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무 : 아...앗!?
아니다. 내 손이다.
...상사한테 무슨짓을.
사사키 : 이제 히가시하기모리입니다.
아가씨를 깨우셔도 좋습니다.
오사무 : .........
사사키 : .........
결국...
그후에 칭얼대는 히메오씨를 억지로 깨운 것은,
차가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에 도착하고 엔진을 끈 이후로.
따라서 그때...
미토코 : 어서오시지요, 사장님, 사모님...
아사미 : 오사무...
오사무 : 에? 에?
히메오 : ...으음?
내 어깨에 기댄채인 그녀는,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분타로 : 자~, 그럼 술은 다 받았는가~?
미토코 : 아, 나 아직 오렌지 주스 못 받았어.
히메오 : 콜라라면 있는데, 이건 안돼?
미토코 : 아, 으음~, 탄산은...
카야 : ...꼬마 아가씨
미토코 : 카야씨도 맥주 못 먹잖아.
맨날 위스키니.
오사무 : 그건 전혀 방향성이 다른 것 같은...
사사키 : 아가씨, 이것을...
술깨는 약입니다.
카야 : 마시지도 않았는데?
사사키 : 2차 음주에 의한 숙취라는 것이
또한 심각한 문제로...
히메오 :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 사사키!
이 정도의 알콜 냄새, 견딜 수 있어!
아사미 : 견딜 필요가 있구나...
오사무 : ...아니 근데, 왜 여기에 네가?
키헤 : 에~, 그럼 자리에 계신 여러분,
건배 준비는 다들 되셨나요?
분타로 : 준비는 다 됐는데 말야...
왜 배치가 이렇게 됐어?
요시노리 : 나랑 하치의 주변만 남자 투성이...
카야 : 방 순서대로.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미토코짱, 영감님, 쿠마자키 씨, 야스나가 군,
나, 카야 씨, 아사미, 사사키 씨, 히메오 씨.
오사무 : 그거 이전에 슬슬 한계가 아닌가하는...?
마침내, 육첩 단칸에 합계 9명...
여유있는 작가가 있다면 아마추어 야구 얘기를 삽입해도 될 인원수다.
밖에는 벌레 소리도 슬슬 잦아들 한가을이지만,
이 방에는 오늘만은 초봄의 따뜻한 날씨...
키헤 : 그럼 갑니다.
사와시마가 아가씨의 대(大)출세를 성대하게 축하하며...
전원 : 건배~!
(챙그랑~)
그러한, 누군가가 불평을 하든 말든,
평상시와 같은 영감님의 선창으로
오늘의 연회도 무사히 시작된 이유로.
히메오 : 어머, 이 콜라 맛있네.
왠지 보리 냄새가 나서 신선한 맛...
사사키 : 아, 아가씨, 그건...
오사무 : 맥X...
어느새, 누가?
(거기도 맥콜이 있나보네요 ㅋㅋ;;)
.........
미토코 : 아무리 그래도 말야...
나한테 아무말도 안하다니 서운해 히메오 언니~
히메오 : 미안해 토코짱.
말해도 안 믿을 것 같아서.
분타로 : 보통 믿고 말고 이전의 문제로 말이 안되는 일이지.
자신이 창업하지도 않은 대학생이 이사라니.
요시노리 : 어떡한다...살까? 팔까?
엄청난 내부 정보를 손에 넣었는데,
활용 방법을 모르겠네.
미토코짱과, 무슨 영문인지 아사미까지 포함한 배웅을 맞은 우리들은,
그곳의 공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전율감을 느꼈다.
히메오 : 그래. 갑자기 취칙하게 돼서. 오사무씨의 회사에.
...그런줄 알았는데, 전율한 것은 나 혼자만이었던 듯,
히메오씨는 아주 간단하게, 지난달부터 나의 상사가
되었다는 것을 고백했다.
...나한테는 계속 말 못하게 해놓고.
히메오 : 있잖아, 유학에서 돌아온 뒤로,
사회 경험을 할 기회가 없어졌잖아?
그래서 아버지가 아르바이트해볼래라고 하시길래...
키헤 : 회사 하나를 맡겼다는 건가...
역시 사와시마 그룹. 차원이 다르네.
요시노리 : 그런 레벨의 얘긴가...?
히메오 : 하지만 아무래도 일을 전혀 몰라,
누군가 서포트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사사키한테 얘기했더니...
사사키 : 분명 요시무라님이 예전에 근무하셨던 회사였다는 것이 생각나,
아가씨의 교육계를 부탁드렸다는 얘깁니다.
오사무 : 사사키 씨...
대단한 말맞춤...
