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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swer-7화 (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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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뛰다시피 하여 항만공사 사무실에 도착했다(물론 제임스의 재촉이 원인이었다). 문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 데이빗은 손잡이를 잡았다.

[실례합니다.]

[왔군요 데이빗 씨. 연락이 안되서 직접 찾아왔습니다.]

관리공사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무섭게 데이빗을 반기는 남자가 있었다. 어제 자신을 테스트했던 리버풀의 스카우트였다. 이름이 분명...

[개리 매칼리스터 씨?]

[기억하시는 군요. 하긴 어제 봤으니까요.]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하는 개리의 모습에 데이빗 또한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오랜만입니다. 매칼리스터씨.]

[아, 로이씨로군요. 반갑습니다. 덕분에 어제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별말씀을, 그나저나 이렇게 오신 건...]

[데이빗을 데려가려고 온 거 아닙니까?! 내 말이 틀림없을거야! 분명해!]

티티(새뮤얼 로이)의 말을 끊으며 나선 것은 그들 일행 사이에서 리버풀에서 가장 성질 급한 남자로 꼽히는 제임스였다. 티티는 대화를 끊고 나선 제임스의 예의 없는 행동에 가볍게 질책을 했지만 이미 흥분한 제임스에게는 들리지 않는듯 했다.

[아 이분은 누구신지?]

개리는 자신에게 달려들듯한 남자를 보면서도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티티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티티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입니다. 나쁜 친구는 아니지만 데이빗의 일이라면 자신의 일처럼 나서는 면이 있죠.]

지금처럼요 라고 덧붙이며 어깨를 으쓱하는 티티, 제임스는 자신의 얘기를 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 지 계속 시선을 개리에고 고정시키고 있었다. 개리는 쓴 웃음을 지었다.

[제임스씨였군요. 반갑습니다. 개리 매칼리스터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만 개리씨,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구요.]

'물론 그러시겠지. 보통 내가 생각하는 부두 노동자라면 이런 이미지라고.'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으나 차분하고 신사적인 새뮤얼이나 꽤 준수한 외모의 데이빗은(거기에 축구까지 잘했다!) 일반적으로 부두 노동자라고 했을때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이곳은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닌 것 같군요. 괜찮다면 자리를 옮겨서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어떻습니까?]

[굳이 장소를 옮길 필요가아악! 뭐하는 짓이야?]

한숨을 쉬며 제임스의 귀를 잡아 당기는 티티와 귀를 잡힌채 발악하는 제임스, 개리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티티에게 감사를 표했다. 물론 제임스에게는 보이지 않게.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데이빗의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것입니다. 가급적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군요.]

[그렇게 하도록 하죠. 생각해둔 장소가 있나요?]

[물론 입니다. 밖에 차가 있으니 일단 타고 가시죠.]

씨익 웃으며 문쪽을 가리키는 개리, 데이빗은 고개를 한번 갸웃 하고는 문을 열고 나섰다. 그리고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 못하던 제임스는 얼씨구나 하고 따라 나가려다 티티에게 다시한번 붙잡혔다.

[제기랄! 왜 자꾸 잡는거야?]

[방금전에 매칼리스터씨 말 못들었냐? 이 일은 데이빗의 개인적인 일이라고. 우리가 끼어들어서 될 일이 아냐.]

[우리는 남이 아냐! 나는 그렇다치고 네가 아니었으면 데이빗은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거야. 우린 데이빗의 미래가 결정되는 순간을 볼 권리가 있어!]

억지스럽다면 억지스러운 주장이었지만 제임스의 진심은 충분히 느껴졌다. 개리는 웃으며 둘 사이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로이씨와 제임스씨라면 같이 가셔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장소를 옮기자고 한 이유는 두분을 배제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군요.]

개리의 말에 제임스는 '거봐. 상관없다잖아.' 라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잽싸게 문 밖으로 나갔다.

[저와 제임스가 끼어도 괜찮겠습니까?]

