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115화 (11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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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그 이후 이변없이 리버풀의 승리로 끝났다. 마르코 로이스의 멋진 프리킥으로 점수차를 3점으로 벌린 리버풀은 후반 10분 경, 데이빗 장과 교체 투입된 막시 로드리게스가 쐐기 골을 터뜨리며 4 대 0 대승을 거두었다. 1, 2차전 통합 스코어 4 대 0, 리버풀은 이로써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에 진출하게 되었다.

팬들은 오랜만에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에 진출을 확정지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 주었고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안필드를 빠져나갈때 까지 흐뭇하게 그들의 성원을 즐길 수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나고 이틀 뒤, 드디어 본격적인 챔피언스 리그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32강 조별 리그의 조 추첨식이 열리는 날이 찾아왔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추첨식이 열리는 모나코로 향했다. 그리고 리버풀의 몇몇 선수들은 함께 모여 그들이 편성될 조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모였다.

"헤이, 페페. 맥주 더 없어?"

"냉장고에 있어. 가서 꺼내다 먹어."

"손님 대접이 엉망이네. 아 알았어. 가면 되잖아."

투덜대는 카윗의 모습에 발을 들어 걷어 차는 시늉을 하자 엉덩이를 감싸고 부리나케 냉장고로 향하는 카윗이었다.

"여, 데이빗. 맥주 별로 안좋아해?"

"아뇨, 좋아하는 편인데 앞으로 시즌 중에는 안 마시려구요. 술이 그렇게 센 것도 아니고."

이는 전적으로 지금 에이전트 시험을 준비 중인 티티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데이빗은 얼마 전, BBC에서 진행한 방송 프로그램에 깜짝 게스트로 나온 친구들을 만났고 이후 저녁 식사를 함께 했는데 거기에서 티티로부터 시즌 중에는 술을 참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을 받았다.

'데이빗, 음 네 사생활에 대해서 간섭하려 드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줬으면 좋겠어.'

'무슨 말인데? 그렇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니까 긴장되는데?'

'오늘은 상관 없겠지만 말이야, 앞으로 시즌 중에는 술을 좀 자제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아, 사실 넌 애초에 많이 먹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말이야.'

'아직 에이전트도 아니고 매니저도 아니지만 네가 우릴 믿어준 만큼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어. 우리가 알아 보니까 술을 즐기는 선수 중에 기량이 생각보다 늘지 않거나 전성기가 금방 저무는 선수가 꽤 있더라고. 나는 네가 오랬동안 최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래. 간섭처럼 들렸다면 미안한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놀랍게도 그 술을 좋아하는 제임스마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으니 데이빗은 그들이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해 준다고 느꼈고 조금은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난 또 뭐라고. 날 생각해줘서 하는 말인데 내가 기분나빠 할리 없잖아. 티티나 제임스가 하는 말은 믿어. 그리고 애초에 술을 그렇게 즐기지도 않았으니까 전혀 문제 없을 것 같아.'

"아 그랬지. 그래서 저번에 엔리케네 집에서 파티할때도 술 안마셨었지. 그럼 마실 만한게 뭐가 있을까. 오렌지 주스 마실래?"

"부탁할게요. 고마워요 페페."

데이빗은 웃으며 기꺼이 호의를 받아 들였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오던 카윗은 그 모습을 보며 툴툴거렸다.

"뭐야! 왜 데이빗은 특별 대접이야?"

"시끄러워 디르크. 우리 귀여운 데이빗처럼 골을 많이 넣어 주면 내가 니네 집까지 맥주를 바켓에 채워서 가져다 준다."

"와 이 망할 놈이 아픈데를 찌르네. 야 감독이 내보내 줘야 골을 넣든 말든 할거 아냐! 그리고 지난 아스날 전에서 골 넣었었다고!"

악의가 없는 장난이었기에 선수들은 크게 웃으며 둘 사이의 만담을 즐겼다. 그러는 사이 조 추첨 방송이 시작되었고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먼저 2010-11 챔피언스 리그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나왔고 이어 전 대회 우승팀 바르셀로나의 카를레스 푸욜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져 나오는 장면이 나왔고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 - 빅 이어를 보며 눈빛을 번뜩였다.

"올 시즌에는 저거 우리가 가져오자."

"그거 좋네. 저기에 술을 따라 마시면 맛이 정말 끝내 줄거야."

"저는 술을 별로 즐기진 않지만 빅 이어에 마시는 술이라면 얼마든지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은 지루하다 싶은 인터뷰가 끝나고 조 추첨식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각 포트에 속한 팀들이 화면에 표시되었다.

포트 1: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 FC 포르투, 인테르 밀란

포트 2: AC 밀란, 올랭피크 리옹, 샤흐타르 도네츠크, 발렌시아, 벤피카, 우디네세, CSKA 모스크바, 마르세유

포트 3: 제니트, 아약스, 레버쿠젠, 올림피아코스, 맨체스터 시티, 릴, 바젤, 바테

포트 4: 도르트문트, 나폴리, 디나모 자그레브, 아포엘, 트라브존스포르, 겡크, 빅토리아 플젠, 갈라티

각 포트가 표시되자 선수들은 너나 할것 없이 최선의 조를 짜보기 시작했다.

