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9화 (69/87)

그 화난 표정과는 반대로,

히메오씨의 목소리가, 밝아진다.

그건, IC레코더의 안에서 들려왔던

그 음성과 너무나도 비슷해.

히메오 : 그럼 들어주세요...

         내, 진짜, 마음을.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 결정적인 한 마디를 했다.

.........

히메오 : [정말 못됐어...나쁜 남자야.

          내가 어디의 누군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건 안중에도 없어]

히메오 : 음, 으음...으음...

히메오 : [내가 마음만 먹으면, 그딴 남자, 아무렇게나 할 수 있어.

          어느것이든 줄 수 있고, 어느것이든 뺏을 수 있는데]

히메오 : 으음...츄웁...아, 으음..으, 으음

히메오 : [근데 이상하게, 그이 앞에선 난 그냥 쓸모없는 학생.

          내 자신의 룰대로 움직일 수 없어. 그의 룰안에서 농락당해]

히메오 : 하, 아, 아, 아, 아...으으음

         하아...하아아...하아아아~

히메오 :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중에, 최대의 굴욕.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전혀 쓸모없는 사람이른 걸 직접 체험하고 있어]

히메오 : 하아, 하아, 하아...으, 으읍...

오사무 : 괜찮, 아요?

         혹시 또 술이...

히메오 : [난, 포기하고 싶었어.

          이도저도 다 내팽겨치고, 

          그러면서도 평소처럼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된다고...]

히메오 : 으, 으으응(아니), 아냐, 그게 아니야.

         단지...

오사무 : 단지?

히메오 : [하지만 그는...그런 쓸모없는 나를, 절대로 내버리지 않아]

히메오 : 키스라는 게...이렇게 대단한 거였다는 걸 몰랐어서...

오사무 : 그렇게 자주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히메오 : [성과는 칭찬하고, 미스는 도와주고.

          뭐든 가르쳐주는...하지만 그 전에 생각하게 해줘]

히메오 : 저, 저기...

         나...술 냄새, 안 나?

오사무 : 저도 마찬가지에요.

         내쪽이 100배는 더 마셨을 테니까요.

히메오 : [항상 엄격하다가도, 부드럽게 대해줘]

히메오 : 그, 그치만...신경 안 쓰여?

오사무 : 다가갔을 때 아주 조금 향기가 나는 것뿐이니까요.

         그리고...

히메오 : [그건, 사회인으로서 당연한 걸지도 몰라.

          그의 입장에서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해주는 걸지도 몰라]

히메오 : 그, 그리고...?

히메오 : [그치만...]

오사무 : 키스 도중에는

         히메오씨의 향기가 기분 좋으니까 신경 안 쓰여요.

히메오 : 흐...흐흑...으음!?

히메오 : [그런 겉치레,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 같은 학생이 알 리가 없어]

히메오 : 흐으으으음!?

         음, 으음...아, 아음...츄웁...으음

히메오 : [그이의 따끔한 말에, 분함과 사랑을 느끼고,

          그이의 상냥한 말에, 기쁨과 거리감을 느껴]

히메오 : 하음, 음, 츄...읍...하, 으음...

         츄웁...으음...흐, 흐음

히메오 : [괴로움이, 기쁨을 배로 만들었어.

          즐거움이, 애절함을 열 배로 만들었어]

히메오 : 음, 음, 음...오, 오사무, 씨...

         안돼, 나, 이런...정말이야, 이거...

오사무 : 으음...혹시 싫었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그...현실이에요.

히메오 : [당신...아까 그랬지?]

히메오 : 아아...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진짜겠지...

         하, 아아..그럼, 이건, 오사무씨와의 키스구나...

오사무 : 뭐, 그렇게 되겠지요.

히메오 : [절대로 먼저 움직이지 않는, 한심한 남자를 좋아하게 된 여자는,

          괜찮은 남자를 좋아하게 됐을 때보다 몇 백배는 더 고생한다고...]

히메오 : 항상 날 괴롭히던 이 얄미운 입이,

         내 입술에 닿고있는 거네...

오사무 : 항상 날 매도하던 이 쌀쌀맞은 입이,

         내 입을 막고 있는데요.

히메오 : 이런 중요한 때,

         왜 그런 무드없는 얘길...

히메오 : [당신이 어떻게 그 경지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뭐 그건...묻지 않도록 할게.

          그치만 말야...]

히메오 : 앗, 아, 안돼!

         여, 여기부턴 귀막아!

         들으면 안돼! 아~! 아~!

