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오 : ㅇ, 왜?
키노시타 : 방금...말씀하셨죠?
히메오 : ㅁ, 뭐를?
키노시타 : 그거라구요...소문난게.
히메오 : 그, 그러니까 뭐가?
키노시타 :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을 때만
서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고.
히메오 : 에...
키노시타 : 아! 아뇨, 제가 그랬다는 게 아니구요!
...자리가 가까워서, 사실 몇번 들은적이 있지만요.
히메오 : 에......
키노시타 : 그치만 그런거 있잖아요.
본사에서 온 젊은 미인 중역과, 그녀를 따르는 장신의 남자 비서.
소문이 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구요.
히메오 : 에.........
키노시타 : 요즘 가장 인기있는 건 말이죠...
[결혼을 허락받지 못하는 연인을 아버지께 인정받게 하기 위해,
자신의 비서로서 데려왔다]라는 설인데요.
히메오 : ㅇ, 연인...?
키노시타 : 그렇잖아요, 그거라면 사와시마씨가 여기에 온 이유도 설명되니까.
사장님이신 아버지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실적을 쌓아,
당당하게 본사로 개선과 동시에 결혼이라는.
히메오 : ㄱ...겨겨겨겨겨...
키노시타 : 그래서, 그 악질적 취향인 검은 정장도,
다른 사람이 연인에게 관심갖지 못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하는.
히메오 : .........혼?
키노시타 : 그, 그러니까요, 어디까지나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이라구요?
저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니까요.
히메오 : 에? 악질적 취향?
내가 고른 그 옷이?
키노시타 : 그래서, 실제로는 어떤가요?
아, 이것도 제 개인적 관심이 아니라,
그, 다른 사람들한테 부탁을 받아...거절할 수가 없어서.
히메오 : 이건 아냐...한템포 어긋났어.
키노시타 :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할테니까요.
그...저한테만 살짝 알려주실 수 없으세요?
우리, 아침마다 같이 청소하는 사이잖아요~
히메오 : .........
키노시타 : 네? 사와시마 씨, 이사님, 사장님, 부탁드려요!
히메오 : ..........
키노시타 : ...사장님?
이 아니라, 사와시마 씨?
히메오 : 어라라!?
(다다다다다)
키노시타 : 아!?
ㅇ, 왜 그러세요?
히메오 : 아, 뜨거, 답답해, 약!
숙취가 아직 안 나았나봐!
(철컥...쾅)
키노시타 : .........
키노시타 : 설마...도망?
.........
히메오 : 하~, 하~, 하아아아아~
히메오 : 이상하네...아직도 빨게.
알콜 기운이 남은채로 회사로 와 버렸네...
오사무 : 아직 멀었어, 미토코짱.
남에게 수치심을 안겨주려면, 우선 자신부터 각오해야지.
미토코 : ㅁ, ㅁ, ㅁ.........못됐어.
오사무 : 아하하하하, 어쩔 수 없다고.
나한테 미토코짱이 제일 중요하다는 건,
다들 알고 있으니.
미토코 : .........
오사무 : ...어라?
방금 건 혹시, 너무 뻔뻔스러웠나?
오사무 : ㅈ, 저기...미토코짱?
미토코 : .........
혹시 그녀 또래의 입장에서는
[재수없다]의 레벨까지 이르렀다든가?
오사무 : 아, 아~...
아니, 그러니까 말야?
미토코 : 어떤식으로?
오사무 : ㅁ, 뭐가?
미토코 : 어떤식으로...제일?
오사무 : 에, 에?
음, 으음...이건 대체 무슨 소리지?
[어떤식으로]라니, 뭘 어떻게 설명해야 되나?
오사무 : 그, 글쎄...으음...
이, 일단...
이번엔 재수없지 않은 범위에서 머리를 짜낼 필요가 있는...걸까?
오사무 : 예를 들면...이렇게, 내가 거실에 있다고 치잖아?
그러면, 미토코짱은 내옆에 앉아 있어.
미토코 : ㅇ, 응?
오사무 : 그래서, 우리앞에 말야...
이렇게, 무릎꿇은 젊은이가 있다고.
으음, 그...츠요시군이라고 했나? 그런 종류의.
미토코 : 오, 오제키...?
왜 그 녀석이...?
오사무 : 아니 그건, 무대 장치?
미토코 : 무슨 소린지...모르겠어.
오사무 : 그러니까 말야, 거기서 내가 격앙하는 거야.
[미토코는 아무한테도 줄 수 없어! 돌아가~!]이런 식으로.
미토코 : .........
오사무 : 그게 당연하잖아? 미토코짱은 내가 키웠다고.
어디서 굴러먹다온 말뼈다귀 같은 놈한테
순순히 뺏길수는 없지.
