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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신기한 느낌이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구장은 오늘 평소보다 많은 인원으로 북적였다. 매년 시즌을 앞두고 치러지는 리버풀 퍼스트 팀과 리저브 팀 간의 연습 경기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데이빗은 자신이 완벽히 퍼스트 팀에 자리 잡은 것이 1시즌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제 고작 7~8개월 지났을 뿐인데...되게 옛날 일인 것처럼 느껴지네."
신기한 듯 구장을 둘러보는 데이빗이다. 퍼스트 팀과 리저브 팀은 똑같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진행하지만 센터 내에서 장소가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 오지 않고서야 올 일이 없었다.
"뭔가 되게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치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오랜만에 보는 머리 숱 없는 작은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데이빗은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리저브는 저쪽 아냐 제이?"
"이 망할 자식이, 퍼스트 팀이라고 잘난 척하냐?"
얼굴을 구기며 데이빗의 엉덩이를 걷어 차는 스피어링, 데이빗은 낄낄거리며 맞아 준다.
"잘 지냈어? 근데 머리는 전보다 더 빠진거 같은데?"
"아 닥쳐. 젠장, 안그래도 신경 쓰이는데."
본인도 신경 쓰이는 부분 이었는지 으르렁 거리는 스피어링이다. 서로 악의가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 상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사이의 친근함의 표시였다.
"넌 얼굴이 완전 폈다?"
"그래?"
"그래, 햐, 나도 퍼스트 팀에 자리를 잡으면 좀 나아 지려나."
부럽다는 듯 입맛을 쩝쩝 다시는 스피어링, 데이빗은 씩 웃으며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이번 시즌에는 콜업 되면 꼭 붙어 있어야지. 어휴..."
리저브 생활은 진저리가 난다며 스피어링이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드는 모습이다.
"그래, 나도 퍼스트 팀 막내 생활 좀 벗어나 보자. 빨리 올라 오라고."
"어이, 나이는 내가 더 많은 거 잊었어?"
"이 바닥이 언제부터 나이를 따졌다고. 경력이지 경력."
데이빗의 뻔뻔한 모습에 스피어링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허 하고 웃고 말았다.
"야, 축구는 내가 더 오래 했거든? 아니, 관두자. 얘기하다 보니 비참해지네..."
나는 그동안 뭐한거지 라며 급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는 스피어링, 데이빗은 너무도 유쾌한 친구의 모습에 폭소를 터뜨렸다.
"그나저나 이번 시즌은 올라가기 더 힘들 것 같아서 죽겠네."
"무슨 말이야?"
부정적인 관측에 데이빗이 고개를 갸웃한다. 스피어링은 답답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토로했다.
"그렇잖아. 캡틴이야 부상만 없으면 언터쳐블이고, 레이바는 지난 시즌부터 완전 포텐셜 터져서 날아 다니는데, 미드필더 자원만 2명을 사왔다고. 그것도 나보다 몸값이 비싼 친구들이고 나이는 비슷한 젊은 애들이란 말야. 구단에서 나한테 기회를 주겠냐, 비싼 돈 주고 사온 애들을 써보겠냐?"
"......"
사실 말이야 맞는 말이었다. 구단이 돈을 더 투자했다는 것은 어떻게든 그 선수를 제대로 써 먹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과 다름 없었다. 그 선수가 설령 초반에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한다고 해도 기다려 주는 시간, 구단이 인내심을 가져 주는 시간이 다르다. 특히 이런 젊은 선수의 경우에는 스타급 플레이어에 비해 기다려 주는 시간이 긴 편이고 말이다. 돈을 들였으니 제대로 써 보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스피어링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의미 없는 불평이라 느껴졌다.
"에휴, 뭐 남 탓 하는건 아냐. 그동안 기회가 몇번 있었는데 못잡은 내가 문제지. 다니엘도 보라고. 처음 입단했을 때 엄청 기대받았던 친구였는데 어느새 임대 생활을 전전하고 있잖아."
"잘 될거야. 사실 난 잘 모르지만 말야, 리저브 팀하고 퍼스트 팀하고 실력 차이가 정말 그렇게 심한지는 잘 모르겠더라고.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는데 내가 봤을 때, 너는 충분히 통할 거라고 생각해. 조금만 마음을 편하게 먹어보는게 어때? 뭐 알아서 잘 하겠지만 말야."
