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217화 (21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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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네요."

가볍게 박수를 치며 감상을 말하는 티토 수석 코치, 상당히 깔끔한 공격 전개에 마무리도 훌륭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휘파람을 불며 동조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확실히 두 선수 사이의 호흡은 완성도가 높아 보이네요. 간단해 보이는 플레이지만 서로간의 신뢰가 없다면 성공하기 힘든 플레이입니다. 저런 플레이의 절반이 오프사이드에 걸리는 건 그것 때문이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상대 수비의 뒷 공간을 노려야 한다, 한 템포 빠른 패스를 보내야 한다고 말이다. 말은 쉽다. 그리고 각각의 플레이를 떼어 놓고 보면 그리 어려운 플레이가 아니다. 최소 프로 레벨, 그것도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 프리메라 등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두 플레이가 합쳐져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란 그리 쉽지 많은 않다.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다. 0.1초, 눈 한 번 깜빡일만한 시간의 지체 혹은 서두름으로 하늘과 땅만큼의 큰 차이가 나타나곤 하기 때문이다. 허수아비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에 어떤 팀의 수비들이 뒷 공간을 그리 쉽게 허용하겠는가? 뒷 공간을 내주면 위험하다는 사실은 그들이 소위 전문가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들도 어찌할 수 없을 만큼의 정확한 타이밍, 그리고 빠른 움직임이 필요했다. 속공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수비 라인이 확실히 세트된 상태라면 말할 것도 없었고 말이다.

"이번 시즌에는 조금 빈도가 줄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 리버풀이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저 두 선수의 라인이 긴밀했기 때문이죠."

"정확한 지적입니다. 그랬던 것이 몇 몇 재능있는 선수들의 영입으로 인해 비중이 줄어든 감이 있었습니다만, 플레이의 날카로움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네요."

못해서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다른 어린 선수들이 알아서 잘해 왔기에 다른 쪽에서 존재감을 과시했을 뿐이라고 생각을 정리했다. 티토는 씩 웃으며 짐짓 걱정스럽다는듯 입을 열었다.

"멋진 플레이이기는 합니다만, 우리가 상대해야할 팀이 잘하고 있는 걸 보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네요."

"그렇게 되나요?"

엄살섞인 수석 코치의 말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저 살짝 미소를 흘리며 넘어갔다. 저렇게 말해도 티토 역시 자신감에 차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 세계 최강의 팀은 그들의 팀, 바르셀로나였으니까.

"아, 그러고보니 현재 선수들의 체력 상황과 부상 선수 현황에 대한 내용을 전해주러 오셨다고 했죠?"

이후 경기가 소강 상태로 빠져들고, 잠시 후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막간을 이용해 일을 처리하겠다는 과르디올라 감독, 티토 빌라노바는 자신보다 2살 어린 감독이 언제나 일에 미쳐 있다는 사실에 쓴 웃음을 흘렸다.

'좀 쉬면서 해도 괜찮을텐데.'

전-후반 사이의 휴식시간이라고 해봐야 15분 남짓이다. 잠시 쉬면서 차라도 마셔도 괜찮을텐데 이 젊은 감독은 절대 시간을 허투로 쓰는 법이 없었다. 가끔은 그런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더 컸다.

'이런 열정이 있으니 젊은 나이에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명장으로 불리는 거겠지.'

웃으며 그가 원하는 자료를 꺼낸다. 그리고 간단히 브리핑을 시작했다.

"현재 선수단의 체력 상황은 지난 달에 비해 조금 떨어진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휴식기 이후 조금씩 일정의 강도가 높아지는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메디컬 팀에서는 통상적인 범위 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흐음."

고개를 끄덕이며 코치의 보고에 집중하는 과르디올라.

"공격진은 대부분 체력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리오넬은 현재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그의 활동량을 억제시킨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바르셀로나가 힘든 경기를 치르거나 패배할 경우 언제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리오넬 메시의 활동량이었다. 보통 한 경기에서 많이 뛰는 선수가 11~13km, 수비 가담이 적은 공격수라고 해도 보통 9km이상을 뛰곤 하는데 메시는 평균 7km대의 활동량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시에 의한 부분이었는데 그는 메시의 전담 물리치료사로부터 메시가 가진 근육이 매우 빠르게 에너지를 소모했다가 빠르게 회복하는 유형으로 많은 활동량을 수행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만 폭발적으로 그의 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는 적당히 힘을 비축할 것을 요구했고 이것이 메시의 낮은 활동량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나무위키-메시 문서 참조)

어쨌거나 그런 노력에 힘입어 자신들의 핵심 플레이어의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있으니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티토는 계속해서 보고를 시작했다.

