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 천재 감독이 되다-176화 (176/445)

176화

대칸 감독과 코치들은 밀월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 팀의 전력이 강해서 걱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강등권이라서 강력한 저항을 하는 것이 예상되긴 했지만, 밀월의 전력 자체가 약한 편이라서 어떻게든 이길 자신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팬은… 그들의 광팬은… 훌리건이 더욱 무서운 존재였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원정 경기였다.

* * *

웨스트 릴링 FC의 버스 안.

런던에 있는 밀월 홈구장, 더 덴(The Den)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는 평소와는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반갑습니다. 요크 지역 경찰 페퍼 경감입니다.”

“웨스트 릴링 FC의 감독인 대칸입니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페퍼 경감을 비롯한 네 명의 경찰들이 무장한 상태로 버스에 같이 타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 주변에도 순찰차 두 대가 호위하고 있었다.

대칸은 ‘얼마나 문제가 심각하기에, 경찰까지 대동해서 가야 할까?’ 싶어서 페퍼 경감에게 물어보았다.

“경감님? 오늘 문제가 없겠죠?”

“하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별일 없을 겁니다.”

“요즘, 밀월이 성적이 안 좋아서 팬들이 거칠다고는 하지만 괜찮습니다. 언제는 밀월이 성적이 좋았나요? 하하하.”

“기껏해 봐야 과격한 행위를 보여주어서 위협하는 정도겠죠?”

“아마 선수들에게 겁을 주기 위한 퍼포먼스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손을 쓰지는 않을 겁니다. 하하하.”

“밀월이 요즘 강등권이라 더 거칠 수는 있겠네요?”

“뭐, 재수 없으면 다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죽이지는 않을 겁니다. 바로 뒤에 구급차도 한 대 따라오고 있습니다.”

“가끔 훌리건들이 버스를 심하게 흔들기도 하는데, 걱정 마세요! 저희 경찰들이 공포탄 몇 번 쏘면 사라집니다. 하하하.”

위로한다고 하는 경관의 말에 더욱 두려워지는 대칸이었다.

버스가 런던 밀월 주변에 도착하자,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훌리건들이 이동하는 버스를 보고서 소리를 질렀다.

“웨스트 릴링 FC다!”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꺼져!”

“FXXK! 거지 같은 북부 촌놈들아! 죽어라!!”

그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버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멈추지 마세요!”

페퍼 경관의 말에도 버스 기사는 본능적으로 달려오는 사람들을 보며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자 버스는 멈추었고, 훌리건들이 버스 주변에 달라붙었다.

“이 망할 자식들아!! FXXK!”

“FXXK! 꺼지라고! FXXK! 꺼지라고!!”

“더러운 북부 자식들아!! 어딜 들어오려고!”

“신성한 더 덴에 감히 들어오려고 하다니!”

그들은 차의 주변에 달라붙어서는 못 가도록 막고 버스를 흔들면서 선수들에게 욕을 계속 퍼부었다.

밀월은 현재 리그 21위로 강등이 될지도 모르는 상태다. 그러다 보니, 팬들의 행동이 평소보다 더욱 과격했던 것이다.

그들은 밀월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중범죄가 아니라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벌금형을 각오하고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이 겁을 먹도록 이런 과격한 행위를 하였다.

“아… 안 멈추고 바로 경기장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페퍼 경관은 아쉬움에 한마디를 하고서는 훌리건들이 주변에 계속해서 더 몰려오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서 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무전을 쳤다.

“지금 밀월 구장, 더 덴 진입로에서 훌리건들에 의해 버스가 멈춘 상태입니다. 빠른 지원 부탁드립니다.”

페퍼 경관이 지원을 요청하는 사이에도 밀월 팬들의 과격 행위는 계속되었다.

쾅! 쾅!

“죽어!! 죽으라고!!”

쨍그랑~

“당장 돌아가!!”

“FXXK! 들어오면 다 죽여버릴 테다!!”

광기 어린 그들은 유리창을 주먹으로 치고 맥주병을 던지면서 욕을 하였는데… 그런 그들의 모습에 웨스트 릴링의 선수들은 불안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움찔거리기 시작하자…….

“다들 가만히 있으세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마세요! 저들은 선수들이 동요하면 더 과격하게 행동합니다.”

다행히, 이 버스에는 제이든 코치가 있었다. 훌리건 경력이 엄청났던 그는… 훌리건에 대해서 제일 잘 알기도 했다.

“경관님이 지원 요청하셨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경찰들이 올 겁니다. 기다리세요. 경찰이 오면 저 녀석들은 바로 흩어집니다!”

