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흑문주 심온-19화 (19/125)
  • # 19

    * * *

    금어림의 부름에 적막대주 진요가 집무실에 들었다.

    “부르셨습니까?”

    진요의 기도는 충성스런 수하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결코 거만하지도 그렇다고 비굴하지도 않았으며, 눈은 빛나지 않았지만 어떤 명령도 수행할 준비 태세를 갖춘 채 침착히 가라앉아 있었다.

    금어림은 그런 모습을 대하며 속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눈앞에서의 모습처럼 자신이 보이지 않을 때도 똑같은 언행을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가까이 오라.”

    고요한 음색이었으나 거부하기 힘든 위압감으로 충만한 목소리에 진요는 은연중에 긴장하며 가까이 다가섰다. 그는 막주의 부름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작전에 투입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쩐지 전혀 다른 문제인 것만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직감이 들어맞았다.

    ‘헉!’

    진요는 터져 나오려는 경악성을 애써 삼켰다. 그의 눈에 막주가 언제 어떻게 빼 들었는지 도끼를 쥐고 마주 서 있었기 때문이다. 힘을 다해 침착한 눈빛을 유지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눈동자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내,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걸까? 그런 적이 없는데……. 완수하지 못한 임무가 있었던가? 아니야, 그것도 아니야. 그럼 대체 뭐야? 그냥 일단 잘못했다고 빌어볼까?’

    진요의 콧잔등의 땀구멍에서 미세하게 땀방울이 비집고 나오려 했다.

    그는 또 검을 생명처럼 여기는 막주가 왜 검 대신 도끼를 든 것인지, 정녕 검으로 죽이기엔 그만한 가치도 없다고 느껴서 도끼를 준비한 것은 아닌가 싶은 수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짧은 순간이 마치 십수 년은 족히 지난 듯 길게 느껴질 무렵, 막주 금어림의 입이 열렸다.

    “진요, 도끼를 받아라. 그리고 일단 아무것도 묻지 마라. 너는 도끼로 힘껏 내 등을 찍기만 해라.”

    진요는 떨리는 손길로 도끼를 건네받고는 곧바로 무릎을 꿇으려 했다. 그러나 금어림의 제지가 더 빨랐다.

    “멈춰라.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도록 하자. 어쩌면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은 단지 내 말대로 하라.”

    진요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도끼를 내려다봤다. 날이 바짝 서 있었다. 그는 지난날 은형대주와 함께 막주의 흉을 본 것을 가지고 이런다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였으나 어쨌든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에서 뜻을 거역한다면 그건 막주를 두 번 기만하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금어림이 몸을 돌리고 등을 내보였다.

    “찍어라.”

    “막주님!”

    “어서!”

    진요는 길게 숨을 들이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양손을 높이 쳐들고는 그대로 금어림의 등을 향해 도끼를 날렸다.

    슉!

    푸욱!

    살이 찢기는 소리와 함께 도끼날은 금어림의 등판에 작렬했다.

    “으윽!”

    금어림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감내했다. 이 정도의 고통은 예상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는 한순간 뻐근한 가슴께로 절대 나타나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 말았다.

    그것은 시퍼런 도끼날이었다. 진요의 강력한 도끼질에 그만 가슴 앞쪽까지 시원스럽게 뚫려 버린 것이다.

    “크아아아악!!”

    금어림은 잠시 믿을 수 없다는 듯 앞가슴을 뚫고 나온 도끼와 진요를 번갈아보며,

    “내, 내공은 빼고 새끼야! 크윽!”

    하고는 그대로 허물어졌다. 저승 사자를 영접하러 가고 만 것이다.

    “헉!”

    죽은 금어림의 황당함도 대단했지만 진요가 느끼는 당혹감은 말로 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는 막주가 도끼로 내려치라 연거푸 말할 때 문득 얼마 전에 막주가 폐관 수련을 마치고 나온 것을 떠올렸다.

