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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데이빗 장, 챔피언스 리그의 역사를 새로 쓰다.]
지난 10월 19일, 그리스의 페이라이오스에 위치한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올림피아코스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3차전 경기가 펼쳐졌다. 초반 2승을 거두며 F조 내에서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리버풀과 1무 1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올림피아코스의 경기는 리버풀의 우세가 점쳐 졌다. 올림피아코스 FC가 비록 그리스의 명문이라고는 하나 상대는 지난 시즌 부터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기 시작한 세계적인 명문 클럽 리버풀이었기에 이러한 예상은 힘을 얻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경기는 리버풀 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은 채 진행되었다. 전반, 마르코 로이스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한 리버풀이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 나갔으나 올림피아코스는 끈끈한 조직력으로 더 이상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간간히 날카로운 역습을 보이며 리버풀이 쉽사리 달아 나지 못하도록 달라 붙었다.
그리고 후반 30분 경, 리버풀로서는 이번 대회 최악의 불운을 겪게 된다.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제이미 캐러거가 공을 클리어 해 내는 장면에서, 공이 심판의 몸에 맞고 흐른 것이다. 불운이 겹치듯 흘러 나온 공은 절묘할 정도로 올림피아코스의 미랄라스에게 넘어 갔고 리버풀은 속절없이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유리하게 끌어 오던 경기가, 한순간의 해프닝으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고 만 상황, 리버풀에게 있어 이보다 더 기분이 나쁜 상황은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묘한 분위기가 경기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이번 시즌 최대의 이변을 눈 앞에서 지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는 한 남자의 투입과 함께 물거품이 되었다.
리버풀의 수장 케니 달글리시는 자신의 팀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아껴 놓은 최강의 카드를 아낌없이 투입했다. 후반 35분, 데이빗 장은 루이스 수아레즈와 교체되어 경기장을 밟았다. 이는 약간의 희망을 꿈꾸기 시작한 올림피아코스에게 절망적인 일이었다.
이 재기 넘치는 젊은 공격수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후반 38분, 마르코 로이스로부터 완벽한 패스를 이어 받은 데이빗 장은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루프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동점골에 기뻐하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은 순식간에 침묵에 빠져들었다. 소수의 리버풀 원정 팬들만이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 했을 뿐이다.
2 대 1로 리버풀이 다시 앞서기 시작한 상황에서 홈에서 패배할 수는 없다는 듯 올림피아코스는 라인을 끌어 올리며 공세로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위험한 결정이었고 그들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날카로움을 잃어버린 올림피아코스의 공격을 너무나도 간단히 막아낸 리버풀, 제이미 캐러거는 자신으로 부터 비롯된 실점을 만회라도 하듯 완벽한 롱패스를 최전방의 데이빗에게 연결해 주었다. 스웨덴의 국가대표 수비수 올로프 멜베리와 데이빗 장의 순수한 주력 싸움이 펼쳐졌다. 멜베리는 훌륭한 선수였지만 데이빗을 막아 서기에 그의 몸은 이미 전성기가 아니었다. 간단히 공을 차지한 데이빗은 골키퍼와 일 대 일 상황을 맞이 했고 침착하게 골을 성공 시키며 자신의 두번 째 골이자 팀의 세번 째 골을 기록했다. 이때의 시간은 후반 41분 무렵.
