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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천재 감독이 되다-4화 (4/445)

4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담은 데이비드와 대칸과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구단 인수에 관한 협의를 했다. 그리고 웨스트 릴링 지역의 유지인 아담까지 합세하여 세 명이서 공동 투자로 구단을 인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웨스트 릴링 FC.

영국 6부 리그… 잉글랜드 컨퍼런스 북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축구단이었다. 실제 프로 계약 선수는 5명에 불과한 준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지역 구단… 연간 시즌권 100장이 팔리고 경기당 평균 300명의 관중을 지닌 전형적인 지역의 세미프로 축구단이었다.

계약을 위해 대칸과 바커 부자는 변호사를 대동하여 마을에서 외곽에 위치한 구단에 방문하였다.

구단 사무실 옆에 붙어있는 4,000명이 입장 가능한 웨스트 릴링 FC의 홈구장인 뉴라인 스타디움은 비교적 깔끔한 상태였다. 잔디의 상태가 별로 안 좋기는 했고 경기장 시설이 노후화는 되었지만 잘 관리된 상태였다. 문제는 훈련 장비나 시설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구장 옆에 있는 2층짜리 구단 건물로 일행이 들어갔다. 1층에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허름한 라커룸과 휴게실이 있었는데, 프리 시즌 휴가 기간이라서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계단으로 올라간 2층 사무실에서는 구단주의 비서이자 구단 운영, 회계 등등 모든 것을 담당하는 만능 직원 데레사 여사가 일행을 맞이하였다.

“바커 경! 오셨군요. 구단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데레사 여사의 안내를 받아 구단주실로 이동하는 동안 대칸의 눈에는 일행을 바라보는 남자 두 명… 기존부터 있었던 코치 두 명이 들어왔다. 역시나, 그들의 능력치는 형편없었다.

“어서 오세요! 바커 경!”

“안톤 구단주님, 반갑습니다.”

구단주실에는 웨스트 릴링 FC의 구단주 안톤과 그의 변호사가 기다리고 있었고, 일행이 들어가자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안톤은 우선 안면이 있는 아담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데이비드와 대칸과도 악수를 나누었는데, 그는 두 사람을 아담을 보좌하는 인물로 생각하고서는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테이블로 일행을 안내하여 아담과 함께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이미 저희 구단에 대한 서류를 살펴보셨겠지만… 다시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선수단 구성은 다음과 같으며, 선수들과의 계약 사항입니다.”

구단주가 준비한 서류를 데이비드와 대칸은 기존 제공했던 서류와 같은지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구단 건물과 경기장 건물에 대한 부동산 서류입니다.”

이미 관공서에서 확인해 본 부동산 관련 서류였다. 그리고 변호사가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구단의 재정 상황입니다. 잔금이 전혀 없는 관계로 제 사비로 선수들의 주급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작년 시즌 시작 때 계약한 유니폼 스폰서 계약과 광고 계약이 두 건 있지만 선수들의 주급으로 모두 지급되었습니다. 은행에 빚은 없는 상태입니다.”

회계도 다행히 깔끔했다. 구단 계약을 위해 미리 은행 빚을 해결해 놓은 안톤이었다.

그 외에도 안톤은 구단과 관련된 추가적인 서류들을 보여주었다. 바커 부자와 대칸은 미리 확인했던 내용이지만 추가적로 변동이 없는지 확인하였다.

이런 구단이 4억(30만 유로)이라니… 한국에서도 생각했지만 대칸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구단의 선수 가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노후화된 경기장과 낡은 구단 건물인 부동산 외에는 돈이 될 만한 것이 없었다.

게다가, 부지도 요크 지역 정부에서 장기간 저렴한 가격에 임대를 받은 지역이라, 땅의 가치도 없었다.

그런데도 시세가 4억(30만 유로)이라니… 그럼에도 이 구단이라도 감지덕지하며 인수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만약 외국인인 자신이 다른 6부 리그급 구단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더욱 많은 돈을 요구할 것이 확실했다. 아담의 지역 유지 프리미엄으로 4억(30만 유로)에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대칸이었다.

서류 확인을 마친 일행과 안톤 구단주는 계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였다. 아담이 먼저 입을 열었다.

“가격은 4억(30만 유로)에 거래하시는 것으로 확정하시죠?”

“바커 경…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부족한 금액입니다. 저희 웨스트 릴링은 6부 리그의 세미프로 구단입니다. 5억(37.5만 유로)은 주셔야 합니다.”

“분명 저번에 4억(30만 유로)에 거래하는 것으로 구두로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담은 탐욕스러운 안톤 구단주를 보면서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허허허… 어제도 돈 많은 중국인 부호가 취미로 구단을 운영해 보고 싶어서 구단을 구매하고 싶다고 찾아왔었습니다. 제가 돈만 보고 팔겠다면 그 중국인에게 팔았겠지요! 5억(37.5만 유로)에 드리는 것도 이 지역 유지인 아담 씨를 특별히 대우해 드리는 겁니다. 허허허.”

