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미 : ...왜 갑자기 화를 내?
미토코 : .........(하~)
아사미 : ........
미토코 : ...갈래요.
아사미 : 에? 자, 잠깐 히노사카 양?
내 얘기 아직...
미토코 : 정말로, 타임 리미트.
석간 신문 배달할 시간.
아사미 : 아...
미토코 : 아, 그건 그렇고...
아사미 : 이, 이번엔 또 뭐?
미토코 : 예전에 우리집에 왔을 때도 생각했던 건데 말야...
선생님, 항상 힐을 높은 걸 신네.
아사미 : 에...
미토코 : 대화를 할때, 항상 올려다보게 되서 말야.
솔직히 얘기하기 힘들어.
그런데 그런 거였구나...
아사미 : 그런...거라니...
미토코 : 선물로 가져온 파스타, 이 카푸치노도 말이야.
왠지, 왠지 말야...
아사미 : 그건...
미토코 : 자, 내 찻값.
아, 잔돈은 필요없으니까.
아사미 : 아, 괜찮아.
오늘은 선생님이 불러낸거니...
(툭)
미토코 : 됐어요!
아사미 : 읏!?
점원 : 다, 다녀오세...
감사합니다~
(전직 큐리오 직원? ㅋㅋ)
아사미 : .........
.........
......
...
(쿵!)
점원 : 히익!?
아사미 :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 주제에,
건방지게 다 안다는 듯이 말하지 말라고.
오사무 : 저, 정말인가요!
있는거죠?
폭 12000에, 목재로 된 판으로...네, 네!
카야 : 예, 앞으로 담당이 바뀌게 돼서...
코지마OA판매의 와카바야시라는 사람한테..
오사무 : 그러면, 연락처 불러드릴게요?
xx-xxxx-xxxx...네, 네, 그렇습니다.
카야 : 네, 괜찮습니다.
지금까지랑 동일한 서포트는 보증해드리겠습니다.
다음주되면 곧바로 담당자가 찾아 뵐 겁니다.
오사무 :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갑작스런 얘기에도 쾌히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럼...실례하겠습니다.
카야 : 지금까지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코지마OA판매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그럼
(철컥, 철컥)
오사무 : 코미나미 흥업의 거래처, 결정됐어요!
카야 : 이쪽은 나가미나토 전기의 인수인계 완료.
오사무 : 고생하셨습니다!
좋~아, 그럼 계속해서 다음다음!
카야 : ...조금 쉬는게?
텐션이 너무 높은데?
오사무 : 아, 조금 더 이대로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어쨌든, 이제 곧 64시간 연속 활동중.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으면, 갑자기 기절할 게 분명.
카야 : 그런데...해봤자 아무 소용없지 않아?
이런 일.
오사무 : 지금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을 위해서예요.
...중요한 일이에요.
카야 : .........
내가 알고 있는 고객이 47개사.
그중에서, 현재 거래중이었던 12사를 A랭크,
나머지를 B랭크로 나눠 우선순위 분배.
다음으로, 아마기 씨에게 들은 동업계 회사에 대해,
판매품목, 경영정보, 들리는 소문을 종합해,
이들도 역시 다른 의미로 우선순위 분배.
우선은 동업계 회사의 랭크A를 정해,
담당자를 찾아가, 랭크A의 고객부터 순서대로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A랭크는 좋은 대리점과 고객이기에,
꽤 높은 확률로 [인수인계]가 성공한다.
남은건 이걸 우선도 B의 고객에까지 반복하는 것 뿐.
우선 구미가 당기는 거래처를 소개한 다음,
그후에 거래도나 기타 조건이 떨어지는 고객을 받아들이게 하는,
이를테면 끼워팔기 방식.
오사무 : 뭐,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왔던 상대를
하나하나 털어내는 건,
확실히 좋은 기분이 드는 건 아니지만요...
겨우 2주였지만,
그래도 [사실 그쪽이 좋은데 말이지]라는
말을 해준 상대도 몇군데 있었다.
그래도 이쪽의 상황상, 관계를 청산할 수밖에 없어,
역시 기분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회사가 없어져 난처한 사람들을,
최대한 줄이는 건, 역시 중요한 일로.
카야 : 정말, 바보네.
오사무 : 최근에 그 말 좋아하네요, 아마기 씨.
이 일의 유일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도, 단순한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으로.
카야 : 냉정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그런 평가밖에 나오지 않는 걸.
...돈도 못받고 짤린 신입이,
혼자 남아서 잔무 처리라니 말야.
오사무 : 죄송합니다.
제가 칠칠치 못해 도움을 받게 돼서.
때문에 아마기씨의 지적은,
엄청난 기세로 100점 영역에 꽂힌 다트와도 같은 이유로.
카야 : 이건, 나도 꽤 바보이기 때문이라는 이유.
신입 씨랑은 관계없어.
아니, 있으려나 꽤...?
오사무 : ...저 때문이군요, 역시.
카야 : ...그러네.
오사무 : 죄송합니다.
카야 : 사과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잖아?
어떻게 책임질건지 들어봐야 겠는데?
오사무 : 에...?
카야 : .........
오사무 : .........
카야 : ...후훗
오사무 : 아하하, 다행이다! 농담이죠?
아하, 아하하, 아하하하하...
카야 : 책임은 지게 할거지만 말야. 따로.
오사무 : 에...?
카야 : 저기.
이거 전부 정리되면, 뒤풀이, 안 할래?
오사무 : 뒤풀이...
카야 : 있잖아, 오늘은 주말에다 월급날이니.