미토코 : 그, 그럼, 오사무군을 정식 채용한 건,
히메오 언니, 였던 거야?
그, 오사무군의 노력에 의한 게 아니라.
오사무 : 아...
미토코짱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진다.
[노력에 의한 성과]를 신성한 것이라 믿는 이 아이는,
내가 겨우 이룬 성과의 이유가, 그런 어영부영한
내막이 있었다는 것을 순순히 기뻐하진 않겠지.
히메오 : 으으응(아니),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
미토코 : 에...?
히메오 : 오사무씨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정식 채용될 예정이었어.
이건 인사부장한테도 들은 얘기니 틀림없어.
오사무 : 히, 히메오 씨...?
그녀가 나를 도와주고 있다...
그것도 미토코짱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지금까지의 우리들의 역사를 본다면,
믿을 수 없는 해빙기다.
히메오 : 아니 오히려 나는, 혹시
오사무씨의 출세할 싹을 잘라버린 걸지도 몰라.
만약 그렇다면 미안해.
미토코 : 그런거야, 오사무 군?
오사무군의 노력은 정말 인정받은 거야?
오사무 : 에? 에? 그건...
게다가 히메오씨의 표정이, 미묘한 형태로 부드럽게 생긋거리고 있다.
[자자, 말을 맞춰야지. 그게 좋을 걸?]
이라는 말이 그 표정에서 흘러 나온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그런 기억은...
히메오 : 잊었어? 히라키 부부장을.
그 사람, 정말로 인사부에 찾아가 당신일로 엄청 따졌다고?
경리부랑 격렬한 다툼이 있었다니까.
오사무 : 경리부의...히라키 부부장...?
에엣! 그렇담, 혹시...
히메오 : 응, 시용 기간중에 엄청난 성과를 남겼다든가 뭐라나...
오사무 : 히라키씨 부부장이 됐단 말인가요!?
전 오늘 아침에 봤을 때도 히라키 과장님, 과장님하고 불렀는데요!
히메오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말야...
이 무슨 실례되는...사회인 실격이다.
최근에 항상 난처한 표정을 지었던 건 그 이유였던가!
미토코 : 그래...그런거야...
오사무 군, 제대로 인정받았구나.
히메오 언니가 오사무군한테 도움받는구나.
히메오 : 자신의 보호자에 대해 좀 더 자신을 가지라고.
뭐, 그래도 토코짱의 가정 교사는 양보할 수 없지만.
미토코 : 응...
히메오 : 그럼, 자...
다시 한번 축하해줄래?
미토코 : 응...
히메오 언니, 정말 축하드려요.
(챙그랑~)
오사무 : ...어라?
미토코짱의 기분이 순식간에 풀렸다...
.........
아사미 : 오사무
아사미 : 저기, 오사무.
아사미 : 정말...
미안한데 자리 좀 바꿔주겠어?
카야 : .........
아사미 : ? 으음, 아마기 양, 이었지?
미안하지만 말야...
카야 : .........
아사미 : ...저기, 듣고 있나요?
카야 : ...무슨 이유로?
아사미 : 응?
카야 : 자리를 바꿔달라는 이유는?
아사미 : 아, 아아...
(작은 소리로)듣고 있었잖아...
아사미 : 잠깐 오사무한테 할 얘기가 있어.
부탁해, 금방 끝나니.
카야 : .........
아사미 : ...이유 말했는데? 솔직하게.
카야 : 이미 안중에 없나요, 나는.
아사미 : 응?
카야 : 어차피 [아마기 카야따위 사천왕 중에서도 가장 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소리하면서 웃고 있겠지, 비밀 기지의 작전실에서.
아사미 : 그건 대체 무슨 망상의 산물이야...?
카야 : 아 진짜...오사무 군, 나 이외의 여자한테는 너무 약해.
지금까지 봉인됐던 라스트 보스까지 깨우다니.
아사미 : 그러니까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카야 : 마신다.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선생님도 같이 마셔. 라스보스의 지위를 노린다면 말야.
아사미 : ...미토코짱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왜 이렇게 까칠하게 구는거야 이 아파트 사람들은.
.........
분타로 : ...저기 말야, 쿠마짱.
요시노리 : 뭐야, 하치.
분타로 : 또 다시 세력도가 변한 거 같지 않아?
나, 아무래도 리스토라를 쉽게 본 것 같아.
요시노리 : 그것보다 말야...
우리들이 발언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거 눈치챘냐?
키헤 : 이제는 단순히 떠드는 소리조차 못 내네요.
.........
히메오 : 그럼, 끈다?
미토코 : 응
(철컥)
히메오 : 잘 자.
미토코 : 잘 자...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후훗
미토코 : .........
히메오 : 어라?
