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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177화 (177/445)

177화

웨스트 릴링 FC의 라커룸.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선수들의 상태를 다시 확인하였다.

‘체력은 큰 문제까지는 아닌데, 확실히 모두 컨디션이 나빠.’

오늘 결정적인 찬스를 몇 번이나 날린 샘도… 컨디션이 최악이라서 생긴 일이었다. 그래서 대칸은 그를 교체하기로 일단 결정했다.

“샘, 고생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뛰자, 테오! 후반전에는 네가 샘의 자리를 채운다.”

“하아…….”

“네.”

샘은 불만이 있는 눈치였지만, 어차피 말해봐야 그의 의견을 안 들어줄 것을 알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테오는 몸을 풀면서 후반전을 준비했다.

샘을 교체했지만, 테오가 투입된다고 밀월의 밀집 수비를 뚫을 수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대칸은 여기서 또 다른 선수 교체를 통한 변화를 주어야 할지, 아니면 전술 변화가 필요한지 급하게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들이 대화하는 주변에 에드워드가 다가왔다. 그러고는 일부러 주변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하… 이 녀석… 자신을 넣어달라는 어필이네?’

에드워드는 자신이 나가서 해결하겠다는 어필을 몸을 푸는 행위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드워드의 그런 움직임에 코치들은 흔들렸다. 특히, 그의 위력을 잘 알고 있는 이삭 코치가 대칸에게 말했다.

“감독님, 솔직히 오늘 밀월과 같은 밀집 수비에는 에드워드가 특효약입니다.”

6부 리그부터 챔피언십(2부 리그)까지 올라오면서 자신을 겨냥한 마크맨과 약팀들의 밀집 수비는 수도 없이 경험하고 어떻게든 골을 넣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에드워드였다.

그러다 보니, 에드워드는 이 상황이 자신의 복귀에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느끼고 출전을 시켜달라는 어필을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그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아직 100%가 아니다.’

체력도 컨디션도 모두 부족한 상태, 적어도 부상에서 돌아왔으니, 체력 100%에 컨디션도 좋을 때 출전시키고 싶었다.

밀월 FC의 라커룸.

“전반전 아주 잘했어! 모두 최고였다!”

플램 감독 대행은 하이 톤으로 선수들을 격려하였다. 그리고 재빠르게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전에는 더 수비적인 포지션을 취한다.”

플램은 어차피 이길 생각이 없었다. 비기는 것이 목적이었다.

“스콧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수비를 한다. 그리고 공을 잡으면 무조건 스콧을 보고 때려라.”

그러고는 스콧에게도 지시를 하였다.

“스콧, 골을 넣으면 좋겠지.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못 넣는다고 해서 그 누구도 너를 탓하지 않는다. 오늘 경기에서 지면 감독 탓이고, 비기면 선수들이 잘한 거고, 이기면 네가 혼자서 잘한 거다. 못해도 평균은 가니… 부담 없이 플레이해라.”

플램은 차라리 스콧 같은 선수에게는 부담 없는 플레이가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할 수 있는 것만 하라고 전달하였다.

“다들 후반전에도 파이팅하자!”

“네!”

후반전.

그런데,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공이 높이 올라옵니다.]

밀월의 미드필더 선수가 공을 잡자, 감독이 지시한 대로 스콧만 보고서 길게 공을 찼다. 그런데.

“앗!”

대니얼이 미끄러져서 넘어졌고…….

“악!”

공을 잡으려고 하던 가론과 루크가 부딪쳐 버렸다.

“어?”

스콧의 발에 공이 도착했을 때, 수비수가 없었다.

타… 타… 탁! 펑~

스콧은 자신이 원하는 타이밍에 공을 골대로 몰고 가서 슛을 때렸다.

“하앗~”

윌프로 골키퍼가 몸을 날려봤지만, 공은 야속하게 그를 지나쳤다.

철렁~

[골! 골입니다.]

[밀월 FC의 스콧 선수! 웨스트 릴링 FC를 상대로 선취골을 기록합니다.]

밀월의 스콧은 말 그대로 행운의 골을 먼저 집어넣었다.

스콧의 골이 터지자, 밀월의 홈구장인 더 덴은 폭발하였다.

“미친 이런 미친 자식아!!”

“넌 최고야! 스콧! 너는 우리의 에이스라고!!”

“밀월~ 웨스트 릴링을 박살 내자!!”

“와~”

관중들은 너무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고, 경기장이 울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밀월 선수들은 골 세리머니를 하였고, 웨스트 릴링 FC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특히 대니얼은 센터백이자 주장으로서 너무나 아쉬워했고, 루크와 가론은 약간 신경전까지 일어났다.

“아니, 거기서 내가 먼저 콜 했는데, 왜 들어와요!”

“뭐라고? 이 자식이! 그 위치는 내가 들어가는 위치였어!”

루크와 가론이 투덕대다가, 가론이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지나가듯이 하였다.

“피터는 알아서 잘 맞추던데… 하…….”

