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1화 (51/87)

오사무 : 으으...

히메오 : 으으~

하나.

월수금은 지금까지대로 요시무라 오사무의 당번일.

그리고 새롭게 화목토는 사와시마 히메오의 당번일로 한다.

하나.

커뮤니케이션이 나쁜 건, 호칭에 문제가 있기 때문.

서로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친목을 도모할 것.

히노사카 판결...

본인의 뜻대로 사건 일단락.

키헤 : 에~, 예로부터, 자식은 부모의 연결 고리라고 했지요.

요시노리 : 뭐 확실히, 나고야랑 기후 사이에 있긴 하네...카스가이.

(키헤가 말한 연결 고리의 원문은 "카스가이"이고, 요시노리가 말한 카스가이는 도시 이름입니다)

.........

......

...

미토코 : 그럼 불 끈다.

히메오 : 응, 부탁해~

(틱)

미토코 : 그럼, 잘 자~

히메오 : 응, 잘 자~

미토코 : .........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

미토코 : .........후훗

히메오 : .........후후훗

미토코 : 으아~, 금방 자기엔 아깝지~

히메오 : 아~, 이렇게 있으니 수학여행 생각난다~.

         날새기 전까지 다들 컴컴한 천장 보면서

         얘기하곤 했는데~

미토코 : 무슨 얘기 했어?

히메오 : 그게 말야...역시 다들 남자 얘기만.

         이상하네, 우리 여자만 있는 학교 아닌가? 라면서.

미토코 : 아하하...히메오 언니네 학교 같은데도 그러는구나.

         어디나 똑같네.

히메오 : 그렇다는 건, 토코짱도...?

미토코 : 아~, 나는 안 갔어.

         ...올해 봄이었어서.

히메오 : ...미안

미토코 : 아~, 나야말로 미안.

         쓸데없는 얘기를 했네.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그, 그러고 보니 말야,

         이제 새학기도 시작됐네.

미토코 : 응. 어제 오랜만에 6시에 일어나려니 괴롭더라고~

히메오 : 어쩐지 내가 일어났을 때 없더라...

미토코 : 하지만 생각해보니 말야,

         신문 배달했을 땐 3시에 일어나도 괜찮았는데.

         이것도 타락한건가.

히메오 : 그런가...그러고 보니 그만뒀지, 아르바이트.

미토코 : 응, 오사무 군이 수험에 집중하라고 해서.

히메오 : ...내가 그만두라고 할 땐 안들었으면서.

미토코 : 응?

히메오 : 좋은 생각이야.

         일은 앞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수험 공부는 지금밖에 못하니.

미토코 : 응, 오사무 군도 그렇게 말했어.

히메오 : ...뭐, 몇 년씩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야.

미토코 : 불길한 소리 하지마~

히메오 : 아하하...힘내 토코짱.

         하지만 무리는 하지마?

미토코 : 나는 괜찮은데 말야,

         오사무 군도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히메오 : .........

미토코 : 낮에는 자신을 위해 알바하고,

         밤에는 내 공부를 봐주고,

         거기다 밤중에는 내 학비 때문에 알바한다고...

히메오 : ㅈ, 저기 말야, 토코짱.

미토코 : 그렇게 무리하는 탓에

         직장 구하는 게 잘 안돼서 말야.

         완전 본말전도 아냐?

히메오 : .........

미토코 : 바보야...진짜 바보.

         .........후훗, 후후훗

히메오 : ...으

미토코 : ...아, 미안. 혼자 떠들어서.

         방금 뭐라고 했어?

히메오 : .........

미토코 : ...자?

히메오 : 으으응(아니). 조금 생각할 게 있어서.

         ...저기 말야, 토코짱?

미토코 : 응? 왜?

히메오 : 그 남자...가 아니라, 오, 오사무씨가

         정말로 널 위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미토코 : 에...?

히메오 : 혹시 그렇다면 말야...

         앞으로는 나한테 기대도 괜찮아?

미토코 : .........

