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하…하…….”
지친 기색이 역력한 버나드… 그리고 그런 버나드의 옆에 있는 오스카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게 미친 망나니처럼 뛰어다니기만 하는 게… 전담 마크는 아니야?”
오스카는 오히려 여유롭게 버나드에게 충고를 하였고, 버나드는 분한 표정을 지었다.
삑삐~
“모두 잘했어.”
“다들 후반전도 전반전처럼만 하자.”
전반전이 종료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들어오자 코치들이 선수들을 격려하였다. 전반전에 에드워드가 무려 2골을 추가하면서 3:1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파스를 뿌려서 가벼운 타박상이나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서 편한 마음으로 부족한 칼로리를 채우기 위해 바나나를 비롯한 간단한 칼로리 음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하지만 대칸에게는 두 가지 걱정이 있었다.
한 가지는 2골을 넣은 에드워드의 피로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이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기는 했지만 무리한 돌파도 많았고 공격적인 움직임도 많아서 체력을 많이 소진한 것이다. 그래서 대칸은 에드워드를 보호하기 위해 후반전에는 후보 선수를 내보낼 것을 결심하였다.
“에드워드, 후반전에는 벤치에서 휴식한다. 그리고 가브리엘이 그 자리를 채우도록 한다.”
대칸의 지시, 가브리엘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에드워드는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서 말했다.
“감독님 저 10분만 더 뛰게 해주십시오.”
“10분?”
대칸이 되묻자, 에드워드가 말했다.
“네! 10분입니다. 저도 제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10분 정도는 더 뛸 수 있습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 10분 만에 한 골을 더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트트릭할 기회를 주십시오.”
에드워드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10분 정도를 뛸 수 있는 체력은 충분했다. 그리고 에이스인 에드워드의 의견을 그냥 묵살하는 것도 좋은 그림은 아니라고 대칸이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10분을 허락하겠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대칸은 가브리엘을 보며 말했다.
“가브리엘은 미리 몸 풀어둬라. 정확히 55분에 에드워드랑 교체다.”
“네. 감독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버나드의 전담 마크에 있어서 허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점점 렉섬의 에이스인 오스카가 순간적으로 번득이는 플레이를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후반전이 점점 걱정되는 대칸이었다.
“버나드?”
“네, 감독님.”
대칸은 버나드를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후반전에도 오스카를 전담 마크할 수 있겠어?”
버나드는 결연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네! 제가 기필코 오스카를 막겠습니다.”
저 정도 의지를 가진 선수에게 포기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는 대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오스카를 전담 마크할 선수도 체력이 빠진 게리밖에 없었다.
“버나드… 혹시 힘이 빠지면 우리 팀 골대 뒤편을 봐라.”
“네?”
“꼭 보라고… 네게 힘을 주는 무언가가 있을 거야.”
대칸의 말에 버나드는 이해는 하지 못하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아담은 하프타임 동안 모든 선수들을 점검하고서는 말했다.
“다른 이상을 보이는 선수는 없습니다.”
“좋아. 그럼 밖으로 나가자. 그리고 후반전까지 완벽하게 적을 박살 내자. 렉섬에게 저번 경기의 확실한 복수를 하자고.”
“네.”
대칸의 말이 끝나자, 주장인 게리가 선수들을 모아서 마지막 파이팅 구호를 외쳤다.
“고! 고! 웨스트! 웨스트! 릴링!! 고! 고! 고!!”
크게 소리친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뛰어나갔다.
[전반이 종료되고, 렉섬 FC의 선수 교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반전에는 렉섬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이유를 플레이 메이커인 오스카 선수가 원하는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스카 선수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 선수를 추가적으로 투입함으로써 오스카 선수에게 힘을 주는 그림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웨스트 릴링 FC는 선수 교체가 없습니다.]
[의외네요. 공격이나 수비에서 문제는 없었지만, 전반 막바지에 에드워드 선수에게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거든요. 물론 오늘 2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교체 타이밍이라 생각되는데 하지 않았습니다.]
“반대편의 전략이 변경되었습니다.”
