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8화 (48/87)

히메오 : 덕분에 눈이 떠졌어...아무리 한심해도,

         생활 능력이 없어서도, 여자한테 서툴러도,

         으으응(아니), 그렇기 때문에 저 남자는 적!

사사키 : ㄴ, 네에

히메오 : 교묘하게 토코짱의 신뢰를 얻어서는 기생하고,

         그 달콤한 즙을 빨, 빨...이 무슨!

사사키 : 무슨 상상을 하시는 겁니까 대체...

히메오 : 더이상 용서 안해.

         그야말로 사와시마의 힘을 총동원해서라도,

         이번에야말로 토코짱 옆에 있지 못하게 만들어주겠어!

제7화 : 사랑과 증오의 세번째 취업

히메오 : ...이렇게 돼서 말야,

         당분간 시끄러울 것 같아, 미안해~?

사사키 : 이게 사와시마의 힘을 총동원한 공작입니까 아가씨...

사사키씨의 어이가 없다는 듯한 중얼거림은,

시끄러운 굴착음에 의해 묻혔다.

미토코 : 헤에~, 정원에 쿠어 하우스 만드는구나!

         좋겠다, 커다란 목욕탕.

요시노리 : 이 무슨 염장질...

분타로 : 여기에는 목욕탕이라는 거 자체가 없는데 말이지.

카야 : 좀 봐달라고 진짜...

오사무 : 졸리다...

날이 밝자마자 갑자기 시작된 옆집의 공사는,

심야 알바를 하고 돌아온 나에게는 고문에 가까웠다.

옆집과 우리 아파트 경계 부근에,

셔블카 같은 것들이 들어와 정원을 파헤치고 있다.

소음 뿐만 아니라, 진동까지 엄청나,

평소에는 옆방 소리조차 잘 들리는 아파트가,

자신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되었다.

히메오 : 완성되면 토코짱도 매일 이용하러 와.

         24시간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니까 말야?

미토코 : ㄱ, 괜찮아!?

         아...하지만 역시 염치없어 그건.

히메오 : 무슨 소리야~.

         이런 건 몇 사람이 들어가도 코스트는 변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목욕비도 아깝잖아?

미토코 : 히메오 언니...

키헤 : 이거 좋구만.

       최근 나이 때문인지 목욕탕까지 가는 것도 힘들어서.

요시노리 : 나도 최근 외출하는 게 정말 귀찮아서.

           근처에 목욕탕이 있으면 좋지 진짜!

분타로 : 역시 사와시마가(家)가 하는 일은 차원이 틀리네.

         지금까지 경계...주목했던 이유가 있었다고, 히메사마!

히메오 : 무슨 뻔뻔한 소릴 하는 거야 이 사람들은.

사와시마씨의 무표정을 가장하면서도, 차가움이 베어 나오는 중얼거림은,

역시 시끄러운 굴착음에 의해 묻혔다.

카야 : 그래서, 그건 그렇다치고,

       언제까지 계속 돼, 이 염장질은?

가장 공사 현장에 가까운 5호실의 카야씨가,

가장 피해를 입어, 약간 심퉁이 났다.

...그건 그렇다치고, 그 복장으로 밖에 안나왔음 하는데.

히메오 : 공사 자체는 한달이면 끝날 거야.

         우리 그룹의 총력을 기울여 만드는 거니.

셔블카 뿐만 아니라, 덤프나 트럭, 콘크리트 차,

심지어는 크레인까지 옆집 정원을 차지하고 있다.

크레인의 용도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청난 중기다.

히메오 : 근데 말야, 공사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무리를 해서,

         공사 끝날 때까지 집에 있을 수 없게 돼서.

키헤 : 그야 뭐...그렇겠죠.

집안은 커녕, 현관에도 못 들어갈 것 같다.

아예 문도 못 지나칠 정도의 상태여서.

미토코 : 그렇구나, 큰일이네.

         그럼 공사 끝날 때까지 어디서 지낼 예정이야?