[그럼요. 세분 사이의 우정이 보통이 아닌 것 같아 보기 좋군요. 데이빗도 옆에 믿을만한 사람이 있다면 좀 더 침착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겠지요.]

개리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한 곳은 다름 아닌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였다. 바로 어제 테스트를 받았던 장소로 다시 오자 데이빗은 묘한 감흥이 드는 것을 느꼈다. 어제는 단지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받기 위해서였다면 오늘은 자신에 대한 판단을 알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긴장할 것 없습니다 데이빗씨. 오늘은 당신의 인생을 크게 바꾸어줄 축복받은 날이 될겁니다. 어깨를 펴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긴장한 것 처럼 보였는지 릴랙스하라는 개리의 말이 들려왔다. 딱히 긴장한 것은 아니었다. 눈치가 있다면 이 상황자체가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모를리 없었다. 애초에 자신의 재능이 눈에 차지 않았다면 굳이 데리러 올 필요가 있었을까? 간단히 불합격 통보로 끝내면 될 일이다. 이렇게 자신을 데리러 왔다는 사실 자체가 그들은 자신을 원하고 있고 자신은 이제 곧 이 멋진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받게 되는 리버풀의 일원이 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었다.

[긴장한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제 옆에 있는 제 친구가 긴장을 한 것 같군요.]

가벼운 농담으로 대꾸하는 데이빗의 모습에 개리의 눈에 살짝 이채가 감돈다.

'침착한 성격이군.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들뜨거나 긴장하거나 둘중의 하나일텐데 말이지.'

데이빗의 말마따나 안절부절하고 있는 것은 당사자가 아닌 곁다리로 따라온 친구였다.

트레이닝 센터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그들을 맞이한 것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리버풀의 전설 빌 샹클리의 흉상이었다.

[어제 제가 이곳에서 당신도 위대한 샹크스(빌 샹클리의 애칭)와 같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었죠?]

[네. 기억 납니다. 과분한 이야기였어요.]

데이빗의 대답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개리,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충분히 그렇게 될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요.]

'정말 샹크스가 천국에서 보내준 선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리버풀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라면 현재의 리버풀의 침체가 너무나도 슬펐을 것이다.

개리의 극찬에 멋쩍은 표정으로 뺨을 긁는 데이빗이다. 단 하루의 테스트로 이런 극찬을 한다는 사실이 어색했다.

'뭐...립서비스 같은 거라고 봐도 무방하겠지.'

자신이 모르는 수많은 유망주가 리버풀을 거쳐갔을 것이다. 모두가 위대한 스티븐 제라드와 같이 빛을 보며 자신의 이름을 새기진 못했을 것이다. 아니, 결국 재능을 만개하지 못하고 잊혀져간 신인들이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들도 처음에는 구단으로부터 분명 기대를 받았을 것이고 본인들 또한 이 멋진 클럽의 일원이 되어 이름을 남기고 싶었을 것이다.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목적한 장소에 도착한 일행이었다. 사무실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던 구단 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데이빗 일행을 반겨주었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 입니다. 앞으로의 일은 여기있는 직원과 함께 하면 될 겁니다.]

[아,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오늘이 데이빗씨나 리버풀에게나 환상적인 날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밝은 표정으로 일행에게 작별을 고한 개리, 데이빗과 친구들도 개리에게 감사를 표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일행분들이 계셨군요. 에이전트와 함께 오신건가요?]

[아니오. 이들은 제 친구들입니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도전할 생각도 못했을 겁니다. 제가 지금 이곳에 오게된 것도 이 친구들의 도움이 컸기에 오늘 저와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함께 들어가시죠.]

'하긴, 부두 노동자였다는데 하루사이에 에이전트가 생길리는 없지. 멍청하긴'

속으로 자신의 멍청함을 욕한 직원은 몸을 돌려 사무실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부의 정갈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비싸보이는 테이블과 소파 보다도 눈길을 끄는 이가 있었다.

[반갑습니다. 리버풀을 이끌고 있는 라파엘 베니테즈라고 합니다.]

리버풀의 사령탑 베니테즈가 미소를 띈 채 일행을 반겨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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