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코 : 네~!
히메오 : 자, 어떨까나...?
맛은 둘째치고, 겉모양은 맛있어 보이지?
미토코 : 어, 바로 얼마전에
그거랑 똑같은 말을 들은 것 같은데?
히메오 : 흐흐흐, 글쎄 그랬나~?
미토코 : 부추의 길이는?
히메오 : 균일.
미토코 : 간의 처리는?
히메오 : 피빼기와 밑간.
미토코 : 그 후에는?
히메오 : 녹말 가루를 바르고...으음
미토코 : .........
히메오 : ...미안.
또 부추랑 같이 볶아버렸다.
미토코 : 후우, 뭐, 그 정도라면 됐나.
만드는 방법은 합격점.
히메오 : 아잣~! 한번에 OK받았다~!
이걸로 언제 토코짱의 신부가 돼도 괜찮은 거지?
미토코 : 나 꽤 폭력 남편인데 괜찮아?
히메오 : 괜찮아, 괜찮아, 나, 순종적인 타입이니까.
미토코 : 뭐야 진짜...근데 아직 속단하긴 일러.
자, 다음은 맛이지.
히메오 : 네네...그럼, 먹어 볼까요?
손을 맞잡고~
미토코 : 아~, 잠깐만.
(다다다다...)
히메오 : 왜 그래 토코짱?
차라면 여기에.
미토코 : 오사무 군, 불러올 테니까.
(철컥)
히메오 : ....................에?
.........
미토코 : 그럼, 손을 맞잡고~
히메오 : .........
오사무 : 하, 하하...
미토코 : 히메오 언니?
히메오 : .........네에
오사무 : 아하하, 하하...
히메오 : 읏!(번뜩)
오사무 : .........
미토코 : 잘~ 먹겠습니다.
오사무 : ㅈ...잘 먹겠습니다.
히메오 : ...잘 먹겠습니다.
한쪽에서의 시선이 묘하게 따갑다...
미토코 : 아, 실은 말야 오사무 군, 이것중에 하나는
히메오 언니가 만들었어. 어떤 건지 알겠어?
히메오 : 읏...?
오사무 : 에? 아...어떤 걸까?
으음.........아, 이 가운데에 있는
(화려하면서도 아주 맛있어 보이는 레바니라) ===
(모양이 아주 건성건성하게 생긴 레바니라)
오사무 : 화려하면서도 아주 맛있는 냄새가 나는 레바니라,
말이죠?
(좋아하는 표정을 보이다가 다시 급 냉랭함)
히메오 : ㄴ, 내가 만든 요리에 손대면 가만 안 있어!
오사무 : 에?
미토코 : 히메오 언니?
히메오 : 에? 아, 그...역시 자신이 없어서.
토코짱이라면 몰라도, 아직은 좀...
미토코 : 그런가...그럼 오사무 군은 이거 먹어.
오늘은 맛을 좀 바꿔봤는데.
히메오 : 그, 그것도 안돼!
토코짱의 요리를 먹다니 말도 안돼!
당신은 밥통이 만든 이 밥이나 먹어!
오사무 : 고문인가요 그건...
게다가 나에게 있어선 이중의 의미로.
.........
히메오 : 가, 가정 교사?
미토코 : 응, 그래서 공부 가르쳐주는 날에는,
보답으로 식사를 대접해주기로 했어.
월수금이랑 일요일, 주 4회.
히메오 : 그, 그럼 일주일의 절반이 넘잖아!
그렇게 빈번하게 단 둘이 된다고?
오사무 : ㅇ, 으음...아직 시작한지 2주밖에 안 돼서...
히메오 : 그렇다는 건 벌써 8번이나!?
...정확히는 오늘로 10번째.
하지만 뭐, 오늘은 단 둘이 아닌데.
미토코 : 나는 학원갈 돈이 없고.
오사무 군은 영양이 불균형이야.
그렇다면 해결책은 하나, 그렇지 오사무 군?
오사무 : ㅇ, 응, 뭐.
히메오 : ...(부들부들부들)
미토코짱은 사와시마씨의 경악하는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 거리낌없이 나와의 약속을 자랑하고 있다.
아마 사와시마씨가 지금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겠지.
...그렇다고 하나, 나 역시 그녀가 최근에 보이는 태도를,
솔직히 상상하지 못했지만.
