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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rpool has been in a slump recently, but there is hope.
-부진의 늪에 빠진 리버풀, 하지만 희망은 있다.
By Thomas Edwin/ 111 Comments/ 09.10.30 PM 21:30
유난히 부침이 심한 이번 시즌이다. 지난 10라운드에서 숙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완파하며 상승세를 타는가 싶더니 이어진 11라운드 풀럼전에서 데겐과 캐러거가 퇴장당하는 끝에 9명으로 싸워 1:3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더욱 아픈 사실은 이날 팀의 유일한 골을 기록해준 부동의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가 부상으로 한달여의 기간을 결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시즌 괜찮은 경기력을 보이며 리그 2위를 기록한 리버풀이었기에 올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컸다. 비록 패스마스터 사비 알론소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며 공백이 예상되었지만 세리에A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알베르토 아퀼라니를 영입했고 루카스 레이바가 순조롭게 성장해 준다면 알론소의 공백을 어느정도 메울수 있을 거란 예측도 가능했다. 하지만 아퀼라니는 시즌 개막 이전부터 부상, 루카스는 위대한 전임의 빈자리를 메꾸지 못하며 헤메는 모습만 보이고 있었다.
미드필드 진의 공백은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범주라고 해도 올 시즌 리버풀의 수비진은 그야말로 모래성과 같다. 데겐은 폼이 떨어질 데로 떨어져 프리미어리그 수준에 맞는 선수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고 영원한 리버풀맨 캐러거의 기량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모습이다. 아게르는 부상으로 현재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태이고 스크르텔만이 분전해주고 있는 수비진이다. 그나마 양쪽 윙백 인수아와 글렌 존슨이 무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
현재 리버풀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퍼스트 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리저브 팀은 리저브 북부 디비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리저브 리그에서 최다 득점, 최소 실점, 최다 승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 리버풀 리저브이다. 본 지에서는 현재 리버풀 리저브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 중 한명을 만나보았다.
리버풀을 지지하는 팬들이라면 보통 리저브 선수들에게 큰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소속 선수들의 이름 정도는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만난 선수는 대다수의 리버풀 팬들에게 아주 생소한 이름이 될 거라 생각한다. 보통 리버풀의 리저브에 합류할 만한 선수는 그 재능이 널리 알려진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각 급의 청소년 대표 이력을 가지고 있거나 유스 팀에서 훌륭한 재능을 뽐냈거나 하는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리버풀의 새로운 유망주, 데이빗 장은 그런 이력이 한줄도 없다. 그의 이력에는 딱 한줄, 09년 7월 리버풀 입단-이란 기록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기록은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현재 12라운드까지 치러진 리그 경기에서 8경기에 출장하여 9골 5어시스트, 경기당 공격포인트가 1.75, 거의 2개에 육박한다. 데이빗이 합류한 이후 리버풀 리저브는 8경기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리버풀 리저브에서 가장 핫(Hot)한 남자, 데이빗과 인터뷰를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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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이력이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멋진 이력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데이빗: 물론이다. 기사거리에 이력이 너무 썰렁해서 쓰기 힘들다면 리버풀 항구내 내기시합 무패라고 한줄 적어도 괜찮다.
첫 인터뷰라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는데 꽤 유머도 있어보였다. 알겠다고 하며 대략 몇번의 내기 시합을 해보았냐고 묻자 고개를 갸웃하며 손을 꼽아보더니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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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외모로 보아서는 동양계로 보이는데 잉글랜드 국적이더라. 교포 2세인가?
데이빗: (잠시 고민하더니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다.
기자: 그건 무슨 말인가?
데이빗: 사실 부모가 누군지, 어느 나라사람인지도 모른다. 태어나자마자 리버풀 내에 있는 고아원에 버려져 있었다고 들었다.
이 대목에서 데이빗에게 참 미안했다. 괜히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 것 같아 사과했다. 데이빗은 다 지난 일이라며 괜찮다고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기자: 그랬었나.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 것 같다. 미안하다. 원한다면 방금 내용은 기사로 쓰지 않겠다.
데이빗: 다 지난 일이다. 물론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힘들었던 기억이 지금 도움이 되는 것도 있다. 내가 축구 선수를 계속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알려질 얘기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나는 잉글랜드에서 태어났고 리버풀에서 자랐다.
기자: 훌륭한 마인드를 가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를 듣고 싶다.
데이빗: 일단 목표는 당연하지만 퍼스트 팀에 올라가는 것이다. 지금은 오직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참 건실한 마인드를 가진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바람대로 하루 빨리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는 그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리버풀 리저브에는 데이빗 뿐만 아니라 다니엘 파체코, 제이 스피어링, 스테판 다비, 마틴 켈리 등 우수한 선수들이 포지션 마다 포진되어 있다. 이들이 있기에 리버풀의 미래는 밝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을것 같다.
