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173화 (17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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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골이 들어간 이후 데이빗은 확실히 상대방 공략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자신이 택한 판단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은 수아레즈가,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잘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멋졌어요 루이스."

제라드의 골 세레모니가 끝나고 돌아오며 데이빗이 간단히 그의 플레이에 대해 칭찬을 남겼다. 수아레즈는 스스로도 뿌듯했는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이 정도는 한다고. 저 녀석 오늘 완전히 털어 버릴거야."

콜로 투레가 있는 쪽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선언한다. 데이빗은 그런 자신감이 보기 좋았다.

"상대가 불쌍해 지네요. 뭐 루이스라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에요."

"물론이지. 너도 드리블 잘하지만, 나도 어디가서 드리블 못한다는 소리 절대 듣지 않는다고."

윙 포워드의 특성상, 대각선 침투가 움직임의 기본이다 보니 드리블 능력은 필수 요소였다. 수아레즈는 본인의 다재다능함을 살려 윙 포워드로서의 움직임도 수준급으로 소화해 주고 있었다.

"부탁해요. 저는 오히려 조금 내려가서 플레이 할게요. 캡틴보다 조금 위쪽에서 플레이하는 게 낫겠어요."

데이빗의 말에 호오 하는 탄성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아레즈.

"가짜 9번(펄스 나인)의 역할이라도 할 셈이야?"

"아뇨, 팀 단위에서 제대로 훈련해보지도 못한 전술을 소화하기엔 좀 그렇죠. 그냥 제가 상대 중앙 수비 한 명을 끌고 내려온다고 생각하면 편하겠네요."

데이빗의 말에 수아레즈, 그리고 옆에서 듣고 있던 마르코 로이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연습해 보지 않은 전술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수에 가깝다. 스위칭 플레이, 포지션 체인지의 경우에는 평소에도 종종하는 플레이였으니 큰 문제가 없지만 말이다.

"나야 좋지. 돌파하고 나서 중앙 쪽에 여유 공간이 많이 생긴다는 거니까."

괜찮을 것 같다며 동의한다. 데이빗은 킥 오프 휘슬이 울리기 전에 제라드에게도 미리 그렇게 이야기 해 두었다. 사전에 이야기해 놓지 않는다면 포지션과 동선이 겹쳐 버리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제라드 또한 흔쾌히 허락해 주었고 데이빗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플레이를 펼칠 준비가 되었음에 기뻐했다.

'오늘은 확실하게 밀어 주자.'

본인도 공격수였기에, 아니 축구 선수라면 최후방 수비수라고 할 지라도 골에 대한 욕심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데이빗은 오늘만큼은 자신이 동료들의 백업을 봐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해 본적도 몇 번 있었고 킥에 자부심이 있다보니 패스도 잘 할 자신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데이빗, 완벽한 볼 키핑이네요. 원래 리버풀에서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 받았다고는 하지만 오늘은 조금 보기 드문 위치에서 플레이를 해 주는군요!]

[이전에도 몇 번 있었죠. 그만큼 다재다능한 선수입니다. 전형적인 원톱 스트라이커의 역할 보다는 소위 말하는 섀도우 스트라이커, 트레콰르티스타에 가까운 스타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마이카 리차즈 선수가 마크하지만 문제 없이 공을 지켜 냅니다. 제치는 움직임을 포기한 대신 저렇게 작정하고 볼 키핑에 나선다면 아무리 리차즈 선수가 대인 마크에 능하다고 해도 공을 빼앗아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죠.]

해설자들의 말 대로, 그가 내려와서 동료들의 공격 지원 역할을 마음 먹은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이었다. 상대를 완벽히 제쳐내는 것은 멋지다. 골을 넣는 것 만큼의 쾌감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런 돌파가 찬사를 듣는 이유는 골을 넣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한 명 완벽하게 제쳐 낸다면 순간적으로 노마크 상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용하여 다양한 공격 방법을 파생시키기도 수월했으니 많은 팀에서 효율 높은 드리블러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가 그런 돌파에 강점을 보인다면 굳이 자신이 돌파를 시도할 필요는 없었다. 자신의 팀에 자신만 돌파가 가능한 선수도 아니었고 말이다. 마르코 로이스나 루이스 수아레즈 역시, 자신에 비해 조금 저평가를 받을 뿐이지 충분히 경쟁력 있는 드리블러였다.

