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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리커버리 마도사-32화 (32/308)

32화

카페 알바 이틀째.

딸랑!

종소리와 함께 나타난 윤여훈이 고성을 내질렀다.

건우는 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참이었다.

“어떤 새끼가 날 쓰레기장에 내던졌…….”

파앙!

다시 한번 윤여훈의 앞으로 파공성이 터졌다.

털썩.

그는 입가에 침을 겔겔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손님, 여기서 잠들면 안 됩니다.”

건우는 그의 의식을 확인하는 척, 뺨을 후려쳤다.

퍼억! 퍼억!

손바닥으로 치는 건데, 어째 망치로 치는 것 같다.

“으으.”

윤여훈의 뺨은 심하게 부어올랐다.

“…….”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알바생들이 은연중 당황했다.

선정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거참, 이 손님 참 안 되겠네.”

건우는 다시 한번 그의 목덜미를 붙들어 쓰레기장에 던지고 왔다.

당황한 선정이 돌아온 건우에게 물었다.

“오, 오빠. 어떻게 한 거예요?”

“응? 무슨 짓을 하다니?”

“저 사람 왜 올 때마다 기절하는 거예요?”

“빈혈인가 보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건우는 피식 웃으며 선정에게 윙크를 했다.

선정은 얼굴을 발그레 붉히며 말했다.

“저, 저 사람과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사귀게 된 것도 그냥 거의 협박이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해명하지 않아도 알아. 더럽게 안 어울리거든.”

“그, 그렇죠.”

선정은 쑥스러웠던 건지 배시시 웃었다.

카페 알바 사흘째.

딸랑! 딸랑!

카페로 다수의 헌터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힐끔.

윤여훈은 부하들을 방패 삼아 눈치를 살폈다.

“이번에는 문제없나 보군.”

그렇게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윤여훈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선정의 얼굴이 새파랗게 물들었다.

“저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카페 직원이 만류하려고 했지만 어림없었다.

“선정아! 나와라! 할 얘기가 많다.”

주변의 이목이 선정에게 쏟아졌다.

오들오들.

‘이 이상 폐가 되게 할 수는 없어.’

선정은 팔을 매만지며 두려움에 벌벌 떨며 발을 옮기려고 했다.

바로 그때.

건우가 팔을 들어 그녀를 제지한 뒤, 윤여훈의 앞에 섰다.

“그만하시죠. 손님.”

“야, 너 왜 자꾸 선정이 주변에서 얼쩡대는 건데?”

건우는 질문에 질문으로 답했다.

“야, 너는 그렇게 쳐 맞았으면서 왜 정신을 못 차리는 건데?”

“…….”

윤여훈은 얼굴을 흠칫 굳혔다.

그러다 건우가 말한 의미를 깨닫고는 얼굴색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그게 네 짓이었냐? 어쩐지 주먹으로 때린 것 같더라니.”

“주먹으로 때렸는지 어떻게 알아?”

“건방진 새끼. CCTV 돌려보면 다 나오게 돼 있어.”

윤여훈은 한쪽 입꼬리를 비틀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본때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깽판 부리기 전에 좋게 따라 나와.”

건우는 윤여훈과 그 무리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오, 오빠.”

선정이 다급하게 만류하려고 하자, 건우는 싱긋 웃으며 무어라고 말했다.

현관문이 다시 닫힐 쯤.

다른 직원들이 선정에게 우르르 몰려왔다.

“거, 건우씨 어떻게 된 거예요?”

“저러다 저 잘생긴 얼굴에 흠집이라도 나면 어떡해?”

고작 사흘뿐이지만 건우에게 정이 많이 들었던 것처럼 보였다.

“선정아, 그래서 건우씨가 방금 전에 뭐라고 했어?”

“그, 그게요.”

모두가 걱정되는 표정으로 지켜봤고 선정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

“금방 끝난다고 5분 뒤에 다시 보재요.”

“응?”

무슨 의미지?

모두가 고민에 잠기려고 할 때.

딸랑딸랑!

바깥에서 한 남자가 공포에 물든 표정으로 카페 문을 열어젖혔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윤여훈이었다.

덜컹 덜컹

콰앙!

“으아아아아아.”

그는 손발을 허우적거리며 카페의 테이블과 의자를 자신의 뒤로 밀어젖혔다.

“허억, 허억.”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의 얼굴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대체 뭘 보고 저렇게 두려움에 떠는 걸까?

