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141화 (14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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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잘 놀았어?"

데이빗은 훈련장에 집합한 선수들 중에서 호세 엔리케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넸다. 딱히 부스스한 몰골이 아닌 것으로 보아 정말 가볍게 즐기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어, 나쁘지 않았지. 그냥 간단히 즐기는 정도였어. 요즘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다들 다음에 제대로 놀아보자고 얘기하고 적당히 헤어졌지."

예상대로 정말 가벼운 자리라고 하자 데이빗은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한 술자리 정도는 시즌 중에도 친한 선수들 사이에서 종종 있어 왔던 일이기에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나저나 마르코가 늦는데? 어제 마르코도 같이 갔지?"

주위를 둘러보는 데이빗, 다른 선수들은 이미 다 도착한 상황에서 마르코 로이스가 보이지 않자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호세 엔리케도 선수들을 살펴보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어, 같이 가긴 했는데 일찍 헤어졌다니까? 딱히 어제 논 것 때문에 지각할 것 같지는 않은데..."

"우리 감독님, 지각하는 거 엄청 싫어하는데 괜찮으려나."

걱정된다는 듯 중얼거리는 데이빗, 그도 시즌 초에 처음으로 지각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언제나 성실한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별 다른 질책 없이 넘어갔지만 달글리시 감독은 선수단의 기강, 태도에 대해 엄격한 사람이었다. 경기 중의 실수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대한 편이었으나 기본적인 성실함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가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 지각 확정인 마르코 로이스가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근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도 늦는데?"

좀 이상하다는 듯 입맛을 다시는 호세 엔리케, 가끔 감독이 업무가 바빠 훈련장에 늦게 나올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코치가 먼저 정시에 와서 훈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들 중 아무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확실히 이상했기에 데이빗도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에요?"

"설마, 그래도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

다른 선수들도 이상한 기색을 느꼈는지 분위기가 술렁였다. 제라드는 캐러거와 몇마디 나누고 선수들을 통솔하기 시작했다.

"조용, 일단 내가 감독님을 찾아가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 보고 올게. 일단 너희들은 평소 하던대로 몸을 풀고 있어줘. 캐라, 그럼 부탁할게."

"다녀와. 헤이 친구들.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자고. 코치들이야 좀 있으면 오겠지. 단체로 설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거 아냐?"

술렁이는 분위기를 유쾌한 어조로 다 잡는 캐러거, 선수들은 웃으며 그의 지시에 따랐고 제라드는 감독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때 헐레벌떡 다가오는 스티브 클락 수석코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죠? 오늘 하도 안 와서 지금 찾으러 가는 길입니다만."

제라드의 질문에 수석 코치는 미안한 표정으로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미안, 조금 일이 있어서 늦었네. 아, 선수들은 먼저 몸을 풀고 있었나."

"캐라가 다른 친구들을 통솔해서 일단 먼저 진행하고 있었어요."

"잘했네. 큰 문제는 아닌데 조금 난감한 일이 있어서 말이야. 감독님은 아마 오늘 못 나오실 거야."

수석 코치의 대답에 제라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코치와 감독의 지각, 거기에 감독이 나오지 못한다니? 아예 사소한 문제는 아니라고 느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음..."

난감한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이는 모습, 제라드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고 이내 수석 코치의 입이 열렸다.

"마르코가 간밤에 무면허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걸렸다고 연락이 왔어. 지금 감독님이 마르코를 만나기 위해서 출발했으니 자세한 상황은 나도 잘 모르겠군. 아주 큰 일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고."

[마르코 로이스,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체포 되다]

리버풀 FC 소속의 축구 선수 마르코 로이스(22)가 지난 밤 음주운전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 라임스트리트 부근 도로에서 이 독일 국가 대표팀 축구 선수는 음주 운전 단속을 위해 출동한 경찰에 단속되었고 음주 측정기 테스트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5%로 나타났다. 심지어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의 운전 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현재 리버풀 경찰은 마르코 로이스를 유치장에 수감시키고 있다고 밝혔으며...

Re: 아침부터 이게 무슨 소리냐

Re: 와우 아침을 스펙타클하게 만들어 주는 아름다운 기사네.

Re: 이 망할 독일 놈 같으니, 팀이 잘 나가고 있을 때 사고를 꼭 쳐야 겠냐?

Re: 음주 운전에 무면허? 썩을. 이봐,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혈중 알코올 농도가 저 정도라면 대충 어느 정도 수준으로 처벌 받는 거야?