괜한 위로나 조언이 친구의 자존심을 건드릴 것 같아 자제하던 데이빗은 조심스럽게 격려하고자 했다. 사실 데이빗이 느끼기에 퍼스트 팀과 리저브 간의 격차는 애매했다. 예를 들어, 제이 스피어링이나 마틴 켈리, 다니엘 파체코 등의 선수들은 퍼스트 팀과 격차가 크지 않았다. 물론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퍼스트 팀에서도 최고 레벨의 선수와의 격차는 존재했지만, 모든 퍼스트 팀의 선수가 그런 슈퍼 스타들로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반면 리저브 선수 중에서도 나이가 아주 어린 유망주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신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았기에 퍼스트 팀과의 격차가 큰 경우가 많았다. 물론 90년대 후반의 마이클 오웬이나 2000년대의 웨인 루니 같이 10대 중후반에 이미 톱클래스 레벨로 올라가는 선수도 있었으나 이런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고 봐야했다.
'사실 내가 가장 특이 케이스인가...'
자만할 생각은 없었으나, 길지 않은 프로 생활이었으나 느낀 점이 있었다. 성공한 선수는 모두 노력한 것은 맞다. 하지만 노력한 선수가 모두 성공했느냐 한다면 그건 아니었다. 축구, 스포츠란 세계만큼 타고 남, 천부적인 재능, 가르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불합리할 정도로 격차를 만들어 내는 세계도 없었다.
물론 데이빗도 노력했다. 하지만 오직 프로가 되기 위해 유소년 클럽부터 축구를 한 선수들 만큼 노력을 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선수들의 대부분이 빛을 못보고 사라지는 것과 데이빗이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결국 하나 였다. 재능, 불합리할 만큼 아름답고 잔혹한 단어. 쉽게 입에 담는 만큼 밖에서 보는 이들은 잘 모른다. 그리고 자신은 분명 남들보다 좀 더 그 어떠한 것을 타고 났고 말이다.
하지만 차이는 있을 지언정, 지금 리저브 팀에 있는 선수들이 과연 재능이 부족한 것인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에는 부족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퍼스트 팀에 올라올 수 없느냐 한다면 그건 아니었다.
"알고 있어. 그러고보면 넌 참 특이한 케이스란 말이지. 넌 퍼스트 팀 데뷔할 때 별로 떨리지도 않았냐? 그때 바로 올라가자 마자 골 넣었잖아?"
스피어링의 질문에 데이빗은 기억을 떠 올렸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처음 베니테즈 감독으로부터 선발 출전 소식을 들었을 때의 감동,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복도, 계단과 붙어 있던 벽을 치며 마음을 다잡던 행동은 지금까지 그와 모두의 루틴이 되었고, 복도 밖으로 환한 빛이 보였고, 그 빛으로 들어 섰을 때 꿈을 꾸는 것 같았던 느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데뷔전이란 그런 것이었으니 말이다.
"떨렸지. 엄청 떨렸지. 근데 뛰다 보니 그런 걸 느낄 새도 없었던 것 같아. 사실 지금도 떨려. 언제나 떨리지. 여유롭게 경기를 시작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서 미안. 근데 정말 하다 보면 그냥 생각이 없어져. 이기겠다는 생각 밖에 안들더라."
데이빗의 대답에 피식 웃음을 흘리는 제이 스피어링, 사실 답답해서 그냥 물어본 것 뿐이었다. 누군가가 부담을 극복한 방법이 자신과 맞는다는 보장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물어본 것은 그만큼 현재 답답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
"결국 니가 잘났다는 말이잖아, 이 망할 녀석아."
웃으며 재수 없다는 듯 슬쩍 목을 졸라오는 스피어링이었고 데이빗도 웃으며 장난스럽게 끌려가 주는 척 했다.
"내가 좀 잘 낫잖아."
"어이, 너희들 계속 장난만 칠거야? 몸 안풀어?"
그들을 부르는 코치의 목소리, 데이빗과 스피어링은 마지막으로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돌아섰다.
"오늘 잘해라."
"그래 너도."
"둘이 많이 친해요?"
"음? 아, 뭐 그렇지. 넌 저녀석 리저브에 있을 때 제대로 못봤나?"