    틀림없이 막주는 폐관 수련 중 놀라운 호신공을 연마했을 터이고, 그것을 과시하면서 ‘내 무공이 이 정도이니 너는 더욱 충성하여라’ 정도의 말을 듣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전력을 다해 도끼로 가격한다 해도 전혀 어떤 해도 입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것인데 터무니없이 도끼가 등짝을 빠개고 심장을 지나 가슴을 뚫고 나왔으니 그는 혼이 빠져나간 듯 부들거리며 쓰러진 막주를 바라볼 뿐이었다.

    진요는 여전히 귓가로 금어림이 마지막 외친 ‘내공은 빼고 새끼야’라는 말이 맴돌았다.

    잠시 후 비명 소리를 듣고 우르르 호위와 고수들이 몰려들었다. 진요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뒤로 물러섰지만 그 누구도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 * *

    그럼 도대체 심온이 보낸 서신엔 어떤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던 것일까? 서신의 전체 내용은 이러했다.

    막주의 서신은 잘 받아보았소. 난 막주의 글을 여러 차례 읽으면서 묘한 감동에 젖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구려. 우리는 흔히 청부 조직의 수장이라면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차가운 심장을 지닌 자로 여기고 있었건만 막주는 마음 깊은 곳에 만인을 포용할 뜨거움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지 않소.

    뼛속까지 내 사람이라 믿던 수하가 은밀히 험담을 했다는 것에 얼마나 상심이 크셨소이까. 그동안 고심참담하며 갈등했을 막주의 모습을 생각하니 내 마음도 아프오. 막주는 어렵사리 무상 의뢰에 관해 말했소만, 내 어찌 돈을 받을 생각을 하였겠소이까. 더욱이 훗날 한 사람을 죽여주겠다는 말에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며 치미는 감동을 어쩌지 못하겠더이다.

    그 뒤로 심온의 찬사는 계속 이어지다가 중간 정도에서 본론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서론은 여기에서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막주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해드리리다.

    아주아주 먼 옛날 어느 날이었다오. 산에서 나무를 하고 돌아오던 나무꾼 한 명이 있었다오. 그런데 그 나무꾼이 산을 내려오다 그만 발을 헛디뎌 비탈길로 구르고 말았지 뭐요.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이게도 그때 마침 그리로 지나던 호랑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나무꾼을 발견하게 되었지 뭐겠소. 호랑이는 다리를 다쳐 걷지 못하게 된 나무꾼을 안타깝게 여기고는 얼마나 다쳤는지, 집이 어디인지를 묻고는 등에 업어 바래다주었소이다.

    아, 물론 호랑이가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이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흘러 내려온 이야기이며 중요한 건 중심되는 주제니까 말이외다.

    이야기를 계속하겠소.

    구함을 받은 나무꾼은 호랑이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오. 통성명을 하고 서로의 나이를 묻자니 대충 비슷하여 두 사람은 그때부터 친구가 되기로 했지요. 늘 산이나 들로 함께 다니면서 노니는 것이 진정 한 형제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오.

    그러던 어느 날이었소. 호랑이는 친구를 깜짝 놀라게 하려고 살금살금 접근해 갔지요. 그런데 혼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무꾼 친구는 다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 뭡니까. 무슨 이야기를 하나 몰래 다가가 한참을 듣고 있자니 호랑이는 그만 크게 상심하고 말았소이다. 이제껏 몸의 간이나 심장까지 꺼내줄 친구로만 생각했는데 나무꾼 친구는 호랑이 자신의 약점과 흠을 고스란히 다 말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호랑이가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가는지 모르겠소이다.

    그 다음날이었소. 어두운 낯빛으로 호랑이는 나무꾼 친구를 찾아왔답니다. 나무꾼 친구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어제는 안 보이더라? 뭐 했어?”

    “부탁이 있어.”

    “뭔데?”

    호랑이는 뒤춤에 감추고 있던 도끼를 나무꾼에게 건넸습니다.

    “이것으로 날 찍어줘. 다른 건 묻지 말아줘. 그냥 그렇게 해줘.”