히메오 : 으음~, 솔직히 좀 난처한 상황이야.

         집에서 학교 다닐 수도 없는 거고, 어떡해야 할까~

미토코 : 그런가...

히메오 : 공사중만이라도 괜찮으니,

         어디 근처에 지낼만한 곳 없으려나~...

미토코 : .........

분타로 : 지금 사와시마의 히메사마가 살데가 없다고 고민하는 거야?

요시노리 : 호텔에서 살아도 아무 문제 없는 팔자가.

두 사람의 석연치않는다는 듯한 중얼거림은,

바로 옆에 있었기에 들을 수 있었다.

히메오 : 어쩔 수 없으니까, 이 주변의 부동산에서

         샅샅이 찾아봐야 되나~...아 난처하네~

미토코 : 저, 저기 말야...

히메오 : 응?

미토코 : 히메오 언니한테는 좁고, 낡고,

         쾌적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히메오 :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쓰니까!

         오히려 나무 냄새의 풍취라고 하나?

         이런데서 살아보고 싶었어!

분타로 : ...왠지 준비해뒀던 것 같은 대답이네.

요시노리 : [같은]은 빼도 되지 않을까?

카야 : 제안 도중에 대답이 먼저 나왔는데,

       두 사람 다 못 느꼈나보네.

오사무 : 여러분, 그런 시니컬한 시점은...

미토코 : 그, 그렇구나...잘 됐다. 

         그럼 공사가 끝날 때까지 우리집에서 살지 않을래?

히메오 : 에...!?

미토코 : 지금은 방이 꽉 차서,

         내 방에서 같이 지내야 되는데.

         비를 막을 정도라면...태풍은 잘 모르겠지만.

시니컬한 시점은 접어두고...

히메오 : 저, 정말!? 아, 하지만 폐가 되지 않을까?

         사실 엄청나게 기쁘다는 건,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미래영겁, 신에게 맹세할 수 있지만...

미토코짱하고만 묘하게 사이가 좋은 사와시마 씨.

그리고 그녀를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친절한 모습을 보이는 미토코짱.

미토코 : 아하하...항상 표현이 거창하다고 히메오 언니.

         그럼, 당분간이지만, 잘 부탁해요.

이런 두 사람의 대화가 이런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필연으로.

히메오 : 그, 그건 내가 할 소리!

         잘 지내보자 토코짱.

그렇게 말하며 꾸벅 머리를 숙이고,

다시 고개를 들 때의 그녀 눈빛은...

히메오 : 그래, 사이좋게 [단 둘이서]...

오사무 : 에...?

똑바로 이쪽을 바라보고,

우월감과 경계심과 적의가 느껴지는,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빛을 띄고 있었다.

키헤 : 어이 지배인 씨, 그 병은 이쪽으로 부탁해요.

사사키 : 아, 따르겠습니다, 영감님.

요시노리 : 헤에, 이거 좋은 술이네.

           고려천의 [쿠우코(空子)] 아닌가.

사사키 : 역시 안목이 있으시군요 쿠마님.

         산지에서도 구하기가 꽤 어렵답니다, 이게.

분타로 : 아하하하, 쿠마님은 좀 아니다, 사사키짱~

미토코 : ...저기, 사사키씨는

         언제 이 사람들하고 친해졌어?

카야 : 최근 1호실에 들어가서 매일아침까지 마시는 것 같아.

       ...뭐가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친목만은 꽤 깊어진 것 같네.

오사무 : 그런 것보다도,

         왜 환영회를 제 방에서 하는 건가요?

오늘밤도 심야 알바가 있는데...

분타로 : 그야,

         리스토라 방이 가장 공간이 많으니까.

요시노리 : 사람들 많은 회식에는 안성맞춤이지.

오사무 : 아니 그것보다, 애당초 이 아파트는

         사람 많은 회식에는 안 맞는...?

다다미 여섯장 규모의 방에 8명...

