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313화 (31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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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 좀 줄래요?"

"아, 여기. 더 필요한 건 없어? 도넛 좀 줄까?"

"괜찮아요. 드링크면 충분해요."

"그래. 마사지가 필요하면 이야기하고."

전반을 2 대 0으로 마친 영국 대표팀, 당연히 라커룸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이대로만 하면 돼. 우루과이 저 친구들, 지금 정신이 반쯤 나갔다고."

선수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독려하는 피어스 감독, 그 또한 기분 좋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크게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아직 후반전이 통째로 남아 있었기에 방심은 금물이었다.

"전반에는 저 쪽의 공격진에게 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 좋았어."

"그래. 후반전에도 이런 느낌으로 가야해. 저쪽의 투 톱은 무시할 만한 녀석들이 아니야."

"확실히 카바니에 수아레즈라면 이번 대회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공격진 중 하나니까. 방심은 금물이지."

선수들도 전반전의 플레이에 대해 복기하는 한편, 후반전의 방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스터리지, 서두르지 마."

"아, 데이빗."

데이빗은 전반 동안 몇 번 좋은 찬스를 날려 먹은 스터리지의 어깨를 툭 치며 이야기했다.

"우린 이기고 있다고. 조급해 할 필요 없어. 평소처럼 침착하게 마무리해 달라고."

"미안, 내가 좀 욕심을 부렸나봐."

자존심 센 스터리지였지만 데이빗의 조언에는 순순히 수긍하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자신보다 한 끗발 위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보니 조언을 받아 들이는데 있어서 편한 모습이다. 데이빗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주물러 주었다.

"후반전에는 기대해도 괜찮겠지?"

"그럼. 걱정하지마. 전반처럼만 패스해줘. 절대 놓치지 않을테니까."

이 정도면 되었다며 데이빗이 시선을 돌린다.

"세네갈하고 아랍 에미리트 경기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누군가 A 조의 다른 팀 경기 상황을 묻는다. 그러자 베컴이 피식 웃으며 가볍게 대답한다.

"그런거 알 필요 없잖아? 우리가 지금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할 상황이야?"

무승부만 거두어도 조 1위 확정에, 패한다고 해도 득실차가 상당히 유리하여 최악의 경우라 해도 조 2위 진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영국이었다.

"그건 그렇지만..."

"벡스의 말 대로야. 다른 팀 경기 결과를 지금 알아 봤자 좋을 건 없어."

팀의 주장 긱스가 끼어 든다.

"이것만 기억해. 우리는 3승을 거두고 조 1위로 올라갈 거야. 그리고 B조 2위 녀석들을 가볍게 밟아 버리고 세미 파이널에 진출하는 거지. 세네갈이고 아랍 에미리트고 이제 우리하고는 인연이 없을 팀들이야. 그 녀석들이 결승까지 올라온 다면 모르겠지만 말이지."

"그 말대로다."

피어스 감독이 마무리를 하듯 단호히 입을 열었다.

"조별 리그 통과는 우리에게 패싱 포인트에 지나지 않아. 여기 있는 친구들 중, 혹시 목표가 금메달이 아닌 친구 있나?"

당연히 손을 드는 사람은 없었다. 설령 금메달이 목표가 아닌 이가 있다고 해도 눈치가 있다면 손을 들어서는 안 되었으니 말이다.

"지금 우리가 상대하는 우루과이는 대회 개막 전에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이다. 어떤 곳에서는 우리 팀보다도 우승 확률이 높을 거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

"정말입니까?"

누군가의 질문, 피어스 감독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웃기는 일이지. 여러분이 지금 엉망진창으로 짓밟고 있는 저 녀석들이 강력한 우승후보였다는 말이다. 어떤가? 그래도 다른 팀의 경기 결과를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겠나?"

오만에 가까운 발언, 하지만 선수들의 자존심과 자신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더할나위 없었다. 젊은 선수들인 만큼 이런 도발적인 멘트가 잘 먹혔다.

"표정들이 다들 좋아졌군. 다른 팀의 경기력은 신경쓸 필요 없다. 여러분들은 본인들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하기만 한다면 우승할 수 있다. 알겠나?"

"예!!!"

우렁찬 대답, 피어스 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라커룸 문을 열어 젖혔다.

"가자. 후반전에도 확실히 게임을 가지고 오는 거다."

"쟤 완전히 얼굴 하얗게 질려 있는데?"

베컴이 슬쩍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말 그대로 하얗게 질린 얼굴의 코아테스가 보였다.

"같은 팀이라고 하지 않았어? 오늘 너한테 완전히 제대로 당하고 있네."

"지금은 다른 팀이죠."

씩 웃으며 간단히 대답하는 데이빗, 베컴은 괜찮은 대답이라 느꼈는지 데이빗의 어깨를 두드려 준다.