“뭐라고? 너 다시 말해봐? 똑바로 말해보라고!”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았다. 안 그래도 프리미어 리그로의 승격 때문에 민감한 상황에서 선취골을 먹자, 선수들의 팀 케미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다급하게 대니얼이 그들에게 달려갔다.

“지금 두 사람, 뭐 하는 거야! 진정해!”

“…….”

대니얼이 말리자, 두 선수는 서로를 노려보다가, 흩어졌다. 하지만, 이미 분위기는 망가진 상황이다.

대칸도 상황을 직접 보고 있었고, 축구 매니저로도 그들이 문제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일단은 칼슨을 불렀다.

“칼슨, 가론을 대신해서 들어갑니다.”

“네.”

대칸은 바로 대체자가 있는 가론은 교체를 하였고, 루크를 보면서 고민하였다.

마지막 교체 카드… 피터와 에드워드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고는 두 번째 교체는 아직 보류하였다.

“메이슨 수석 코치님, 루크… 경기 끝나고, 주의 주세요. 그리고 루크와 가론은 2주 주급 정지입니다.”

“네.”

일단, 그렇게 일단락을 지었다.

선취골을 기록한 밀월, 그들은 바로 극단적인 수비에 눕기 시작했다.

[아! 또 눕습니다.]

[아무리, 승점이 급하다지만, 밀월 선수들 소녀가 되었네요.]

[조금만 부딪쳐도 드러누워요.]

[극단적인 수비로 시간을 끌면서 1골을 지키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플램 감독 대행은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차마 웨스트 릴링 FC의 벤치 쪽을 지켜보지 못했다. 치사한 방법이었지만, 강등권에서 사투를 벌이는 밀월 FC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해서라도 시간을 끌어야 했다,

하지만, 웨스트 릴링 FC에는 만능 포지션에 부지런함의 대명사 그리고 조용히 필요할 때에 터져주는 스트롱과 레전드 스킬의 칼슨이 있었다.

칼슨은 이런 경기에서는 자신이 해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자신의 플레이가 변화를 준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칼슨 선수… 공을 잡았습니다.]

밀월의 선수들조차도, 칼슨이 공을 몰고 들어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칼슨 선수, 들어옵니다. 그런데! 더 들어오네요!]

칼슨이 천천히 여유롭게 들어오는데, 밀월 수비수들은 그에게 붙을 생각을 안 했다. 다른 주요 공격 자원인 딜런과 테오, 스트롱 등의 다른 선수들에게 붙어있었던 것이다.

“어… 어… 뭐 해? 막아?”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에 그때서야 수비수들이 붙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칼슨 선수! 크로스!]

그리고 이 크로스는 역시나, 레전드 스킬이 발동된 크로스였다. 마치 그림처럼… 평소와는 다르게 정교하게 중앙으로 적당한 높이로 날아갔다. 그리고.

팍!

[스트롱! 헤딩~]

철렁~

[골입니다. 골! 후반 24분, 스트롱 선수가 헤딩으로 만회 골을 터트립니다.]

[스트롱 선수, 골 세리머니도 안 합니다. 바로 공을 잡고 다시 하프라인으로 뜁니다.]

[1:1이지만, 승점 3점이 급한 웨스트 릴링 FC에게는 한 골이 더 필요합니다.]

“잘했어! 잘했어!! 한 골 더 넣자!”

“모두 빨리 다시 자리 잡아!”

스트롱의 골에 웨스트 릴링 FC가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아직 승리까지는 한 골이 더 남아있었다.

[아~ 밀월 선수들! 독하게 수비합니다.]

[온몸을 던지네요. 어떻게든 골을 먹을 수 없다는 집념이 느껴집니다.]

[후반전도 이제 15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후반전 시간이 얼마 안 남자, 에드워드는 다시 일어났다. 그러고는 대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감독님, 제가 나가서 골을 넣고 오겠습니다!”

하지만, 대칸은 고개를 저었다. 실수를 두 번 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오늘 에드워드가 출전한다면, 그 상황은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있는 상황이라 에드워드가 무리하지 않아도 되어, 그의 경기 감각을 깨우기 위해 후반 5분 정도 간단하게 출전시키는 용도였다. 이런 무리한 상황에서의 출전은 절대로 대칸이 생각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감독님?”

에드워드의 애원에도 대칸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근데, 이런 상황을 보고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딜런이었다.

‘하… 이런 경기에서도 골을 못 넣는다고?’

최근 에이전트를 통해서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팀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몸값인 바이아웃 200억(1,500만 유로)을 지불하고 영입하겠다는 팀이 몇 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기에서도 제 몫을 못 하는데?’

에드워드가 있을 때에는 엄청난 어시스트와 골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부상으로 빠지고 나서 자신이 한 일이 많이 없었다.

카드 수집으로 수시로 경기에서 빠지고, 들어온 경기에서도 에드워드가 있을 때보다… 훨씬 못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부족했다.

‘어제, 제이든 코치님도 말씀하셨지. 여기서 무너지면 너는 그 정도 그릇이라고… 에이스, 팀을 책임지는 에이스는 절대 못 된다고.’

제이든도 딜런에게 쓴소리를 했었다. 그리고 딜런은 그 말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경기에서의 자신은 실망스러웠다.