    호랑이의 말이 워낙 진지했기에 나무꾼 친구는 잠시 망설이다가 도끼로 호랑이의 등을 내리찍었답니다. 호랑이는 등에 피를 흘리면서 힘겹게 돌아갔지요. 그리고 다시 열흘가량이 지났을 때 호랑이는 붕대를 감은 몸으로 나무꾼 친구에게로 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걱정하던 나무꾼 친구가 물었습니다.

    “이젠 설명해 줄 수 있겠니?”

    호랑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붕대를 풀었습니다.

    “자, 봐. 아물어가지?”

    “응, 다행이다. 그런데 왜 그런 거였니?”

    호랑이는 지난날 친구의 험담으로 상처받았던 것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봐, 친구야, 몸의 상처는 언젠간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게 낫지 않는단다. 내 마음은 지금도 아프기 그지없구나.”

    그러면서 호랑이는 쓸쓸히 뒤돌아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무꾼 친구는 자신의 경솔함을 비로소 크게 후회하게 되었지요.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입니다. 이 이야기를 굳이 길게 적은 건 수하에게 충고나 야단을 치기보다는 호랑이가 했던 것처럼 마음으로 깨닫게 해주었을 때 진정한 존경과 우러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막주의 현명한 판단으로 인해 수하들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하여지고 흑막이 크게 번창하길 빕니다.

    * * *

    “근데 만약에 말이야, 진짜 도끼로 찍으라고 했으면 어쩌지?”

    문득 심온이 던지는 질문에 오교가 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진중히 생각에 잠겼다.

    “으음, 그럼 대단한 거죠.”

    “그렇겠지? 혹시 말이야, 그런 것이라면 흑막은 일단 건드리지 않기로 하자.”

    “도끼에 찍혔다면 뭐, 봐줄 만하네요.”

    “설마 콱 뒈져 버린 건 아니겠지?”

    “에이, 미리 내공 없이 찍으라고 하겠죠.”

    “그렇겠지. 흠, 그럴 거야.”

    심온과 오교가 오순도순 주절거릴 무렵 흑막은 막주의 초상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

    10. 순심선행대전(純心善行大戰)

    철저한 어둠이었다. 흔히 깊은 어둠에 대해 말할 때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이라고 하지만 이건 숫제 그 도를 넘는 어둠이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어둠 속에 선 자신 스스로도 자신이 정녕 존재하고 있는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랄까.

    그런 어둠 속. 정녕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건만 분명하게도 문득 한 목소리가 스멀거리며 어둠을 갈랐다.

    공간의 어둠보다 더 어둡고 음울한, 한기(寒氣)마저 서린 음성이었다.

    “늙은이와 그 수하들은?”

    ‘살인멸구(殺人滅口)’, ‘완전제거(完全除去)’ 따위의 말이 생략된 질문이었다.

    대답은 좌측 끝쪽에서 들려왔다.

    “영명하신 지존께 영광을! 지존이시여! 속하, 분부대로 완벽히 처리하였으니 염려 놓으십시오. 늙은이는 더 이상 강호 기재들을 키우지 못할 것이며, 그 경로를 통해선 더 이상 영웅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그의 수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철저한 복종과 극한의 공손함이 담긴 음성이었다.

    “크크, 잘하였다. 네게 큰 상을 내리도록 하겠노라. 그 늙은이는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나 번잡한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 종말을 고하고 말았으니 세상의 빛 하나가 꺼진 반면 우리의 어둠은 더욱 깊어지게 되었으니 내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모두는 확고한 어둠을 향해 더욱더 매진해야 할 것이다.”

    “영명하신 지존 앞에 세상이여 무릎 꿇을지어다!”

    지존이라 불린 이의 광오한 말에 수하들이 일제히 입을 모아 외치자 어둠의 공간이 쩌렁 하고 울렸다.

    “그러나!”