미토코 : .........
히메오 : 자...? 토코짱.
미토코 :ㅇ, 으앗!?
아, ㅇ, 왜?
히메오 : 피곤했으려나?
오늘밤도 난리였으니.
미토코 : 아...응, 그러게
히메오 : 아니면...역시 아직도 화났어?
내가 토코짱한테 비밀로 하고 있던 거.
미토코 : .........
히메오 : 미안해.
이미 저지른 일이니까,
아무리 사과해도 소용없지만...
미토코 : 으으응(아니), 별로 화 안났어.
...화, 안났어.
히메오 : 다행이다...
토코짱한테 미움받으면 난 살수가 없는 걸.
미토코 : 아하하...항상 오바한다니까.
히메오 : 응, 오바야.
그치만...반 정도는 진심이 섞여있어.
미토코 : 히메오 언니...
히메오 : 그러니까 믿어줬으면 해.
나, 더이상 토코짱한테 숨기는 일 없을 테니까.
궁금한 것도, 궁금하지 않은 것도, 전부 얘기할 테니까.
미토코 : 응...
히메오 : 자 그럼...그런 이유로, 어떤 얘기할까?
아직 밤은 길다고?
미토코 : 그럼 말야...으음...글쎄.
히메오 : 응응.
뭐든 물어봐. 이 히메오 언니한테.
미토코 : 응, 그래.
히메오 언니가 하는 일, 얘기해줘.
히메오 : 일?
미토코 : 응, 일.
회사는 어떤 곳? 어떤 사람이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슨일을 해?
히메오 : 재미없다고?
나 같은 건, 이름만 임원이지 완전 견습 사원이야.
항상 비서한테 이용당하기만 하는 걸.
미토코 : 그...비서는, 무슨일을 해?
히메오 : ...아, 혹시 그쪽이 목적?
오사무씨가 일하는 모습이 궁금하구나?
미토코 : 그, 그렇지 않.........진 않지만.
그래도 둘 다려나.
히메오 : 둘 다...라고.
미토코 : 그 선물을 사기 위해,
히메오 언니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싶어.
히메오 : 토코짱...
미토코 : 그리고, 오사무군이 일하는 모습도 알고 싶어.
...카야씨도 히메오 언니도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 모습, 알고 싶어.
히메오 : 묻지 않는 편이 좋을텐데~?
오사무 씨, 일할 땐 악마야 악마.
토코짱한테 보여주는 상냥함의 부스러기만큼도 없으니까.
미토코 : 그런 거...엄청 듣고 싶어.
내가 모르는 오사무군이나 히메오 언니의 얘기.
히메오 : 좋아, 얘기해주지.
내가 얼마나 낯선 환경에서 분투하고 있는지.
미토코 : 응.
히메오 : 그리고 저 남자가,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나한테,
얼마나 심한 짓을 하고 있는지.
미토코 : 아하하...그래?
히메오 : 각오하라고?
저 사람, 단숨에 싫어질지도 모른다고~?
미토코 : 그...그래?
.........
미토코 : 에~!?
말도 안돼!
히메오 : 거짓말 아니에요.
3일째만에 갑자기 그랬다고?
게다가 직책상으로 비교도 안될 만큼의 위에 있는 사람한테 말야?
미토코 : 오사무군이 그런 시비어한 소리를 하다니...
아파트의 오사무군만으론 절대 상상이 안 가~
히메오 : 그러니까 그랬잖아.
토코짱 앞에서는 양의 탈을 쓰고 있다고 그 사람.
사실은 피도 눈물도 없다니까.
미토코 : 그, 그렇구나...
히메오 : 그래서 말야, 확실히 나도 이런 대접을 받고 있지만,
본업은 그냥 대학생이잖아?
결국 아무말도 받아치지 못해서.
미토코 : 어, 어떻게 됐어? 그래서?
히메오 : 울었어. 화장실에 특어박혀 10분 동안 울었어.
너무너무 분하고 분해서 말야...
미토코 : 히메오, 언니...
히메오 : 그리고 열심히 세수해서 멀쩡한 얼굴로 돌려놨어.
...사람들이랑 같은 오피스라서 눈가 숨기느라 힘들었어
미토코 : 그렇구나...
히메오 : 근데 말야, 그 이후가 더 심했다고 저 남자.
[오늘부터 근무 시간 엄격히 지키세요]라고 하더라,
방금 울린 여자한테 할 소리야 그게?
미토코 : 오, 오사무군이?
히메오 : 말은 바른 말이지만 말야,
뭐랄까...사랑이 부족하다고 사랑이.
카마타의 구세주라는 얘기도 의심스럽다니까.
미토코 : 카마타?
구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