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술은 특별합니다-87화 (87/175)

87잔. 좁은 곳.

6.

“윤수 씨. 인사해요. 이분은, 한 번 뵌 적 있죠? 마리너스의 임재훈 바텐더고 이분들은 제 선배들이에요. 같이 아르센에서 일했던.”

정환은 아실로 들어선 세 사람을 자리에 앉히고는 윤수에게 이들을 소개했다.

“그, 그럼!? 시, 신정우 바텐더님, 한기준 바텐더님!?”

“어? 우리 이름을 알고 있네? 네가 가르쳐 줬냐?”

“아뇨…. 그건 아닌데….”

“바, 반갑습니다! 장! 윤! 수! 라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감명 깊게 봤습니다! 그 전설 같은 아르센에서 일하셨던 분들을 뵙다니, 영광입니다!”

정환의 인터뷰를 보고 여기까지 찾아온 사람이 윤수였다. 아르센에 대한 막연한 환상까지 가진 사람도 윤수였고.

그가 정우와 기준을 아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뭐…. 내가 좀 전설적이긴 하지. 반가워요. 나, 신정우. 지금은 그레인 호텔에서 치프로 일하고 있고. 아. 말 편하게 해도 되죠?”

“물론이죠! 영광입니다!”

“난 한기준이라고 해요. 한남동 마리너스에서 일하고 있어요. 재훈 씨랑 같은 직장.”

“바, 반갑습니다!”

“윤수 씨? 이렇게 또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이번에는 정식으로 인사 나눠요. 나, 임재훈이에요.”

“오랜만입니다!”

쏟아지는 선배 바텐더들의 인사에 윤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한 번씩 악수하고 또 명함을 건네는 그들의 손을 따라 윤수의 몸이 바쁘게 움직였다.

“전 아직 명함이 없습니다…!”

“괜찮아요. 차차 나오면 주세요.”

“자주 볼 건데 뭐. 심심하면 오거든. 난.”

“오래 뵙죠. 명함도 나중에 주시고요.”

선배들은 다들 친절히 윤수를 맞으며 밝은 미소를 보여준다. 윤수는 이렇게 많은 바텐더를 만난 게 처음인 듯 어색한 모습이다.

정환은 일주일 동안 윤수와 지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들은 제법 충격적인 이야기.

정환은 윤수가 3년이라는 시간을 바텐더로 보내며, 일하던 곳의 선배들 외에는 다른 바텐더와 교류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일전에 주말에 이곳에 들렀을 때 따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던 것도, 실은 그래야 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당장 정환만 해도 일하고 얼마가 지나지 않아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았나.

그런 정환에게는, 이건 제법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이유가 예상이 가지 않는 건 아니다.

그가 당했던 건 아직은 유명하지 않은 말이지만 ‘가스라이팅’이라 불리는 것.

이는 외부와의 단절이 크면 클수록, 더욱더 효과적으로 통하곤 했다.

윤수를 고용했던 이들은, 그의 실력이 다른 바텐더에게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걸 꺼렸던 걸지도 모른다.

‘바텐더라는 놈들이….’

정환이 오늘 이런 자리를 만든 건 그래서였다. 여러 바텐더를 통해 다른 바와 바씬에 대해서도 알게 해주고, 또 객관적으로 평가도 받을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

정환이 계속해서 맛있다고, 또 실력이 좋다고 일깨워 줄 수도 있는 일이다.

허나, 정환은 다른 누구도 아닌 사장.

사장의 자리에서 계속해서 같은 말을 들려줘 그를 깨우치게 하는 건, 또 다른 ‘가스라이팅’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건 피해야지.’

의도야 어떻든 그들과는 다른 방식을 택하고 싶다. 저 새싹과 같은 바텐더를 짓밟은 바텐더와는 다른 방식을 택하고 싶었던 정환.

이건 바텐더로서, 또 12년이라는 경력과 나이를 가진 선배로서. 정환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책임감이다.