    지존의 음산한 외침이 울림을 잠재웠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아직 축배를 들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라. 어둠을 거스르는 세력은 아직도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지 않더냐. 두려움없이 나가되 결코 자만해서는 안 된다.”

    “지존의 가르침 뼛속 깊이 아로새기나이다!”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된 의미를 모르는 자는 없을 것이다. 빛에 속하였다 하는 놈들이 ‘세상에서 가장 정순한 아이’를 찾는 것을 그저 두 눈 뜨고 지켜보아야 하겠느냔 말이다.”

    쿵! 우지끈!

    내려친 주먹에 탁자가 뚫리는 소리가 격하게 울렸다.

    “생명을 다해 지존께 충성을! 목숨을 다해 빛을 베고, 온 힘을 다해 어둠을 선포하라! 천세 만세 어둠의 천하, 지존의 천하가 열릴지어다!”

    수하들의 일치단결한 외침에 지존은 어느 정도 마음에 여유를 찾은 듯 격정이 가라앉은 음성이 되었다.

    “그렇다. 어둠의 천하를 위해, 나의 천하를 위해 힘을 다하라. 자, 각기 이번 사태에 대해 염두해 둔 해결책을 말하라.”

    약간의 침묵이 흐른 후 왼쪽 중앙 쪽에서 한 음성이 답했다.

    “속하 지옥당주, 한말씀 올리겠나이다.”

    지옥당주의 목소리는 은은한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말하라.”

    “지난 과거를 돌아보아도 빛의 무리들의 해악은 말로 형용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은 그전의 모든 일을 더한 것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속하의 판단입니다. 필시 적들은 ‘정순한 아이’를 골라 어둠의 제왕이신 지존께 대항코자 할 터! 대회가 열리기 전 그 지역 일대를 죽음의 땅으로 선포하고 모든 생명을 멸절시키는 것이 옳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과연 지옥당주다운 말이다. 그대의 말은 내 마음을 기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꿀꺽!”

    극한 긴장으로 지옥당주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내실을 조용히 울렸고, 그 소리는 다른 이들에게도 전염되듯 퍼져 갔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전후좌우를 살펴야 하는 상태이다. 지옥당주 그대의 마음은 받아두겠다.”

    “천세 만세 만만세. 영광입니다.”

    “다른 의견은?”

    “염라당주,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좋다.”

    “지존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이번에 대회를 주관한 ‘진우종(眞優終)’이란 작자는 강호상에 명망이 드높은 자로 만약 그에게 직접적인 해를 입힐 시엔 뭇 정파라 칭하는 놈들은 물론이거니와 천하 도처에 은거해 있는 고수들까지 모두 하나로 뭉치게 하는 일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다. 그것이 바로 내가 우려하는 바이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면 특별히 한 사람을 위장시켜 대회에 참가토록 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음, 위장이라…….”

    지존의 음성에 사뭇 수긍의 빛이 떠오르자 다른 이들이 앞 다투어 동조하고 나섰다.

    “뛰어난 책략으로 보입니다.”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비록 위장 수법이 관건이나 천하제일악녀가 실력을 발휘한다면 능히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계속 쏟아지던 말은 지존의 작은 헛기침에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나를 위해 누가 가겠느냐?”

    찰나의 순간이 억겁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막 지나갈 무렵 중앙 쪽에서 격정에 찬 음성이 솟구쳤다.

    “아수라당주! 지존을 위해 이 한 목숨 바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에서 지원이 쏟아졌다.

    “저를 보내소서! 지옥당주 제가 여기 있습니다!”

    “흑혈당주, 뼈가 녹을 때까지 지존께 충성을 맹세한 몸입니다!”

    “제가 가겠나이다! 부디 허락해 주소서!”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서로 지원하는 탓에 지존은 흡족한 듯 웃었다.

    “하하하하, 어둠의 미래는 더욱 어둡구나. 너희의 충정, 내 잊지 않겠다. 사실 너희에게 누가 가겠느냐 묻긴 했으나 이미 잠입자는 정해졌다. 천하제일악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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