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무 : .........
그게 가능할까.........이 사람이.
미토코 : .........
히메오 : .........
미토코 : .........하아
히메오 : 이제...먹을까?
미토코 : 하지만...
히메오 : 이미 정해진 시간에서 30분이나 오바했으니.
분명 일 때문에 못 오는 걸거야.
미토코 : 그런 걸까...
히메오 : (작은 소리로)그 정도의 업무량이니.
밤새서 해도 아침까지 끝낼 수 있을까?
미토코 : 에?
히메오 : 그만큼 회사에서 필요로한다는 거야!
아주 좋은 스타트잖아!
미토코 : 첫날에는 인사만 할 뿐이니, 정시에 퇴근한다고...
오늘 저녁하고 가정 교사일은 괜찮을 거라고 했는데...
히메오 : 회사에서는 그런 이유는 안 통해.
그런 걸로 월급을 받고 있으니 당연하지.
미토코 : 그렇긴 하지만 말야...
히메오 : 그리고, 그 사람 전에도 한달 정도 일했다면서?
첫날이라고는 해도 할 일은 얼마든지 있을 거야.
미토코 : 그런 걸까...
히메오 : 그렇다고. 그러니까 회사 잘못이 아냐.
그런 것도 예상 못한 그 사람이 어리버리한 거야.
미토코 : ...연락 정도는 해줘도.
히메오 : 그러게 말이지~
토코짱을 우습게 아네.
용서 못해.
미토코 : ㄴ, 나는 괜찮아...
단지 히메오 언니까지 기다리게 해서.
히메오 : ...토코짱.
미토코 : 미안해?
배 고프지?
어쩔 수 없이 이제 먹을까.
히메오 : (작은 소리로)뭐야 이거...
작전대로 됐는데 왜 나쁜놈이 안 되는 거야...
미토코 : 응?
히메오 : 그럼 먹어볼까요~!
미토코 : 으, 응...
히메오 : 자, 언제나처럼 손을 맞잡고~
미토코 : .........?
히메오 : 잘 먹겠습니다~
(드르르르륵~)
미토코 : 아...
히메오 : ...토코짱?
미토코 : ...왔다!
(철컥)
히메오 : .................에?
.........
미토코 : 그럼, 손을 맞잡고~
히메오 : .........
오사무 : 하, 하하...
미토코 : 히메오 언니?
히메오 : .........눼
오사무 : 아하하, 하하...
히메오 : 으!(번뜩)
오사무 : .........
미토코 : 잘~ 먹겠습니다
오사무 : ㅈ...잘 먹겠습니다.
히메오 : ...잘 먹겠습니다.
한쪽의 시선만이 따갑다...
이 무슨 생력화된 데자부.
미토코 : 아, 오늘은 오사무 군의 정사원으로서 첫출근인 이유로,
조금 분발해 봤습니다.
자, 어떤가요?
오사무 : 으음...조금?
히메오 : .........
평소보다 3종류가 많은 반찬.
과외해야 하는데 당연한 듯이 식탁에 놓인 맥주.
그리고, 오븐 토스트에서 풍겨오는 냄새는,
아마 저건...[미토콘도리아]로.
미토코 : ...어려웠나?
그럼, 힌트 1~
오사무 : 고마워, 미토코짱.
미토코 : 에? ㅇ, 어라? 왜 그래 오사무 군?
오사무 : 응...조금, 말야
히메오 : .........(부들부들부들)
테이블 위를 몇 초 바라본 것만으로,
미토코짱의 마음이 전해져와서,
조금, 꼴사나운 표정이 되어 버렸다.
미토코 : ㅌ, 다 됐나~?
좀 보고 올게.
약간 습한 분위기가 되는 것을 느끼고,
도망치듯 자리에서 일어나는 미토코짱.
나도, 둘만 있는 것도 아닌데
창피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기에,
몇 번이고 눈을 깜빡이며 태연한 척.