렉섬은 선수 교체와 함께 4-5-1 포메이션에서 3-6-1 포지션으로 변경하면서 더욱 미드필더에 힘을 주었다. 아마, 전반전에 오스카가 버나드 때문에 힘을 쓰지 못하니, 오스카를 도와줄 수 있는 거칠고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 선수를 추가적으로 투입한 것이다.
“전반전에 버나드가 한두 번의 실수는 있었지만 오스카에 대한 전담 마크를 잘해주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은 전략에 변화는 없습니다. 상황을 보고서 대응하도록 하시죠.”
대칸의 말에 코치들도 모두 동의하였다.
[에드워드 선수, 돌파.]
“게다가… 오늘 에드워드의 컨디션은 정말 좋군요!”
[공을 잡은 에드워드 선수 중앙으로 거침없이 돌파를 합니다.]
대칸과 코치들이 대화하는 동안에도 에드워드는 거침없이 자신의 주특기인 드리블과 빠른 속도로 적진을 돌파하고 있었다.
[태클. 하지만 에드워드 선수 가볍게 피합니다.]
태클을 가볍게 피하고.
[막아서는 수비 선수, 오~ 라 크로케타!]
수비 선수를 농락하는 팬텀 드리블이 에드워드의 양발에서 나왔다.
[마크 선수와 2:1 패스.]
마지막으로 마크와 2:1 패스를 통해 최종 수비진의 틈을 돌파하였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골키퍼만이 에드워드의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에드워드는 자신 있는 오른발의 아웃사이드로 강한 킥을 날렸다.
뻥!
[에드워드 슛!]
공은 매섭게 휘어지면서 키퍼의 손을 피해서 골대의 구석을 향해 날아갔다.
철렁!
[골입니다. 골! 3골째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에드워드 선수입니다.]
“좋아!”
“미친 녀석! 잘했다고!”
해트트릭! 골 세리머니를 즐기는 에드워드를 향해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특히, 마크는 먼저 에드워드의 목을 감싸고서는 말했다.
“좋아, 잘했어. 에드워드 네가 최고야!”
“고마워, 너의 패스도 최고였어.”
에드워드도 마크의 뺨을 툭 치면서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교체.”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약속한 10분이 되지 않았지만 에드워드가 해트트릭을 기록하자, 대칸은 에드워드를 빼고 가브리엘을 투입하였다. 그리고 에드워드도 불만 없이 세리머니를 마치고서는 벤치로 들어와서는 가브리엘과 교체하였다.
[에드워드 선수의 상태 창이 변경되었습니다.]
‘평소에 잘 뜨지 않던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에드워드 선수가 환상적인 경험을 통해 한계치를 극복하였습니다.]
에드워드의 능력치가 아닌 포텐이 증가하였다.
기존 : 에드워드 바커(17살, 공격수, 356/478)
기술 111/162, 정신 156/200, 신체 89/116
현재 : 에드워드 바커(17살, 공격수, 356/481)
기술 111/162, 정신 156/203, 신체 89/116)
경험이나 상황에 따라 선수의 포텐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대칸은 처음 깨달았다.
“와… 정말 잘하네.”
미드필더에서 오스카를 전담 마크하고 있었던 버나드는 에드워드를 보면서 감탄을 멈추지 못하였다.
“하… 저 녀석은… 내가 도와주긴 했지만, 정말 잘하긴 잘해.”
그리고 역시, 마크도 에드워드의 활약… 해트트릭을 보면서 자신도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경쟁심을 불태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마크와 버나드의 입장에서 에드워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일한 레벨… 몇 년 동안 리즈 유소년 팀에서 함께 훈련을 하면서 축구 선수로서 꿈을 같이 꾸던 사이였다.
그동안에는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에드워드가 공격수로 골을 잘 넣기는 했지만 마크도 버나드도, 자신의 포지션에서 충분하게 빛나는 유망주! 원석이었다. 하지만 여기 웨스트 릴링 FC에서의 에드워드는 빛난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정말 환상적인 공격수였다.
그래서 버나드도 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비록 포지션은 다르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윽!”
하지만, 오스카를 돕기 위해 투입된 선수는 버나드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버나드가 몸싸움에 밀려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경우가 늘어났다.