오사무 : 저기...

         조용히 좀 해주세요.

히메오 : [그럼 나는, 앞으로 쭈욱

          이런 괴로운 마음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거야?]

히메오 : 아, 아, 안돼, 들으면 안돼...!?

         음, 으음...츄웁...하, 아, 아아아, 으읍...

히메오 : [싫어, 싫다고...그런 거 못참아]

히메오 : 으음, 아, 아아...으읍, 으, 으음...

         하, 하음...아, 으음...음

히메오 : [내가 손에 못 넣는 것 따윈 없어.

          언젠가 반드시 날 바라보게 하겠어]

히메오 : 아, 아읍...음, 아...

         ㅁ...말도 안되는 소리 하고 있다, 나.

오사무 : 이제와서 뭘 창피해해요?

         아까부터 혀를 얽혀왔으면서.

히메오 : [왜냐면 난, 나는...........사와시마 히메오라고?]

히메오 : 당신이 먼저 넣어...으음...

         아, 아, 아...으으으읍, 아, 아아아...

히메오 : [이렇게나 그 사람을.........좋아한다고?]

히메오 : 으음, 음, 츄...읍, 츄우웁...으음!

         하, 아아아...으으으으으음~!

IC레코더에서의 소리가 끊김과 동시에,

히메오씨가 나의 지탱을 잃고, 침대로 쓰러진다.

히메오 : 하아, 하아, 하아아...아아...

원망, 분함, 부끄러움과...혹시 기쁨도.

여러 가지 감정을 담은 글썽거리는 눈이, 날 노려보고 있다.

히메오 : 하아, 하아...하, 아..흐으으으으...

열심히 숨을 고르려

상하로 움직이는 가슴이, 내 가슴에 눌린다.

즉 나는....히메오씨를 쓰러뜨렸다.

히메오 : 하아아, 하아...가, 갑자기 너무 격해.

         그렇게...굶주렸어?

오사무 : 으음, 그건...

히메오 : ㅁ, 뭐, 당신이라면 좀처럼 기회도 없었을 테니까.

         감사하라고, 나한테.

그리고 쓰러트림을 당한 히메오씨는,

평소처럼, 놀림당하는 걸 열심히 숨기려고,

열심히 날 비난한다.

오사무 : 기분 나빠지면(속이 울렁거리면) 얘기해주세요.

         바로 그만둘 테니까.

히메오 : 뭐...여자를 창피하게 만들겠다는 거야?

오사무 : 토할 때까지 참는 것보다 나아요.

히메오 : 다, 당신...

         이 나를 침대 위에서 이렇게까지 모욕하는 남자는 처음이야!

오사무 : 그런, 가요?

히메오 : 다, 당연하지...당신이, 처음이니까.

오사무 : 으음...

방금 건 혹시,

새로운 의미가 추가된 걸까...?

히메오 : 하아...정말, 왜 이렇게 되는 거야.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오사무 : 뭐가요?

히메오 : 상황이랑, 무드랑, 순서랑...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 말야.

약간 호흡이 가라앉은 히메오씨는,

이렇게 돼 버린 상황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털어놓는다.

히메오 : 이렇게, 어쩌다가, 우연히, 갑작스럽게,

         게다가 사랑도 속삭여주지 않는 딱딱한 남자를 상대로...

오사무 : 히메오 씨...

그건, 당신이 사랑을 속삭여줬기 때문에...

내가 달아날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따라서 난 이렇게 당신을 원하고 있는 상황으로.

히메오 : 저기, 오사무 씨.

         당신, 내가 누군지 알고 있어?

오사무 : 뭐...매력적인 여성이지요.

히메오 : 정말...

확실히, 여성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나 짜증나는 남자도 없을지도 모르겠다.

...항상 이런 식으로 넘어가려고 하니.

히메오 : 나를 안는다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라고.

         당신은 항상 나를 평범한 학생 취급...아, 잠깐...

히메오씨의 갸냘픈 몸을 덮쳐,

눈에 가볍게 키스한다.

그런 가벼운 애무를 하면서,

양손은 드레스 호크를 찾아 그녀의 몸을 더듬는다.

오사무 : 등...좀 들어주세요.

히메오 : 아, 아아...아

등뒤의 호크와 지퍼를 찾아,

천천히 내린다.

어깨부터 하얀 피부가 보여,

히메오씨를 더더욱 요염하게 빛낸다.

히메오 : 저기...

         왜 나한테만 이렇게 막무가내야...?

오사무 : 막무가내...인가요?