11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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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리저브 선수들하고 퍼스트 팀하고 물갈이 한번 하면 안될까? 비슷하거나 더 잘할 수도 있을것 같아! 물론 제라드와 마스체라노는 남고 말이야.
HeyJay
이 친구 요즘 꽤 뜨고 있어. 요즘 폼이 아주 좋다던데 조만간 한번 기회를 주지 않을까?
FOFFFF
기록은 아주 멋진데. 하지만 우리에겐 당장 토레스의 공백을 메워줄 스트라이커가 필요해.
Niel
은고그보다 이 친구에게 기회를 주는게 나을수도 있어보여. 아니면 파체코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쁜 대안은 아니겠지. 하지만 감독은 엘 자르를 콜업시켰어. 나는 이 친구를 지난 몇년간 봤는데 퍼스트 팀 레벨에서 뛸만한 선수가 아니야.
CGerrard
퍼스트 팀보다 리저브가 낫네. 비싼 티켓값 내고 열받는 경기를 보느니 편한 마음으로 리저브 경기를 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Quirr
근데 고아라니, 의외인데. 말끔하게 생겨서 귀하게 자랐을 것 같아 보이는데.
Dino
기자가 이력이 썰렁하다니까 항구에서 내기시합에서 져본적이 없다고 써달라니. lol.
Arran
냉정히 생각하자고. 우리에게는 그동안 훌륭한 리저브 선수는 꽤 있었어. 대표적으로 크리스티안 네메스를 꼽을 수 있겠지. 그가 리저브 리그를 휩쓸며 우승 타이틀을 따냈을때 다들 얼마나 기대했어? 지금 그는 임대신세라고. 희망을 가지는 것은 나쁜게 아니지만 리저브 선수에게 희망을 기대하기에는 우리 팀의 사정은 그보다 더 나빠. 우리에겐 지금 즉시 전력감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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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에 관한 기사는 생각보다 큰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리버풀에서 가장 대중적인 신문인 리버풀에코에 실린 기사이니만큼 많은 사람들이 본데다 리버풀을 지지하는 많은 이들이 그만큼 답답해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오 리버풀의 희망이 오셨군!]
[......]
이렇게 동료들이 자신을 볼때마다 놀림 섞인 말투로 부르는 것을 보니 데이빗은 인터뷰를 괜히 했나 싶기도 했다. 좀 전에는 티티와 제임스로부터 전화도 왔었다. 물론 그들은 순수하게 자신의 활약을 축하해주고 기뻐해주었지만 말이다.
[이야, 이게 누구야. 우리 리버풀의 희망...]
[입닥쳐 스피어링.]
느물거리며 다가오는 스피어링을 밀어내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데이빗, 뒤에서 '역시 시크한 리버풀의 희망!' 같은 흰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했다. 왠지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굉장한 인기인데?]
쿡쿡거리며 어느새 다가온 파체코가 말을 붙여왔다. 데이빗은 이마를 감싸며 라커룸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한숨을 쉬며 중얼거리듯 입을 여는 데이빗이다.
[인기는 무슨, 저녀석들은 단지 날 놀리고 싶을 뿐이라고.]
[뭐...아니라고는 못하겠네.]
난감한 미소를 흘리며 맞장구치는 파체코, 데이빗은 파체코가 그래도 정상인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렇다니까. 그나저나 몸은 좀 괜찮아?]
[물론. 이제 완전히 나았다는 말씀.]
감기에 걸려 며칠간 훈련과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파체코였다. 데이빗은 경기를 치르며 의외로 파체코의 빈자리가 느껴졌기에 그의 완쾌소식이 반가웠다.
[다행이네. 오늘은 그럼 경기에 참가할 수 있겠군?]
[당연하지. 뭐...감독님이 출전시켜준다면 말이야.]
그것도 그렇네-하고 맞장구 친 데이빗은 자신의 라커 앞에 서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어느새 또 다가와 자신에게 장난을 치는 스피어링의 엉덩이를 걷어 차 쫓아내고는 말이다. 꽤 세게 찼던지라 엉덩이를 문지르며 스피어링이 울부짖었다.
[내 엉덩이에 관심이 있었던 거야? 제기랄 그만 좀 차라고.]
[시끄러. 닥쳐. 맞기 싫으면 헛소리하지 말고 꺼져 있으라고.]
[제길. 애초에 넌 그렇게 매정한 놈이 아니었어.]
[알게 뭐야. 저리 꺼져.]
[왜 나한테만 차갑게 구는거야?]
[너니까 그런거다 멍청이 스피어링.]
그렇게 둘 사이의 만담은 맥마흔 감독이 들어올때까지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