분명 거리도 흥청거릴 거라고?
오사무 : ...아주 재밌는 농담(블랙 조크)이네요.
말하자면 거리는, 주말의 해방감에 넘치고,
게다가 주머니가 따뜻해져 들뜬 사람들로 가득할 이유로.
그런 와중에, 내일부터 매일이 주말이 되는,
게다가 보급이 끊긴 인간은,
엄청난 불협화음을 일으킬 것 같은 기분이.
카야 : 뭐 어때.
이틀만에 집에 가는 거잖아?
그럼 그게 3일이 되어도 별 거 아니잖아?
오사무 : 그건, 뭐...에?
...방금, 슬며시,
듣기에 따라선 엄청난 소리를 들은 듯...?
아니면, 내 머리가 마비돼서,
별 의미없는 말을 확대 해석하고 있는 것 뿐인가...?
카야 : 좋아, 결정.
그럼 빨리 끝낼까.
오사무 : 아, 하, 하지만...
몇 시에 끝날지 모른다구요?
카야 : 걱정마, 아침까지 하는 가게, 알고 있으니까.
오사무 : 아뇨, 그런 의미가 아니라...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 자기만족에 어울려 줄 생각인 걸까...
카야 : 안돼?
오사무 : 그러니까, 제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그, 당신의...으음...
카야 : 응~?
(따르르르르...)
오사무 : 어...방금 건 판매점의 콜백인가.
네, 항상 감사합니다, 호우에이 상회입니다.
??? : 아, ㄴ, 네, 항상 감사합니다...
오사무 : ...에?
수화기 너머의 상대는, 이런 종류의 전화에 익숙하지 않은 느낌으로,
갑작스런 정중한 인사에 대응하지 못한 것 같았다.
아, 아니...이건...
??? : ㅈ, 저기...그게...테라스하우스 히노사카라고 합니다만,
거기에, 리스토.........요시무라라는 분은...
오사무 : ...전, 데요.
미토코, 짱...?
미토코 : 아아 다행이다! 역시 리스토라 씨였구나!
정말~, 평상시랑 말투와 완전 달라.
오사무 : ㅇ,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미토코 : 왜 그래라는 말이 나와!
도대체 며칠이나 외박해야 적성이 풀리겠어?
오사무 : 아...
미토코 : 일년내내 아파트에서 나가지 않는 영감님 일파한테 물어봐도
아무도 못 봤다고 하고.
요 이틀동안 안 들어왔지?
오사무 : ㄱ, 그...죄송합니다.
미토코 : 하긴, 나는 아침에 일찍 나가니까,
시간이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야.
그래도 사실은 매일 리스토라씨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안심이 안 된다고.
오사무 : 에...?
그건, 즉...
미토코 : 어딘가에서 쓰러져 죽은 건 아닐까라든가,
어느샌가 공원에서 숙식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든가,
꽃뱀한테 속아 납치 감금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든가.
오사무 : ...그러겠지.
미토코 : 그리고, 또,
사고라든가, 병이라든가...조난이라든가.
오사무 : ...전철타고 회사 다니는 것 뿐인데요.
미토코짱이 내 부재시에 느끼는 불안이라는 건,
변함없이, 자신에 대한 것이 아닌, 나에 대한 것이군.
기쁨, 그리고 서글픔을 느끼는 순간.
걱정해준 건 고맙지만,
그렇게까지 미덥지 않아 보인다는 건 우울하다고나 할까.
미토코 : 있잖아...
혹시, 최근에 여기 오기 불편했어?
오사무 : 에...그건...
미토코 : 그렇겠지...그런 소리를 했으니.
당연히 오기 싫겠지.
오사무 : 아, 아니...
미토코 : 그치만, 그거 진심이 아니니까!
있잖아, 뭐라고 하지?
여기선 마음을 독하게 먹고, 같은?
오사무 : 그럼...사실은 화나지 않았어?
미토코 : 화났어! 물으나 마나지!
오사무 : ㅈ, 죄송합니닷
미토코 : ...하지만 용서해주기로 했어.
아니, 사과하기로 했어.
오사무 : 에? 어째서...?
미토코 : 이유는 얼굴을 마주 보면서 설명할 테니까.
오늘은 돌아올거지?
오사무 : 그건...으음, 아직 일이...
그리고 회식 약속도...
카야 : .........
슬쩍, 앞을 바라보니,
아마기씨는 어색하리만큼 지나치게 옆을 바라보고 있었다.
...즉, 오른쪽귀는 완전히 이쪽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다.
미토코 : 그래도 최대한 빨리 와. 가능하면, 10시전이길 희망.
...아~, 나의 [미안해]란 말이 듣고 싶으면, 이지만.
오사무 : 에...?
미토코 : 응, 그렇게 해?
맥주라면 내가 준비해둘 테니까.
오사무 : 아, 아니, 그건...
여러 가지 의미로 문제되는 발언인 기분이.
미토코 : 하긴, 오늘은 월급날이니까,
확 풀어지고 싶은 기분도 이해하지만 말야.
오사무 : 아...
바늘이, 심장에 박히는 듯한 아픔이 느껴진다.
미토코 : ...첫월급이지 리스토라 씨.
저기, 벌써 명세표 같은거 받았어?
오사무 : ㅇ, 응...어제.
미토코 : 정말?
저기저기 돌아오면 보여줘.
절대 안 웃을테니까 말야...아하하.
그건 확신할 수 있다.
설령 손에 들어오는 돈이 천엔이 안 되더라도,
미토코짱은 분명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해]란
말을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