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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S의 천재 스파이 (28)화 (28/208)

NIS의 천재 스파이 (28)

팀 아르티펙스를 추적한 지 사흘이 지났다. 그동안 냉용해는 악에 받칠 대로 받혔다.

차은성이 이끄는 팀 아르티펙스의 장난질!

SUV의 폭발로 일고여덟 명의 부하가 죽거나 중상을 입었다. 게다가 아르티펙스가 교활하게도 차량으로 갈 수 없는 고산지대 깊숙이 들어가 버렸다. 그러곤 산악 오토바이로 거리낌 없이 예의 고산지대를 빠르게 질주하며 거리를 벌렸다.

드론을 통해 그것을 알게 된 냉용해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죽일!”

교활하게도 차량으로 뒤쫓을 수 없는 곳만을 골라 이동하는 아르티펙스였다. 그 때문에 냉용해는 지원을 요청했다.

―전문 산악 특수부대 1개 대대와 산악 오토바이.

수십여 톤에 이르는 전차를 수송할 수 있는 대형 헬기들이 고산지대로 이동.

산악 특수부대 1개 대대와 산악 오토바이를 고산지대 몇몇 곳에 뿌렸다. 낙하산으로 땅에 내려앉는 일련의 광경은 장관이었다.

남은 대원들과 특수부대 1개 소대를 이끌고 냉용해는 디시 아르티펙스를 뒤쫓았다.

화를 넘은 분노에 거의 이성을 손에서 놓기 직전인 냉용해였다. 그는 쉬지 않고 액셀을 밟고 또 밟았다. 엔진이 터져 나가라 속도를 올렸다.

바아아아앙.

냉용해는 미친 듯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냉용해를 뒤따르는 1개 소대와 대원들은 안간힘을 썼다.

질주하는 냉용해와 거리가 자꾸만 벌어졌다. 그 때문에 냉용해와의 거리를 좁히고자 그들 모두 필사적이었다.

*    *    *

냉용해가 이끄는 이들을 제외한 산악 특수부대.

그들은 외곽에서 광범위한 포위망을 형성. 서서히 차은성과 아르티펙스를 조여 갔다.

*    *    *

다음 날.

황민준과 우형광이 탄 오토바이가 차은성이 탄 오토바이 좌우로 다가왔다.

“팀장.”

차은성은 좌우를 번갈아 봤다.

“다친 데는?”

“없습니다.”

우형광이 자신만만한 어조로 대답했다.

“팀장. 놈들이 아주 작정한 것 같습니다……. 죄다 군복을 입고 무장한 것도 그렇고. 산악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으로 보아, 아무래도 전문 산악 부대를 투입한 것 같습니다.”

황민준의 말에 차은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차은성이 뒤돌아봤다. 그러자 노태준이 대꾸했다.

“5시간 정도만 더 가면 돼.”

“알겠습니다.”

차은성이 말하며 황민준과 우형광을 번갈아 봤다.

“들었지?”

“예에.”

황민준과 우형광이 동시에 대답했다.

차은성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액셀을 당겼다.

바아아앙.

그러자 엔진음이 높아지며 오토바이가 앞으로 치고 나갔다.

황민준, 우형광, 노태준, 김아름과 함께 오토바이에 탄 안하랑이 차은성을 뒤따랐다.

*    *    *

다시 이틀이 지났다. 그동안 드론이 아르티펙스를 뒤쫓으며 이동 방향과 속도 등 일련의 정보를 냉용해와 특수부대에 계속 제공했다.

냉용해와 특수부대의 움직임에.

“우리 움직임을 손금 보듯이 훤히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차은성이 중얼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육안에 보일 리가 없다.

“정찰 드론이나 정찰기를 띄운 것 같은데.”

차은성이 재차 중얼거리며 김아름을 돌아봤다.

“아름아.”

“네, 팀장.”

“탐지기 챙겨 왔지?”

“네.”

“그럼 확인해 봐. 드론 같으면, 탐지되는 즉시 jamming 해 버려.”

“네.”

차은성은 노태준을 돌아봤다.