제이든의 말대로 잠시 후에 경찰들이 몰려왔다. 그리고 완전무장을 한 전경들이 버스를 향해서 뛰어서 다가오자, 훌리건 중에 한 명이 외쳤다.

“다들 뛰어!”

“모두 흩어져!!”

그들은 연막탄을 터트려서 경찰들의 시야를 방해하고서는 빛의 속도로 사방으로 흩어졌다.

“빨리 출발하세요!”

페퍼 경관은 급하게 버스 운전기사에게 말했고, 운전기사는 바로 출발하였다. 그렇게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웨스트 릴링 FC의 버스들은 더 덴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장에 들어왔는데, 대칸이 축구 매니저로 보니, 선수들의 컨디션이 모두 조금씩 떨어져 있었다.

“하… 미친 훌리건들…….”

위축이 안 될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승격 경쟁 때문에 부담감이 있는데… 훌리건들의 저런 행동에 선수들이 흔들린 것이다. 대칸은 경기 시작 전까지 최대한 선수들의 컨디션을 돌려놓으려고 노력했다.

“대니얼, 경기에만 집중하자. 상대편 피지컬 스트라이커만 조심하면 된다.”

“오케이~”

“공격 루트가 단순해서 공중하고 중거리 슛만 조심하면 된다고.”

“아, 안다고~ 잘 알고 있습니다.”

“딜런, 반대편 수비수들 수단과 방법 안 가린다. 옐로카드 조심하고.”

“네네…….”

“스트롱은 딜런 잘 받쳐주고, 전방에서 고립되면 답이 없다.”

“알겠습니다.”

대칸은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면서 그들이 다시 경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에도… 팬들은… 훌리건들은 대단했다.

“No one likes us~, we don't care~”

그들은 엄청난 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웨스트 릴링 FC의 선수들에게 욕설도 섞어 외쳤다.

아무리, 선수들이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에 밀월 출신이었던 제이든 코치는 오래간만에 아는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데려와서 인사를 시켜주었다.

“대칸 감독님, 밀월 FC의 플램 감독님이십니다.”

“아니, 감독 대행이라니까. 반갑습니다. 대칸 감독님, 플램 감독 대행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대칸입니다.”

저번 경기에서는 늙고 권위적인 밀월 감독이 대칸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표정과 제스처를 보였으며 적대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동양인에 어린 대칸에게 있어서는 익숙한 일, 그래서 대칸도 인사 같은 것은 안 해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유지했고, 무시당한 것은 패배로 갚아주었다.

그리고 그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당했고, 이번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밀월의 감독 대행인 플램은 친분이 있는 제이든과 먼저 대화를 하고서는 대칸에게 인사를 하러 온 것이다.

인사를 나눈 대칸은 축구 매니저로 플램의 능력치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어라…….’

그의 능력치가 나쁘지 않았… 아니 좋았다. 훈련 능력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고, 정신적인 능력도 빼어난 감독이었다. 게다가…….

스킬 : 조용한 전략가(U), 설명 : 팀의 전술 완성도를 높이고, 상대 팀의 전술 완성도를 낮춥니다.

무려 유니크 스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플램 감독 대행이 제이든과 대화를 조금 하다가 돌아가자, 대칸은 제이든 코치에게 물었다.

“전반기에 밀월과 붙었을 때는 못 봤던 분 같은데?”

“플램 코치님, 아니 지금은 감독님이시네요. 플램 감독님은 유소년 팀의 감독이십니다. 전 감독이 경질당하고 급하게 소방수로 투입되셨네요.”

축구 매니저로 살펴본 그의 유소년 코칭 능력이 나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유소년 감독을 하기에는 스킬이 아깝다는 생각과…….

‘근데, 왜 하필 우리 경기를 대상으로 할 때, 감독직에 있는 거지.’

전략가 스킬… 오늘 쉽게 넘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도 들었다.

오늘도 요크 시티 TV의 중계진은 밀월 훌리건들이 둘러싸고 있는 경기장의 중계 부스에서 경기를 중계하였다.

[경기 시작 전에 밀월 FC의 진형과 선발 선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뭐… 예상되는 전략이었습니다. 7-2-1, 사실상 아홉 명이 수비하고, 한 명이 공격하는 극단적인 역습 전략입니다.]

[피지컬이 좋은 에이스 스트라이커인 스콧 선수를 믿고 킥 앤 러시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죠.]

[오늘 경기에서의 특징이라면, 사이드에 힘을 조금 주고 있네요. 발 빠른 윙백 선수들이 투입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전술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플램 감독 대행이 팀 지휘봉을 잡고서 이 전술로 1승 5무 3패를 기록했습니다. 강등권에서 팀을 살려낸 수비 전술입니다.]