그리고...
오사무 : ...아
히메오 : (작은 소리로)...왜 이렇게 일찍 왔어?
이번에는 눈앞의 차가운 오라에 직면한다.
히메오 : 얘기했지?
내일 아침까지 준비해 놓으라고.
오사무 : 예...
사와시마씨가 미치하마 상사를 나간 게 오후 2시.
전형적인 중역 퇴근...
그때, 그녀는 나에게, 취임 1일차인 임원으로서는,
너무나도 성실한 지시를 내렸다.
[각부의 업무 내용, 진척, 수지 상황을 정리한 자료를 작성해,
내일 아침에 보고할 것]
히메오 : 설마, 내 지시를 무시하고 온 거야?
그렇다면 당신의 고용에 대해
당장 재고해야겠는데?
오사무 : 끝냈어요, 다.
히메오 : 거짓말...
오사무 :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내일 아침에 판명될 테니까요.
일단 지금은 업무 후의 한잔을 해도 될까요?
히메오 : ㅅ, 술 같은 거 안 따라줘.
오사무 : 아뇨, 그런 뜻이 아니라.
히메오 : 불가능이야. 영업부만 해도 5개나 있다고?
완전까지는 아니지만 하루에 끝낼 수 있을 리가...
오사무 : ...하루로 정리하지 못할 자료를,
오늘중으로 작성하라고 하신 건가요?
히메오 : 으...
오랜만에 [정사원의 일]을 했다는 충실감 때문인지,
목을 넘어가는 맥주의 맛이 좋다...
확실히 그녀가 내린 지시는 꽤 무리한 거여서,
저녁 무렵에는 아수라장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그 정도의 일이라면.
오사무 : 하지만 그거라면 5시간 정도면 여유예요.
뭐니해도 [이사의 명령]이니까요.
히메오 : ? 무슨 소리?
역시...
자신의 지금 위치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군.
뭐, 무리도 아니지만.
오사무 : 과장 명령이라면 과의 전원.
부장 명령이라면 부의 전원.
임원 명령이라면...각부의 관계 인원 전원을 이용할 수 있어요.
히메오 : 에...?
그녀는...진정한 의미의 사회인이 아니기에,
조직이라는 것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상 못한다.
오사무 : 50명 정도가 모여서 자료를 만들면 말이죠,
몇 시간만에 100페지 정도도 작성 가능해요.
물론, 전(全) 부장의 리뷰도 끝낸 완성판이에요.
[모회사로부터 온 여대생 임원]
그런 센세이셔널한 인사에 전전긍긍하고 있던
미치하마 상사의 사람들은, [사와시마 이사의 지시]라는 주문에,
마치 부모의 원수를 대하듯 작업했다.
그리고, 그 검은 정장과 선글라스 덕분에,
내 존재와 지위가 모두에게 알려진 것도 크다.
...그 복장이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히메오 : 그런...거의 모든 사원을 총동원했다는 소리야?
난 당신한테 지시한 거라고?
오사무 : 그러면 지시 남용이군요.
다음부터 조심하겠습니다.
히메오 : 날 놀리네...
알고서 일부러 그런 거지?
오사무 : 내일 아침에 필요한 거라서,
당신의 내일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간부가 아니기에,
자신이 가진 권력이 어떤 일을 초래하는지 상상 못한다.
히메오 : ㅈ, 자기가 할 일은 자기가 하라고.
부모님한테 그렇게 안 배웠어?
오사무 : 회사에는 그런 논리는 통하지 않아요.
그걸로 월급을 받고 있으니 당연한 거예요.
히메오 : ~으!
점점 이상한 논리를 펼치던 [사와시마 이사]에게 있어서,
아무래도 이 말은 꽤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오사무 : 사와시마 씨...
역시 당신한테 그 직책은 너무 무거운 것 같아요.
가능하면 다른 누군가를...
히메오 : 시끄러워!