따스한 눈빛으로 윤수를 한 번 훑은 정환이 앞치마를 풀고는 선배들의 옆자리에 앉았다.

바 안에는 윤수만이 홀로 남아 이들을 마주하고 있다.

“자. 윤수 씨? 인사는 다 하셨죠?”

“네, 사장님! 이렇게 많은 바텐더 분을 만나 보는 건 처음이에요!”

“앞으로 자주 볼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강남 쪽 스터디에도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스터디요? 그런 것도 있나요?”

“…있어요. 원래 사장이나 선배가 소개해 줘야 하는 거구요.”

“처음 듣는 이야기라….”

“이제부터 알아갑시다. 우선, 오늘은 다른 거 먼저 하고.”

“다른 거요?”

“칵테일을 한 번 만들어 보세요.”

!

“잔은 네 잔. 모두 같은 거로. 여기 있는 바텐더들이 마시고, 윤수 씨가 만든 칵테일을 평가해 줄 거예요. 윤수 씨가 아직 자기 실력을 객관적으로 모르는 거 같아서 제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 봤어요.”

“지, 지금요?”

“네. 지금요. 여기 계신 분들은 윤수 씨도 알겠지만 다들 전문가들이에요.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실 겁니다. 그렇게 해주실 거죠?”

“내가 또 한 객관하지. 별명이 ‘신객관’이라고.”

“이런 건 냉정하게 봐야죠. 걱정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눈이 높은 편인데, 괜찮을까요? 전 주로 정환 씨 칵테일을 마시는 편이라.”

“…….”

그저 위로차 방문해 좋은 말만 해주고 갈 수도 있다. 허나, 그건 이들이 바텐더로서 할 행동은 아닐 터. 이들은 칵테일에는 누구보다 진심인 이들이다.

오히려 그런 위로를 부탁받았어도 거절했을 이들이 바로 여기 모인 바텐더들.

정환 역시 그걸 알기에 처음부터 객관적인 평가만을 부탁했다. 객관적인 평가라면. 이들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거란 확신이 정환에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윤수 씨. 요즘 연습하는 방식 말고 플레어 방식으로 만들어도 좋아요. 편하게, 원래 실력을 보여주세요.”

지금 연습하는 게 아닌 원래 익힌 방식도 좋다는 말까지 나오니, 윤수는 더는 도망갈 곳은 잃는다.

이제는 알아야 할 테지만, 원래 바텐더가 바 안에서 도망갈 수 있는 곳은 없다.

‘조금 힘들어도…’

이번만 넘기면 된다. 정환은 눈빛으로 진한 응원을 보냈다.

“…네. 해보겠습니다.”

정환의 응원을 받은 윤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었으면 하긴 했었다.

늘 받은 못한다는 질책. 그래서 들었던 회의감. 그걸 모두 날리고 새로 시작하기 위해 찾은 곳이 이곳이 아닌가.

또 얼마 전부터 정환에게 들은 격려와 칭찬도 있으니, 윤수는 이번 기회에 객관적으로 자신과 마주하려 한다.

그게 어떤 평가가 되더라도 말이다.

“칵테일은 제가 정해도 될까요?”

“네. 편하게.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맛있는 거로.”

“네. 감사합니다.”

푸어러를 가져와 몇 개의 술병에 끼우는 윤수. 이내 준비가 끝나자, 그는 면접 때와 같은 움직임으로 셰이커를 한 번 쓸었다.

탓, 타, 탁!

간단한 손동작에도 하늘을 날며 춤추는 셰이커. 셰이커는 빙그르르 한 바퀴 공중에서 돌고는 그대로 겹쳐져 윤수의 손에 안착했다.

슈우우우욱!

다른 손 역시 쉬지 않는다. 셰이커를 잡지 않은 손은 그대로 술병을 들고는 가느다란 곡선을 그리며 술을 부어갔다.

“호오.”

이를 바라보는 다른 바텐더들의 눈에 흥미가 맺힌다.

바텐더기에 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것도 있다. 저 정도 경력에 저 정도 실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지.