“선배.”

“말해.”

“아름이가 jamming 한 후에, 아름이와 안하랑을 데리고 먼저 최종 포인트로 가세요.”

“알았다.”

노태준이 대답하자 차은성은 황민준과 우형광을 돌아봤다.

“민준아, 형광아.”

“네. 팀장.”

“최대한 무게를 줄여야 하니깐 가져온 거, 모두 여기서 턴다. 알겠지?”

“네.”

“네.”

황민준과 우형광의 대답에 차은성이 재차 말했다.

“각 포인트로 이동해서 세팅한 후, 곧바로 최종 포인트로 이동해.”

“알겠습니다.”

“네.”

황민준과 우형광이 재차 대답하자 차은성은 후방을 돌아봤다.

씩.

장춘으로 오기 전에 준비한 것이 있다. 서울에서 박영광에게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다고 말했었다.

몽골에서 장춘으로 이동하기 전에 몽골 현지에서 구한 것이 꽤 된다. 한국에서 외교 행낭편으로 지원받은 것도 몇 있다.

그렇게 가져온 것은 그 양이 얼마 되진 않는다. 하지만 여기까지 가지고 오느라 엄청 고생했다.

몽골에서 장춘으로 트럭을 타고 이동해 오며 각 포인트에 산악용 오토바이를 비롯하여 사전에 다수의 장비와 몇몇 물품을 각 포인트에 미리 세팅해 두었다.

사전 염두에 둔 퇴각로상에 있는 포인트들.

차은성은 몽골로 다시 이동하며 각 포인트에서 물, 식량, 의약품, 무기 등을 꺼내 사용할 작정이었다.

그것들 중 가지고 갈 수 없는 것들은 다 사용하거나 폐기 처분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아낌없이 쓸 작정이다.

*    *    *

몇 시간 뒤.

상상도 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쾅…… 쾅…… 쾅!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로 지뢰가 폭발했다.

“으아악!”

“아악!”

그 바람에 지뢰에 당한 부하 대원들과 특수부대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들은 폭발로 부서진 오토바이 잔해와 함께 이내 주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쿠, 쿠, 쿠웅.

다른 이들이 너나없이 각자의 오토바이를 멈췄다.

끼, 끼…… 끼익.

그러고는 오토바이에서 후다닥 내렸다. 그 바람에 오토바이가 옆으로 기울더니 땅에 쓰러졌다.

쿵, 쿵…… 쿠웅.

대원들과 특수부대원들은 각자 소지한 총기를 급히 챙겨 들었다. 그와 함께 혹 주변에 적이 있나 싶어 황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다들 매우 긴장한 눈빛을 띠었다.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진한 경계심이 예의 얼굴을 뒤덮었다.

*    *    *

고글을 벗어젖힌 냉용해.

“지뢰라니…….”

황당해하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설마 여기에 지뢰가 매설되어 있을 줄은 까맣게 몰랐다.

“이럴 리가 없는데…… 이럴 리가!”

적잖은 부피와 무게가 나가는 지뢰다. 소지하고 다니기 매우 힘들다.

*    *    *

700~800미터쯤 떨어진 땅바닥.

차은성이 엎드려 있었다. 눈을 바짝 붙인 망원 스코프를 통해 냉용해와 뇌전대 대원. 그리고 특수부대원들을 살폈다.

“후후.”

차은성은 살며시 실소했다.

매설된 지뢰는 극히 소량이다. 하지만 매설되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저들은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앞에 지뢰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 그들의 움직임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차은성이 눈을 반짝이며 중얼거렸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벌고 거리를 벌리는 거지.”

차은성이 천천히 호흡을 멈추더니 곧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아앙!

단발의 총성이 아스라이 메아리쳤다.

*    *    *

퍼억.

냉용해의 좌측 어깨에 총탄이 박혔다.

“악!”

냉용해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쿠당당.

그사이.

냉용해가 탔던 오토바이가 바닥에 쓰러졌다.

땅바닥을 구르는 냉용해를 본 대원들이 소리쳤다.