구두 약속한 금액을 계약 직전에 변경하는 안톤 구단주였다. 그렇다고 순순히 당할 아담이 아니었다.

“그럼 그 중국인에게 파십시오. 저희는 일어나겠습니다.”

“아니 아담 씨?! 무슨 말이십니까? 제가 이 지역 유지인 당신이 구입하도록 배려하는 겁니다.”

아담은 어이없는 웃음을 보이면서 말했다.

“안톤 씨… 여기 웨스트 릴링에서… 저를 속이려 하십니까? 저는 웨스트 릴링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알고 있습니다. 그 중국인에게 3억(22.5만 유로)에 파셔도 저는 상관없습니다.”

웨스트 릴링의 유지! 그의 정보망을 통해서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아담이었다. 안톤 구단주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4억(30만 유로)에…….”

“3.8억(28만 유로)!”

“……!!”

거짓말에 대한 대가였다. 거기에 아담은 미리 준비한 유명 축구 컨설팅 업체에서 분석한 보고서를 구단주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제가… 그래도 여태까지 구단 운영하느라 고생하셨다고 생각해서 4억(30만 유로) 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실제 구단 가치는 그것보다 떨어지는 거 알고 계시죠? 저의 제안은 3.8억(28만 유로)입니다.”

살짝 흥분한 듯 안톤 구단주가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아담은 재빠르게 입에 손가락을 대고서는 추가적으로 말하였다.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마십시오. 같잖은 변명을 하신다면 저 죽어도 구단 인수 안 합니다.”

파산 위기라서 구단의 구매자를 급하게 찾아다니는 안톤 구단주의 사정을 꿰뚫고 있는 아담이었다. 구단의 구매를 희망하는 아담보다 당장 돈이 급한 안톤이 ‘을’이었다.

“…….”

안톤 구단주는 붉어진 얼굴로… 화를 참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양측의 변호사들은 계약서의 금액을 수정하였고, 수정한 계약서에 기존의 구단주가 사인을 하고, 데이비드, 아담, 그리고 대칸이 사인을 하였다. 그렇게 네 번의 사인을 끝으로 6부 리그 축구단인 웨스트 릴링 FC의 주인은 바뀌었다.

* * *

다음 날 점심 무렵에 모든 서류 처리가 완료되었다. 그러자 집에서 에드워드와 쉬고 있던 대칸의 눈에 새로운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님이 웨스트 릴링 FC(잉글랜드 컨퍼런스 북부 리그)의 구단주가 되었습니다.]

[대칸 님이 웨스트 릴링 FC(잉글랜드 컨퍼런스 북부 리그)의 감독이 되었습니다.]

대칸은 반갑게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를 읽었다. 그리고 축구 매니저의 메시지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음 퀘스트가 자동으로 주어집니다.]

퀘스트 : 상위 리그로 승급

기한 : 2시즌 이내

성공 보상 : 경험치

실패 페널티 : 없음

충분히 가능한 퀘스트였다. 그래서 다음 메시지를 조회하였다.

[최초로 감독이 되는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원활한 축구 매니저 실행을 위해 초보 감독 패키지가 제공됩니다. 적용하시겠습니까? Y/N]

공짜로 선물을 준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절대 없었다. 대칸이 Y를 누르자, 아이템이 적용된다는 메시지가 생성되었다.

[대륙 프로 라이선스가 주어집니다.]

[영어 회화(중급) 능력이 생성됩니다.]

“오!”

대칸이 새롭게 적용된 능력을 확인하며 웃으며 옆에 있는 데이비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데이비드도 흥분된 표정으로 대칸에게 말했다.

“형님도? 최초 보상 받으셨나요?”

대칸은 능숙하게 영어로 대답을 하였다.

“그래! 감독 라이선스에 영어 회화에! 졸라 좋네!”

데이비드는 영어로 말하는 대칸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좋다는 생각을 하였다.

“혼혈아? 넌 뭐 받았는데?”

데이비드에게는 초보 구단주 패키지가 제공되었는데, 구단 운영을 위한 사회적 명성과 초보 등급 인맥 등등의 자잘한 보상이 주어졌다고 한다.

대칸이 축구 매니저의 초보자 패키지를 확인하고 있을 때…….

“형! 엄마가 점심 먹으래!!”

데이비드의 동생인 에드워드가 방에 들어왔고, 대칸은 에드워드의 능력치를 보는 순간 외쳤다.

“홀리 쉿!”