딸랑딸랑.

때마침 건우가 문을 열어젖히며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얼굴이 사색이 된 윤여훈은 어깨를 움찔 떨며 건우에게 소리쳤다.

“움직이지 마! 너 이 미친 새끼!”

뚜벅뚜벅.

건우는 그의 경고를 무시하고 윤여훈에게 발을 옮겼다.

“손님. 그냥 가면 참 섭섭합니다.”

“웃기지 마! 그게 무슨 대화야! 이 괴물 새끼!”

그는 바르르 떨면서 허리춤에 들려 있는 단검을 빼들었다.

“손님? 여기서 무기를 사용하시면 헌터법 위반인데요?”

“닥쳐!”

두 사람의 대화를 경청하고 있던 선정이 건우에게 다가가 물었다.

“……오빠, 무슨 일이 있었나요? 다른 분들은 다 어디 가고.”

건우는 대답 대신 피식 웃었다.

“……?”

의문은 더욱 증폭됐다.

그는 다시 윤여훈에게 말했다.

“손님 이야기마저 해야죠. 이리로 오세요.”

윤여훈은 흠칫 떨다가 문득 묘안을 떠올렸다.

“너, 너 이 새끼! 딱 기다려! 내가 전화 한 통 하면 다 끝나.”

“통화하시죠.”

울컥!

여유를 잃지 않는 건우의 태도에 윤여훈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언제까지 더럽고 뻔뻔한 낯짝을 유지할 수 있는지 보자.’

윤여훈이 손을 벌벌 떨며 통화 버튼을 꾹 눌렀다.

[여보세요.]

“형님, 접니다.”

[어 그래. 여훈아. 무슨 일이야?]

“그게…….”

윤여훈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대충 웬 잡것이 분수도 모르고 설친다는 통화 내용이었다.

설명 후 수화기 건너편의 남자가 분노가 서린 음색으로 답했다.

[주제도 모르고 감히 내 동생을 건드려! 내가 금방 갈게. 기다려.]

통화가 종료됐다.

씨익!

이제야 안심이 된 건지, 윤여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건우에게 말했다.

“너 이 새끼 우리 형님이 협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유망주야. 조만간 간부 심사도 앞두고 있어. 곧장 체포될 테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오, 오빠.”

선정은 걱정되는 눈빛으로 건우를 지켜봤다.

그러나 건우는 조금도 표정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스마트폰을 들었다.

“손님 저도 통화 한 번 해도 되겠습니까?”

“하든지 말든지.”

건우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다.

“오랜만입니다. 제가 도움이 필요해서 번거롭지만 한 번 와주실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아 와주신다고요. 감사합니다. 여기 주소가 어떻게 되냐면…….”

그렇게 건우 역시 간결하게 통화를 마쳤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윤여훈은 너무 웃겨 코웃음치고 말았다.

‘허세 부리기는 누굴 불러도 이미 늦었어.’

잠시 후.

딸랑!

양복을 입은 협회 직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명찰에 새겨진 이름은 박상수였다.

그의 덩치는 윤여훈과 거의 엇비슷했다.

“형님 이쪽입니다.”

윤여훈은 어깨를 들썩이며 박상수의 뒤로 숨었다.

박상수는 그런 윤여훈에게 한심하다는 듯 시선을 던지고는 건우를 돌아봤다.

“헌터협회, 각성자 수사과의 박상수 차장입니다. 각성자신가요?”

“각성자입니다.”

그러자 그는 다짜고짜 건우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민가에서 다짜고짜 행패를 부리셨다고 접수됐습니다. 조사를 받으셔야 되니 저와 동행해 주시죠.”

“제 의중은 전혀 물어보지도 않고 즉결처분하신다는 건가요?”

“충분히 상황 파악 후 내린 검토입니다. 안 따라 주신다면 힘으로라도 집행하겠습니다.”

“충분히 상황을 파악했다라.”

건우는 씨익 웃더니 어이가 없단 표정을 지었다.

‘웃어?’

박상수 역시 그 반응이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라이선스 보여 주실 수 있겠습니까?”

“여기요.”

건우는 군소리 없이 라이선스를 건네주었다.

‘진작 그럴 것이지.’

역시 권력의 힘이란 남다른 거다.

그렇게 박상수는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추켜세우며 건우의 라이선스를 확인하다가…….

파르르르.

손에서 경련을 일으켰다.

“형님?”

