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49화 (49/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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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넷 상에서 이번 경기의 선발 라인업을 본 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일부 팬들은 베니테즈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이 또 나왔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다.

Reeree

양 팀 선발 명단 나왔다.

리버풀- 레이나, 존슨, 캐러거, 아게르, 인수아, 마스체라노, 레이바, 제라드, 바벨, 카윗, 데이빗

첼시-체흐, 콜, 테리, 알렉스, 보싱와, 에시앙, 램파드, 데쿠, 말루다, 칼루, 드록바

Hillsup

첼시가 이기겠네.

Apary

리버풀 선발 명단 제대로 된 것 맞아? 데이빗? 누군지 아는 사람 있어?

Re: Pino

리저브 리그 득점왕

Kopy

WTH? 도대체 라파는 무슨 생각인거지?

Re: Uprise

나도 그걸 알고 싶다.

Jason12

이런 중요한 경기에 신인선수를 출장시킨다고?

Whitea

이봐, 너무 심각해지지 말라고. 저 친구 리저브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야. 우리에게 페르난도가 없는 이상 쓸만한 카드라고. 왜들 그렇게 실망하는건데?

Re: Issav

리저브에서 잘했다고 무조건 프리미어에서 통한다는 보장은 없는데

Re: Whitea

그렇지만 써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지. 리저브 득점왕이라면 기회를 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거 아닌가?

Re: GloryMers

하필이면 오늘같은 경기에 쓸 필요는 없잖아. 정말 실험해보고 싶었다면 숱한 컵대회나 하위권 팀간의 경기를 버려두고 시즌 말미에 이런 강팀을 상대로 출장시키다니, 이게 제대로 된 운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Dominc99

데이빗이라는 친구가 제법 재능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 상대는 첼시라고. 그리고 우리는 이번 경기를 지면 리그 8위로 추락할지도 모르지. 감독이 제 정신이라면 절대 선발로 내세울 생각은 못했을 걸.

Lills

야, 너희들 신인이라고 무조건 잘못된 기용이라고 하는데 그럼 누굴 올려야 된다고 생각하는 건데? 얼간이 같은 은고그를 계속 쓰자고? 그게 아니라면 그를 대신해서 몇차례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이 쓸모 없음을 알린 엘 자르를 올려 쓸까? 대안이 없잖아! 그만큼 우리 공격진은 괴멸적인 상태라고! 신인이 나와서 삽질해도 사실 다른 선수를 쓰는것과 별반 차이도 없는데 왜들 그래? 오히려 다른 얼간이들에 비해 희망이라도 품을수 있지. 아직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 없으니까.

Re: Nerve

디르크를 최전방에, 그리고 요시를 기용하는게 차라리 나았겠지. 디르크가 전문 공격수는 아니지만 우리 팀에서 페르난도를 제외하면 가장 나은 대안이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무조건 그를 기용했다고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다른 이들은 타이밍을 문제 삼고 있는거야.

Moonis

감독이 미친거야. 그게 아니라면 우리 팀을 망치려고 작정한 거지. 그의 선수 기용은 정말 끔찍한 수준이야. 매번 버려도 될만한 경기에서 베스트 11을 꽉 채워 돌리고 신인을 기용할때 아주 중요한 경기를 애용하지. 마치 오늘처럼 WTF!

Joosy

오늘 스코어 예상 Liverpool 0  :  Chelsea 3

Oooopsy

너희들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 맞아? 어찌되었든 그는 리버풀을 대표해서 뛰는 선수야. 우리는 응원을 해야한다고. 감독을 비판하는 건 결과가 나온 뒤에 해도 늦지 않아.

인터넷 상의 분위기 만큼은 아니었지만 안필드를 채운 콥들도 선발명단에 의아함을 표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보단 '불안하지만 그래도 지켜보자' 라는 분위기였고 새로운 선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평소처럼 응원하고 있었다.

[정신차려. 이제 경기 시작이야. 집중해.]

관중석쪽을 두리번 거리던 데이빗의 모습을 본 제라드가 데이빗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가끔, 아니 대부분의 신인 선수들은 데뷔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중의 하나가 엄청난 관중 숫자에 압도당하기 때문이었다. 제라드는 혹시나 데이빗이 그런 상태가 아닐까 염려했고 데이빗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라드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불식시켰다.

[알고 있어요. 그냥 누군가를 찾고 있었을 뿐이에요.]

[친구라도 왔나?]

[네. 그래요. 저에게 아주 소중한 사람들이 와주었어요.]

데이빗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제라드였다.

[그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지?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평소에 하던대로만 움직이면 충분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센터써클로 향하는 데이빗, 제라드도 그 뒤를 따라 경기장 정 중앙에 놓인 공 앞에 서서 심판의 경기 시작 휘슬을 기다렸다. 이윽고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렸고 관중들의 함성소리와 함께 리버풀과 첼시의 프리미어 리그 37라운드 경기가 시작되었다.