스피어링은 자신에게 온 패스를 가볍게 돌려 보내며 대답했다. 질문을 던졌던 까만 소년, 라힘 스털리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제가 입단했을 때는 데이빗은 퍼스트 팀에 있었으니까요. 중간에 부상 이후 리저브에서 한 두경긴가 치르긴 했지만 곧장 올라가서 별로 말 할 기회가 없었네요."
'아, 그때인가.'
스피어링은 기억을 떠올렸다. 호지슨 감독하에서도 데이빗은 어쨌든 퍼스트 팀의 선수였다. 출장 기회가 극단적으로 적어서 그랬을 뿐이지. 그리고 시즌을 치르다 2~3개월짜리 부상을 당했고 재활 훈련을 마친 뒤 리저브에서 경기 감각 확인 차 잠깐 뛰었던 기억이 났다. 물론 그녀석은 이미 퍼스트 팀에서도 날아다니는 수준이라 리저브 경기는 아주 가볍게 씹어 먹고 곧바로 올라갔지만 말이다.
'그리고 달글리시 감독이 오고 완전 인생 폈지.'
호지슨 감독때와는 위상이 달라졌다. 그리고 데이빗은 영리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달글리시 감독이 선발로 출장 시키자 마자 해트트릭을 때려 박으며 제대로 무력 시위를 했다. 그가 각광을 받기 시작할 때 리버풀의 에이스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는 첼시로 이적했지만 지금은 리버풀의 그 어떤 사람도 토레스를 그리워 하지 않는다. 다만 그를 팔면서 5천만 파운드를 남겼다는 사실에 기뻐할 뿐이다. 그리고 데이빗은 지난 시즌 후반기 동안 리그를 완전히 박살내며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왜, 관심 있어? 그렇게 까칠한 녀석 아니라 인사하고 말 붙였으면 잘 받아 줬을 텐데."
스피어링의 말에 스털링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퍼스트 팀 선수들은 좀 거리감이 느껴진달까요. 전 아직 퍼스트 팀에 한번도 못올라 가봤잖아요."
그 모습에 풋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스피어링이었다. 누구나 다 처음에는 그랬으니 말이다. 자신도 처음에 TV에서만 보던 퍼스트 팀의 선수들을 보았을 때, 그들의 등 뒤에서 후광이 비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다.
"같이 뛰고 싶어?"
"당연하죠. 누가 뭐래도 지금 제일 잘 나가는 공격수 잖아요. TV로 경기 하는거 보면 진짜 잘하던데, 직접 같이 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해요."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게 될 거란 건 확실해."
단호한 스피어링의 말에 스털링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정도에요?'라고 되묻는다.
"기록만 봐도 엄청나잖아. 18경기에서 19골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고. 내가 메시나 호날두 같은 선수들하고 같이 뛰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긴 한데 말야, 그런 선수들하고 뛰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까 싶다니까."
마치 영웅담을 듣는 아이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이는 스털링의 모습에 스피어링은 웃움을 참기 힘들었다.
"처음에 리저브에서 뛸때는 얘가 지 마음대로 다 되니까 마냥 신난거야. 그래서 패스 더럽게 안하고 혼자 다했거든. 근데 그게 또 아예 문제라고 하기도 힘든게, 혼자 다하는데 골을 넣는거야."
패스를 주고 받는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이야기에 빠진 스털링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스피어링은 굳이 탓하지 않고 느긋하게 스트레칭과 함께 패스 연습을 진행했다.
"...그 이후로 얘가 연계 플레이에 신경을 쓰더라고. 근데 애초에 패스가 나쁜 녀석이 아니거든. 그리고 머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가끔 같은 편도 당황하게 하는 패스를 날려 대는데, 파체코 알지? 다니엘 파체코. 그 친구도 처음에 데이빗의 패스에 제대로 반응을 못했었다니까."
이야기를 하다보니 스피어링은 기묘한 감정을 느꼈다. 같이 있던 친구가 어느새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가슴에 크게 날아와 박히는 느낌이었다.
'그래, 이게 현실이지. 나는 그냥 평범한 리저브 선수일 뿐이야. 데이빗은 리그 원탑이고.'
같이 리저브에 있을 때도 느끼고 있었다. 천재들만 모였다는 리버풀의 리저브에서도 이질적인 그의 재능을. 사실 그같은 선수가 성공을 하지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할 거라 생각했었다.
"헤이 라힘."