"멍청한 질문이었네. 맞아. 지금은 그렇지. 그래도 나중에 팀에 돌아가면 원망 좀 듣는 거 아니야?"

"뭐, 밥이나 한 번 사면 되겠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데이빗, 베컴도 딱히 진지하게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기에 웃고 넘어간다.

"좋은 걸 좀 사줘야 겠네. 후반에도 계속 달릴 거지?"

"당연하죠. 아까처럼 멋진 패스, 기다리고 있을 게요."

"얼마든지."

"루이스 씨, 장난 아니네. 괜찮아?"

"...괜찮아."

전반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수아레즈로부터 제대로 한 소리를 들었던 코아테스였다. 워낙 승부욕이 강한 수아레즈다 보니, 잘 풀리지 않는 경기에서는 동료에게 거친 언사도 서슴지 않는 편이었고 오늘은 코아테스가 그 대상이었다.

사실 수아레즈가 화를 낼만한 상황이긴 했다. 경기가 이렇게 말려버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데이빗 장에 대한 봉쇄가 실패했기 때문이고 코아테스가 그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수아레즈도 코아테스가 데이빗을 완벽히 막아 낼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분명 당해내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기는 했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도라는 것이 있었다. 약간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허수아비를 세워 놓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이었으니 화가 나는 것이 당연했다. 덕분에 수비 쪽으로 과도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공격진이 고립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래, 마음에 담아 두지 말고. 후반에는 좀 더 잘 해보자. 나도 정신차릴테니까."

수아레즈가 무서워서라기 보다는 그들도 8강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번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했기 때문이다. 코아테스는 동료의 격려에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삐익-

그리고 주심의 후반 시작 휘슬이 울렸다. 센터 서클에서 공을 뒤로 돌리고 공격진영으로 넘어오는 데이빗, 그리고 코아테스 근처에 자리를 잡는다.

"......"

경기 시작 전에는 농담 섞인 대화를 나누었지만 지금은 딱딱히 굳은 분위기였다. 데이빗은 원래 트래쉬 토킹을 즐기는 성향이 아니었고 (물론 상대의 도발에는 대응한다) 더구나 소속 팀이 같은 동료였다. 지금 심사가 상당히 불편할 것이 분명한데 괜한 언사로 더 속을 뒤집어 놓고 싶지는 않았다.

'미안하지만...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아서.'

아무런 방해 없이 패스를 연결 받은 데이빗, 그리고 다시 한 번 코아테스와 대치한다.

'사과는 나중에, 팀에 복귀해서 할게.'

그리고 다시 한 번 지면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코아테스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 이거야 원..."

양 손을 허리에 올린 채 허탈한 미소를 흘리는 수아레즈, 벌써 세 번째였다. 자신들의 골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 보아도 유쾌하지 못한 일이다. 그것을 한 경기에 세 번이나 보고 있자니 화가 나다 못해 해탈할 지경이었다.

"그래, 다 해먹어라 얄미운 자식 같으니."

긱스의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이어 받아 가볍게 세 번째 골, 해트트릭을 달성한 데이빗이 골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 본다. 리버풀에서는 든든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얄미웠다. 슬쩍 시선을 돌려 전광판을 확인한다. 아직 시간은 20분 가량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미 멘탈이 나가 버린 동료들을 보고 있자니 경기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 없음을 직감했다.

"빨리 나가 버려 망할 녀석아."

세레모니를 마친 데이빗이 홈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교체되고 있었다. 이미 세 골의 격차를 벌려 놓은 만큼, 이 경기에서 데이빗의 힘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이야기. 그리고 수비 쪽을 강화하며 확실한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 꼬맹이 자식들아! 아직 경기 안 끝났어! 고개 안 들어?"

억지로라도 동료들의 기력을 되살리기 위해 독려한다. 이대로 경기를 끝내기에는 그의 강한 자존심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데이빗 장 대회 첫 해트트릭, 영국 단일팀, 3연승으로 8강 진출 성공!]

사상 첫 단일 팀을 구성한 영국 대표팀(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 아일랜드) 조별 리그에서 3연승을 내달리며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세네갈과 아랍 에미리트를 상대로 2승을 기록한 영국 대표팀은 마지막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두어도 조 1위를 확정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100년만의 올림픽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은 무승부를 노리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로 나서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였다.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데이빗 장의 발 끝이 날카로웠다. 전반 10분,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순식간에 제쳐낸 뒤 통렬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이 유로 2012에 출전한 그의 발탁을 왜 그렇게 간절히 원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번 대회의 마수걸이 골을 기록한 데이빗의 발 끝은 식지 않았다. 연신 가벼운 움직임으로 상대 진영을 휘저어 댄 그는 전반 30분, 데이비드 베컴의 예술적인 크로스를 그대로 헤더로 연결하며 두 번째 골을 뽑아 냈다.