히메오 : 이렇게 말하면 기분나쁠지 모르겠지만...

         나는, 무리하지 않고서도 토코짱을 도와줄 수 있어.

미토코 : ...그렇지.

히메오 : 그리고 지금,

         난 이렇게 토코짱네서 신세를 지고 있어.

         ...따지고 보면, 그와 같은 입장에 있어.

미토코 : .........

히메오 : 어때?

미토코 : 고마워, 히메오 언니.

         옛날부터 쭉 신경써줘서.

히메오 : 그래.

         나야말로 오래전부터...

미토코 : 하지만 미안해.

히메오 : ...어째서?

미토코 : 그게 말야, 나랑 히메오 언니는 친구인 걸.

         나, 친구랑은 돈 문제에 얽히고 싶지 않아.

히메오 : 그럼, 그 남자......오사무씨는?

미토코 : 오사무 군은...뭘까?

히메오 : ...뭐야 그게.

미토코 : 본인은 보호자라고 말하지만...

         나한테 어떤 존재인지,

         실은 아직 잘 모르겠어.

히메오 : 혹시 말이야...

         그에게 [아빠]라는 모습을 보고 있어?

미토코 : 모르겠어...

         내 기억에, 아빠는 없으니까.

히메오 : .........

미토코 : 마마 말로는,

         내가 태어나기 얼마전에 돌아가셨대.

히메오 : 그렇, 구나...

미토코 : 아, 사진은 본 적 있어.

         키는 작고, 살짝 통통한 체형에, 이마는 넓어서,

         전혀 우리 마마의 남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느낌.

히메오 : 흐, 흐음.

미토코 : 하지만 부드러운 눈빛을 띄고 있었어...

         우리 아빠라서 그러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도 살아계셨다면, 분명 아주 좋아했을 거야.

히메오 : .........

미토코 : 아, 또 재미없는 얘기를 했네.

         모처럼의 [수학여행]인데.

히메오 : 으으응(아니)...재미없지 않아.

         토코짱에 관련된 얘기를 들으니 기뻐.

미토코 : 그렇게 말하면...아무래도 좀 창피하다~.

         이제 잘까.

히메오 : 그래...

         그럼, 잘 자.

미토코 : 응, 잘 자~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저기 말야, 토코짱.

미토코 : 아하하. 역시 금방 졸립지가 않네~

히메오 : 만약에, 만약에 말인데?

미토코 : ?

히메오 : 토코짱의 진짜 아빠가 살아있다면...

         자신에게 엄마 이외의 가족이 있다고 한다면...어떡할래?

미토코 : 에...?

히메오 : 아...미안, 잊어버려.

         말도 안되는 일을 상상해봤자지.

미토코 : ............

히메오 : 그냥...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라서.

         어떡하면 토코짱이 행복해질까,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미토코 : 저기 히메오 언니.

         나 별로 불행하지 않다고?

히메오 : 에...?

미토코 : 그야, 마마의 일은 아주 슬프지만 말야.

         단 하나뿐인 가족은 사라졌지만.

미토코 : 하지만, 가족은 아닐지라도,

         그에 가까운 사람들이라면, 분명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을 거야.

히메오 : 가족에...가까운 사람들

미토코 : 우선 히메오 언니.

히메오 : 아...

미토코 : 영감님에 쿠마자키 씨에 야스나가 군. 린코, 마츠루,

         학교 친구들. 이웃 아줌마, 아저씨...

         그리고 좀 봐줘서 카야 씨랑 코우노 선생님도.

히메오 : 봐줘서라니...

미토코 : 그리고.

히메오 : 그리고?

미토코 : .........잘 자.

히메오 : 토코짱?

미토코 : .........

히메오 : .........

미토코 : .........

히메오 : ...잘 자.

.........

......

...

(짹짹...)

(부르르르릉...)

사사키 : 안녕하십니까 히노사카 님.

         저희 아가씨를 도와주시는 것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미토코 : 아, 사사키 씨 안녕.

