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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swer-104화 (10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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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이크발, 리버풀 FC의 팀 닥터는 언제나처럼 이른 아침 출근했다. 그가 출근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차를 한잔 마시며 치료 중인 선수들의 진료 기록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퍼스트 팀의 파비우 아우렐리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현재 치료 중인 것을 제외하면 선수단의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기에 요즘은 그럭저럭 한가했다. 기껏 환자라고 해봐야 훈련 중에 입은 가벼운 타박상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 조금 달랐는데 여유를 즐기며 차를 한잔 마시기도 전에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방문객을 만나야 했다.

오늘 오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출근한 스티브 수석 코치는 언제나처럼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번 여름, 새로 리버풀의 수석 코치로 부임했기에 선수들과 좀 더 친근한 관계가 되고자 했다. 이 시간이면 언제나 가장 먼저 도착하여 훈련 준비를 하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코치는 오늘도 리버풀FC의 주전 스트라이커와 라커룸에서 대화를 나눌 생각이었고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얼굴을 찌푸린 채 목을 주무르고 있는 데이빗을 발견했다.

'데이빗, 안색이 별로 좋지 않은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 목 근육이 좀 뭉친 느낌이 들어서요. 별거 아닙니다.'

'뭐라고?'

태평스레 이야기하는 데이빗의 모습에 대경한 스티브 코치는 그 자리에서 데이빗을 진료실로 끌고 갔다. 데이빗은 치료받을 정도는 아니라며 손사래 쳤으나 코치는 요지부동이었다. 노크를 하자마자 진료실 문을 열었고 팀 닥터에게 외쳤다.

"닥터 이크발, 데이빗이 목이 아프다고 합니다. 지금 진료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별 일 아닙니다. 며칠 정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 문제 없을 겁니다."

"휴우..."

진찰은 금방 끝났다.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큰 문제가 아니라는 진단에 스티브 클락 리버풀 수석 코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별일 아니었다니까요. 그냥 조금 뻐근한 정도..."

찌릿

별거 아니었노라며 항변하던 데이빗은 자신을 노려보는 수석 코치의 눈길에 깨갱하며 입을 다물었다. 자크 이크발 팀 닥터는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주눅 들어 있는 데이빗을 향해 입을 열었다.

"데이빗, 물론 별거 아닌 증상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상들은 정말 별 거 아닌 것부터 시작하곤 해요. 물론 담 정도는 쉬면 낫는다고 하지만 이게 심해지면 정말 일어서지도 못할 만큼 아플지도 모릅니다."

"...네 알겠어요."

의사가 하는 말에는 뭔가 반박하기 어렵다고 느끼며 데이빗은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는 코치는 다시 한번 스스로 몸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한다.

"이 친구야. 선수 몸에 별 거 아닌 건 없어. 제발 작은 거라도 섵불리 넘기지 말고 꼼꼼히 체크해 주게."

"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데이빗이 겸허히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자 코치는 되었다며 가볍게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자크 팀 닥터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럼 특별한 치료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네, 굳이 진통제를 처방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시즌 중이었다면 함께 병행했겠지만 시간이 충분하니 굳이 약을 복용하지 않는게 몸에 더 좋습니다. 그래도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오늘은 간단한 마사지와 물리 치료를 진행하는 게 나을 것 같네요. 큰 이상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이틀 정도는 휴식을 취하는 게 낫겠어요."

"이틀이나요?"

무언가 잘못 들은 것 같다는 데이빗의 모습에 닥터는 유쾌하게 웃으며, 그러나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틀이라고 해봤자 내일까지만 쉬면 됩니다. 사실 3~4일 정도 휴식을 취하라고 하고 싶지만 증세가 가벼운 것 같아서 이틀이라고 한 겁니다. 좀 더 보수적인 진단을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만..."

은근히 엄포를 놓는 모양새였고 데이빗은 기겁했다.

"아뇨. 이틀이면 충분할 것 같네요."

괜히 말을 꺼냈다가 본전도 못찾겠다 싶은 생각이 들자 얼른 손을 홰홰 젓는 데이빗이다. 팀 닥터는 담을 너무 가볍게 보지 말라고 경고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담은 별 거 아닌 건 맞습니다. 보통 하루, 길면 이틀이면 통증은 사라져요. 적당힌 물리 치료와 진통제 처방을 받는다면 하루 내에 통증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완전히 나았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아요. 덜 나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더 큰 통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일주일은 쉬어야 할 지도 몰라요."

그러고는 '프로는 몸이 재산입니다. 사소한 증상이라도 완벽히 관리해야 하는 게 프로죠.'라고 덧붙였다.