점수차가 두 골차로 벌어지자 올림피아코스는 완벽하게 의욕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그들은 무기력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파도에 휩쓸리는 조각배처럼, 그들은 리버풀이 이끄는 흐름에 쓸려다닐 뿐이었다. 그리고 후반 44분, 올림피아코스는 챔피언스 리그의 역사에 자신들의 이름을 남기게 된다. 굴욕적인 역사의 당사자로서 말이다.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전한 디르크 카윗은 이날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리버풀에 활력을 가져다 주었고 수비에 있어서도 공헌도가 상당했다. 그리고 후반 마지막까지 열정적인 움직임을 이어 나갔고, 리버풀이 만들어 낸 역사에 자신 또한 일조를 하게되었다.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를 간단히 제쳐낸 디르크 카윗은 페널티 에어리어로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이는 데이빗 장의 머리에 정확히 연결 되었다. 박스 내에는 수비가 4명이나 있었지만, 누구도 쇄도하는 데이빗 장을 마크하지 못했다. 그들은 집중력을 잃었고 이 치명적인 공격수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아무런 방해 없이 공중으로 떠오른 데이빗은 간단히 골로 연결 시켰고 후반 38분에 기록한 첫 골 이후, 단 6분만에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록은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최단 시간에 기록한 해트트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종전 기록은 1995년 블랙번의 마이크 뉴웰이 기록한 9분이었는데 데이빗 장은 이 기록을 무려 3분이나 단축시키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것이다.
이날의 해트트릭으로 데이빗 장은 챔피언스 리그 5경기에 출장하여 6골을 기록하는 엄청난 득점 행진을 이어나가게 되었고 챔피언스 리그 득점 단독 선두에 오른 데이빗이 이번 시즌 리버풀의 비상과 함께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케니 달글리시,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
리버풀의 사령탑, 킹 케니가 자신의 팀 공격수 데이빗 장을 극찬했다. 이 젊은 공격수는 이미 세계 최고 레벨의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다고 이야기한 과거의 전설은 앞으로 데이빗 장이 어떤 플레이를 보여준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 했다.
"그는 이미 저를 넘어 섰죠."
인터뷰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이야기한 말이다. 이 겸손한 노 감독은 과거 셀틱과 리버풀에서 200골 이상을 득점한 자신을 통산 출장 횟수가 30회 남짓한 젊은 공격수가 이미 뛰어 넘었노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이 젊은 선수의 퍼포먼스에 만족했다는 뜻이리라.
"저는 그를 투입하면서, 그라면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해트트릭을 기록할 줄은 정말 몰랐네요."
"그는 이제 고작 21살일 뿐입니다. 하지만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죠. 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이가 몇 명이나 될까요?"
"그는 이미 세계 최고 레벨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너무 이른 판단이 아니냐구요? 그럴리가 없죠. 그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누구도 그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는 아직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건 놀라운 일이죠. 그는 이 클럽과 함께 더 많은 성공을 거둘 것입니다."
달글리시 감독은 그가 이대로 성장한다면,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르는 것도 시간 문제일 거라 이야기했다.
"클럽 역사 상 가장 빠른 시간에 50번째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였습니다. 소감이 어떠신 가요?"
데이빗은 리버풀로 돌아오자마자 인터뷰를 가져야 했다. 챔피언스 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길 만큼 엄청난 득점 페이스, 최근 가장 핫 한 플레이어인 만큼 그에 대한 주목도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 그랬나요? 그런 기록도 있는 지는 잘 몰랐습니다."
예의 상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몰랐던 데이빗이다. 자신의 통산 득점이 어제의 해트트릭으로 35골이 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질문한 기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를 통틀어 데이빗 장 선수는 통산 31경기에 출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의 해트트릭으로 35골을 기록하였고 15어시스트를 기록 중입니다. 물론 구단 역사 상 최단 시간 30호 골, 35호 골 기록도 데이빗 선수의 몫입니다."
기자의 말에 데이빗은 벌써 그렇게나 됐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50호 공격 포인트라고 하니 생각보다 많다고 느껴졌다. 데이빗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차분히 말을 이었다.
"사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어쨌든 구단 역사에 제 이름이 올라간다고 하니 기분이 좋네요. 네 아주 좋아요. 앞으로도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현재 데이빗 장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만 통산 29골을 기록 중입니다. 현재 리버풀의 최단 경기 50호 골의 주인공은 첼시로 이적한 페르난도 토레스 선수가 가지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데이빗 장 선수가 토레스 선수의 기록을 넘어 설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페르난도 토레스가 리버풀에서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던 당시, 그는 72경기만에 50호 골을 기록하는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지금 새로운 도전자 데이빗 장의 페이스는 그 이상이었는데 현재 리그에서 26경기 출장에 29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데이빗이 현재의 득점 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44~45경기면 50호 골 달성이 유력했기에 사실상 토레스의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미래는 모르는 것입니다. 무조건 장담할 수는 없어요. 축구는 그런 스포츠니까요. 하지만 저 또한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50호 골만이 아니라 더 많은 골을, 조금이라도 빨리 넣고 싶네요."