미토코 : .........
오사무 : 그래서, 몇번이고 반대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꺾여서,
결혼식에서 훌쩍훌쩍 우는거야.
게다가 미토코짱한테 꽃다발이라도 받는 날에는...
아, 안돼, 진짜로 코끝이 시큰거린다...
미토코 : 역시...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오사무 : 에, 그래?
나는 꽤 위험한 상황인데...
미토코 : 모르겠는 걸...
오사무 : 으, 음~..
꽤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보는데.
아아, 이것이 [부모의 마음, 자식은 모르네]라는 심경인가...
또 다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듯한, 그런 날의 일.
미토코 : .........래
오사무 : 미토코짱?
미토코 : 먼저 갈래!
오사무 : 먼저...라니,
어차피 요앞에서 헤어지잖아?
미토코 : 그래도 먼저 갈래!
간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다다...)
오사무 : 아, 미, 미토코짱!?
어라?
[부모의 마음, 자식은 모르네]가 아니었나?
왜 이런 정반대의 상황이 됐지?
어느샌가 나는,
미토코짱을 화나게 했다는...?
오사무 : .........잘 다녀와
히메오 : .........
오사무 : 으음...후보일은 목요일 오후와 금요일 오후.
그리고 다음주 수요일 오전인가.
히메오 : ...(슬쩍)
오사무 : 목요일은 NG네...히메오씨가 과외 가르치는 날이다.
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킥오프만은 해야 되는데.
히메오 : ...(싱긋)
오사무 : 사와시마 씨, 시키죠의 킥오프,
금요일 17시부터해도 괜찮습니까?
히메오 : 읏!?(푸우우우우)
오사무 : 안되나요.
그럼 좀 골치아파지네.
어떡한다...다음주 수요일은 좀 곤란하죠?
히메오 : 에...ㅁ, 뭐가?
오사무 : 뭐가라뇨...
시키조 코퍼레이션과의 킥오프 회의 말이에요.
릿센 지구의 맨션 판매건으로.
히메오 : 그건 오사무ㅆ...
당신이 우선도 S로 정해놓은 안건 아냐?
뭐 문제라도?
오사무 : ...아까 제가 한 얘기 들으셨나요?
히메오 : 에...?
.........
(쾅!)
오사무 : 읏!?
키노시타 : 읏!?
히메오 : 책임전가도 적당히 하지!
스케줄 관리는 당신한테 일임한걸로 아는데, 요시무라.
오사무 : ㄴ, 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확인은 꼭 해야...
(쾅!!)
히메오 : 나는 말야, 일임한다고 하면 정말로 전부 맡긴다고.
당신을 신뢰하기 때문에 말야. 뭐 잘못됐어?
잘못됐는데요...
히메오 : 내 신뢰를 배반하지 말아줘.
...이번엔 됐어, 다음부터 조심해.
그런 나의 중얼거림은,
너무나도 의미불명한 검막에 압도당해,
소리로 표현되지 못한 것 같다.
오사무 : 하아...
(타다닥탁...) --- 자판 두들기는 소리
히메오 : (작은 소리로)으...
아아아아, 뭐하는 거야.
뭘까, 이건...
히메오 : ...(추욱)
도대체 뭘까.
키노시타 : 저기, 요시무라 씨, 죄송해요.
오사무 : 에? 뭐가요?
키노시타 : 그게, 아마도 제 탓일 거예요.
오사무 : 그러니까, 뭐가요?
키노시타 : 그...더이상은 말 못해요.
숙녀 협정이 있기 때문에.
오사무 : ...그러신가요
키노시타씨의 위로가 또한 의문 투성이로,
더 헷갈린다.
히메오 : 하아아아아...
다만 한가지, 알수 있는 건...
히메오씨의 태도가 차가움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
(따르르르르...)
...일 얘기를 숨긴 것,
역시 미토코짱이랑 무슨일이 있었나?
오사무 : 네, 사와시마 이사실입니다.
아까 미토코짱의 태도도 좀 이상했고.
히메오 : ...(슬쩍)
오사무 : 에...일요일, 말씀이십니까?
히메오 : ...(싱긋)
오사무 : 아니요, 하지만 그날은...
예, 말씀하시는 의미는 알겠습니다만.
히메오 : 읏!? (푸우우우우)
오사무 : ㄴ, 네, 예, 분명히 비어있기는 합니다...
히메오 : (작은 소리로)잠깐만 있어봐...
이대로 놔두면 패턴화가 되잖아.
오사무 : .........알겠습니다.
그럼 일요일 18시, 트리튼 호텔 2층 강당이시라고요.
네, 꼭 사와시마가 참석하겠습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히메오 : ...에?