“아악!!”

딜런이 난데없이 괴음을 질렀다. 그리고 선수들이 깜짝 놀라서 그를 지켜보았다.

사람들의 시선에도 딜런이 웨스트 릴링 FC의 벤치를 보고서는 말했다.

“에드워드! 내가 오늘! 어떻게든 이기게 한다! 웨스트 릴링이 이긴다고!!”

“…….”

사람들은 당황해서 말을 못 했다. 하지만 딜런은 계속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까지는 날 믿고 쉬어! 오늘 쉬라고!!”

딜런의 말에 대칸은 입에서 절로 말이 나왔다.

“이… 미친놈…….”

대칸과 코치들, 에드워드까지 깜짝 놀랐지만, 제이든 코치만 딜런의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주의다! 경기에 집중해라. 더 이상한 짓을 하면 퇴장이다.”

“네.”

심판이 이유 없이 괴성을 지르며 말한 딜런에게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딜런은 몸은 뜨거웠지만, 오히려 머리는 더 차가워진 느낌이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그 상태가 된 것이다.

그리고 대칸의 축구 매니저도 새로운 메시지를 띄웠다.

[딜런 선수의 정신 능력치가 향상됩니다. 호르몬 분비로 인한 체력 소모가 감소됩니다.]

“뭐?”

대칸은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딜런의 집중력과 침착성, 활동량이 1씩 증가하였고, 체력이 분명 28%였는데… 계속 28%를 유지하였다.

[대신에 경기 종료 후에 후유증으로 체력 회복 속도가 늦어집니다.]

어차피, 다음 경기 출전을 못 하는 상태, 이것은 감당할 만한 페널티였다.

스포츠 선수가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아마, 그런 상황을 대칸은 지금 직접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5분 전, 딜런은 자신이 에이스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시간이 별로 없는 상황에 칼슨이… 다행히! 칼슨이 공을 잡았다.

‘에라… 모르겠다! 딜런, 부탁한다.’

펑!

[칼슨 선수 급하게 공을 길게 찹니다.]

다행히 공은 딜런의 주변으로 날아왔지만, 주변에는 수비수가 두 명이나 있었다. 그래도 딜런은 뛰어올랐다.

[헤딩 경합!]

공은 딜런의 머리에 맞았고, 그 공은 정확히 스트롱의 발밑으로 떨어졌다.

[스트롱 선수! 공을 잡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수비수가 붙어있던 스트롱… 공을 잡고 줄 곳을 급히 찾았는데.

“다시 패스!”

딜런의 목소리에 상황도 보지 않고 공을 다시 넘겨주었다.

[딜런 선수!]

딜런은 냉정했다. 수비수가 세 명이 있지만, 그래도 여기서 못 넣으면 답이 없었다.

탁… 타… 탁!

[라 크로케타!]

멋진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텅~

[레인보우 플립!]

사포로 수비수 두 명 사이를 공은 공중으로, 몸은 거칠게 틈 사이를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공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펑~

[슛~ 골입니다! 골!!]

[딜런 선수, 이런 극적인 상황에서 미친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정말 침착하고 빠르게 들어갑니다. 개인기를 통한 돌파! 세 명의 수비수를 바보로 만들고 공을 골대로 집어넣습니다.]

골을 넣은 딜런은 코너로 뛰어갔다. 그러고는 리그 컵 결승전 때처럼 팀 동료들을 향해서 돌아서서는 양손을 번쩍 들었다.

“우리는 이긴다!!”

그렇게 외치는 딜런에게 모든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미친 녀석!”

“널 믿었다고!”

“잘했어! 정말 잘했어!!”

동료들의 환호에 딜런은 스스로 만족감을 느꼈다.

삐삐삑~

[심판이 휘슬을 붑니다!]

[웨스트 릴링 FC! 결국 힘겹게 승리를 거두면서 승점 3점을 챙깁니다!]

경기는 힘겹게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그리고 밀월 구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이기던 경기를 역전패했으니, 팬들이… 아니 훌리건들이 분노한 것이다. 경찰들이 더 투입되고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그들의 분노는 계속 불타고 있었다.

이런 경기장의 분위기에 대칸은 미묘한 표정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았고, 제이든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같이 보았다.

마지막으로 플램 감독 대행이 먼저 대칸에게 인사를 왔다.

“오늘 좋은 경기였습니다.”

“아, 네. 좋은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조금 더 했는데…….

“제가 조금 전에 들었는데, 경기 전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 팀을 대신해서 사과드립니다.”

“괜찮습니다. 그래도 경기는 저희가 이겼는걸요.”

대칸이 농담하듯 가볍게 받았지만, 그래도 플램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다시 한번 사과했다.

“저희 팬들은 저희 구단에서도 통제가 안 되다 보니, 그저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아닙니다. 아무도 다친 사람도 없으니 괜찮습니다.”

대칸의 괜찮다는 말에 플램은 이해해 줘서 고맙다며 웃으며 돌아섰다.

그렇게 웨스트 릴링 FC는 힘겹게 리그 44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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