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361화 (361/445)

361화

【 위기? 아니! 이 정도는 괜찮음 】

박은호 골키퍼 코치.

그는 전북 출신으로 김종일 감독의 추천을 받아 웨스트 릴링 FC에 합류한 골키퍼 수습 코치였다. 그의 웨스트 릴링 FC에서의 일정은 생각보다 많이 규칙적이었다.

아침 여덟 시.

삐리리리~ 삐리리리~ 삐리리리~

시끄럽게 울리는 아침 알람에 박은호 코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가볍게 샤워를 하고 아침을 챙겨 먹고서는 출근 준비를 해서 밖으로 나왔다.

“헤이 미스터 박~”

“헬로 헬로~”

박은호 코치는 웨스트 릴링 FC의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집이 모여있는 웨스트 릴링 타운에서 살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직원이나 유소년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면서는 회사로 출근하였다.

오전에는 오전 파트별 훈련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래서 박은호 코치는 자신의 선임인 미카엘 골키퍼 코치와 함께 웨스트 릴링에 소속된 골키퍼들에 대한 교육을 준비하였다.

“자, 다들 모였지?”

박은호 골키퍼 코치가 훈련을 준비하는 동안에 선수들이 모두 출근하였다.

“디비드, 제가르, 미하젤 그리고 앤더스까지 모두 모였군.”

미카엘 골키퍼 코치가 확인하였듯이, 웨스트 릴링 FC의 프로 계약이 체결된 골키퍼들이 모두 모였다.

“오늘은 1:1 상황 대응 훈련이다.”

그리고 바로 골키퍼 훈련이 시작되었다.

“1:1 상황 대응은 특정 상황에 대한 정석이 있긴 하지만, 모든 상황을 체계화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골키퍼의 여러 가지 정보를 기반으로 순간적으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며, 그런 능력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나타나게 된다. 그다음에 마지막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순발력과 반사 신경이다.”

미카엘 골키퍼 코치가 훈련이 시작되기 전 가볍게 설명하는 말에 디비드가 손을 들고 물었다.

“제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당장 경기를 뛰고 있는 키퍼로서, 솔직히 반사 신경과 순발력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상황 판단을 하는 능력은 모든 대부분의 키퍼들이 크게 차이가 없는데, 슈퍼세이브는 결국! 키퍼의 육체적인 능력에서 나옵니다.”

디비드는 자신이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반사 신경에 대해서 생각하며 말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제가르가 손을 들었다.

“하지만, 그 기본이라는 상황 판단 능력도 최고 능력에 달하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역대 월드 클래스급 골키퍼 중에서 나이가 들어서 반사 신경이 떨어졌음에도 상황 판단 능력으로 골을 막아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르도 본인의 상황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미하젤이 입을 열었다.

“상황 판단 능력이라는 것이… 경험과 센스도 중요하지만, 상대편 선수에 대한 분석과 전술에 대한 분석과 이해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1:1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선호하는 킥 방향과 종류는 무엇인지? 상대 팀의 전술에 따라 패스를 할 수도 있으니,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미하젤도 본인이 생각하는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말을 하였다.

박은호 코치가 느끼는 훈련 과정에서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은 이런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고 토론하는 분위기였다.

사실,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대부분 한국 구단도 최신 훈련 기법과 매뉴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코치들보다는 선수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어떻게 자신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단점을 줄일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화하는 과정은 한국 구단에서는 볼 수 없던 장면이었다.

모든 키퍼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고 토론을 어느 정도 진행하자, 미카엘 골키퍼 코치가 정리했다.

“자! 솔직히, 이론적인 부분은 너희들이 잘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프로 선수이니, 충분히 잘 알고 있겠지. 그리고 신체적인 능력이 중요한지, 경험이 중요한지, 정보가 중요한지는… 사실 모두 중요하다. 그러니 어느 부분이 자신에게 부족한지 알고 개인 훈련 때 보충하도록 하자.”

“네.”

네 명의 골키퍼가 대답하자, 미카엘이 박수를 크게 한번 치면서 말했다.

짝!

“그럼, 이제 실전 연습에 들어가 보자, 오늘 육성군 공격수들과 1:1 실전 대결이 준비되어 있다. 다들 순서대로 한 명씩 들어가서 1:1로 대결을 해본다.”