“대주!”

“대주!”

그들 중 몇이 급히 냉용해에게 뛰어가려 하다가 멈칫거렸다.

이내 그들이 급히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저격이다!

냉용해의 부하 대원들은 저격수가 흔히 사용하는 전술을 생각했다.

부상자 하나를 만들어 놓고, 부상자를 도우려고 다가오는 이를 한 명씩 한 명씩 저격으로 사살하는 전술을…….

*    *    *

두어 시간 후.

응급처치를 받은 냉용해가 이를 악물더니 가루가 되도록 심하게 갈았다.

까드득.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경계 없이 덫으로 성큼 들어서고 말았다. 그로 인해 입은 피해가 실로 뼈아프다.

상당한 수의 대원과 특수부대원들이 죽거나 중상을 입었다. 그 바람에 추적이 잠시 중단되었다.

지뢰가 추가 매설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죽거나 중상을 입은 대원과 특수부대원들을 챙기지 않을 수 없다.

“귀수! ……귀수! ……귀수!”

냉용해가 연거푸 중얼거리며 분노에 찬 안광을 번쩍였다.

잡히기만 하면 갈기갈기 찢어 죽여 버린다!

마음속으로 그렇게 결심하는 냉용해였다.

‘날 이리 무시하다니.’

좌측 어깨가 아니라 머리를 맞힐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좌측 어깨를 저격한 것은.

“내가! ……널 죽이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널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깐 이 이상 뒤쫓아 오지 마!”

그렇게 차은성이 무언으로 경고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매우 상한 냉용해였다.

*    *    *

반나절 후.

애드벌룬처럼 열기구가 크게 부풀었다. 줄에 묶인 열기구를 바라보는 안하랑.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런…….”

매우 당혹스러워하며 말을 더듬었다.

설마 열기구로 하늘을 날아 몽골로 가려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상상을 초월하는 탈출 방법에 안하랑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때.

“안하랑 씨.”

차은성이 불렀다.

안하랑은 별다른 생각 없이 무심히 대답하며 돌아섰다.

“네에.”

순간.

“흐으윽!”

안하랑이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크게 놀랐다. 얼굴과 두 눈동자 가득 예의 놀람을 띄웠다.

“팀장!”

“팀장!”

노태준, 황민준, 우형광, 김아름이 놀라 차은성을 급히 불렀다.

자동 권총으로 안하랑을 겨눈 차은성.

“정보!”

요구하자.

“왜, 왜 이러세요?”

안하랑이 엄청 놀란 어조로 반문하며 뒷걸음치려 했다.

그러자 차은성이 차가운 목소리로 제지했다.

“한 발만 떼면!”

명백하다.

사살한다!

차은성의 경고에 안하랑이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팀장. 왜 이래요?”

“팀장.”

“멈춰!”

황민준, 우형광, 김아름, 노태준이 차은성에게 다가서며 차은성과 안하랑을 번갈아 봤다.

“정보!”

차은성이 재차 요구하자.

“차 팀장님…….”

“마지막 기회야. 정보!”

차은성은 매우 냉랭한 눈빛을 띠었다.

그러자 도움을 청하려는 듯 안하랑이 슬쩍 다른 이들을 돌아봤다.

김아름, 우형광, 황민준, 노태준을.

그 순간.

타아아앙.

총성이 울렸다.

*    *    *

사살한 안하랑의 품속을 뒤지는 차은성에게 팀원들이 다가갔다.

“팀장!”

“은성아!”

다들 무언으로 이유를 물었다.

차은성이 안하랑의 품속에서 마이크로 칩을 꺼내 들더니 천천히 몸을 폈다.

“이중 스파입니다.”

차은성이 노태준을 돌아봤다.

그러자 팀원들이 흠칫거리며 당황과 놀람을 내보였다.

“이중 스파이?”

노태준이 반문하며 사살당한 안하랑을 쳐다봤다.

“네. 몇 달 전에 진짜 안하랑이 스위스 취리히 국제공항을 떠나, 북경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갔는데…….”

차은성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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