데이빗은 긴장하지 않았다. 4만 이상의 콥들이 운집한 안필드의 위용은 기대 이상으로 웅장했고 경기장이 떠나가라 울리는 노래 소리는 상상 이상이었다. 경험이 없는 루키라면 이런 경기장 분위기에 압도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지나치게 스위치가 올라간 감은 있었다.

-평소에 하던대로 하라.

말은 쉽다. 언제나 평소 실력을 낼 수있다면 축구는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예측하기 쉬운 스포츠가 될 것인가.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만큼 선수들은 그날의 신체 컨디션, 심리 상태, 경기장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경기력의 변화를 일으켰고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데이빗에게 있어 이번 프리미어 리그 데뷔는 꿈의 무대였다. 수많은 팬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는 기회, 거기에 상대는 리그에서 최강을 논할때 언제나 빠지지 않는 강팀 첼시, 그리고 관중석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소중한 친구들과 사랑하는 애인까지, 평소와 같은 심리 상태로 경기를 치른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

즉, 평소보다 상당히 하이 텐션에서 경기를 시작한 데이빗이었다. 의욕이 넘쳤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한 상태였다. 이런 상태가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니었다. 소극적으로 움츠러드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태라고 볼 수 있었다.

-오른쪽 사이드로 빠져 있던 데이빗 장 선수에게 공이 연결되었습니다.

-사이드 라인에서 조세 보싱와와 대치합니다. 아! 뚫렸습니다. 중앙쪽으로 치고 들어오는 듯하다 급격히 방향전환, 보싱와를 무너뜨리고 오른쪽 사이드를 질주합니다!

-빠릅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는 데이빗, 크로스 찬스! 아! 한번 접습니다. 그대로 왼발 슈팅! 존 테리가 걷어냅니다. 경기 시작부터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이는 리버풀입니다!

-슈팅을 때리기 적합한 위치는 아니었습니다만 본인이 직접 해결을 시도하는 데이빗 선수입니다. 프리미어 리그에 처음 데뷔하는 신인 선수가 아주 의욕이 넘치는 군요.

-그렇습니다. 백넘버 32번 데이빗 장 선수는 이번 첼시와의 경기가 본인의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입니다. 그만큼 팬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선수입니다.

-그렇습니다. 1990년 생의 선수로 곧 20세가 되는 어린 선수입니다. 올해 리버풀에 입단한 선수인데 특이하게 이전 경력사항이 없어요. 하지만 리저브 리그에서 아주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굉장하네요! 리저브에서 27경기에 출장하여 31골을 기록했습니다.

-놀랍군요! 아무리 리저브 리그의 기록이라지만 경기 당 1골 이상을 득점하는 기록은 아무나 낼수 있는 것이 아니죠!

-베니테즈 감독이 기대를 걸만한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좀전의 과감한 공격도 괜찮았습니다.

데이빗은 자신의 슈팅이 수비수의 발을 맞으며 무산된 것을 확인하고 머리에 손을 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왼발로 때리는 슈팅은 오른발 만큼의 완성도는 없었으나 그럭저럭 쓸만한다고 생각했고 각도가 좋은 곳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상대가 예측하기 힘들거라는 판단을 했었다. 만약 이번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면 믿을수 없을만큼 환상적인 데뷔전의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리저브 북부 디비전을 초토화시켰다는 루키가 저 친구였군.]

이번 시즌부터 첼시의 감독을 맡아 팀을 훌륭히 이끌고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방금 자신의 팀 골문을 위협한 데이빗을 보며 중얼거렸다.

[확실히 그럴만한 능력이 있어 보입니다. 순간적으로 조세를 떼어내는 순발력이 보통이 아니네요.]

[정말 그래. 아직 어린 녀석이니만큼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수 없을지도 몰라.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면 선수들에게 전달해. 누가 되었든 저 친구를 마크하게 된다면 기를 좀 죽여 놓으라고 말이야.]

[괜찮겠습니까? 여기는 리버풀의 홈입니다. 거칠게 나갔다가 카드라도 받게 되면 오히려 더 운영에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수석코치의 질문에 인상을 찌푸리는 안첼로티, 답답하다는 듯 조금은 날카로워진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우리 팀 수비들이 지금 막 데뷔한 애송이라고 생각하나? 그정도는 다 알아들을테니 그렇게 전해. 뭐 정 신경쓰이면 자네가 카드를 조심하라고 언질해주는 것도 괜찮을테지.]

안첼로티 감독의 지시가 떨어지고 첼시 수비진의 움직임이 변했다. 데이빗이 공을 잡을 때 마다 파울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혹은 파울이라도 카드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삐익-

돌파를 시도하는 데이빗의 유니폼을 슬쩍 잡아 당기며 몸을 끼워넣는 애슐리 콜,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장면을 심판이 보지 못했다면 정당한 몸싸움으로 볼 수도 있을 정도로 지능적인 움직임이었다. 오히려 파울을 부른 심판을 향해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데이빗의 다이빙이었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당연히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애슐리 콜은 어깨를 으쓱하며 넘어진 데이빗을 일으켜 주는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날뛰지 마라 애송아. 여긴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야.]