그리고 그들이 그라운드에 나가자, 이미 육성군 공격수들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플램 수석 코치가 훈련 스케줄을 미리 맞춰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성군 공격수들은 1:1 공격 훈련을 골키퍼들은 1:1 수비 훈련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었다.

박은호 코치는 1:1 연습 상황에서 각 골키퍼들의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잘한 점과 못한 점 또는 실수한 점을 체크하면서 훈련을 살펴보았다.

이 훈련 결과는 정리하여 골키퍼들에게 개인적으로 전달될 것이며, 그들은 자신의 훈련 결과를 토대로 개인 훈련을 알아서 진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골키퍼 코치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첫 타임 훈련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디비드가 손을 들었다. 그래서 박은호 코치가 달려가서 물었다.

“디비드 선수, 무슨 일이 있어요?”

“아니… 그… 근육 뭉침이 아주 약간 있습니다.”

근육 뭉침이라는 말에 박은호는 바로 그를 데리고 의무실로 이동하였다. 웨스트 릴링 FC의 최첨단 의료 장비로 가득한 의무실에 도착하자, 팀 닥터들이 달려 나왔다.

“무슨 일이시죠?”

팀 닥터의 질문에 디비드가 직접 자신의 통증 부위를 대답하였고, 팀 닥터들과 물리치료사들은 바로 그의 몸을 첨단 장비로 확인하고서는 대응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에서는 대형 병원에서만 있을 법한 장비들이 가득한… 이 의료실을 보면, 박은호 코치는 확실히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장비 투자도 K리그와 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오전 파트별 훈련을 마치고, 오후 스케줄은 개인 훈련이 편성되어 있었다. 이 개인 훈련 시간에는 선수 개인에게 필요한 훈련이 진행되며, 상황에 따라 휴식을 취하거나 다음 경기 전술 훈련으로 대체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훈련은 항상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그 어떤 훈련도 선수들의 동의 없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최소 3일 전에는 미리 스케줄이 통보되어 선수들과 코치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이날 개인 훈련은 디비드 골키퍼는 다음 경기 출전이 예정되어 있어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갔고, 앤더스도 다음 리저브 경기 선발 출전이었기 때문에 리저브 팀 전술 훈련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르와 미하젤만 남아서 코치들과 대화를 하며 경험에 대해서 듣거나, 직접 몸으로 뛰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런, 골키퍼 훈련 구역에 누군가 조심스럽게 나타났다.

“박은호 코치님?”

익숙한 목소리, 히말 바추 코치의 말에 박은호 골키퍼 코치는 훈련 내용을 체크하던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네, 무슨 일이시죠?”

“대칸 감독님께서 내일 경기에 출전하는 디비드 골키퍼에게 특이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하셨습니다. 오전에 의료실을 방문했다고 하더군요.”

히말 코치의 질문에 박은호 코치는 웃으며 대답했다.

“다행히, 경기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일시적인 근육 통증으로 다음 경기까지는 회복된다고 팀 닥터님들께서 확인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히말 코치는 팀 닥터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었다.

“디비드 선수는 괜찮다고 하던가요?”

“네, 디비드 선수도 미약한 통증이라고 했습니다. MRI로 큰 부상 요소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행이군요. 알겠습니다.”

팀 닥터들에게 정보를 이미 받았던 히말 코치는 디비드의 심정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상황까지 확인한 그는 인사를 하고서는 돌아갔다.

선수에게 아주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바로 확인하고 대처하는 이곳! 여기는 바로 프리미어 리그 구단이었다.

* * *

11월 1일, 뉴 웨스턴 스타디움.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과 코치들은 이날 있는 프리미어 리그 11차전 셰필드 웬즈데이 FC전을 준비하기 위해 오전부터 그라운드 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아무리 익숙한 홈구장이라고는 하지만, 잔디가 약간이라도 성장하면 그라운드 컨디션이 살짝이라도 변화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직접 밟으면서 적응 훈련을 하였다.

박은호 골키퍼 코치도 오전부터 출근하여 훈련 상황을 살펴보았다.

FW : 에드워드 바커(510/488)―줄리오 자코민(439/446)

LMF : 마리오 쉐퍼(460/472), RMF : 오마르 코라지크(448/469)

MF : 카마인 피오렌트(426/451)―우드 포레스트(448/465)

LWB : 예세 요로넨(469/473), RWB : 알리 오툰(376/365)

DF : 아펠레스 네이토 올리버즈(448/475)―노인찬(441/445)

GK : 디비드 토비(466/449)

대칸 감독이 선언했던 대로, 에드워드가 선발 출장하였으며, 그 외 선수들은 로테이션급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골키퍼만 디비드가 출전하기를 원하여 그가 출전하였다.