에드워드 바커(15살, 공격수, 344/478)

기술 104/162, 정신 151/200, 신체 89/116

[기술]

개인기 11/17, 골 결정력 13/19, 드리블 12/18, 일대일 마크 01/02, 롱 스로인 01/02, 중거리 슛 09/15, 코너킥 06/10, 크로스 08/13, 태클 01/01, 패스 10/16, 볼 터치 13/17, 페널티 10/16, 프리킥 07/10, 헤딩 02/06

[정신]

공 없을 때 움직임 13/18, 대담성 11/16, 리더십 06/09, 수비 위치 01/02, 승부욕 18/18, 시야 10/15, 예측력 13/18, 적극성 08/13, 집중력 12/15, 천재성 17/17, 침착성 12/16, 팀워크 10/13, 판단력 10/16, 활동량 10/14

[신체]

균형 감각 12/17, 몸싸움 06/13, 민첩성 15/18, 순간속도 14/17, 점프 거리 01/04, 주력 15/17, 지구력 08/12, 타고난 체력 18/18

축구 매니저로 확인한 데이비드의 동생 에드워드는 초특급 유망주였다.

대칸은 다시 에드워드의 능력치를 보면서 생각했다.

‘만 15세… 리즈유나이티드 유소년 축구단 소속! 이 정도 능력인데 아직 제대로 된 프로 계약을 안 했네?’

다행히 아직 정식 프로 계약을 하지 않은 에드워드였다.

‘리즈는 에드워드의 능력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나? 그래도 이 정도 능력인데? 무엇보다 능력치 분배가 대박인데? 저 정도 잠재력이면 핵심 유망주인데… 분명 유소년 축구단에서도 군계일학일 건데……. 아니면 어려서 더 지켜보고 있는 건가? 그럼 지금이 기회?’

유소년 계약이면 지금 당장 영입이 가능한 상태였다. 그래서 온갖 생각이 다 드는 대칸이었다.

점심을 먹은 에드워드는 오늘 유소년 훈련 날이라며 리즈 구단으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고민하고 있는 대칸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형님 뭐 하세요?”

“응? …응! 너네 동생 에드워드 대박이더라!”

대박이라는 말에 데이비드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래요? 어느 정도인가요?”

“완전 대박 유망주! 지금 당장 능력치도 나쁘지 않은데… 근데 더 대박인 것은 포텐이… 어우 쩐다. 쩔어! 능력치의 분배가 좋아서, 향후 10년 뒤에는 네 동생이 아마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거야.”

“정말요! 그 정도라고요?”

데이비드도 동생인 에드워드가 동년배에 비해 뛰어난 유소년 축구 선수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 정도 레벨인지는 몰랐기 때문에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으며 말했다. 그래서 대칸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와! 내 동생 정말 쩌네… 대박이네요…….”

대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혹시… 안 되겠지?”

“혹시? 우리 구단으로 영입?”

데이비드가 되묻자… 대칸은 고민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 욕심 같아서는 우리 구단 프로 선수로 계약하고 싶지만… 안 되겠지?”

대칸의 말에 데이비드는 격하게 답했다.

“아니죠. 형님! 에드워드가 누구입니까? 제 동생입니다. 제 동생이 제가 구단주로 있는 구단의 선수로 뛴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대칸은 여전히 욕심나지만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에드워드의 성장만 생각하면 훈련 시설이 좋은 리즈에서 성장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 구단에는 훈련 시설이 부족하니…….”

데이비드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형님, 우리는 잉글랜드 축구계의 신화를 작성할 사람들입니다. 신화적인 구단의 행보에 있어서 주인공은 필수죠. 에드워드는 우리 신화의 주인공이 될 겁니다. 영웅이 될 거라고요!”

“…….”

하. 저 데이비드… 팸창 새끼! 이건 현실이지 게임 콘텐츠가 아닌데! 데이비드는 생성 선수가 아닌데…….

“형님, 아무런 걱정 마십시오. 제가 영입하겠습니다. 저만 믿으십시오! 제가 책임지고 영입해서 에드워드와 형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잉글랜드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어보자고요!”

“…그래. 네 맘대로 해봐라. 영입하면 나야 좋지.”

너무 자신만만한 데이비드의 말에 대칸은 그저 마음대로 해보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안 돼!”

“…….”

정색하고 살짝 화난 얼굴로 말하는 아담을 보고서는 데이비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무조건 안 돼! 에드워드는 리즈 유소년 팀에서 잘하고 있으니 건드리지 마.”

아담은 이미 에드워드가 리즈 유소년 구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유망한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구단 운영에 에드워드를 끼워 넣지 말자고 하였다. 구단 운영을 하는 것은 데이비드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지만… 에드워드가 참가하는 것은 에드워드를 희생시키는 일인 것이다.

사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유소년 기간은 축구 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성장기! 이러한 성장기를 훈련 시설이 좋은 구단에서 보내는 것이 좋지, 환경이 열악한 6부 리그에서 뛰는 것은 당장의 실전 경험은 얻겠지만 거친 성인 축구 경기에서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축구 매니저 기능을 가지고 있는 대칸이 감독으로 있다면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축구 매니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 데이비드였다.

“무슨 말을 해도! 절대로 안 된다.”

“…….”

강력하게 반대하는 아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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