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무 : 히메오, 씨...
히메오 : 그래...아무도 없어.
지금 여깄는, 못된 남자뿐이야...
히메오씨의 오른손을 잡은 손에,
그녀의 왼손이 겹쳐진다.
히메오 : 음...쪽...아아...으음...
ㄷ, 당신...뿐...
마치 손톱을 세우듯이, 꾸욱 덮고,
입술에까지 다가와, 필사적으로 키스 세례를 퍼붓는다.
오사무 : ㄴ, 네...음...
히메오 : 하아아...아...아윽...
아, 정말...진짜, 어휴...
따라서 나도, 그녀의 등을 덮고,
다시 한번 등에다 키스를 퍼붓는다.
히메오 : 아, 아, 아...오사무 씨...
이, 있잖아...음~
오사무 : 음...으음...
히메오 :흐으음...음, 츄우...
필사적으로 목을 비틀어 내 입술을 원하는 히메오씨에게,
나도 사양않고 강하게 입술을 내민다.
히메오 : 으, 으음...하아, 하아, 하아...
ㅈ, 좀 더...당신을...으음...음~
그렇게 우리들은, 애매한 주종관계를 받아들이고,
애매한 상태로 서로 사랑을 한다.
.........
.........
오사무 : 으...
바람이 꽤 차가워졌군.
11월의 심야가 되면,
이렇게 집에서 겨우 한발짝 나가기만 해도,
윗도리 하나로는 추위가 몸에 스며든다.
앞으로 한 달만 있으면, 본격적으로 코트가 필요한 계절이 된다.
슬슬 새로 하나 맞춰야 하나.
뭐니해도,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에 이사왔을 땐,
그야말로 그런 사치품은 갖고 있지 않았으니.
하지만 올해 겨울은...
보너스는 아직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안정된 수입원은, 살짝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그런 자그마한, 하지만 확실한 희망이,
올해야말로 내 앞에 보이고 있다.
그래, 내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이 낡은 아파트가...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가...
여기서 반년 전에 알게 된,
소중한 사람이, 소중한 사람들이...
나를 지금까지의 불운에서 구해줬으니까.
오사무 : ...어라?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올 때...
그 위화감이 느껴졌다.
지금은 새벽 세 시.
히메오씨도 지금은 요염한 몸을 침대에 눕히고,
편안한 숨소리를 내고 있을 시간.
...내일이 되어, 내가 옆에 없는 걸 알면,
삐질지도 모르지만.
오사무 : .........
아니, 그건 그렇다치고.
지금은 새벽 세 시.
그런데...
.........
......
...
미토코 : 후우...
오사무 : 미토코짱, 기다려!
미토코 : 아...
오사무 : 안녕.
오늘도 일찍 가네.
미토코 : ...안녕
오사무 : 나도 지금 출근해.
중간까지 같이 갈래?
미토코 : .........
월요일.
대부분의 직장인과 학생에게 있어서,
일주일 중에 가장 짜증나는 날.
따라서 미토코짱도
그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한테 퉁명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미토코 : ...마음대로 해.
오사무 : 아, 자, 잠깐, 미토코짱?
마음대로 할 테니까, 조금만 천천히 걸어~
월요일이라서, 그런 거지?
항상, 아침에 나갈 때 하는,
[다녀오겠습니다~!]를 하지 않은 것도,
오늘이 월요일이라서, 그런 거지...?
미토코 : .........
오사무 : .........
미토코 : .........
오사무 : ㅈ, 저기 말야...
미토코 : ...왜?
[대화할 때 정도는 이쪽 좀 봐]
오사무 : 최근 공부는 어때? 잘 돼?
...같은 소리를 할 분위기가 아닌.
미토코 : 최고조야.
중간 고사서도 반에서 3등했으니,
이대로 가면 충분히 사정권내.
오사무 : 그래...잘 됐다.
최근 공부 봐주지 못해서 걱정했었어.
미토코 : 어쩔 수 없는 걸.
매일 같이,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게
지금의 오사무군의 생활이니까.
오사무 : 그건...그렇지만.
미토코 : ...히메오씨랑, 항상 같이 말야.
