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7화 (47/87)

그런 작고 쩨쩨하고,

아무 도움도 안되는, 단순한 내 고집에,

미토코짱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모습을 보였다.

미토코 : 기대기로 결심했으니까.

         믿기로 결심했으니까.

         ...그러니까, 전부 다 맡길게?

.........

......

...

(짹짹...)

카야 : 아...

오사무 : .........

미토코 : .........

카야 : 저기요...

오사무 : 음...

미토코 : 흐...으음, 스으...

카야 : 뭐하고 있는 거야~

       너희들 진짜.

미토코 : 으, 으음...

         오사무...군

카야 : .........

미토코 : 음...으흠...음~

         으흐흐..흐흐...

카야 : 아~아.........완전 뺏겨버렸다.

       아주 지멋대로야...

.........

(삐익-- 삐익-- 삐익---) --- 호루라기 소리

......

...

츠요시 : 오래 기다렸지~!

         어땠어 내 골(goal)?

미토코 : .........

린코 : .........

마츠루 : 으, 응...대단했어, 대단했어 츠요시 군.

츠요시 : 그치? 그치?

         그 각없는 곳에서 잘도 때려 넣었다니까!

         내가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미토코 : .........

린코 : .........

마츠루 : 지, 진짜로 멋졌어...

         오늘의 MVP는 누가 뭐래도 츠요시 군이야.

츠요시 : 야야, 히노사카?

         이걸로 내가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는 게 증명됐지?

미토코 : ...응

         분명히, 그, 뭐냐...잘 했어.

츠요시 : 왔다왔다왔다!

         새삼 반했어? 그치, 새삼 반한거지?

미토코 : 아~, 으음, 그...

         [새삼] 반하기 위해선, 이전에 반했던 실적이...

린코 : 토코...

       오늘 같은 날은 말야.

미토코 : 아...응

마츠루 : ...으

츠요시 : 아, 혹시 나를 위해서 도시락을 준비해왔다든가?

         그때 그의 기뻐하는 미소가

         우리들의 시작이었어요, 같은!?

미토코 : 오제키...이거 줄 테니까.

         써.

츠요시 : 우, 우와, 진짜? 진짜로!?

         .........어, 뭐야 이거? 손수건?

린코 : 아직 눈이 빨갛다고 너.

       조금 더 진정하고 와.

츠요시 : 아...

마츠루 : 으, 흐흑...

미토코 : 아~, 그 뭐랄까...오제키?

         솔직히 말해 다시 봤어.

츠요시 : 아...어...

린코 : 우리 학교 최초의 지역 베스트16이라니,

       냉정하게 생각해도, 너의 실력인 건 틀림없으니.

마츠루 : ㅇ, 응...응!

         시드 배정 학교한테서 1점 따낸 것도 처음이었지?

미토코 : 그...나, 분명 축구에 대해선 잘 몰라서,

         실은 오제키 시합하는 거 처음으로 본 거지만,

         전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츠요시 : 으...ㅅ, 쌩큐...

미토코 : 그러니까...이대로 우리들이랑 같이 있던지,

         같은 팀 애들한테 갔다가 오든지, 일단 결정하는 게?

린코 : 우린 괜찮으니까 말야,

       그쪽은 여러 가지로 프라이드 같은 게 있을 테니.

츠요시 : ㅇ, 어...

마츠루 : ㅇ, 으으..흐흑...으으...

츠요시 : 그, 그러면...히노사카.

         이거, 나중에 꼭 돌려줄 테니까.

미토코 : 응, 아무때나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어서 가봐.

츠요시 : ㅁ, 미안!

(다다다)

아사미 : 아...오제키 군?

츠요시 : 미안해요, 선생님!

         지금 좀 정신이 없어서~...!

.........

아사미 : 후우...아직도 저렇게 달릴 수 있네.

         힘이 넘치네, 저 아이.

미토코 : 아...

린코 : 뭐, 몸은 말이지.

       평소에도 체력은 남아도는 녀석이니.

아사미 : 너희들도 응원하느라 고생했어.

미토코 : 왔었구나...코우노 선생님.

아사미 : 축구부 창립 이래의 최고 쾌거라는 것 같으니 말이지.

         예선에서 3번이나 승리하다니.

         그래서 오늘은 교직원의 과반수가 왔다고.

미토코 : 그, 그래...

아사미 : ? 그건 그렇고, 우리 학교 시합 처음 봤는데,

         예상외로 강하네.

린코 : ...작년까지는 분명히 약했지만 말이지.

       완전 1회전 레벨.

마츠루 : 올해는 츠요시 군이 있으니까...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했고.

아사미 : 선제골을 넣었을 땐 이기는가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데로는 안 되더라.

마츠루 : 상대팀은 시드 배정 학교라서, 수준이 틀리니까요...

린코 : 평소에 10골은 먹었던 상대한테 3골 먹었으니까,

       아주 잘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지만 말이지.

아사미 : 두 사람 다 잘 아네.