신사적인 행동과는 조금 괴리가 느껴지는 도발적인 말을 날리는 애슐리 콜이다. 계속된 거친 플레이와 도발에 이성을 잃어주어도 좋고, 그에 위축되어도 좋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플레이는 첼시에 있어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데이빗은 애슐리 콜의 파울을 당해 넘어지자 슬슬 화가나는 것을 느꼈다. 확실히 상대 수비는 자신이 공을 잡으면 거칠게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일으켜주며 비웃는 표정으로 도발 하는 모습을 보았을때 욱하고 터뜨릴뻔 했다. 옆에서 제라드가 화를 내며 상대의 파울에 어필하는 모습이 보였으나 크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때 멀리서 달려오는 글렌 존슨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위험할뻔 했었다.

'이 정도 몸싸움은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숨쉬는 일이나 마찬가지야. 이렇게 맥없이 튕겨져 나가서야 곤란하지.'

지난 여름, 비싼 교훈을 얻었던 글렌과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그때 자신이 어땠는지 기억을 돌려보았다. 기본적으로 피지컬이 부족해 밀린 것은 차치하더라도 '감히 날 보고 비웃어? 어디 두고보자' 라는 마음이 되어 어떻게든 글렌을 뚫고 골을 넣을 생각밖에 들지 않았었다. 플레이가 단조로워졌고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졌었다. 지금 첼시가 노리는 것은 그때 글렌의 의도와 같았다. 만약 지금 이성을 잃고 상대의 의도대로 말려 들어갔다면 자신은 닭대가리만도 못한 멍청이가 됐을거라며 자책했다. 애슐리 콜의 도발로 인해 오히려 냉정히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계기를 얻은 데이빗이었다.

데이빗은 애슐리의 손을 잡고 일어서며 아 그러셔?-라고 벌떡 일어나며 애슐리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들이 밀었다. 마치 흥분한 것처럼 말이다. 애슐리는 역시 경험이 없는 애송이라며 의도대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데이빗의 말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난 하도 유니폼을 잡아 당기길래 내 유니폼이 정말 갖고 싶나 했었지. 조금만 기다려 주겠어? 경기 끝나면 줄테니 너무 재촉하지 마.]

그러면서 애슐리의 어깨를 툭툭 쳐주고 시원하게 그를 돌아 섰다. 애슐리는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존 테리가 그런 그의 곁에 다가와 물었다.

[왜? 저 애송이가 뭐라고 했어?]

[아니 별말 안했어. 근데 저 꼬맹이 생각보다 침착한거 같아. 어쩌면 우리의 전략이 의미없는 행위가 될 수도 있겠어.]

애슐리의 말에 의외라는 듯 존 테리가 눈을 살짝 치켜떴다.

[의외인걸. 나는 멀리서 보고 저 애송이가 너한테 열받아서 뭐라고 지껄이고 간 줄 알았거든.]

[나도 그럴줄 알았는데 꽤 뻔뻔하게 받아치고 가더라고. 데리고 놀기 좋은 풋내기는 아닌 것 같아. 위험지역에서는 파울을 조심해야겠어.]

[그래, 알겠어. 다른 친구들한테도 얘기해주자.]

[괜찮나?]

일어선 데이빗에게 다가와 다친 곳은 없는지 물어보는 제라드, 데이빗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해라. 아무래도 저쪽이 루키를 길들이려고 작정한 것 같다. 거친 플레이에 이성을 잃지 않도록 해.]

[걱정마세요. 저도 알고 있으니까 상대의 의도에 넘어가지 않을겁니다.]

생각보다 침착한 데이빗의 모습에 제라드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데이빗의 엉덩이를 툭툭 쳐주었다.

[그래, 그런 치졸한 플레이에 당할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려주도록 해.]

리버풀의 프리킥으로 재개된 경기는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 팀의 팽팽한 대치전으로 이어졌다. 리버풀의 공격진은 빠른 패스와 스위칭 플레이로 첼시 수비진을 흔들고자 했으나 리그에서 손꼽히는 단단함을 자랑하는 첼시의 수비진은 흔들림 없이 버텨냈다. 그리고 현재 분명 리버풀보다 폼이 좋은 스쿼드를 보유한 첼시답게 어웨이라는 불리함 속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이며 한발의 물러섬도 없이 맞섰다.

양 팀 모두에게서 결정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갔다. 전반 30분이 지날때 까지 두 팀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힘싸움을 거듭하며 지지부진한 시간을 보냈다. 지루한 공방전의 균열은 실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마스체라노가 인수아와 연계하여 칼루로부터 공을 빼내는 데 성공하는 것 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마스체라노가 빼낸 공을 이어 받은 루카스의 볼 트래핑이 긴 것이 문제였다. 이를 데쿠가 놓치지 않고 커트, 지체없이 램파드에게 공을 전달했다. 순식간에 리버풀의 진영으로 넘어오는 첼시 선수들,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파괴력을 보유한 첼시의 공격진이 송곳니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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