[그래도 나는,
미토코짱의 과외를 계속하고 싶었어.
...내가 필요하다고 말해주기만 했으면]
오사무 : 에? 뭐라고?
내 마음의 소리가 시끄러워,
미토코짱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미토코 : 그런가...이 크기가 경계인가.
오사무 : ㅇ, 응?
그래서, 이번에는 집중해서 들어보니,
소리는 들렸지만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미토코 :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게
지금의 내 생활 패턴.
오사무 : 그건...그럴지도 모르지만.
미토코 : 걱정마, 다 잘 되고 있어.
봄 되면, 난 분명 슈우센대 부속고 1학년.
오사무 : 혼자서...무리하는 거 아냐?
미토코 : 전혀
사실은 이런 질문,
그녀에게는 더없이 어리석은 것.
미토코짱이 무리하는 게 아니라고 하면,
그녀 나이또래의 누군가는 좌절하겠지.
혼자서 집안일하고, 집주인 역할 하고,
거기에다 주변 어른들까지 신경써.
오사무 : 요즘...몇시까지 안 자?
게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본래 하여야 할 노력을 하고,
그런데도 이렇게 멀쩡히 있다면...
미토코 : 음~, 12시 정도려나?
아무래도 늦게 자는 버릇이 생긴 것 같아.
오사무 : ...그게 아니지?
미토코 : 에...?
이런 거짓말...할 리가 없잖아.
오사무 : 금요일 밤, 3시까지 불이 켜져 있었어.
토요일 밤은, 4시 넘어서까지 환했어.
미토코 : 으...
오사무 : 무리하지 않는다는 거 거짓말이지?
지금 미토코짱, 신문 배달 할때보다 더...
미토코 : 아, 아~ 주말은 야행성으로 생활하고 있어.
그래서 토요일에는 12시 넘어까지 자는데 말야...
오사무 : 아침 7시에 정원 청소하고 있었잖아.
그 후에도 아파트 청소하고, 장보고.
미토코 : (작은 소리로)왜 그딴 걸 일일이 다 보고 있는 거야...
그냥 쭉 히메오 언니나 보고 있지.
오사무 : 어젯밤에도 4시되도록 불이 켜져 있었어.
하지만 미토코짱은 지금 이렇게 여기 있어.
...그냥 잠을 안자는 것뿐이잖아.
미토코 : 자고 있어...2시간.
오사무 : 푹 자지 않으면 몸 망가진다.
으음...벌써부터 그렇게 무리해서 어떡하려고.
[한창 클 때니까]라고 하면 여러 가지로 혼날 것이기에,
뒷부분은 생각해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오사무 : 역시 뭐든 혼자서 하는 건 무리야.
다시 나랑 히메오씨한테 기대도...
미토코 : 됐어. 불필요. 전혀 필요없어.
오사무 : 그런 표현은 좀 그렇지 않나...
난 그렇다쳐도, 히메오씨가 안 됐잖아.
미토코 : 되게 시끄럽네...
오사무 : 미토코짱...
그녀가 때때로 중얼거리는 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중얼거릴 때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미토코 : 안돼.
두 사람 다, 날 위해서 무리할 거라는 거 알고 있는 걸.
뭐니해도 지금까지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으니.
오사무 : 나도 히메오씨도,
미토코짱을 위해서 무리한 적은 한 번도 없어.
미토코 : 그렇담 나도,
날 위해서 무리한 적 한 번도 없어.
오사무 : .........
꼬박꼬박 말대꾸를...
마치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미리 시뮬레이션해서,
하나하나 쌀쌀맞은 대답을 준비해둔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의 재빠른 반응.
오사무 : 저기 말야, 미토코짱.
미토코 : ...응?
오사무 : 난...널 상처준걸까?
미토코 : ...설마
오사무 : 그치만...예전에는 곧잘 화냈잖아.
내가 칠칠치 못하게 굴면, 곧바로 혼내줬잖아.
미토코 : 뭐야, 그게.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정말, 남의 국어력을 혼란시키지마.
그래...
항상 미토코짱은 화를 냈었다.