         자주 보러 오니?

린코 : 저는 이 녀석한테 이끌려서 가끔씩.

마츠루 : ㅇ, 으음...

         저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보면 응원하고 싶어지는 성격이라서!

         예, 저 무지개 너머까지도~

린코 : 여기까지 와서 또 일반론을 얘기하는 게 구차해보인다.

미토코 : 나는...

         좀 더 자주 보러와야 했나?

린코 : 그렇게 했으면 전국 대회에까지 나갔을지도, 저 녀석.

아사미 : 자 그럼...남은 얘기는 이동하면서 할까요.

         너희들도 갈거지? 회식.

미토코 : 에?

마츠루 : 괜찮나요?

         그냥 응원하러 온 것 뿐인데, 같이 가도.

아사미 : 아무 문제없어. 어차피 요앞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하는 거니.

         선생님들도 많이 계시니 학생들은 공짜고.

         그리고 여자애들이 많이 있으면, 다들 좋아할거야.

린코 : 하긴 뭐, 일부 부원이 미쳐 날뛰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만, 그치?

아사미 : 그러면, 축구부랑 합류할까요.

         지금쯤이면 다들 옷도 갈아입었을 테니.

마츠루 : 아, 네~

미토코 : .........

린코 : 왜 그래, 토코?

       가자고.

미토코 : ㅇ, 으음...그게...

아사미 : 왜 그래, 미토코짱?

         어디 불편한 데라도 있어?

미토코 : 저기...죄송합니다.

         ㅅ, 실은...이제 볼일이 있어서...

린코 : ...헤에

마츠루 : 에~, 그런?

         토코짱 안 오면, 츠요시 군...어라?

         내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되지?

아사미 : 뭐, 살거라도?

         그렇담 회식 끝난 다음에 해도 되잖아.

         선생님도 같이 가줄게?

미토코 : 아, 아뇨, 그게...

         실은 이 근처에서 누구랑 만나기로 해서.

린코 : 누구랑?

미토코 : 응, 오사...읏!?

아사미 : 에?

마츠루 : ...토코짱?

         왜 그래?

미토코 : 에? 아...

         오, 오사...아마 얘기해도 모르는 사람...

         이 아닐까~?

아사미 : .........

린코 : 흐음...

미토코 : 아, 아하, 아하하...

마츠루 : 손수건 줄까?

         땀이 엄청나?

미토코 : 그, 그건, 있잖아...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린코 : 그럼, 바로 약속 장소로 갈까.

       ...다 같이.

미토코 : 린코!?

아사미 : .........

마츠루 : 어라? 어라?

         토코짱이랑 선생님, 왜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을까?

아사미 : 에?

린코 : 어쩌서일까?

아사미 : ㅅ, 설마?

         나 그렇게 표정이 이상했어?

린코 : 표정이라고 할까, 분위기라고 할까...

미토코 : 으, 으음, 그...저기.........

         아~~ 완전 지각이다~!

(다다다다다...)

마츠루 : 아, 토코짱?

         그, 그럼 내일 봐~!

린코 : 도망쳤다.

아사미 : .........

.........

오사무 : 아, 어이~, 여기야 여기, 미토코짜~

미토코 : 소리지르지마~!

오사무 : 윽!?

미토코 : 도망쳐, 오사무 군!

오사무 : 왜?

미토코 : 일단 그냥!

오사무 : 어째서!?

약속 장소에 맹렬한 대시로 나타난 미토코짱은 ,

그 기세 그대로,

이번에는 내 무게까지 떠안고 달렸다.

미토코 : 그리고 달려!

         지금 당장! 가능한한 여기서 벗어나!

오사무 : 에? 에에에에~?

         자, 잠깐 서봐!

         목적지는 여깄는 쇼핑몰 아냐?

미토코 : 예정 변경1

         오늘 이 주변은 위험...마음이 바꼈어!

오사무 : 잠, 잠깐, 잠깐만...

         그러니까 그렇게 당기지 말라니까!

.........

츠요시 : 히...히노사카...안대~

아사미 : .........

린코 : 아무리 위장하려고 해도,

       스탠드 위에서 보면 다 보인다고.

마츠루 : 와~, 손을 꼬옥 맞잡고~.

         왠지 단 둘만의 도피 같아.

츠요시 : 어째서...?

         오늘 나는 분명히 히노사카와의 거리를 한걸음 단축했다고 생각했는데.

린코 : 저걸 보니, 저쪽은 전이랑 비교해서

       365걸음 정도 단축한 것 같네.

       네가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동안에.

츠요시 : 선생님..어떻게든 해봐요.

         저 자식, 선생님 남편이잖아?

아사미 : 어, 어떻게 해보라니,

         그게, 나도 여러 사정이...

린코 : 뭐, 그 사정이라는 건 회식 때 자세히 듣기로 하고.

아사미 : 그런 걸 얘기할 수 있을 리 없잖니, 교육상!