미토코 : 그렇게 돼서, 지금부터 오사무 군이랑 공부할 시간이야.
미안하지만 히메오 언니, 먼저 목욕이라도 다녀올래?
히메오 : 에............?
같이 있으려고 했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는 낙담의 음성...
미토코 : 응, 여기 방이 하나밖에 없고, 오사무 군도 있으니,
히메오 언니, 편치 않지?
히메오 : 그, 그런...
그, 그럼, 같이 등 닦아주는 건?
(욕탕속에)어깨까지 담그고 100까지 세는 건?
그런 애들이 하는 걸 기대하고 있었나, 이 사람은...
미토코 : 하지만, 이거 끝나면 10시 정도 될 텐데?
히메오 : 괜찮아...그래도 괜찮아...
부탁이니까 방해된다고만 하지 말아줘...
토코짱 옆에 있게 해줘...
...라고 말하면서 나를 노려보는 건 어찌된 영문인지.
미토코 : 그런가...히메오 언니는 대중 목욕탕은 한번도 안 가봤지.
혼자 가는 건 좀 그런가.
히메오 : 에? ㅇ, 아, 바로 그거야!
정말로, 토코짱은 나에 대해 잘 아는구나.
오사무 : 하하...
실제로 보기전까지는 믿을 수 없었지만,
미토코짱과 같이 있으면, 금새 이런 성격이 되는구나.
뭐랄까, 정말로 미토코짱을 좋아한다는 걸
전하는 점에서는, 엄청난 심퍼시(sympathy)를 느끼게 되는데...
하지만...
미토코 : 으음...
오사무 : .........
히메오 : ...(슬쩍, 슬쩍)
미토코 : 아, 이건가...
오사무 : .........
히메오 : ...(두근두근)
미토코 : 어라?
히메오 : 읏!
오사무 : 모르겠어?
어디?
미토코 : 응, 여기.
문제 15의 사지선다 문제.
오사무 : 아, 이건 말야...
히메오 : 3번이야.
여긴 봐봐, 이미 가버리고 지금은 없다는 거니까,
현재 완료형으로...
오사무 : .........
미토코 : .........
히메오 : have+과거 분사니까, 으음...어라?
이제 좀 그만했으면 한다.
벌써 3번째니.
오사무 : ...사와시마 씨.
히메오 : ㅁ, 뭐야?
오사무 : 최소한 미토코짱이 뭔가 쓰기 전까지,
대답하지 말고 기다려주실 수는 없나요?
히메오 : 그, 그런 소리를 해도,
당신 아까부터 도움도 안되고 힌트만 주잖아.
오사무 : 뭐, 어느 정도는 일부러 그러는 거니까요.
사람은 한번 틀리는 편이 기억하기 쉽다구요.
히메오 : 그렇다고 토코짱한테 창피를 주다니!
오사무 : ㅂ, 별로 문제될 거 없잖아요.
누가 보는 것도 아니니까요.
히메오 : 그러면 당연히 더 안되지!
토코짱이 고개숙이고 얼굴 붉히는 걸,
혼자서 히죽히죽거리면서 즐기다니, 대체 무슨짓이야!?
미토코 : 히메오 언니, 히메오 언니.
나 문제 좀 모른다고 울거나하지 않으니까.
히메오 : 이런 건 가정 교사가 아냐...
그냥 정신적 학대야!
오사무 : ㄴ, 네?
히메오 : 더이상 당신 같은 무식하고 이기적이고 잔혹하고
편집적이고 악취미를 가진 인간한테 맡길 수 없어.
내가 토코짱의 공부를 봐 주겠어...
오사무 : 아니, 잠깐만요...
어휘의 풍부함은 인정하겠는데요, 잠깐만 봐봐요...
왜 그렇게 되지?
왜 그런 단락적인 결론이 나오는 거야?
히메오 : 그래...그랬어.
왜 지금까지 그걸 모르고 있었을까...
분명 한달 전, 나와 사와시마씨는,
어느 기업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꽤 심도 깊은 디스커션을 나눴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나와 사와시마씨는,
어느 여중생의 교육 방침을 두고,
초등학생 레벨의 말다툼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뭐랄까...[여대생 사와시마 히메오]라는,
나이에 걸맞는 인물상은 존재하지 않는 건가?