그리고 난 항상 사과했다.
적극적으로 다가오거나 멀어지곤 했다.
극심한 간섭과 비비간섭의 반복이었다.
오사무 : 그때는 필사적이어서 몰랐지만,
혹시 나는, 너한테 심한 말을 해버린 걸까해서.
지금은 [너무해]라며 따져오는 건,
히메오씨의 전매특허가 됐지만, 그건 제쳐두고...
미토코 : 그때가 언제를 말하는 건지도 모르고,
생각나는 뼈대도 가죽도 떫은 것도 없으니까.
오사무 : 지난달 첫째주 일요일...
회사 관련 파티가 있던 날의 전화 통화...
미토코 : (작은 소리로)왜 그만 물러서질 않는 거야.
분위기 좀 파악하라고...
오사무 : 오래전부터 네가 좋아했던 언니를...
히메오씨를, 내가, 그...
미토코 : 잘 됐잖아.
오사무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미토코 : 나, 그것보다 더 이전에 히메오 언니의 마음, 알고 있었어.
오사무군이 언제 알아줄까하고, 조마조마했었다고?
오사무 : 그렇...구나
지금의 미토코짱은 화내지 않는다. 그리고 살짝 웃는다.
하지만 먼저 말을 걸어오진 않는다.
가장하고 있는 건지, 진심인 건지는 제쳐두고, 무관심.
줄곧 중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토코 : 축하해, 두 사람 다.
영원히 행복해.
우리들에게 있어 이런 대사건을,
너무나 진부한 표현으로 말한다.
부자연스럽게 보이기까지 할 정도로 일상일처럼 치부하고 있다.
때문에...
오사무 : 으음...고마워.
그때도 날 격려해줘서.
미토코 : 응
때문에 따지고 들지 않는다.
지금의 미토코짱은,
힘껏 날 때리던 때의...
그 후,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사과해오던 그녀와는 다르니까.
오사무 :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밤늦게까지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몸이 상하면 안 되니까.
미토코 : 아하하, 알았어, 알았다고.
지난주에는 좀 오바한 것뿐이야~
오늘부터 조심할게요.
오사무 : 앞으로는 쿠마자키씨랑 야스나가군한테도
종종 확인하라고 할 테니까 말야?
그 사람들 아침까지 술마실 적 많으니.
미토코 : 신뢰성이 낮구나...
오사무 : 노력하지말라고 하는 명령에 대해,
네가 응, 알았어라고 해도 믿을 수는 없으니까 말야.
미토코 : 아하하, 이상해~
따라서 결국, 따지지 않는다.
이번에도 나의 패배.
기분 나쁘다, 전혀 개운치 못하다.
서로의 건투를 칭찬해줄 수 없는 패배.
미토코 : 그럼, 간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는 내게, 운도 가망없다고 판단했는지,
때마침 미토코짱과의 헤어질 길에 이른다.
오사무 : 잘 갔다와.
미토코 : .........다녀올게요
마치 나와 인사를 나누는 것이 싫다는 듯이 잠시 주저하더니,
마지막에 나직이 중얼거렸다.
어디서부터 이렇게 돼버린 걸까...
그 일요일만으로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 이전부터 징후는 있었을 텐데.
미토코 : [먼저 갈래!]
미토코 : [그래도 먼저 갈래!
간다! 다녀오겠습니다!]
오사무 : 아...
혹시, 여기서, 부터...?
.........
미토코 : ...으
미토코 : 아, 싫다...
월요일은, 짜증
미토코 : 학교...가기 싫어.
미토코 : .........
미토코 : 그래도 학교가는 게,
나, 지.
.........
정장남 : 실례합니다.
히노사카 양, 이시죠?
히노사카 미토코 양?
미토코 : 에...?
......
...
키노시타 : 요시무라 씨. 전화 왔는데요.
오사무 : 아, 네.
키노시타 : 으음...코우노라는 여성분한테서...
오사무 : 에...
히메오 : ㅁ...뭐라고요!?
오사무 : 히메오 씨!가 아니라 사와시마 씨 반응이 너무 커요!
으음, 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