'이제는 이야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토레스의 이름이 내 앞에서 거론되지 않도록 하고 싶어.'
토레스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다. 리버풀의 팬들은 누구도 그를 그리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첼시에서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고소하다는 반응이었고 그를 팔아 얻은 막대한 이적료를 기꺼워할 뿐이었다. 다만 그가 리버풀에 있을 때, 자신은 그에게 가려 출전하지 못한 시간이 있었고 제대로 주전 경쟁을 펼치기 전에 그가 떠나 버렸다. 그런 미묘한 감정이 아직 남아 데이빗은 내심 자신이 그가 남겼던 기록을 모조리 자신의 이름으로 바꾸길 원했다. 그래서 말을 잇는 데이빗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제가 많은 득점을 올릴 수록, 이 클럽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어요. 그게 제가 할 역할이죠. 제 골이 팀의 승리로 연결되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거에요."
"현재 리그에서도 1위에 올라 있고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통과도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 왔습니다. 올해 리버풀의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조금은 민감한 질문, 하지만 데이빗은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겸손한 것도 좋지만 자신은 이제 팀의 에이스였다. 통산 출장 수가 30경기 남짓하지만 이미 감독이, 팀원들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을 대표하여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했다.
"우리는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기장에서, 그리고 라커룸에서, 훈련장에서도 우리는 최고입니다. 다들 언제나 승리를 원하고 그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 시즌, 우리는 그 어느 클럽보다도 위에 위치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 되겠죠. 많은 팀들을 뛰어 넘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 팀이라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데이빗의 패기 넘치는 대답에 기자 회견장이 일순간 술렁였다. 이는 리그 우승 뿐만이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의 왕좌까지 차지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그 모습에 데이빗은 내심 웃음을 흘렸다. 내일 보나마나 '데이빗, 리버풀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는 기사가 실릴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자신은 진정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었고 다른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보기 좋습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지금 데이빗 장 선수를 노리는 클럽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프리미어 리그 내에서도 맨체스터 시티, 첼시가 영입 의사를 밝혔고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AC 밀란 등 세계의 빅 클럽에서 데이빗 선수를 원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본인의 거취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데이빗은 살짝 인상을 굳혔다. 이런 질문은 받고 싶지 않았다. 특히 시즌을 치르는 중에 이적과 관련된 루머가 터지는 것은 정말 사양하고 싶었다. 경력은 짧지만 활약이 활약이었던 지라 상당히 많은 이적설을 겪어 본 데이빗이다. 시즌 중에 나오는 이적설이 은근히 신경 쓰이게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입을 여는 데이빗의 모습은 단호했다.
"먼저, 저는 리버풀에서 행복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팀을 떠날 생각이 없으며 저 자신의 거취, 계약과 관련한 문제는 시즌 중에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매 경기에 집중할 것이고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체크하는 데이빗, 약속된 인터뷰 시간이 끝난 것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 섰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이라며 질문이 쏟아 졌으나 데이빗은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자리에서 벗어 났다.
============================ 작품 후기 ============================
-아직 누적 스탯은 볼품 없지만
-미리 이런 기록들 하나씩 챙기는
-레코드 브레이커류 甲 데이빗 장 선생
-토레기는 가라
-해트트릭 장면을 다 쓰지 않은건 귀찮아서가 아닙니다
-얘가 골을 많이 넣을 수록 묘사하기가 점점 힘들어짐
-작작 좀 넣어
-데이빗의 골 넣는 빈도가 추천수와 비례한다는게 레알인가요?
-잇츠리얼
-그럼 즐감해주세요
-추천, 선작, 코멘, 쿠폰 모두모두 감사 드립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