이야기 중에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스피어링의 모습에 스털링이 고개를 갸웃한다.
"뭐 이야기로 듣는것도 중요하지만 말야. 직접 겪어 보는게 최고 아니겠어?"
"그렇죠."
"그럼 빨리 퍼스트 팀에 올라가자. 그럼 니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는 데이빗이나 캡틴을 실컷 보고 같이 경기를
할 수 있잖아."
스털링에게 하는 말, 하지만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물론이죠! 빨리 올라가고 싶네요."
아직 마냥 애 같은 스털링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자신도 저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다짐해 본다.
"오늘 연습 경기부터 잘 해보자고. 퍼스트 팀 상대로 한방 때려 넣으면 눈도장 콱 찍을 수 있겠지."
"저 친구 몇번 보던 친군데,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한지 고개를 갸웃하는 디르크 카윗, 한숨을 쉬며 데이빗이 대답하려는 찰나 먼저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제이 스피어링. 작년, 재 작년에도 몇번 올라와서 같이 경기 했었잖아."
스티븐 제라드 무뚝뚝하게 끼어들었고 카윗은 손바닥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갑자기 이름이 기억이 안나더라고."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법이죠."
안쓰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데이빗의 표정에 울컥한 카윗이 공을 강하게 데이빗에게 차 버렸고 데이빗은 슬쩍 피해 버렸다. 날아간 공은 공교롭게도 선수들의 몸푸는 모습을 지켜보던 달글리시 감독에게 직격했다.
"......"
"아프시겠다..."
"......"
"꽤 세게 맞으신 것 같은데..."
"제기랄...너 나중에 보자."
자신을 노려보는 달글리시 감독의 시선을 느낀 카윗은 헤헤 웃으며 달글리시 감독에게 다가갔다. 물론 가기 전에 데이빗을 향해 으르렁 거리는 것은 잊지 않았지만 말이다.
"둘이 많이 친하던가?"
"네? 디르크하고요?"
뜬금없는 제라드의 질문에 데이빗이 고개를 갸웃한다. 제라드는 고개를 흔들며 손가락을 들어 저쪽에서 몸을 풀고 있는 스피어링을 가리켰다.
"아, 제이랑은 친구에요. 리버풀에 입단하고 가장 먼저 친해진 친구라 아무래도 친한 편이죠."
"그런가, 나도 몇번 봐서 기억이 나는데 퍼스트 팀에서는 영 본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친구였지."
데이빗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리저브에 남아 있고 스피어링이 퍼스트 팀에 올라갔을 때도 친구가 뛴 경기는 TV로 지켜 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그의 친구는 리저브에 있을 때와는 다른 경기력으로 안타깝게 했었다.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지. 친구라고 해도 너무 깊이 위로나 조언이랍시고 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 저 친구의 마음은 똑같은 경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법이야."
그러면서 '너나 나나 그런면에서 리저브 선수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는 지는 제대로 알 수 없는 법이지.'라고 중얼거렸다.
"알고 있어요."
쓰게 중얼거리는 데이빗,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데이빗은 한 시즌만에 리저브를 졸업했던 것이다. 언제나 리저브와 퍼스트 팀을 오가고, 이 팀 저 팀 돌아다니며 임대 생활을 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리 없다.
"그래, 나도 우리 팀의 리저브에서 더 많은 선수들이 올라와 주길 바라지만 말이야. 그건 각자 이겨내야 하는 일이야. 냉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어쩔수 없어. 이겨내지 못한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거든."
"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격려 정도는 해줘도 되겠지."
너무 매몰찼다고 생각했는 지 슬쩍 한마디를 덧 붙이고 자리를 옮기는 제라드의 모습에 데이빗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로컬 보이 출신인데다 오직 이 팀에서만 경력을 이어 나가고 있는 캡틴이었기에 리저브 선수들에 대한 애정은 자신보다 더 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 애정이 마지막 말에서 묻어 나왔던 것 같다.
"잘해라 제이, 이 망할 친구야."
============================ 작품 후기 ============================
-되게 옛날 일인 것 처럼 느껴지는 건 니가 연중해서 그렇잖아!
-죄송합니다.
-스스로_무덤을_파는_작가.txt
-쓰다 보니 점점 츤데레가 되어가는 제라드 옹
-어차피 이 소설 안보실 테니 괜찮
-그럼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