"알렉시스 산체스는 지난 훈련 중에 입은 경미한 부상으로 약 2주 가량 경기 출장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외의 선수들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네요. 다비드 비야의 체력이 조금 떨어진 상태이긴 합니다만 다음 일정에 맞추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알렉시스는 2주간 결장이라, 그래도 다행이군요. 그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었다면 골치 아플뻔 했어요."

팀 내 위상이 어떠한 선수건 간에 부상 선수의 발생은 감독으로서 골머리가 아픈 부분일 수 밖에 없었기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심각하지 않다는 소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드필더진은 세스크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친구들입니다만 그만큼 우리의 스쿼드가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체력 안배를 충분히 해줄 수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티아구 알칸타라,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세이두 케이타, 세리히오 부스케츠 등...파브레가스를 제외하더라도 월드 클래스의 미드필더들이 즐비한 바르셀로나인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말, 과르디올라 감독도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렸다. 리오넬 메시라는 희대의 천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메시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 바르셀로나의 진정한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의 원천은 바로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최강의 미드필더 진에 있었다.

"수비진 역시..."

계속되는 보고를 들으며 과르디올라는 적절히 메모를 하고 가끔 질문도 던졌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만족할 만큼 정보를 얻었을 때, 리버풀과 아스날의 후반전 경기기 시작되었다.

"이정도면 충분할 것 같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과르디올라 감독, 티토 수석 코치는 손사래를 치며 겸양했다.

"저야 메디컬 팀이 건네 준 자료를 그저 전해 드렸을 뿐인데요."

"저도 그쪽에서 직접 자료를 건네 받아 본적이 있어서 잘 알지만, 그쪽은 제가 보기에 너무 방대하고 읽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필요한 정보만 요약해 주는 부분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워낙 바쁘게 지내는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보니 많은 양의 자료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티토는 크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제가 나중에 그쪽 팀장과 만나게 되면 좀 보기 편하게 요약해 달라고 말하겠습니다."

"저도 이전에 말은 했었습니다. 그래서 줄였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양이더군요. 물론 세세하게 보아야 하겠지만 제가 필요한 정보 이외의 것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부분을 언급하자니 그쪽에서는 선수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비 전공자인 저로서는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만."

어깨를 으쓱하며 포기했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리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해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네요'라고 덧붙인다.

"하하하, 그것참 재밌는 일이네요."

그것보다는 언제나 진지하고 근엄한 이 젊은 감독이 오랜만에 농담을 했다는 사실이 더 재밌었지만 말이다.

"슬슬 경기가 시작되는 군요. 할 일도 마쳤겠다, 다시 관전을 해 볼까요?"

"이것도 감독님에게는 일 아닙니까? 딱히 저 두 팀의 팬으로서 경기를 보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것도 그렇군요."

잡담은 거기까지였다. 조금씩 치열해져가는 양 팀의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한 두 남자, 대화가 자연스럽게 끊겼다. 리버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겠다는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경기를 관전하는 두 남자, 거기에 대응하는 아스날 선수들의 움직임도 주의 깊게 살폈다. 리버풀을 상대하는 다른 팀의 플레이를 보며 영감을 얻을 수도, 혹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아스날이 특유의 아름다운 패스워크를 뽐내며 순간적으로 리버풀의 진영을 파고들었고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반 페르시에게 좋은 찬스가 연결되었다. 하지만 슈팅을 때리는 각도가 오른발에 적합하다는 것이 조금 불운이라면 불운이었다. 예전 오른발은 의족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던 반페르시였지만 지난 시즌 무렵부터 오른발 킥이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왼발만큼의 파괴력은 없었다. 살짝 골대를 스치며 아웃되는 공을 보며 머리를 감싸쥐는 반 페르시.

"확실히 리버풀의 센터백, 그 중에서도 제이미 캐러거는 좀 스피드가 부족하네요. 이건 괜찮은 부분입니다."