"일단 AC 밀란은 무조건 피하는게 좋겠네. 그 다음이 발렌시아, 리옹 정도인가? 모스크바는 원정 길이 X같이 머니까 피했으면 좋겠네."

"포트 3에서는 레버쿠젠, 아약스 정도? 맨체스터 시티야 같은 국가 소속이니 만날 일이 없고 말야."

"제니트도 싫어. 러시아 원정은 정말 별로야. 거긴 홈 텃세가 진짜 너무 더러워."

"포트 4에서는 다른 팀은 몰라도 트라브존스포르는 꼭 피했으면 좋겠다. 거기 인간들은 진짜 미쳤어. 난 터키에서 경기를 치를때면 내가 오늘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니까."

대체적으로 의견은 비슷했다. 당연히 강팀들과 조별 리그에서 만나긴 싫었고 원정길이 고된 팀들도 만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 시작한다."

추첨 도우미로 나선 루이스 피구의 손이 추첨통으로 향했고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맨유네."

"C조로 들어갔네. 뭐 어차피 우리랑은 상관 없으니."

사실 포트 1에 있는 팀들은 만날 일이 없으니 순서의 차이일 뿐, 큰 의미가 없었다. 진정으로 긴장되는 순간은 다른 포트 추첨이 시작할 때였다.

이후 포르투, 레알 마드리드, 첼시, 바이에른 뮌헨, 인테르 밀란, 바르셀로나가 뽑혔고 마지막으로 리버풀이 뽑혔다.

"마지막으로 뽑히네. 이러면 F조인가?"

"신이시여 제발."

포트 1의 추첨을 마치고 포트 2의 추첨 도우미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보비 찰튼 경이 나왔다. 그리고 주목 되는 첫 추첨, 보비 찰튼의 손에 뽑힌 팀은 올랭피크 리옹이었고 얄궂게도 리옹은 레알 마드리드가 속한 D조에 배정되었다.

"와 쟤네는 또 만나냐?"

"진짜 이쯤 되면 운명이라는 게 있나 싶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 표정 좀 봐. 진짜 하기 싫은가 보다."

완벽한 제 3자인 리버풀 선수들의 감상이 이럴 정도였으니 두 팀간의 악연은 익히 알만 했다. 현장의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똥 씹은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아마 속으로 보비 찰튼 경의 욕을 무진장 하고 있으리라.

"오케이, 일단 리옹은 제꼈고...다음은 어디냐."

그 다음으로 뽑힌 팀은 벤피카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속한 C조로 편성되었다.

"아 저 영감님, 지네 팀이라고 괜찮은거 뽑아주네."

"야 그런 말 하지마. 그럼 우리한테 엿 먹어보라고 X같은 대전 만들어 주면 어쩌려고."

"이봐, 그 말이 더 불길해. 그냥 조용히 보자."

재수없는 소리하지 말라며 가볍게 타박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선수들은 다시 보비 찰튼의 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세번째로 뽑힌 팀은 마르세유였고 드디어 리버풀의 상대가 한 팀 확정되었다.

"오케이!"

"나쁘지 않아. 영감님 감사합니다!"

선수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뭐 AC 밀란이나 벨렌시아같은 팀을 피했으니 남는 장사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선수들은 조금은 편해진 마음으로 조 추첨식을 즐겼다. 히히덕거리며 AC 밀란 언제나오나 기대하고 있었고 그들은 곧 확인할 수 있었다.

"와, H조에 신의 가호를..."

"진짜 죽음의 조네."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와 세리에 A의 명문 AC 밀란이 한 조에 속해버린 것이었다. 선수들은 혀를 차며 저 조에 속할 다른 팀들을 진심으로 애도했다.

"죽음의 조는 죽음의 조인데, 쟤들이 다른 팀 죽이는 조겠네."

"호러 영화가 따로 없겠어. 어휴 끔찍하다."

"어, 우리가 포트 1인게 진짜 다행이다."

살짝 숙연한(?) 시간을 가진 리버풀 선수들, 잠시 저 공룡같은 두 팀을 상대하게 될 불운한 이들을 애도했다. 그리고 포트 3의 추첨이 시작되었다. 몇 팀의 추첨 끝에 리버풀의 조에 속한 것은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FC였다. 다시 한번 리버풀 선수들의 환호가 울려 퍼졌다.

"좋아! 완벽한 조 편성이 되어가고 있어!"

"이 정도면 진짜 축복 받은 일정이야! 와우! 진짜 최고인데?"

"포트 4에서 도르트문트하고 나폴리만 피하면 정말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겠어. 이왕 이렇게 된거 끝까지 편하게 가보자."

정말 이정도로 완벽한 조 편성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각 포트의 주요 강팀을 피해가는 리버풀이었기에 선수들의 기쁨은 컸다. 어차피 조별 리그 이후 부터는 어지간하면 강팀들을 상대해야 했지만 시작부터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고 싶은 선수는 없었다.