그리고 후반 24분, 긱스의 스루 패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해트트릭을 완성한 뒤 교체되어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그에게 7만 여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주었다.

우루과이는 뒤늦게 루이스 수아레즈를 앞세워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이미 대세가 기울어 버린 상황이었다. 3 대 1, 영국의 쾌승으로 마무리 되었고 우루과이는 같은 날 아랍 에미리트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세네갈에게 밀리며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A조

1위 - 영국  3승 0무 0패  8득점 2실점  9점

2위 - 세네갈  2승 0무 1패  4득점 2실점  6점

3위 - 우루과이  1승 0무 2패  3득점 4실점  3점

4위 - 아랍 에미리트  0승 0무 3패  1득점 6실점  0점

[영국, 8강에서 한국과 맞붙어]

A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영국의 토너먼트 첫 상대는 한국으로 결정되었다. B조에서 1승 2무, 승점 5점 득실차 +1을 기록한 한국은 멕시코에 이어 B조에서 2위를 기록하며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조별 예선에서 단 1실점만을 기록할 만큼 탄탄한 수비력이 강점인 팀으로....중략....

[8강 상대, 한국은 어떤 팀인가]

많은 이들이 8강 상대로 결정된 한국을 두고 소위 꿀대진이다, 쉬운 편성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얕잡아 보아도 괜찮을 만큼 만만한 팀인가? 과연 어느 정도의 저력이 있는 팀인지 알아 보도록 하자.

한국은 사실 우리와 그리 친숙하지 않은 국가이다. 가끔 시도때도 없이 핵 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나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나라가 아니니 오해하지는 말자. 핵 실험을 하는 위험한 나라는 노스 코리아이고 우리가 상대하는 나라는 사우스 코리아이다.

첼시의 메인 스폰서인 삼성이 바로 사우스 코리아의 기업이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Park의 고국이기도 하다. 물론 Park은 이번 올림픽 대표로 출전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은 홍이다. 그는 자신의 고국에서 전설적인 선수로 꼽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올림픽 대표팀을 맡기 전 자국의 U-20 대표를 이끌고 청소년 월드컵 8강에 진출시킨 능력있는 감독이다. 자신의 현역 시절 포지션에 걸 맞게 짜임새 있는 수비 라인 구축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수단 중에서 키 플레이어로 꼽히는 인물은 셀틱 FC 소속의 기와 아스날 소속의 박이다. 박은 소속 팀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표팀 경기에서 상당한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는 한국팀 중원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터프한 태클 능력과 함께 정확한 패싱력을 갖춘 선수이다. 현재 프리미어 리그의 많은 팀들과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선수인 만큼 이 선수의 이름이 친숙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 외 선덜랜드 AFC에서 뛰고 있는 지 역시 경계할만 하다. 오심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침몰시켰던 극적인 골을 넣었던 만큼 한 방이 있는 선수이다.

중략

한국팀의 단단한 수비 조직력에 의외로 고전할 수도 있다. 그리고 터프한 몸 싸움을 즐기는 젊은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에 대표팀의 키 플레이어 데이비드 베컴과 라이언 긱스가 고생을 할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이들은 위대한 플레이어였지만 이미 전성기가 지난 노장이니 말이다.

물론 우리 대표팀은 강하다. 우승 후보로 불리던 우루과이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었고 공 수에 걸쳐 좋은 밸런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우리는 상대가 챔피언 레벨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100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우리 대표팀이 8강에서 한국을 넘고 우승을 향해 달리길 기원한다.

Re: 박? 맨유의 박은 못 뛴다고 하지 않았어?

Re: 좀 제대로 읽어 봐. 아스날의 박이라고.

Re: 아스날에도 박이 있었어?

Re: 다른 박이 있어. 뭐 나도 본 적은 없지만...

Re: 얕잡아 봐서는 안되긴 하는데...그래도 대진이 나쁜 건 아니잖아?

Re: 그렇다고해서 딱히 좋을 것도 없지. 2위로 올라온 팀들이 이집트, 세네갈, 온두라스, 한국인데...어느 팀을 만난다고 해도 비슷했을거야.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

Re: 이 팀은 아주 정신적으로 충만한 팀이야. 조별 예선 경기를 한 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더라. 다들 국가를 대표해서 뛰는 걸 명예로 아는 것 같아. 이런 팀은 조심해야 해.

Re: 득점력은 형편 없는데 수비력은 상당하네. 그래도 데이빗이 고전할 것 같지는 않다.

Re: 확실히.

Re: 경기장은 또 밀레니엄 스타디움이네. 너무 멀어 젠장.

============================ 작품 후기 ============================

-정신적으로 충만한 팀이었던 이유는

-군대가기 싫어서

-하지만 이 글에서는

-단체 논산 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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