등에서 압박하는 리차즈의 압박을 거스르지 않고 밀려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 발 뒤로 물러서며 몸을 반전한다. 리차즈가 발을 완전히 뻗어 공을 건드리기 전, 한 발 먼저 공을 우측의 마르코 로이스에게 연결한다.

"나이스 패스!"

마르코 로이스는 패스를 받고 멈추는 동작 없이, 그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상대는 가엘 클리쉬, 아스날에서 한 동안 애슐리 콜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으나 콜의 이적 이후 점점 포텐셜을 터뜨리며 월드 클래스에 올라섰다는 평을 받았다. 맨체스터 시티 또한 그를 영입하며 그가 든든히 자신들의 왼쪽을 지켜주길 기대했으나 그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뭐...뭐야!"

각도도, 거리도 애매한 곳이었다. 하지만 마르코 로이스는 마치 드리블을 할 것처럼 움직이다가 그대로 슈팅을 날려 버렸다. 슈팅은 생각하지도 못한 가엘 클리쉬는 멍하니 로이스의 슈팅이 골대로 향하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큭!"

조 하트 골키퍼는 당황했지만 곧바로 몸을 날렸다. 거리와 각도가 좋지 못했기 때문에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팔을 뻗은 보람이 있었는지 가까스로 공을 펀칭해 내는데 성공했다. 바닥으로 떨어진 조 하트 골키퍼는 몸을 추스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클리어! 빨리 클리어 해!"

다행히 마이카 리차즈가 한 발 먼저 공을 잡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하지만 안심하긴 일렀다. 뒤에서 리차즈를 덮치듯 다가오는 그림자를 발견했고 조 하트는 다시 크게 소리질렀다.

"빨리 차내 마이카!"

리차즈는 딱히 공을 끌 생각이 없었다. 위험 지역에서의 볼 처리는 정확도 보다 신속함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바닥에 한번 튕긴 공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보고 그대로 멀리 걷어낼 생각이었다. 딱히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뒤에서 맹렬히 다가오는 그림자를 눈치 못챘을 뿐이고 이것은 불운한 일이었다.

"땡큐, 이건 내거야."

스쳐지나가는 누군가가 그런 말을 남기고 눈 앞에서 공을 낚아 채 가는 모습이 보였다. 볼썽 사납게 허공에 헛 발질을 해버리고 중심을 잃은 채 바닥에 넘어진다. 그리고 그는 등 번호 10의 붉은색 유니폼이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게 왠 횡재야.'

0.1초라도 늦었다면 상대 수비가 공을 멀리 차낸 뒤였으리라. 운 좋게 먼저 가슴으로 공을 커트해 내는데 성공했다. 완벽한 무인지경, 골을 넣는 것이 못 넣는 것보다 쉬운 상황, 자신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제야 몸을 추스린 조 하트 골키퍼가 달려 오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데이빗은 이곳 저곳 뚫려 있는 골대의 빈 공간을 향해 적당히 공을 굴렸고 그물에 감기는 자신의 슈팅을 확인한 뒤 몸을 돌렸다.

[로베르토 만치니, "데이빗 장은 영리한 선수"]

지난 11월 26일,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13라운드 경기가 리버풀의 홈 구장 안필드에서 열렸다. 리그가 중반을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서 초반 우승권 다툼의 가장 중요한 매치로 주목 받은 이번 경기는 홈 팀 리버풀의 2 대 1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이 경기의 승리로 리버풀은 리그에서 6연승을 달리는 기염을 토하며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리게 되며 초반 선두 독주 체제의 발판을 만들었다. 시즌 전적은 11승 1무 1패.

양 팀의 전반전은 호각으로 흘러갔다. 맨체스터 시티의 플레이 메이커 다비드 실바는 이날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루카스 레이바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공격의 핵심인 실바가 힘을 쓰지 못하자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력은 눈에 띄게 날카로움을 잃었다.