         자자 히메오 언니, 데리러 왔다고~

히메오 : 네네~, 지금 가~

(철컥, 부르르르릉...)

분타로 : 왠지 말야, 우리 눈앞에 저 차가 서면,

         엄청난 위화감이 들어.

요시노리 : 정차 위치가 겨우 20미터 차이가 날 뿐인데 말이지.

사사키 : 오늘의 예정입니다만, 낮에는 특별한 건 없습니다.

         오랜만에 학교로 가겠습니다.

히메오 : .........

사사키 : 다만 18시부터 시키죠 코퍼레이션의 경영진을 만나는

         리셉션이 있기에, 그쪽으로...

히메오 : 캔슬해.

         오늘밤부터 토코짱의 과외를 해야 돼.

사사키 : 에? 하, 하지만 아가씨.

         이건 주인님...사장님의 직접 지시가.

히메오 : 직접 얘기할게.

         아버지한테 연결해줘.

사사키 : 그, 그건 알겠습니다만,

         그런 이유로 사장님이 납득하시리라고는...

히메오 : 걱정마.

         이유라면 하나 준비해논게 있으니까.

사사키 : ㄴ, 네...

(뚜르르르르...)

.........

히메오 : 아버지? 히메오입니다.

         예,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건강하신 것 같아...예, 예.

사사키 : .........

히메오 : 그래서, 바로 용건을 말씀드리겠습니다만...

         당분간 휴학하려고 합니다.

사사키 : 에...?

히메오 : 예, 그렇습니다.

         저번에 말씀하셨던 얘기, 겸손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사사키 : 아, 아가씨!?

히메오 : 사사키, 앞에 제대로 보면서 운전해.

         위험하잖아?

사사키 : 아...

히메오 : 당장 오늘 오후에라도 가볼까합니다.

         말씀 좀 해주실 수 있습니까?

히메오 : 예, 예...

         일이 그렇게 돼서, 오늘밤 리셉션은...

.........

히메오 : 자, 캔슬.

         사사키, 목적지 변경.

사사키 : .........

히메오 : 듣고 있어, 사사키? 차 돌리라고.

         그래, 자주 가던 챠노유자카의 부티크에.

(챠노유자카는 마루토씨의 과거 작품에 나오는 지명(또는 가게명?)인 것 같습니다)

사사키 : ...어째서입니까, 아가씨.

히메오 : 슈트(suit)가 필요해서야.

         그것도 지금 당장.

사사키 : 그 얘기...

         아가씨한테는 너무 이릅니다.

히메오 : .........

사사키 : 저는 반대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무모합니다.

히메오 : ...방금 그말, 아버지한테는 말 안할게.

         그러니까 말 조심해.

사사키 : 아니요,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이번일만큼은,

         사장님께서 냉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히메오 : 사사키...

사사키 : 그리고 아가씨도 그렇습니다. 바로 어제까지는

         평상시처럼 웃으시면서 흘려 넘기더니,

         왜 오늘 갑자기...

히메오 : 아버지의 의도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사사키 : 아, 아가씨...?

히메오 : 단지 권력이 좀 필요해졌을 뿐...

         걱정마, 목적을 달성하면 금방 돌려줄테니.

사사키 : 그건...무슨 뜻인가요?

히메오 : 새 슈트는 어떤 게 좋을까?

         토코짱한테 좋아하는 색상을 물어봐둘 걸 그랬네.

.........

(다다다다다...쾅쾅!)

미토코 : 오사무 군! 오사무 군!

         일어나, 일어나라고!

오사무 : .........으음?

고함 소리와 진동에 눈을 떠보니,

밖은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최근에는 저녁에 돌아와 심야에 나가는,

상쾌하기까지한 주야 역전 생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철컥, 쾅!)

미토코 : 미안, 들어간다, 가 아니라 들어왔다!

         이봐 눈을 떠 오사무 군!

...그렇게, 졸린 눈을 비비면서

감회에 젖게 할 시간을 줄 생각은 없는 듯하다.

오사무 : 왜 그래 미토코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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