이들의 눈에는 저 바텐더의 지난날이 선명하게 보였다.

탓, 탓, 탁!

술과 얼음을 가득 담은 셰이커가 닫힌다. 셰이커는 당연히 보스턴 셰이커.

가볍게 셰이커를 몇 번 쳐 이를 고정한 윤수는 이내 경쾌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살가각! 살가각! 살가각! 살가각!

빠르게, 또 강하게.

펼쳐지는 윤수의 셰이킹.

이건, 아실에서 새로 배운 자세는 아니다.

그가 이전 직장에서 익혔던 자신만의 자세. 그럼에도, 들려오는 소리는 충분히 멋들어진 소리였다.

탁! 챠아아악!

갈라진 보스턴 셰이커 사이로 투명한 녹색의 액체가 쏟아진다. 네 잔이라는 제법 많은 분량임에도 과감하게 이를 부어가는 윤수의 모습.

다른 바텐더들은 고개마저 끄덕이며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

스윽.

그런 바텐더들 앞으로 투명한 녹색의 잔이 밀려 나온다.

“애플 마티니. 나왔습니다.”

윤수는 어느 때보다 비장한 표정과 함께 잔을 밀어내며 칵테일의 이름을 들려줬다.

잔을 받은 바텐더들의 시선이 일제히 잔으로 향했다.

“애플 마티니라. 오랜만이네.”

“그러게요. 흐음. 향 좋은데요?”

“노즈가 잘 잡혀 있네요. 색도 잘 나왔고.”

저마다 잔을 보며 감상을 토해내는 이들. 짧은 감상 후에는 다들 잔을 뜯어보기 바쁘다.

“침전물도 없고 색도 깔끔하네.”

“노즈에서 딱 사과 향만 오는 게 계산해서 만든 잔 같네요. 음.”

“냉각도 나쁘지 않네요. 잔 아랫부분. 만져 보셨어요?”

“이야. 기준아. 너보다 나은 데?”

“그런가요? 전 얼음을 조금 다르게 써서… …”

“저였다면… …을 …”

“아니, 내 말은… …해서 …하는 부분을… ”

.

.

.

말이 길어진다. 잔은 내어준 직후가 가장 맛있는 걸 아는 이들이 이러다니.

정환은 어쩔 수 없는 바텐더들이라며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저, 저기요!? 맛부터 좀 봐주시죠?”

“아.”

정환의 일갈이 이어지고 나서야 이들이 잔을 잡는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 번 더 노즈를 보거나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는 바텐더들.

호르르륵.

하는 소리와.

꿀꺽.

하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전자는 잔을 삼키는, 후자는 침을 삼키는 소리. 침을 삼킨 바텐더는 긴장된 표정으로 눈을 감고는 결과를 기다렸다.

맛을 봐달라고? 야. 연습이나 더 해. 건방진 소리 하지 말고.

이딴 걸 누가 마셔? 야, 이걸 돈 받고 팔라고? 미쳤냐? 네가 아주, 날 망하게 하려고 작정을 했구나.

진짜. 나니까 널 데리고 있는 거지. 아휴. 널 누가 쓰겠냐.

짧은 순간 그의 머리에는 지난날 들었던 적나라한 비난들이 스쳐갔다.

한때는 그게 현실이라고. 자신의 실력이라 믿었던 그런 비난들이.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불안감을 가득 안고 눈을 뜬 그의 앞에는.

“졸라 맛있네! 차정환. 너 직원 자랑하려고 나 불렀지?”

“이거…, 걸작이네요.”

“확실히. 잘 만든 애플 마티니입니다.”

방금 자신이 만든 잔에 대한 극찬이 쏟아진다.

“네, 네?”

윤수는 당황하며 눈만 이리저리 옮기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칭찬에 내성이 없어 당황하는 이의 전형적인 모습.

“맛있다구요.”

“응. 맛있어.”

“맛있습니다.”

“맛있네요.”