"감독님 표정관리 안되는거 봐라. 저거 지금 웃고 싶은데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는거야."

"볼이 씰룩 거리고 있잖아. 푸하하. 그냥 웃으라고 감독님!"

타이밍 좋게 조 추첨식장에 참석한 케니 달글리시 감독을 카메라가 비춰 주었고 선수들은 낄낄 거리며 웃었다.

"자, 이제 포트 4만 남았네. 도르트문트, 나폴리, 트라브존스포르만 피해 주세요!"

선수들은 한결 여유롭게, 느긋한 자세로 조 추첨식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벽한 꿀 대진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일까, 리버풀이 속한 F조에 속하게 된 포트 4의 팀은 포트 4 최고의 팀 도르트문트였다.

"아, 여기서 도르트문트가 나오네."

아쉽다는 듯 혀를 차는 선수들, 하지만 더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며 이야기하는 선수도 있었다.

"이 정도면 거의 완벽하게 괜찮은 편성이야. 더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맞아, 이제 방심하지 말고 우리만 잘하면 돼. 죽음의 조와는 한참 거리가 머니까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아."

분데스리가의 강자 도르트문트를 제외한다면 리버풀과 정면 승부를 벌일 만한 팀이 없었다. 마르세유나 올림피이코스도 만만치 않은 팀임에는 분명했으나 리버풀에 비한다면 분명 전력상 열세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첫 경기가 언제야?"

"9월 13일? 14일? 그쯤에 할 걸? 그때 우리 일정이 어떻게 되지?"

"잠깐만, 내가 찾아 볼게. 어디 보자. 9월 10일에 스토크 시티 원정이 있네. 그리고 17일에 토트넘하고 경기가 있어."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네. 뭐,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있는 주는 늘 그렇지만 말야."

"아무튼 오늘은 괜찮은 날이야."

[리버풀, 최고의 조 편성!]

2년만에 챔피언스 리그에 나가는 리버풀의 32강 조별 리그에서 최고의 조에 편성되며 토너먼트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25일, 모나코에서 열린 2011-12 챔피언스 리그 조추첨식에서 리버풀은 프랑스의 마르세유,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독일의 도르트문트와 함께 F조에 배정되며 죽음의 조를 피했다. 마르세유와 올림피아코스도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 있는 팀이긴 하나 F조에서는 리버풀과 도르트문트가 조별 예선을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 조 분석, 최악의 죽음의 조는 어디인가?]

A조: 바이에른 뮌헨, 우디네세, 맨체스터 시티, 겡크

-바이에른 뮌헨이 16강의 한 자리를 무난하게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 남은 한 자리르 두고 맨체스터 시티와 우디네세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겡크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굉장히 험난한 도전이 예상된다.

B조: 인테르 밀란, CSKA 모스크바, 트라브존스포르, 릴

-A조와 양상이 비슷하다. 인테르 밀란의 독주, 그리고 다른 팀들의 경합이 예상된다. 다만 인테르 밀란을 제외한다면 전력이 비슷한 팀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 의외로 죽음의 조가 B조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C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벤피카, 바젤, 갈라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조 추첨의 최대 수혜자로 뽑혔다. 다른 세 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막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며 무난히 챔피언스 리그의 강자가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으로는 벤피카가 유력.

D조: 레알 마드리드, 올랭피크 리옹, 아약스, 디나모 자그레브

-이쯤되면 악연이다. 운명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리옹이 또 챔피언스 리그에서 만나게 되었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지긋지긋하다. D조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지만 천적 리옹과의 승부가 어떻게 될지 중요하다. 레알 마드리드가 16강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 리옹과 아약스가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조: 첼시, 레버쿠젠, 발렌시아, 나폴리

-죽음의 조 E조다. 어느 팀 하나 서로 만만한 팀이 없다.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조.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자면 첼시가 16강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 같다.

F조: 리버풀, 마르세유, 올림피아코스, 도르트문트

-리버풀과 도르트문트가 두드러진다. 챔피언스 리그의 명가 리버풀은 오랜만의 챔피언스 리그 출전에서 토너먼트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무난하게 흘러 간다면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16강 진출이 유력하지만 공은 둥근 법이다.

G조: FC포르투, 샤흐타르 도네츠크, 제니트, 아포엘

-FC 포르투의 무난한 진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이 비슷한 세 팀이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빅 클럽으로 불리는 팀이 없어 서로 해볼만하다는 분위기의 조.

H조: 바르셀로나, AC 밀란, 빅토리아 플젠, 바테 보리소프

-조 추첨식 이전에 모든 관계자들은 포트 2의 AC밀란이 들어가는 조가 무조건 죽음의 조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와 AC 밀란이 같은 조가 되었다. 빅토리아 플젠과 바테 보리소프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조 편성.

============================ 작품 후기 ============================

-클롭 아직 오피셜 뜬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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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추천충이니까요

-그럼 즐감하세요. 추천, 선작, 코멘, 쿠폰 모두 감사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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