오사무 : 후우...
히메오 : 저기, 방금 전화, 뭐야?
오사무 : 에...?
.........
(쾅!!!)
오사무 : 읏!?
키노시타 : 읏!?
히메오 : 왜 그런 결정을 멋대로 해!
오사무 : 스케줄 관리는 저한테 일임하신 게...?
히메오 : 그렇다고 해서,
내 휴일까지 간섭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오사무 : 휴일이라고는 해도 업무의 일환입니다.
그것도 우리 회사에 있어 중요한.
(쾅!!!!)
히메오 : 듣기 싫어!
나한테서 토코짱과 보낼 귀중한 시간을 뺏으려고 하다니,
이런식으로 보복할줄은 생각도 못했네!
오사무 : 진정하세요, 사와시마 씨.
그리고 자신이 심술부리고 있다는 자각이 있다면 참아주세요.
대체 뭐지, 이건...
히메오 : ㅇ, 으으...못됐어, 못됐어~
도대체 진짜 뭐냐고.
오사무 : 어차피 거절할 방법이 없어요.
사와시마 그룹의 신규 가입 기업들이 모이는 파티예요.
주빈이라고요, 우리는.
히메오 : 그런 건 사장하고 부사장이 가면 돼.
난 토코짱이랑 피크닉가고 싶어.
오사무 : 약속했나요?
히메오 : ...오늘밤 할거야.
이 무슨 뒷북인가.
오사무 : 당신이 안가면 어떡합니까.
무엇때문에 여기로 파견됐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녀 유일의, 사와시마 히메오 개인으로서
큰 기대를 받는 일이 생겼는데...
솔직히 신참자인 미치하마 상사에게 있어,
사와시마 그룹 간부와의 회합에 그녀가 있고 없고는,
고급 융단과 바늘 방석 정도의 안심감 차이가 있기에.
히메오 : 그런 거 몰라.
원래부터 오사무씨가 잘못한거니까.
조금만 확인해보면 끝날 얘긴데, 멋대로 결정해버려서...
오사무 : 아뇨, 그러니까요, 저기 말이죠...
히메오 : 안 간다면, 안 가!
(적당히 좀 하세요) ===
(저도 같이 갈 테니까요)
오사무 : 적당히 좀 하세요, 히메오 씨!
오늘 좀 이상하다구요!
히메오 : 으!?
아...또 저질러버렸다.
이사를 화나게 하다니, 사내에 보기 좋지 않다...
오사무 : 휴일에 스케줄을 넣을 수밖에 없는 건
안타깝게 생각하고, 미안하게도 생각해요.
하지만...
이걸 방치해두는 게, 훨씬 더 보기 좋지 않으니.
오사무 : 하지만 임원이라면 당연한 일이에요.
여긴 대학 캠퍼스도 아니고, 당신은 조합원도 아니에요.
서비스 잔업도 휴일 출근도 과로사도 달게 받아들이세요.
히메오 : 오사무 씨...
뒤에 건 거짓말이지만.
오사무 : 피곤해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는 게...
히메오 : 으으응...그런 게 아냐.
그렇지, 않아.
최근에는 자신의 분수를 알고,
룰을 무시하는 듯한 언동은 별로 하지 않게 되었는데.
히메오 : 사실은 어떤 게 옳은 건지 알고 있고,
당신한테 화도 안 났어.
단지, 그...숙취야.
오사무 : 그런가요...몸조리 잘 하세요.
어젯밤에는 한 방울도 안 마신 것 같던데...
히메오 : 그러니까 부탁해...
미워하지, 말아줘.
오사무 : 그럴 리가 없잖아요.
뭐, 그녀가 그렇게 [~이고 싶다]라고 한다면,
난 그걸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에 이론이 있을 리 없어.
히메오 : 고마워...오사무 씨.
그리고, 미안해요.
오사무 : 아뇨, 저도 죄송했습니다.
히메오씨한테 소리질러서.
히메오 : 잠시 동안...이쪽 보지마.
지금 바라보면, 무슨 소리를 해야할지 모르겠으니까.
오사무 : 네...알았습니다.
이렇게 나와 히메오씨의 다툼과 화해는,
겨우 1분 동안에 집결되었다.
하지만...
남사원1 : 드...들었어?
남사원2 : 어, 들었어...
여사원1 : 정말이다...
정말로 [오사무 씨], [히메오 씨]네...
여사원2 : 약혼자라는 소문...그냥 소문 레벨이 아니네.
여사원3 :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사랑 싸움을 하면 말이지...
남사원3 : 혹시...같이 산다는 얘기도...
히메오 : .........
오사무 : .........
그때 우리들의 언동은
사무실에 우리들의 관계에 관한 의혹을 증폭시켰다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