‘젠장…….’
버나드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강박관념으로 집요하게 오스카를 방해하려 했지만 제대로 플레이가 되지가 않았다. 그 순간.
“버나드 파이팅!!”
관중석에서 큰 목소리…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버지?”
관중석… 대칸 감독이 말했던 자리에는 버나드의 아버지가 자신의 웨스트 릴링 FC 유니폼을 입고서는 응원하고 있었다.
버나드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지금 왜 내가 이런 플레이를 하고 있지? 왜 이렇게 미련하게 플레이를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나드가 오스카에게서 떨어졌다. 그러자 오스카는 당연히 놀랐고, 웨스트 릴링 FC의 코치진까지도 살짝 놀랐다.
“뭐야? 포기했나?”
모두가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버나드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플레이로 보여주었다.
“마이 볼!”
오스카가 패스를 받으려는 순간.
촤악~ 탁!
버나드가 기가 막히게 패스 경로를 태클로 막아서 공을 빼앗았다.
“헐…….”
완벽한 패스 차단, 그 모습에 김종일 코치가 가장 먼저 놀랐다.
“저 녀석… 벌써 공이 가는 길을 읽었네요.”
버나드에게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 수비적인 센스가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다.
“패스.”
마크의 외침에 버나드가 공을 넘겨주었다. 마크는 오늘 에드워드의 활약을 보면서 당연히 자신도 남은 시간에 무언가를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하였다.
[마크 선수. 공을 잡습니다.]
[역습 상황입니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같은 3:3 상황! 웨스트 릴링 FC의 기회입니다.]
마크와 라이언이 앞서 달리고 있었고 버나드가 2선에서 빠르게 침투하였다. 그리고 렉섬의 진형에서는 대기하고 있던 수비수 세 명이 공격 선수들의 진로에 맞춰서 흩어지면서 수비를 준비하였다.
공을 가지고 있는 마크는 중앙으로 뛰는 라이언과 사이드로 뛰는 버나드의 공간을 순간적으로 확인하였다. 그러고는 천천히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자신의 앞에 있는 수비수를 먼저 벗겨내야겠다고 판단하였다.
[앗! 빠른 스피드의 마크 선수, 치고 달립니다.]
당연히 마크가 패스할 것이라 생각하고 수비하던 수비수는 마크를 놓쳤다. 그리고 계속해서 마크가 중앙으로 들어가자, 사이드에서 버나드를 수비하던 수비수가 급하게 마크에게 다가왔다.
[마크 선수, 버나드 선수에게 적절한 패스]
당연히, 마크가 수비가 없는 버나드에게 패스했고 버나드는 거침없이 슛을 때렸다.
[버나드 선수 슛!]
빠르고 낮게 깔린 슛은 거침없이 렉섬의 골대로 돌진하였으며,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고는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
“와~”
“잘했어!”
“이 자식아, 멋지다!”
선수들이 버나드에게 축하해 주려고 다가갔지만, 버나드는 먼저 관중석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아버지를 향해 뛰어가서는 격렬한 포옹을 하였다.
버나드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 새끼! 잘했다! 넌 정말 최고의 선수다!”
“아버지…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버나드의 아버지는 계속해서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 괜찮아… 넌 정말 최고의 아들이다.’라고 말했다.
“후… 다행이네.”
대칸은 아버지와 포옹하는 버나드를 보면서 모든 문제가 사라졌음을 깨닫고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축구 매니저를 통해서는 버나드의 정신적인 능력이 상승하였음을 확인했다.
기존 : 버나드 스콧(20살, 윙-미드필더, 355/414)
기술 128/151, 정신 130/156, 신체 97/107
현재 : 버나드 스콧(20살, 윙-미드필더, 360/414)
기술 128/151, 정신 135/156, 신체 97/107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경험으로… 급격한 성장을 기록한 버나드였다.
삐삐삑~
[경기 종료합니다. 웨스트 릴링 FC가 렉섬 FC를 상대로 5:1 압승을 거둡니다.]
역시나, 경기는 웨스트 릴링 FC의 승리로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