(2장이 1평 정도라네요;;)

밖은 시원한 벌레 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이 방은 유별나게 덥다.

미토코 : 미안하게 됐네~

         비좁은 방밖에 제공 못해서~

오사무 : 에? 에?

라고 생각하니,

왠지 내 왼쪽만은 묘하게 가을의 기운이 강하다.

미토코 : 하긴, 요즘 세상에 육첩 단칸에 목욕탕없고 화장실 공동이라니,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보증할 수 없겠지~

오사무 : ...오늘 사회 수업에서 뭐 배웠어?

우리 때는 아사히 소송 같은 걸 배웠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사히 소송은 사회 보장 제도와 관련된 소송이라는군요)

미토코 : 상관없~어, 나간다고 해도 말이지.

         그러면 4호실을 히메오 언니한테 주면 되니까~

오사무 : ㅈ, 자, 잘못했어 미토코짱!

분타로 : 아~아, 또 화나게 했네~

요시노리 : 터부중의 터부를 건드리다니...

키헤 : 이렇게 된 이상,

       보내줄 수밖에 없군요.

       ...좋은 사람이있는데, 소주인.

오사무 : 아, ㅇ, 여기 콜라 마실래? 아니면 우롱차?

         ○콜 마시고 싶으면 역앞의 놀 수있는 책방에서라도 사올 테니까!

(책방은 빌리지 방가드를 의미한다는군요)

미토코 : 그런 맛없는 거 필요없는 걸.

         아~, 상심이 너무 커서, 그냥 이걸로.

오사무 : 안돼! 그건 안돼!

         딱히 쌀이 원료라 그런 건 아니지만 안돼!

참고로 미토코짱이 든 고려천의 [쿠우코]는,

사와시마씨의 출신현이 자랑하는 쌀로 만들 술.

미토코짱에게는 아직 이르다.

...아주 조금.

미토코 : 므~, 이거 놔~

         한잔 안하고는 못 견디겠어, 덴장~

오사무 : 헛, 장난이지?

         장난하는 거지!?

미토코 : 앗하하~,

         벌써 빙빙 도는 것 같아~

오사무 : 이리 달라고!

         아~, 야, 넘친다넘친다~

히메오 : .........

카야 : ...흥

오사무 : .........아

술컵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나와 미토코짱의 모습은,

다른 여성진에게는 아주 추한 모습이었나 보다.

세크하라(성희롱)가 아닌데.

.........

미토코 : 저기저기, 역시 아까 그 병원에 한번 더 가보자.

         분명 지하에 뭔가 있다고.

키헤 : 아뇨아뇨, 지금은 저 유령 터널에 가야한다고요?

       내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카야 : 해안에 있는 동굴도 수상한 것 같은데.

       왠지 터널이랑 연결됐을 것 같아.

사사키 : 음~, 종반에 와서 이 선택은 고민되는군요.

         여기선 일단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정리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미토코 : 학교 옥상에서 주운 열쇠가 쓸만할 것 같은데.

키헤 : 하지만 열쇠를 열기에는 행동력이 부족하다고요?

       일단 과자 가게에 들러서 주스로 체력 회복을 해야.

사사키 : 그러기에는 갖고 있는 돈이 부족합니다.

         우선은 회장을 설득해 부비를 얻어야죠.

분타로 : 저기 말야 쿠마짱. 내 기분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이 게임, 원래 이랬나?

         좀 더 문장만으로 진행되는 진행되는 소설 형식의...

(HERMIT의 이전 작품인 [FOLKLORE JAM]의 설명이라는군요, 음악포함해서.

 이 게임도 마루토 후미아키씨가 참여했다는군요)

요시노리 : 우연히 이 게임의 원 기획서를 손에 넣어서 말야.

           소재를 이용해서 그대로 다시 만들어 봤는데...

분타로 : ...쿠마짱 말야, 게임 회사라도 좋으니까 취직하라고.

         왜 그런 재능을 썩히고 있어.

요시노리 :  전 캐릭터의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네 녀석의

            재능이 훨씬 아깝다.