[극단적인 수비로 무승부를 노리다가, 역습 상황에 운이 좋으면 골을 넣는… 밀월이 현재 가장 잘 소화하는 전략이죠.]

대칸이 축구 매니저로 확인한 밀월 FC의 전술 완성도는 무려 90%나 되었다. 플램 감독 대행과 밀월의 전술 완성도를 보며, 대칸은 등골이 살짝 싸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불길한 예감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것이었다.

[오늘 웨스트 릴링 FC의 전술은 4-3-3, 매우 공격적인 전술입니다.]

[사실, 밀월이 수비적인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웨스트 릴링 FC도 예상했을 겁니다. 그래서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공격적인 진형과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됩니다.]

[창과 방패의 대결입니다. 막으려는 밀월과 뚫으려는 웨스트 릴링!]

[그리고 방패 안에는 날카로운 비수, 스콧 선수가 숨어있습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네요.]

조슈아 해설은 선수 명단을 보면서 다른 포인트를 하나 더 언급했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FC의 교체 명단에 반가운 이름이 있습니다.]

[아~ 교체 명단에 안 오블락 선수와 에드워드 바커! 선수의 이름이 있군요!]

오늘 교체 명단에는 몸 상태가 만들어진 안 오블락과 부상 회복은 완료되었지만, 컨디션 관리가 안 된 에드워드가 포함되어 있었다.

[과연, 두 선수가 오늘 출전할지 안 할지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안 오블락 선수가 보이지 않는 언성 히어로로 웨스트 릴링을 지탱해 준다면, 에드워드 선수는 웨스트 릴링의 상징, 그 자체입니다. 두 선수가 출전한 웨스트 릴링은 다르거든요.]

[네, 전반기에 무적을 자랑했던 웨스트 릴링 FC의 모습이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선수의 출전을 오늘 기대해봅니다.]

“No one likes us~, we don't care~”

게다가 경기장이 터져나갈 듯이 노래를 부르는 밀월 팬들의 엄청난 환호…….

삐삑~

[심판의 휘슬과 함께, 웨스트 릴링 FC와 밀월 FC의 챔피언십 44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웨스트 릴링 FC와 밀월 FC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경기는 초반부터 꼬였다.

[아! 아쉽습니다.]

[샘 선수… 오늘 경기에서 벌써 세 번째나 좋은 기회를 놓칩니다.]

초반은 웨스트 릴링 FC의 분위기였다. 밀월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계속 퍼부었던 것이다. 특히, 딜런은 아주 좋은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었고, 그때마다 좋은 위치에 있었던 윙포워드 샘에게 패스를 주었다.

하지만 샘은 골을 넣지 못했다. 그냥 차면 되는 공을 제대로 못 하고 날려버리거나, 드리블을 가져가다가 수비수에게 막히거나… 딜런이 떠먹여 주려고 해도 본인이 넣지 못하니 답이 없었다.

‘결국, 내가 해야 되나!’

다급해진 딜런은 억지로 자신이 공격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아! 딜런 선수, 무리한 플레이였어요.]

[또 공을 빼앗깁니다.]

[딜런 선수, 아무리 샘 선수가 실수를 했어도 동료와 같이 플레이해야 합니다.]

[어… 여기서는 너무 거친 플레이였네요. 심판이 딜런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줍니다.]

돌파를 하려다가 촘촘한 수비에 공을 몇 번이나 빼앗기는 실수를 경험하고, 카드까지 받자, 딜런은 다른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것은 자신의 장기인 중거리 슛이었다.

[여기서 슛! 아… 너무 멀었어요. 골키퍼가 잡아냅니다.]

[이번에도 슛! 골대가 야속합니다. 이번에 정말 좋은 슛인데 골대에 맞았어요.]

[아~ 이번에도 골대를 맞힙니다! 오늘 밀월 FC의 최고의 키퍼는 골대입니다.]

오늘 경기 전반전, 그의 중거리 슛은 좋은 플레이라고 할 수는 있었지만 결과가 나오지가 않았다. 골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가 보니, 어느새…….

[벌써 전반 45분입니다.]

[주심이 시계를 확인하네요.]

삐익~

[전반전이 종료됩니다.]

[웨스트 릴링, 일방적인 공격에도 골을 넣지 못했어요.]

[딜런 선수가 분투했지만, 아쉽습니다. 0:0으로 전반전이 종료됩니다.]

전반전은 웨스트 릴링 FC가 열심히 기분 좋게 공격을 했지만, 스코어는 0:0으로 동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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