박상수의 눈 밑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S, S급. 거, 거기다 국가공인.”

“네?!”

그 한마디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카페에 있는 모두가 경악했다.

건우는 안경과 베레모를 벗었다.

“최, 최건우 헌터?!”

그제야 인상이 낯익다는 걸 깨달은 박상수가 턱을 떨어뜨렸다.

“동행하기 전에 잠깐만요. 저도 제 대변인 해주신다고 한 분 오기로 했거든요.”

불길한 느낌에 박상수는 급히 건우를 불러 세웠다.

“최, 최건우 헌터. 이야기를 들어 주시죠. 노, 농담도 참.”

두두두두두두두두.

바로 그때 건물 벽에 미미한 진동이 느껴졌다.

“아, 왔나 보네.”

창문을 보니 하늘 위로 헬리콥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건우는 창문을 열고 소리쳤다.

“여기입니다.”

그 소리를 닿았는지 헬리콥터 문이 열리며 한 인영이 허공에 몸을 던졌다.

타악.

사뿐히 지면에 착지한 그는 곧장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딸랑!

“제때 왔는지 모르겠군. 그동안 잘 지냈나? 최건우 헌터.”

강건한 체격에 심계가 깊은 눈동자를 가진 장년의 남성.

전신에서 풍기는 그 위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구자혁.

헌터협회 협회장인 그가 지금 막 이곳에 당도했다.

“혀, 협회장님!!”

박상수는 대경실색하며 허리를 굽혔다.

카페 직원들을 비롯해 손님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절망하는 이가 있었으니.

“…….”

윤여훈은 아예 넋을 놓고 있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쭈욱.

그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자신의 볼을 꼬집어 늘려 보았다.

아픈 걸 보니 절대 꿈은 아니었다.

***

하트벅스 카페, 사장실.

느닷없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구자혁은 사건의 내막을 듣고 엄중하게 조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우선 윤여훈을 폭행했다는 빌미로 건우를 체포하려고 했던 것에 대한 증거인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을 확인하던 구자혁이 혀를 차며 박상수를 쪼았다.

“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그, 그게.”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윤여훈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영상을 다시 확인했다.

영상에서는 윤여훈이 카페에 들어오더니 기절하는 장면이었다.

하나, 어찌 된 일일까?

16배 느린 화면으로 재생해도 결과는 똑같았다.

건우가 슬쩍 지나갔을 뿐인데, 윤여훈이 빈혈이 일어난 사람처럼 마냥 쓰러졌다.

“연기가 아주 가관이야. 자해공갈해도 되겠어? 자네는 제대로 확인도 안 해 보고 최건우 헌터한테 무례하게 굴었다며?”

“죄, 죄송합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박상수는 땀을 삐질 흘리며 변명하기 급급했다.

타박을 하면서도 구자혁은 그를 딱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 프레임으로는 절대 S급의 속도를 포착할 수는 없지.’

건우는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구자혁은 그 장단에 맞춰 주기로 했다.

“듣자 하니 윤여훈 헌터는 여러 번 말썽을 일으켰는데 다 정상참작되었더군. 분명 고의성도 다분해 보이는데……. 자네 일을 이렇게 엉성하게 처리하면 어쩌겠는가?”

“다시 철저하게 검토해 죄의 유무를 가리겠습니다.”

“혀, 형님!”

“시끄러워! 누가 형님이야! 이 자식!”

박상수는 윤여훈의 양팔에 구속구를 채웠다.

“…….”

배신당했다는 기분에 윤여훈은 황망하게 쳐다봤다.

구자혁은 헛기침을 했다.

“크흠 그럼 자네만 믿겠네. 난 최건우 헌터와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 잠깐 자리 좀 비켜 줄 수 있겠나?”

“알겠습니다.”

박상수가 허리를 꾸벅 숙이며 사장실 밖으로 나갔다.

건우는 슬쩍 박상수에 대해 물었다.

“저 사람 어떻게 됩니까?”

“조만간 지방으로 좌천되지 않을까 싶네만. 뭐 사람 앞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

농담 아닌 농담.

뼈가 서린 한 마디였다.

건우는 피식 웃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사례해야 될지…….”

구자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뭐 나도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겸사겸사 오게 됐네. 자네 도움이 꼭 필요하거든.”

“그게 무슨 말입니까?”

구자혁이 눈을 날카롭게 치켜뜨며 말했다.

“경기 화성 쪽에서 의문의 게이트가 나타났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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