눈을 빛내며 약점을 찾았다는 듯 중얼거리는 티토, 그부분은 과르디올라도 동감이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아마 우리와 붙을 때는 저 친구 대신 다니엘 아게르 그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요. 반 페르시야 스피드가 월등히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으니 제이미 캐러거를 붙였을테지만 말이죠. 리버풀은 올 시즌 선수의 부상 여부에 따라 엔트리를 조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상대 공격수의 스타일에 맞춰 수비 라인을 구성하곤 합니다."

날카로운 분석에 티토는 감탄을 흘리며 경청했다.

"우리의 리오넬, 다비드, 페드로 모두 스피드라면 어디가서 뒤지지 않는 선수들입니다. 그런 그들을 상대로 주력이 느린 제이미 캐러거를 내보내진 않을 겁니다. 다만 다니엘 아게르 그 선수는 워낙 부상이 잦은 선수라 우리와 경기할 때 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요."

"아무래도 우리로서는 제이미 캐러거가 뛰는 것이 낫겠지요?"

"상관 없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딱히 상대 수비수를 가리는 것도 아니고, 지난 번 조별 예선에서 알레산드로 네스타 선수에게 고전했던 것이 의외라면 의외였네요. 그러고보니..."

TV로 시선을 돌리며 말끝을 흐리는 과르디올라. 티토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 받았다.

"저쪽 팀의 에이스도 그 네스타에게 고생 좀 했었죠."

"네, 확실히 대단한 수비수였습니다. 어쨌거나 그 정도의 선수가 아니라면 굳이 누가 나온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우리 팀 선수들은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낮은 레벨의 선수들이 아닙니다."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과르디올라 감독,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오만이라 여길수도 없는 것이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바르셀로나는 언제나 세계 최강이었다. 선수 구성이 바뀜에 따라 전술이 조금 변하기는 했지만 큰 철학은 바뀌지 않았다. 축구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도 그의 전술은 널리 알려져 있는 상황.

하지만 누구도 바르셀로나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한 두번 패배를 경험한 적은 있지만 결국 승자는 바르샤와 과르디올라의 몫이었다. 그랬기에 이 정도의 자신감은 당연하다고 여겨졌다.

그때 리버풀의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이번에 골을 넣은 주인공은 디르크 카윗, 최전방의 데이빗 장이 상대 수비를 이끌고 빠진 틈을 타 쇄도했고 마르코 로이스가 멋진 패스를 연결시켜주며 골을 도왔다. 2 대 1, 홈팀 리버풀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과르디올라는 짧은 감상을 입에 올렸다.

"끝났군요."

"네? 아직 경기는 30분 이상 남아 있습니다만...?"

"그것도 그렇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이번 경기는 리버풀이 거의 잡았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 아스날이 최근 몇 년사이에 리버풀에 앞섰던 부분은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활발한 패스워크였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어요. 단순히 한 골차가 아닙니다. 뒤집을 만한 카드가 있느냐의 문제겠지요. 물론 경기는 끝까지 봐야 안다고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덩달아 티토도 그를 따르며 TV의 전원을 껐다.

"그럼 이제 눈 앞의 상대를 준비해 볼까요? 발렌시아는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니까요."

============================ 작품 후기 ============================

-아니 여러분

-추천 이렇게 잘하시면서 그동안 왜...

-3배가 넘는 추천이라니....

-제가 기준을 잘못 설정했군요...

-어제 자기 전에 이미 평소의 추천수에 근접한 것을 보고 기겁했다능

-2연참과 3연참은 느낌이 다르네요

-평상시 2연참의 느낌이 야근하는 느낌이라면

-3연참은 철야작업하는 느낌

-한 동안은 적당히 야근만 하면서 써야겠어요

-다음 3연참은 좀 더 추천의 허들을 높여서

-독자 여러분들을 과소평가해서 죄송합니다

-전 소심하게 800건 안되면 어쩌지 고민을...

-이런거 내기 걸고 실패하면 진짜 쪽팔렸을듯...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으로 가버렸...아니 기분이 좋았어요

-쿠폰까지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_ _)

-3연참이라고 마지막 편에만 추천 하시는 거 아니죠?

-전 독자 여러분의 능력을 확인했어여

-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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