박은호 코치는 디비드 골키퍼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마지막 훈련을 지켜보았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올수록 뉴 웨스턴 스타디움은 사람들로 시끄러워졌다.

“West~ New era~ winds from~ the West liling~”

“West West West~ Break Everything~”

“Win! Win! Win! Win!”

“Only Victory on the way to West liling~”

경기 시작 전에 벤치에서 바라보는 뉴 웨스턴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의 모습은… 언제나 박은호 코치에게 대단하게 느껴졌다.

‘와… K리그에서는 특별한 경기에서만 관중들이 가득 찼는데… 여기는 언제나 가득 차는구나. 그것도 도심 지역에서 꽤나 먼 외곽 지역인데도…….’

한국으로 치면 충청도의 소규모 도시에 건설된 경기장을 항상 가득 채우는 것이었다.

‘이것도, 매번 표가 매진되어 못 구한다고 하니.’

프리미어 리그의 위엄을 매 경기 느끼는 박은호 코치였다.

오늘 경기의 상대는 셰필드 웬즈데이, 다른 코치들에게 듣기로는 예전에는 웨스트 릴링 FC와 악연이었던 팀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한 하위권 팀에 불과했다.

박은호 코치는 경기 준비를 위해 그라운드에 올라온 셰필드 웬즈데이 선수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긴장한 모습.’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웨스트 릴링 FC의 승률이 80%가 넘는 상황, 그러다 보니 셰필드 웬즈데이 선수들은 긴장한 기색을 보였고,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은 편한 모습을 보였다.

삐익~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고, 박은호 코치도 외쳤다.

“웨스트 릴링! 파이팅!”

그렇게 경기는 시작되었다.

경기 내용은 초반부터 확실하게 웨스트 릴링이 승기를 잡고 있었다. 에드워드가 초반부터 적진을 휘젓고 다녔다.

“와… 대단하네.”

에드워드의 움직임에… 한때 본인도 축구를 했던 박은호 코치는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저런 스피드에 저런 테크닉, 그런데 체력도 좋고 몸도 좋고 머리도 좋아. 도대체! 단점이 뭐지? 완벽한 선수인가?”

그리고 그런 에드워드가 결국 셰필드 웬즈데이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서는 골까지 터트렸다.

“오~”

경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고, 박은호 코치도 크게 외쳤다.

“에드워드! 최고다! 아주 잘했어!”

셰필드 웬즈데이 선수들을 바보로 만드는 완벽한 골을 터트린 에드워드는 가볍게 골 세리머니를 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는 무난하게… 아니 박은호 코치가 보기에는 웨스트 릴링 FC가 일방적으로 셰필드 웬즈데이를 압살하였다. 그리고…….

84:11

웨스트 릴링 FC VS 셰필드 웬즈데이 FC

전반 3 : 0

후반 1 : 0

합계 4 : 0

에드워드 바커 11’, 25’

오마르 코라지크 39’

마리오 쉐퍼 67’

에드워드가 2골 1어시로 교체되었지만, 여전히 남은 시간에도 셰필드 웬즈데이의 특별한 저항 없이 무난하게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도 무난하게 승리하겠군.’

박은호 골키퍼 코치는 안심하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약팀과의 경기만큼은 확실하게 잘 잡는 웨스트 릴링 FC였고, 오늘도 그렇게 경기가 진행되는 것 같았다. 경기 내용이 약간 거칠기는 했지만 승부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갈 무렵에 셰필드 웬즈데이의 코너킥 상황, 코너킥을 차면서 양 팀의 선수들이 뛰어올랐다. 그런데!

“아악!”

경기장에 누군가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삐삑!

심판이 다급하게 반칙 휘슬을 불었다. 동시에 대칸 감독이 외쳤다.

“닥터! 들어가세요! 바로 상태 확인해 주세요! 빨리요!”

팀 닥터들이 그라운드에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이 살펴보는 쓰러져 있는 선수는…….

“이런 씨팔! 젠장! 아! 미치겠네!”

디비드 골키퍼였고, 박은호 코치의 입에서는 절로 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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