아버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거야!?
미토코 : ...히메오 언니?
오사무 : 오! 다 됐어? 나머진 맡겨둬.
미안한데요 히메오 씨, 깔개 좀 부탁해요~
히메오 : 아, 네네.
뜨거우니까 조심해요, 오사무 씨.
미토코 : .........
.........
아직 화제 전환시의 대화가 많이 어색하군.
하지만, 이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도 별로 기분좋진 않지만.
......
...
(드르르륵)
히메오 : 어머~ 토코짱 피부 매끈매끈~
미토코 : 아, 자, 잠깐...
가, 간지러워, 간지러워, 간지럽다고~
히메오 : 아하하, 미안~. 나도 모르게 자꾸 손이 가서~
미토코 : 하아, 하아, 하아...괴, 괴로웠다~
부탁이니까 스폰지를 쓰라고.
히메오 : 네네, 맡겨둬.
그건 그렇고 민감하네~ 토코짱.
특히 옆구리에서 겨드랑이에 걸쳐서 말야...
미토코 : 그만해...말로 능욕하는 것도 그만하라고.
다른 손님도 있잖아~
히메오 : 공중 목욕탕이라는 것도 좋네.
처음오니까 모든게 다 신선하고 재밌어.
...아니면, 토코짱이랑 같이 와서인가?
미토코 : 나는 앞으로도 쭉 이용할거니까 말야,
너무 창피한 짓 하지마...
히메오 : 좋아, 등 닦는 거 끝.
그럼 이번엔 앞으로 돌아설래?
미토코 : 남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
검은옷의 남자2 : .........
검은옷의 남자1 : .........
오사무 : 저기...사사키 씨?
사사키 : 네, 왜 그러시나요, 요시무라 님?
오사무 : 목욕탕 안에서도 선글라스를 안 벗으시네요...
사사키 : 엄격하게 지시를 받아서요.
그래도 목욕탕이기에 역시나 [검은옷]은 탈의실에.
그리고...역시나 앞을 가리는 타올은 하얀색이었다.
(하하...흐흐...하하핫...) --- 미토코와 히메오의 목소리
오사무 : .........
사사키 : .........
오사무 : ...그래서?
사사키 : 그래서, 라뇨?
오사무 : 아뇨, 저기...
왜 당신까지 여기에?
사사키 : 흑.........
오사무 : 현기증 나신거죠!?
사사키 : 아주 좋군요, 공중 목욕탕이라는 것도.
아니면, 요시무라 씨랑...
오사무 :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건
사회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사사키 : 뭐 농담은 그쯤하고.
오사무 : 농담이신거죠?
절 웃기려고 그러신 것 뿐이죠?
그 효과는 전혀 없었지만,
농담이라면 괜찮다....분명...
사사키 : 아가씨 얘깁니다.
오사무 : 아...
사사키씨의 목소리가 갑자기 차분해짐과 동시에,
나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거리를 조금 좁혔다.
줄곧 호시탐탐 노려왔던 기회를,
고맙게도 사사키 씨쪽이 만들어줬다.
이걸 놓쳐선 안 된다.
사사키 : 이번 일...
큰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아가씨를 대신해 사과 드립니다.
오사무 : 아니요...그녀가 제 취업을 도와준 건 사실이니까요.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리 감사해도 부족할 정돕니다.
그것도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짤렸던 회사에,
명예 회복의 기회를 주었기에.
사사키 : 그건 단순한 결과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가씨에게 있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사무 : 왜 그녀는...
저를 그렇게 싫어하는 걸까요?
사사키 : 싫어한다고요? 당치도 않은 말씀.
굳이 말하자면 꽤 마음에 들어하고 계십니다.
오사무 : .........네?
사사키 : 저도 올해로 5년이 되어 갑니다만,
아가씨가 남성이랑 만난 후, 그 일을 떠올리면서까지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을 보인 건 당신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