이는 홈 팀 리버풀 역시 비슷했다. 그간 리버풀 공격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데이빗 장이 전담 마크맨으로 나선 마이카 리차즈의 완벽한 수비에 꽁꽁 묶여 버렸던 것. 양 팀은 모두 주포가 침묵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고 자연스레 전반전은 서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한 채 끝나게 되었다.

후반전, 리버풀은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실마리를 찾아 나섰고 이는 성공적인 한 수로 작용했다. 데이빗 장과 자리를 맞바꾼 수아레즈는 저돌적인 돌파로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찢어 버렸다. 후반 10분, 완벽한 움직임으로 콜로 투레를 제쳐낸 수아레즈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 크로스를 데이빗 장이 감각적으로 뒤로 흘려 주었고 어느새 박스까지 쇄도한 스티븐 제라드가 강렬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두번 째 골을 넣은 뒤, 리버풀은 좀 더 폭 넓은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중앙 공격수로 자리를 옮긴 데이빗은 한 발 뒤로 빠져 상대 수비를 이끌어 내고 양 사이드에 위치한 수아레즈와 마르코 로이스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17분, 마르코 로이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조 하트 골키퍼가 선방해 냈으나 흘러 나온 공을 데이빗 장이 먼저 차지하며 추가 골을 기록, 점수 차를 두골로 벌리는 데 성공한 리버풀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종료 직전,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만회골이 터지며 뒤늦은 추격에 나섰으나 리버풀은 로스 타임 동안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주며 승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며 8승 3무 2패를 기록, 같은 날 무승부를 기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동률을 이루게 되었다. 골 득실에서 앞서 2위 자리를 지켰으나 4위 토튼햄으로부터 거센 추격을 허용하며 2위권 유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로베르토 만치니는 이번 경기의 패배에 실망감을 표출하면서도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경기의 패인으로 데이빗 장을 꼽으며 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오늘 반드시 이겨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오늘 경기를 두고 승점 6점의 매치라고 이야기했어요. 저도 동의합니다. 우리가 이겼다면 리버풀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힐 수 있었을 거에요. 하지만 오히려 7점으로 벌어지고 말았죠."

"이건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패배는 언제나 그렇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 리그는 2/3가 남아 있고 끝날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축구죠. 우리에겐 몇 번의 기회가 더 있을겁니다."

"전반을 마치고 마이카 리차즈에게 최고라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그는 우리가 기대하던 것 이상으로 잘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후반전에 그(데이빗 장)는 달랐어요."

"경기 중에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이렇게 어린 선수에게는 더 그렇죠. 하지만 그는 영리하게 해냈습니다. 물론 7번(수아레즈)도 위협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이었던 것은 결국 그였죠. 우리는 그를 제어했을때 승리할 희망이 있었지만 우리가 고삐를 놓쳤을 때, 우리의 경기는 완전히 망쳐져 버렸어요."

"그는 최고의 선수에요. 그를 상대하는 것은 정말 골치 아픈 일입니다. 그는 수준 높은 스킬과 함께 완벽한 신체를 가지고 있어요. 거기에 영리하기까지 합니다. 누구도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을거에요. 최소한 저는 그렇습니다."

"그런 선수와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환상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어떤 감독이 그를 거절할 수 있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데이빗 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현재 겨울 이적 시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인 만큼 그의 발언은 맨체스터 시티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그를 타켓으로 삼았음을 알려주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데이빗 장은 리버풀과의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사가 나간 뒤 리버풀 팬 사이트는 그야말로 폭발했다. 가장 민감한 화제를 건드린 만큼 상상 이상으로 반응은 격렬했고 이는 리버풀 수뇌진들의 긴급 회동으로 이어졌다.

============================ 작품 후기 ============================

-수아레즈: 야이 씨...밀어준다매

-밀어준다고 해놓고 골 낼름

-양아치네

-가끔 줏어 먹는 골도

-오늘 후기는 얌전하게

-약빨이 떨어졌어요

-그럼 즐감해주세요

-추천 선작 코멘 쿠폰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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