 흔들어 주고 방으로 향한다. 어제 경기를 치렀기에 오늘 하루는 통째로 휴식이 주어졌다. 4강전 역시 3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상당히 가혹한 일정이었기에 감독과 코치진들은 선수들의 몸 관리에 가장 큰 신경을 쏟고 있었다.

"뭐, 나하고는 큰 상관 없나."

유로 대회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득이 되고 있었다. 조별 예선부터 꾸준히 관리를 받아 왔고, 8강전에서도 고작 60여 분을 뛰었을 뿐이다. 활동량이 제한적인 그의 플레이 특성상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아직 어린 나이였기에 회복력이 왕성한 시기라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아 왔어?"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니 먼저 식사를 하고 온 베컴이 느긋하게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빨리 드셨네요."

"그런가? 보통이라고 생각한다만."

"뭐 재미있는 거라도 하고 있어요?"

"그냥 올림픽 이야기지. 아, 지금 니 얘기가 나오고 있는 타이밍이야."

"제 얘기요?"

고개를 갸웃하는 데이빗, 베컴은 직접 보라며 TV 화면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데이빗 장 선수의 세레모니가 다른 의미가 있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네, 여러분들은 아마 기억하고 계실겁니다. 첼시의 프랭크 램파드 선수가 어머니를 하늘로 보낸 뒤 했던 세레모니를 말이죠. 모습은 조금 달랐찌만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을 보시면...]

"......"

할 말을 잃고 한숨을 쉬는 데이빗, 베컴은 어깨를 으쓱한다.

"거참, 직접 인터뷰에서 아니라고 이야기했는데도 소설을 쓰고 있네. 참 우리나라 언론도 대단하다."

"...그러게요."

이런 걸 쓸데 없이 날카롭다고 이야기해야 하나 싶었따. 어쨌거나 자신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저 소설에 불과한 이야기였기에 크게 신경쓰지않았다.

"아무튼 이런 것도 인기가 있고, 화제가 되니까 나오는 얘기야. 뭐 그렇다고 해서 즐기라고는 이야기하지 못하겠지만..."

한창 때, 그 어떤 선수보다 숱한 이슈와 화제를 몰고 다녔던 선수가 바로 베컴이었다.

"아마 은퇴할 때까지 적응하기 힘들 것 같네요."

피곤하다는 듯 한숨을 쉬는 데이빗, 베컴은 연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사실 그래."

============================ 작품 후기 ============================

-11 대 0은 차마...

-저의 측은지심이 용납하지 않네요

-그리고 이 소설 상에서 한국 팀이 군대가는지 여부는 그리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

-딱히 이후에 더 나올 이야기도 아니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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