"네, 근데 담은 왜 걸리는 거에요? 다음에 이런 일이 없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원인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럴 수도 있고, 잠을 자는 자세가 잘못되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사실 담을 걸리는 것은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 잠을 편안하게 잔다, 정도의 원론적인 이야기 밖에 할 수가 없네요."

벌컥

그때 다급하게 진료실 문이 열리고 붉어진 얼굴로 달글리시 감독이 뛰쳐 들어왔다. 꽤나 급하게 달려온 듯 평소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던 머리가 조금은 흐트러진 모양새였다.

"이봐, 지금 연락을 받고 달려오는 길이네만, 무슨 일인가?"

"아, 가벼운 담 증세라고 합니다.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하면 문제 없을 거라고 하네요."

스티브 수석 코치의 명료한 대답에 달글리시는 그제야 이마의 땀을 훔치며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십년 감수했구먼. 난 자네가 출근하자마자 데이빗을 닥터에게 데려갔다길래 무슨 큰 일이 있나 싶었지 뭔가? 여기까지 오면서도 큰 부상이면 어쩌나 싶어 마음 졸였다네."

그도 그럴 것이 얼마나 급했으면 선수를 보자마자 팀 닥터에게 데려갈까 하는 생각이 들법도 했다. 코치는 그제서야 자신도 조금 성급하게 움직였음을 깨닫고 멋적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너무 성급하게 움직였군요."

코치의 사과에 달글리시 감독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빠르게 치료 받는게 최고지. 조금 놀라긴 했지만 큰 일이 아니라니 정말 다행일세."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데이빗을 바라본다.

"데이빗, 이미 들었겠지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쉽게 넘어가지 말도록 해. 우리는 자네가 건강한 시즌을 보내길 누구보다도 바라는 사람들이라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선수가 이탈하는 일은 정말 피하고 싶어. 이번일은 다행이지만 말이야."

평소 자신에게 자상한 감독이었던 달글리시마저 크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데이빗은 자신이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 앞으로는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일단 내일까지는 푹 쉬도록 해. 닥터 이크발, 이틀이면 충분하겠습니까?"

감독의 물음에 자크 이크발 팀 닥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데이빗에게 지시했다.

"감사합니다. 데이빗, 일단 오늘 치료 잘 받고 바로 귀가해서 푹 쉬도록 해. 내일도 집에서 안정을 취하게나. 알았지?"

"천만 다행이구만."

진료실을 나서며 달글리시 감독이 다시 한번 긴 한숨을 내쉰다. 처음 코치가 데이빗을 팀 닥터에게 급하게 데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가. 이제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핵심 공격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읽고 있던 리포트를 내팽겨치고 한달음에 뛰어 왔던 것이다.

"제가 너무 호들갑을 떨어 감독님을 놀라게 한 것 같군요."

코치는 조금은 멋적게 말했고 달글리시 감독은 그런 코치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아니야, 자네는 현명했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거야 말로 가장 위험한 일이지. 특히나 이렇게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전 선수의 이탈은 정말 끔찍한 일이야! 아무리 조심해도 부족해. 자네는 잘 해줬어."

그러면서 예전에 이런 일도 있었노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예전에 있었던 일인데, 한 녀석이 자다 일어나서 기지개를 펴고 나니 이상하게 등이 아팠다는 거야. 좀 아프긴 한데 기지개 펴면서 설마 다칠까 싶었겠냐는 거야. 기껏해봐야 근육통 정도로 생각했겠지. 그렇게 별거 아니겠지 했던 것이 어떻게 판명났는 줄 아나?"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에 코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설마 큰 부상으로 이어졌습니까?"

달글리시 감독은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다는 듯 너털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등 근육이 파열되었다더군. 황당하지 않나? 기지개를 펴다 등 근육이 파열될 수도 있다는거야. 다행히 가벼운 담 증세라니 걱정은 덜게 되었네만, 사소한 부상이라도 바로 세심하게 체크를 해야 해. 그때 그 친구는 남은 시즌을 완전히 날려 먹었다고."

"그런 일도 있었군요. 정말 그 선수도 황당했겠네요."

기지개를 펴다 근육 파열이라니, 그 선수는 이후 기지개도 마음 놓고 펴지 못했을 거란 생각에 코치는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부상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언제 어떻게 찾아올 지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야기가 그렇게 흐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둘의 이야기는 부상에 관한 쪽으로 흘러갔다.

"나도 현역 때 집 앞에서 잔디를 깎다가 기계에 감전되었다는 거 아닌가. 그때 정말 황당했다고."

"아 그건 저도 들었습니다. 아니 잔디를 어떻게 깎았길래 감전이 되나요?"

"잔디야 잘 깎았지. 다만 마당에 수도에서 물이 새 있었다는 걸 몰랐던 것 뿐이라고. 내가 그 이후로는 잔디 깎는 기계에 손을 못댄다니까?"