Re: 초범이라는 전제하에 그냥 벌금 약간 내면 될걸. 근데 무면허까지 겹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Re: 돌겠네. 그냥 술 처먹었으면 그냥 택시 타고 가면 되는거 아냐? 왜 굳이 운전을 쳐 해야 하는 거냐?

Re: 일단 면허 취소...따윈 될 것도 없겠네. 벌금형으로 끝나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 멍청한 사고를 치긴 했지만 우리 팀에서 중요한 전력이라고.

Re: 맞아. 잘 해주던 녀석이 사고를 치니까 골 때리네. 그래도 구단 내에서 자체 징계는 피할 수 없겠지.

Re: 그거야 당연하지. 이런 사고를 친 녀석에게 구단에서 아무 징계를 안한다면 선수들 기강을 제대로 잡을 수 없을 테니까. 벌금에 몇 경기 출장 정지, 뭐 이런 정도로 때리지 않을까?

"...음주 운전에, 무면허로 걸렸다구요?"

몸 풀기를 마친 선수들이 마르코 로이스가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해 들었다.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는데 평소 착실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 왔던 마르코 로이스의 모습과 매칭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자식도 골때리네."

어이 없다는 듯 입을 벌리며 중얼거리는 디르크 카윗이었고,

"야, 어제 그녀석 차 가지고 온 거였어?"

"몰라, 그런 것까지 어떻게 기억해? 애초에 바로 클럽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나중에 돌아갈 때 기억 안나?"

어제 함께 클럽에 갔던 이들은 수근거리며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무튼, 현재 구단에서도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너희들은 너무 동요하지 말고 평소대로 준비해 주면 된다. 알겠지?"

스티브 클락 수석 코치는 선수들의 동요가 커지지 않도록 수습하고자 했다. 그로서는 이미 일어난 사건은 어쩔수 없다고 해도, 이것이 선수단 분위기를 크게 동요시키지 않길 바랄 수 밖에 없었다.

"근데, 마르코는 많이 다치거나 하진 않았나요?"

데이빗의 질문, 그는 황당한 이슈에 놀라기도 했으나 그보다 먼저 운전 중에 다치진 않았는지 라는 생각에 먼저 미쳤다.

"나도 자세한 상황을 전해 들은 건 아니지만 말이야, 다치진 않았다고 하는 것 같더라. 어디 들이 받아서 사고를 낸게 아니라 단속에 걸린 것 뿐이니까 다칠 일도 없었겠지."

"그건 불행 중 다행이네요."

데이빗이 진심으로 안도하며 말했다. 친한 동료라도 잘못한 것은 처벌 받아야 했다. 그 부분을 감쌀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그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진심이었다.

그 이후로 훈련이 이어졌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다. 큰 사고는 아니라고 하지만 팀 동료가 경찰서에 있다는 데 신경이 안쓰일 사람은 없었으니 말이다. 수석 코치는 그런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애써 보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본인도 신경이 쓰이고 있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 말이 제대로 먹힐리 없었다. 그렇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끝났다.

"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 났는 걸."

글렌 존슨이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선수들은 아직도 오늘 아침에 전해들은 사건이 주된 관심사였다. 하긴 애초에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았으니 잊어버리기엔 무리였을 것이다.

"그래도 사고를 낸 게 아니라니 천만 다행이지. 그녀석은 멍청한 짓을 저질렀지만 그래도 다치길 바라진 않아. 어쨌거나 우리 팀 동료라고."

캐러거의 말에 선수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변명의 여지 없는, 프로 선수로서 해서는 안될 멍청한 짓임에 분명했다. 그래도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같은 팀 동료로서 시간을 보냈고 정도 들었다. 그랬기에 그가 다치지 않은 것이 무엇보다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아마 감독님이나 코치들이 그녀석을 호되게 혼낼거야. 구단에서도 분명 자체적으로 추가 징계를 내리겠지. 그래도 너희들은 너무 그녀석을 나무라지 말아줘. 우리는 실수한 동료를 비난하기보다 그 녀석이 앞으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다잡아 줘야해."

제라드가 분위기를 정리하듯 선수단의 방침을 이야기했다. 선수단 대부분이 동의하는 가운데 디르크 카윗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그 바보같은 녀석의 엉덩이를 한 대 걷어 차 주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다녀 오셨습니까?"

훈련을 마치고 집무실에서 달글리시 감독을 기다리던 스티브 클락 수석 코치는 몇 시간의 시간이 더 지난 뒤에야 돌아온 달글리시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달글리시 감독은 피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는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이마에 흥건한 땀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한숨을 푹 내쉬는 모습이 여간 피곤해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마실 것 좀 내오겠습니다. 잠깐 앉아 계십쇼."