마츠루 : 선생님~,

         더더욱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미끼는 던지지 마요~

히메오 : ...진짜야, 사사키?

사사키 : 틀림없습니다.

         1호실의 우에사카씨와 세상사는 얘기를 하다가 들은 정보입니다.

         그 노인은, 다른 주민에게 영감님이라고 불리고 비교적 신망도 두터워...

히메오 : 너, 언제 거기 사람들이랑 친해진거야?

사사키 : 그, 그건 어쩔 수 없이.

         요시무라 님의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그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기에...

히메오 : 왠지 요즘 말이 많아졌다 했더니...

사사미 : 아뇨아뇨 당치 않습니다.

         저는 단지, 자신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일을 전부

         아가씨께 전하는 역할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은...

히메오 : .........뭐, 됐어, 계속해봐.

         그거, 그 태풍오던 날이지?

         내가 관서에서 발이 묶여 있던.

사사키 : 네, 그날의 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는

         우연히도 사람들이 전부 밖에 나가 있었다는 것 같습니다.

         ...히노사카 님을 빼고는.

히메오 : 혼자...?

         그 태풍 속에서...?

사사키 : 게다가 그날 히가시하기모리 일대는

         밤새 정전이었다는 것 같습니다.

         그 불안함은 보통이 아니었겠죠.

히메오 : .........

사사키 : 그때...요시무라 님은 전날까지 기후에 있었다는 것 같습니다만,

         히노사카 님의 신변에 닥친 위험을 느끼고 재빠른 판단으로 U턴을 감행.

히메오 : ㅁ, 뭐야!

         그럼 나는 토코짱의 위기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소리?

         그녀의 불안함을 알지 못하고 그냥 내버려뒀다는 소리야?

사사키 : 아, 아뇨, 그런 소리는...단지 저는 보고를...

         그날, 히노사카 님과 요시무라 님이 캄캄한 태풍 속,

         단 둘이서 밤을 보내고, 그리고...

히메오 : 아아, 그 이상은 말하지마, 하면 안돼!

사사키 : ㄴ, 네.

히메오 : 그, 그런...토코짱과 그 남자가 한밤중에 단 둘이...

         그런 인생에 절망해 타락한 생활을 하는 구제불능의...

사사키 : 그날밤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불명합니다만, 적어도,

         그날을 경계로 히노사카 님과 요시무라 님의 관계는 급진전.

         화목함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는 평판이 한결 같이.

히메오 : ...(부들부들부들)

사사키 : 말을 막하는 한 주민은,

         [리스토라, 그건 푸른 사과가 아냐. 금단의 푸른 열매야]

         라는 의문의 코멘트를...

히메오 : 저질 농담은 그만둬!

사사키 : 그, 그러니까 저는 들은 것을 그대로 보고하는 것 뿐으로...

히메오 : 그딴 건 현수교 효과임이 틀림없어!

         속고 있는 거야! 토코짱은!

(현수교 효과란 생리적인 흥분 상태에 있을 때 연애 감정을 더 느끼게 된다는 의미)

사사키 : 지금 현재 두 사람 사이가 좋다는 건 인정하시는군요?

히메오 : 사사키, 너 누구편......차 세워!

사사키 : ㄴ, 넷

(끼이이익~~~)

(찌이이이잉) --- 창문 내리는 소리

오사무 : 미, 미토코짱, 이제 그만.

         더이상 숨을...

미토코 : 한심하네~ 오사무 군.

         아직 5분밖에 안 달렸잖아.

오사무 : 그 뒤에 무슨 말이 나올지 알기에 미리 선수를 치겠는데,

         난 이제 [그렇게] 젊지 않다고...

미토코 : ...선수를 친다기 보다는 추잡한 변명으로 들리는데.

오사무 : 아무튼 조금만 쉬게 해줘.

         이대로는 짐도 들기 전에 체력이 고갈되겠다.

미토코 : 아 정말~, 별 도움이 안 된다니까.

         그럼, 벤취에서 쉴까?

오사무 : ㅇ, 응...

         그럼 주스라도 사올까?

미토코 : 돈 아깝다고.

         내가 차 가져왔으니까 같이 마셔.

오사무 : ...항상 죄송합니다.

미토코 : 병든 아자씨 같은 말투 하지마.

오사무 : 그 말은 좀 아니다~

(일본 시대극에 자주 나오는 패턴이라는군요;;)

미토코 : 아하하하...자자 오사무 군, 일로일로.

오사무 : 그, 그러니까...이젠 손을 좀...

(찌이이이이잉) --- 창문 닫는 소리

.........

히메오 : ...(부들부들부들부들부들)

사사키 : 보세요, 저런 상황으로.

히메오 : 시끄러웟!

사사키 : ㅈ, 죄송합니다.

히메오 : 어리석었어...저 남자를 우습게 봤어.

         나도 모르게 정에 이끌려, 도와주는 게 아니었어.

사사키 : 그게 아가씨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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