히메오 : 막무가내야. 횡포야. 찬탈자야.

         ...토코짱한테는 그렇게 잘해주면서.

오사무 : .........

히메오 : 뭐야?

         불만있으면 말해봐.

오사무 : 부정은 안 해요.

         지금도 뺏으려 하는 건 분명하니까요.

히메오 : 아...

내 손이, 히메오씨의 어깨를 미끄러져,

쇄골에서부터 목덜미까지를 쓰다듬는다.

히메오 : 아, 아, 아...왜, 왜 이래, 저기, 화났어?

도발하면서도,

내 반응에 일일이 신경쓰는 모습이 왠지...

아니, 정말로 귀엽다.

오사무 : 화 안 났어요.

         그냥 좀...

히메오 : 조, 좀...뭐?

오사무 : 그...흥분이 돼서.

히메오 : 에? 아, 아아...아, 으음...

목덜미에서 옆구리로 손의 위치를 바꾸고,

남겨진 목덜미에는, 키스 세례를 퍼붓는다.

오사무 : 히메오 씨...

         평소랑...향수 다르지 않나요?

히메오 : 아, 아아...눈치챘어?

오사무 : 그냥...

히메오 : 그, 그래, 당신은 아는구나...

         내 향기가 평소랑은 다르다는 걸.

오사무 : 에...

평소 그런 것까지 의식하지 않았는데...

히메오 : 후훗..당신은 아는구나.

         내, 아주 작은 변화를.

오사무 : 아...

향수가 바꼈다는 것조차 알아챌 정도로,

나와 그녀가, 항상 가까이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히메오 : 후훗...아, 앙,

         저기...잠깐 여기 봐봐.

그리고, 방금 나의 반응은,

그녀에게 있어 기쁜 일이었던 것 같아.

히메오 : 음...으음...흐으...

         츕, 음, 으흐흣...

오사무 : 자, 잠깐...히메오ㅆ...

자신의 몸에 닿은 나를 받아들여,

마치 애완동물을 다루듯이 키스 세례를 퍼붓는다.

눈, 뺨, 이마에 입맞춤하고,

뺨에 뺨을 대고, 기분좋은 듯 비빈다.

히메오 : 흐흣...까칠까칠해.

오사무 : 그, 그건, 그...수염이.

히메오 : 음...으음, 하으..음...아, ...

         오사무 씨...오사무 씨...흐흐...음, 츄웁...

오사무 : 음..음, 으음..하, 아...

그리고 결정타를 먹이듯, 다시 한번 입술을 겹치고,

갑자기 혀를 밀어온다.

몇 분전의, 첫 키스 때의 두근거림은 옅어지고,

작은 악마 같은 귀여움을 갖고, 나에게 복수해온다.

히메오 : 츕...으음...아, 으음, 음, 음...

         아, 아하, 하하하..오사무, 씨...

나와의 키스가...이렇게나 기쁜 걸까?

오사무 : 히메오 씨...벗길게요.

히메오 : 음...음, 음...

다시 한번 등뒤로 간 내 손이,

히메오씨의 브라 호크를 풀었을 때...

그녀는 등을 튕겨 나를 받아들이면서,

줄곧 입술을 물은채였다.

히메오 : 음...으읍...

         하, 아아...음...흐으.

         아~아...이, 짐승.

방금 전까지, 개나 고양이를 다루듯이 날 취급했으면서,

여전히 말만은 나에 대한 애증을 잊지 않는다.

오사무 : 만져도...되요?

히메오 : 흐흐...안된다고 해도 만질거면서.

오사무 : 정말로 싫다면 여기서 그만둘게요.

히메오 : 어, 어째서!?

오사무 : ...당신이 그렇게 걸려들 걸 알고 있으니까요.

히메오 : 뭣...ㅇ, 이...으아앗!?

         하, 아, 아앙, 흐아아아, 아, 으아...

히메오씨의 순간적인 동요의 틈을 타,

노출된 가슴을, 손바닥과 혀로 애무한다.

히메오 : 아, 앗, 앗!?

         아, 안돼, 이거...너무해

오사무 : 음...츄웁...하, 아음...음...

오른손이, 왼쪽 유방을 부드럽게 만지고,

입술이 오른쪽 유두를 물고, 앞니만으로 자극한다.

히메오 : 아아아아아, 아, 앗...

         가, 간지러워, 간지럽다고...

         ㅅ, 시, 싫어, 그만...흐윽

전신 어디도 애무에 익숙하지 않은 히메오씨에게는,

자극이 강해서 아직 쾌감에는 이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 괜찮을 거다.