클락은 그렇게 솜씨 좋게 차를 준비했고 곧 감독에게 차를 제공할 수 있었다. 달글리시 감독은 짧게 감사를 표하고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후우...조금 정신이 맑아지는군. 고맙네."

"천만에요. 정말 피곤하셨던 것 같습니다."

"경찰서를 방문하는 것은 아무래도 유쾌할 수 없는 경험이지."

쓰게 중얼거리는 달글리시 감독, 클락 또한 그 의견에는 동의했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경찰서에 들락거리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그래서...어떻게 일은 잘 처리 되었나요?"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지는 클락 수석 코치, 달글리시 감독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다행히 초범이라서 말이야, 어디를 들이 받아서 누군가에게 상해를 입힌 것도 아니고 재산 피해를 낸 것도 아니라서 아마 벌금형 정도로 끝날 것 같네. 그리고 그녀석도 검문에 걸린 이후에는 크게 반항하지도 않고 유치장에서도 얌전히 있었다고 하더라고. 천만 다행이지."

"그건 정말 다행이네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 녀석도 엄청 풀이 죽어서 있더라고. 보자마자 화가 나서 욕하고 추궁하긴 했지만 본인도 후회하고 반성하는 기색이 역력해서 말이야."

나도 늙었는지 마음이 약해진 것 같아 라고 덧붙인다. 코치는 이제 마음이 놓였는지 완연히 밝아진 안색으로 웃었다. 어찌되었거나 그로서는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라고 여기는 듯 했다.

"그 녀석도 무서웠겠죠. 본인이 잘못한 걸 알고 있는데다 이곳은 그 녀석에게 있어서 염연히 외국이니까요."

"그래, 거의 울 것 같더라고. 어쩌겠나. 사고를 쳤어도 우리 팀 선수인걸. 잘못한 것에 대한 벌은 받아야 하지만 너무 몰아 붙일 수도 없어."

당연한 말이라 클락도 동의했다.

"그렇죠, 그래도 벌금으로 끝나면 다행입니다. 아, 구단 내에서 자체 징계도 피할수 없겠죠?"

"이를 말인가. 실수건 고의건 프로 선수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고. 당연히 구단 내에서의 자체 징계가 이루어 져야 해."

단호한 달글리시 감독의 말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클락은 아쉬운 듯 중얼 거린다.

"안타깝네요. 한창 팀이 잘 나가고 있는데 그 녀석이 한동안 이탈하게 되다니. 가뜩이나 최근 일정이 빡빡한데 잘해주고 있는 선수가 빠지게 되면 타격이 없을 수 없겠는데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아까운 선수라고 해서 감싸주는 짓은 오히려 더 멍청한 짓이 될거야. 우리는 지금 당장의 성적에 연연해서는 안돼."

팀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기강이 먼저 서야 한다고 달글리시 감독은 생각했다. 지금 당장 아쉽다고 잘못을 저지른 선수에 대한 처벌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솜방망이 처벌의 경우 여론이 나빠지는 것도 문제겠으나 그보다 더 본질적인 팀 스피릿을 생각하고 있었다.

"스타 플레이어라고, 팀 내 핵심적인 인물이라고 약하게 처벌해서는 안돼. 오히려 본보기를 세우기 위해 더 강경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만약 그가 경기에 오래 뛰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약하게 처벌했다가는 나중에 다른 선수들을 통제하기 어려워 질수도 있단 말이야."

"확실히 그렇죠. 이런 일은 선례로 남는 법이니까요."

쓴 입맛을 다시며 클락 수석 코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로서도 달글리시 감독의 말이 정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마음에 약한 말을 내뱉었을 뿐이다.

"그래, 조만간 구단 내에서도 회의가 열릴 거야. 자네도 참석할게 분명하고. 그 자리에서 그 녀석에 대한 구단의 처우가 결정되겠지.“

============================ 작품 후기 ============================

-잉글에서 음주운전 단속 기준 알코올 농도가 얼마인지 잘 몰라서

-그냥 우리나라 기준 보고 쓸게요

-비슷하겠지 뭐

-역시 무면허 롤스 로이스

-그래도 3년간 무면허 운전으로 걸리기 전에 미리 혼나는 걸로

-음주운전이 추가 됐는데...?

-술김에 한걸로...

-절 감금하고 군만두 넣어주시겠다는 분

-전 군만두보다 추천을 사랑합니다

-이왕 넣어주신다며 초밥이 좋겠어요

-미친거야

-그럼 즐감하세요

-추천, 선작, 코멘, 쿠폰 모두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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