오사무 : 저기, 죄송한데요...우선 미토코짱의 공부는,
제가 책임지고 봐 주기로 약속해서요.
히메오 : 당신처럼 남의 실패를 부추키는 방법으로
토코짱이 클 리가 없어!
미토코 : ...앞에다 [성적]이라고 붙여줬으면 하는데.
단순히 [크지 않는다]라고 들으면 좀 싫으네.
오사무 :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의 제 방법은,
예전부터 자주 사용되온 교육 방침중의 하나인데요.
히메오 : 아니, 그렇지 않아.
[사람은 칭찬받는만큼 성장한다]라고,
카바이 학원의 호도케 선생님도 말씀하셨는 걸!
오사무 : 저도 카바이 학원의 수바르타 선생님한테 배웠다구요.
[사람은 실패에서 성공 이상의 경험을 배운다]라고.
미토코 : 저기...
히메오 : 수바르타 선생이라고? 안돼안돼 그런 선생.
여름 학기때 한번 들어봤는데 아주 저질이었어.
오사무 : 자, 잠깐만요.
인기에만 편승하고 있는 호도카 선생님보다는
수바르타 선생님이 훨씬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한다구요.
미토코 : 저기 말야...
히메오 : 당신 나고야 지점에 다녔지?
기분나빠, 내 생활권에 들어오지마!
오사무 : 어쩔 수 없잖아요.
근처에 좋은 학원이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메이테츠(나고야 철도)를 이용하면 겨우 30분이에요!
히메오 : 아무튼 토코짱은 현역 학생인 제가 맡겠어요!
10년 전에 은퇴한 노인네는 저리가세요!
오사무 : 졸업한지 몇년 됐지만 확실히 기억하고 있어요!
그리고 원래 가정 교사라면 슈우센보다 야츠하시 쪽이 인기가 높아요!
(쾅!)
미토코 : 그만들 좀 해~!
히메오 : 꺄앗!?
오사무 : 히익!?
어느샌가 히트업되고 있던 우리들의 교육 논의(?)는,
피교육자의 일격에 의해 간단히 중단되었다.
미토코 : 두 사람 다 거기 앉아요, 정좌(무릎꿇는 것)!
히메오 : 토, 토코짱...?
오사무 : 미, 미토코짱...왜 나까지?
미토코 : 싸워봤자 서로 손해잖아!
두 사람 다 좀 잘지낼 수 없어!?
히메오 : 그, 그치만, 그건...
오사무 : 아니...난 조금도 반목할 생각이 없었는데...
히메오 : 겸손할줄 모르고 토코짱한테 헤헤거리면서,
잘도 그런 뻔뻔스런 소리를 하네...
오사무 : 왜 당신의 허락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는데요...
미토코 : 그만하라고 하잖아!
히메오&오사무 : ㄴ, 네...
.........
.........
미토코 : 자, 그럼 어서.
히메오 : .........
오사무 : .........
미토코 : 두 사람~?
화해, 한거 맞지?
히메오 : 그, 그건...그렇긴 하지만.
오사무 : ㅎ, 하지만...
화해랑 이거랑은 좀 의미가 다른 듯한...
미토코 : 제대로 불러봐~?
안 그러면 나, 앞으로 두 사람이랑 말 안할테니까 말야~?
히메오 : 그, 그런...
오사무 : ㄴ, 나는 그래도 괜찮지만,
그녀가 허락안할 것 같은데...
히메오 : 그, 그렇게 남한테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니까
비겁자라는 욕을 먹는 거야 당신은.
미토코 : .........
오사무 : 으...
히메오 : 으으...
오사무 : ㄱ, 괜찮은가요?
히메오 : ㅇ, 어쩔 수 없네.
오사무 : .........
히메오 : .........
오사무 : 사...아, 아니...히메오 씨.
히메오 : ㅇ, 왜.........오사무 씨?
오사무 : ㅇ, 으음...아까는 죄송했습니다, 히메오 씨.
가능하면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냈으면.
히메오 : 아, 아뇨, 저야말로.
무례하게 굴었던 거 용서해주세요, 오사무 씨.
미토코 : 네, 그럼 힘차게 악수~.
두 사람 다, 이제 싸우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