몇 번인가 계속하면, 점점 눈을 뜰 터.

히메오 : 아하아아아, 아, 으아, 흐으...

         ㅇ, ㅇ, 이...하아아앙

며칠이 걸리는가는, 뭐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참고로, 내가 아는 최단기록은,

내가 아는 최장기록과 같아...

오사무 : .........

히메오 : 음, 아, 아앙.........응?

그 무렵에는, 나도 전혀 익숙하지 않았었기에,

처음에 엄청 고생했었지...

둘이서 천천히, 천천히 눈떠가,

어느샌가, 어디를 어떻게 만지면 어떻게 되는가 같은 걸,

몸 구석구석까지 기억해서...

히메오 : .........왜 그래?

오사무 : 왜...라뇨?

히메오 : 벌써...내 몸에 질렸다는 거야?

         아직 30초밖에 만지지 않아놓고.

오사무 : 아...

[그만해]라고 소리치면서도,

잠시라도 멈추면 이렇게 바로 화내는...

오사무 : 미안해요.

         그치만, 전혀 질린 게 아니에요.

하지만 방금은 내 잘못이 크다.

정신이 팔려있던 내용이 너무 좋지 않다.

히메오 : 정말?

         사실은 경멸하고 있는 거 아냐?

오사무 : 이 몸의 어디에 환멸을 느끼라는 건가요...

히메오 : 저, 정말?

그 눈에 훤히 보이는 안심한 표정이,

또 나의 죄악감을 자극한다.

오사무 : 그...또 만져도 되요?

         그리고, 키스 같은 것도.

히메오 : 적당히, 여자한테 선택지 들이미는 거 그만해...

오사무 : ...알았어요.

         미안해요.

히메오 : 앗...아, 이런, 그만해...

그녀를 좀 더 괴롭히지 않으면 안된다.

놀리고, 울리고, 약올리고,

서로가 서로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게 해야한다.

히메오 : 으아, 아, 아, 아...아앙,

         그, 그런데까지...흐윽, 아, 아으으

조금 까다로운 성격이지만,

그래도 그 애절한 표정과 어울려,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진다.

오사무 : 음...츄...하음...흐릅, 아, 음...

히메오 : 흐아앗, 으, 으, 으...으으으...

         아, 아흑, 음, 흑, 가, 아, 아아...

왼손을 등뒤로 감고, 손등으로 쓰다듬어도...

옆구리를 손바닥으로 천천히 만져도...

유두를 손끝으로 잡아당겨도...

히메오 : 흐아아아아아앙, 앙ㅇ, 아...아, 안돼...

         흐, 흐윽, 간지러...아, 아...

심하게 느끼는 건지,

히메오씨는 몸을 비틀고, 손가락을 깨물고,

애절한 표정으로 바둥거린다.

오사무 : 히메오 씨...음...

히메오 : 하음...음, 으읍...츄웁...하, 아, 으음...

         흐릅...츄...하음...아, 음, 음...

그래도, 키스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 기분좋음이 이기는지,

눈을 감고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다음 스탭은,

이렇게 눈을 마주한채로...

히메오 : 음, 음, 음~...흐?

         아, 안돼, 거기...하음...음, 으읍...

히메오씨의 매끈하게 뻗은 다리를 만지고,

그 매끄러움을 손끝과 손바닥으로 즐긴다.

매끈매끈하지만 부드럽고,

서늘하지만 따뜻해,

하지만 내 손가락을 의식해서인지, 뻣뻣하게 굳은 상태로.

히메오 : 음, 음, 음...아, 안돼...오사무...씨,

         하, 아아아아아...아앙, 흐으으

오사무 : 음...흐릅...음, 으음...

히메오 : 하, 아아...아아아아아...

         아, 아, 아...하아앙아아~

맞닿은 입에서, 그녀의 타액을 소리내며 마시자,

멋지게 그쪽에 정신을 쏟아준다.

또 다시, 그 틈을 타,

허벅지로부터, 그 사이로 손을 넣는다.

히메오 : 흐으으으음, 음, 아, 아아아아아,

         어, 어느틈에...안돼...잠깐, 으

미끄러지는 듯한 속옷의 감촉과,

볼록 나온 그녀의 가장 소중한 부분의 감촉이,

나를 더욱 안쪽으로 이끈다.

필사적으로 가리려하는 두 다리의 저항도 소용없이,

틈으로 들어간 손이 떨리듯 움직여, 열과 자극을 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