카야 : 아, 갑자기 엣찌씬 돌입.

분타로 : (히로인 목소리로)유, 유이치 군...부드럽게, 해줘...

미토코 : 꺄~! 넘겨 넘겨~!

.........

오사무 : 저기...

히메오 : 뭐야

새로운 입주자의 환영회가,

어느샌가 성인 등급의 PC게임 대회로 변모했을 때.

주빈(主賓)이자 메인인 분은, 글라스를 두손으로 잡은 채,

멍하니 다른 사람들이 흥겨워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오사무 : 술 드셨나요?

히메오 : 보면 알잖아?

분명히, 보면 알듯이,

아까부터 아무거에도 손을 대고 있지 않다.

오사무 : 맥주, 새로 가져올까요?

글라스에 따라진 맥주는 체온에 의해 따뜻해져,

지금 마시면 분명 상쾌할 정도로 미지근하고 쓸 거다.

히메오 : 됐어.

오사무 : 혹시...[데라○마]밖에 안 마신다든가?

         하지만 그건 꽤 오래전에 생산 종료돼서...

(기린 맥주의 데라우마를 가리키는 거라는군요)

히메오 : 왜 맨날 지방에 관련된 소리만 하는 거야 당신은!

(데라우마라는 맥주는 아이치, 기후, 미야기현에서만 팔았다는군요)

옛날에 유행했던 약간 진한 맛이었던 그곳의 맥주는,

사와시마씨의 취향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얘기를 풀어나가는 실마리로써

이렇게나 유효한 네타도 없으니까 말이지.

반드시 걸려드니.

오사무 : 저기...좀 뜬금없는 소리지만,

         아까부터, 화났나요?

히메오 :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이 무슨 기본에 충실한 초등 학생 레벨의 대답이냐...

히메오 : 왜 그래?

         애당초 이런 빤히 보이는 회유책으로

         말려들거라 생각했어?

그 태도로부터 알 수 있듯이,

사와시마씨는 분명히 이 회식을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조금 더 말하자면,

미토코짱 이외의 세입자들-나를 포함해서-한테

여전히 별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 빤히 보여서.

오사무 : 아뇨 저는...단지, 감사하다는 말이 하고 싶어서.

히메오 : 응?

오사무 : 이전에 그 여러 가지 조언,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렇지만 보름전...그녀는 분명히 나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충고와 아무한테나 얘기하지 못할 귀중한 정보를 준

대은인이라서.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곳에서 불쾌해하는 그녀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히메오 : 결국 해고당한 주제에.

         잘도 그런 입에 발린 소리가 술술 나오네.

오사무 :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에요.

         정말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히메오 : .........

오사무 : 덕분에 결과는 그렇다치고,

         해야할 일을 원없이 했습니다.

히메오 : ...흥

사와시마씨는 고개를 숙이는 나를, 역시 불쾌한 듯 쏘아보더니,

컵안의 미지근한 맥주를 단숨에 비웠다.

오사무 : 아, 여기여기.

히메오 : 그런 의미가 아니니까.

오사무 : 아, 그러신가요.

맥주병을 든 상대 앞에서 컵을 비우는 건,

한잔 받기 위함이라는 것이 사회인의 상식인데.

히메오 :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니었어...

         적에게 소금을 보낸다는 건, 바로 이걸 말하는 거네.

오사무 : 무, 무슨 소린가요?

         설마 그 정보가 미쯔마루측에 흘러갔다든가?

[미쯔마루 부동산에 검찰의 손길이 뻗친다]

그런, 여러 의미로 [쓸만한] 정보를,

나는 정보원을 배려해

별로 로컬하게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혹시, 그녀의 적에게

이 정보가 들어갔다면...

히메오 : 그건 아무 문제없어.

         단지 피곤한 일이 생겼을 뿐.

오사무 : 그게, 무슨 소린가요?

히메오 : 당신이 해고된 미치하마 상사 말인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