입맛을 다시며 나도 참 멍청했어 라고 덧붙인다.

"그래도 그때 크게 안 다치신게 다행이죠. 그러고 보니 자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는 선수도 있던데요 뭘."

"그렇지. 그건 정말 걸작이었어!"

전설의 유리몸, 조나단 우드게이트의 농담같은 부상 일화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을때 쯤 집무실에 도착했다.

"그럼, 저는 먼저 훈련장으로 나가보겠습니다.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그래 주겠나? 나도 곧 뒤따라 가지."

코치가 먼저 나서고 달글리시는 의자에 앉아 숨을 들이쉬었다.

"큰 부상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지. 시즌을 앞두고 데이빗이 이탈했다면 그보다 더 끔찍한 재앙은 없었을 거야."

"어때요? 아직 통증이 많이 느껴지나요?"

"아뇨, 많이 나아졌네요. 감사합니다."

간단한 마사지와 물리치료를 받고 나자 한결 통증이 완화된 것을 느꼈다. 데이빗은 만족한 얼굴로 감사를 표했고 자크 팀 닥터는 기분좋게 웃었다.

"제가 할 일인데요. 치료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통증이 줄어 들었다고 해서 목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하면 안됩니다. 그냥 편안하게 누워 있으세요. 그리고 따뜻한 물로 목욕하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이거..."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주는 팀 닥터.

"핫 팩입니다. 여름이라 좀 덥긴 하겠습니다만 목 뒤에 대고 있으면 회복이 충분히 빨라질 겁니다. 담이라고 하는 건 결국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근육이 뭉친 것이거든요."

그럴땐 따뜻하게 해주는 게 최고죠 라고 덧붙였다.

"꼭 그렇게 할게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단 직원에게 데이빗을 데려다 달라고 연락해 놨어요. 정문으로 나가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럼 몸 관리 잘하시고 이틀 뒤에 보도록 하죠."

"그만한 게 천만 다행이네요."

"그러게요. 괜히 번거롭게 해드리는 것 같아 미안하네요."

오늘따라 참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 같다고 데이빗이 멋적게 뺨을 긁적였다. 목이 살짝 결리는 것이 이정도로 큰 일이었나 싶었다. 구단 직원은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은근히 다른 쪽으로 뒤끝이 있었다.

"천만에요. 평소엗 하는 일이잖아요. 데이빗이 차를 사기 전까지는 계속 해야 할 거 같고요."

그러면서 다시 한번 '연봉도 많이 올랐잖아요. 차 한대 뽑는 건 일도 아니면서...' 라던가, '남자는 역시 차가 있어야 하는데' 라며 빨리 차를 구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데이빗은 너털 웃음을 지으며 최대한 빨리 구하겠다고 대답했고 직원은 크게 만족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럼 푹 쉬어요 데이빗, 혹시 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하시고요."

"고마워요."

자신을 태워다 준 구단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데이빗은 방으로 돌아왔다. 조심스럽게 옷을 갈아 입고 팀 닥터가 건네 준 핫팩을 목 뒤에 대고 침대에 누웠다. 더운 여름에 뜨거운 핫 팩을 목 뒤에 대고 있자니 은근히 고역있지만 빨리 낫는 데 도움이 된다니 참아야 했다.

"내일까지는 꼼짝없이 방 안에만 있어야 겠네."

쩝 하며 입맛을 다셔본다. 아직도 조금은 다른 이들이 너무 호들갑스러운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어찌되었건, 자신의 몸을 신경써주는 데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자신이 팀 내에서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묘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베개를 바꿔봐야 하나, 아니 괜히 바꿨다가 더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자는 것도 신경써야 하나 싶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그냥 평소대로 하기로 했다. 이것 저것 따지다 보면 그게 더 신경이 쓰일 것 같았다.

"TV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네. 근데 이거 너무 뜨거운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일어나 핫 팩을 얇은 수건으로 감아 두르니 적당했다.

"따뜻하게 하라고 했지 뜨겁게 하라고 하진 않았으니 이정도면 되겠지."

만족한 듯 다시 바르게 자세를 잡고 누워 TV를 보기로 했다. 목에 부담이 가지 않으면서 TV를 보자니 눕는 각도를 조절하는 것이 은근히 신경 쓰였다. 몇번 뒤척이며 자세를 잡으니 꽤 만족할 만한 자세가 나왔고 편안하게 누워 TV를 시청했다.

============================ 작품 후기 ============================

-너 다치면 7버풀이여...

-써놓고 울컥하네요

-로저스 안짜르나

-제가 응원하는 팀은 왜 다 이모양이죠?

-롯데, 리버풀, CJ...

-내가 문제인가

-롤드컵 보다 자야겠어요

-날씨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선작, 추천, 코멘, 쿠폰 모두 감사 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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