그를 위해 재차 일러주는 말들이 들리자, 윤수는 다시금 눈을 감고 만다.

아직은 마음에 남은 작은 의심이, 여전히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정말…. 정말 객관적인 평가일까?’

한 번 뿌리 내린 자기 의심은 쉽게 뽑히는 건 아니다.

이 모든 게 정환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 준 거짓된 자리는 아닐까 하는 그런 의심도 해보는 그.

하지만.

“보드카 브랜드를 저걸 썼구나? 나였으면 다른 보드카를 쓰고 얼음을 더 작은 걸 써서 희석으로 이런 맛을 냈을 텐데. 저것도 나쁘지 않네.”

“노즈에서 사과 향을 주고 부즈에서 보드카로 때린다. 그리고 피니쉬에서 라임으로 여운이라. 저랑 계산법이 비슷하네요.”

“단맛을 못 잡으면 맛없을 수도 있는 게 애플 마티니죠. 이건, 아주 잘 잡힌 균형이네요. 셰이킹이 의도된 거 같군요.”

이어지는 바텐더들의 세세한 분석이, 얼른 그의 의심을 지워 버린다.

들려오는 말이 전부 자신이 의도했던 바와 닿아 있다. 일전에 들었던 비난들이 전부 근거 없는 비난이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

정말 객관적으로 맛을 보지 않았다면, 저런 말들은 나올 수 없다는 걸 윤수 역시 모르지 않았다.

“아…. 정말, 정말 제가 만든 칵테일이…?”

의심이 걷히자, 이제는 저 맛있다는 말들이 조금은 살결에 닿기 시작한 그였다.

“응. 맛나네. 우리 호텔 애들보다 훨씬 나은데?”

“흠. 스터디에서도 이 정도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담백한 칭찬으로 평가가 마무리되자, 이제는 온전히 칭찬의 여파가 윤수를 휘감는다.

그는 같은 바텐더에게, 객관적으로. 정말 맛있다는 평을 받아낸 것이다.

이럴 때 해야할 말이, 처음으로 그의 머리를 스친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씨익.

윤수의 입에서 감사하다는 말이 나오자, 정환이 밝게 웃는다.

맛있다는 말에 나와야 할 답은 당연히 감사하다는 말.

그 어려운 일을.

윤수가 드디어 해낸 것이다.

“흠. 기준 형. 이 잔도 맛있지만, 그래도 셰이킹을 조금 바꿔서 맛을 강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셰이킹을? 재훈 씨. 그건 계량으로 잡는 게 낫지 않을까?”

“에헤이. 그럴 거면 기주를 바꾸는 게 낫지.”

감격에 젖은 윤수의 앞에서 바텐더들은 또 저마다의 생각을 내뱉는다.

언제나 이렇게 교류하며 발전해 왔던 게 이들의 모습.

정환이 이 자리를 통해 윤수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또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모든 바텐더가 한 사람을 짓뭉개고 권위적으로 누군가를 대하는 건 아니라고.

그리고.

“윤수 씨. 제가 말씀드리는 방법으로 셰이킹 한 번 해보시겠어요?”

“네?”

“제가 따로 쓰는 방법인데, 이거 한 번 익혀두면 도움이 되거든요. 이대로 한 번 섞어 볼래요?”

“어, 그런 걸 막 가르쳐 주셔도 되는 건가요?”

“안 될 이유가 없죠.”

모든 바텐더가 기술을 알려주는 것에 대가를 바라는 것도 아니라고.

정환은 그저 ‘일반적’인 바텐더들이 부대끼는 모습을 윤수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자자. 이렇게 해봐요.”

“기다려 봐. 내가 맛에 따라 기주 고르는 법부터 알려 줄게. 그거 먼저 익히는 게 낫다니까?”

“아뇨. 계산법이 문제입니다. 제가 아는 공식부터 익히고…”

정우와 기준, 그리고 재훈까지. 저마다 나서며 윤수에게 자신이 아는 걸 알려주려 한다.

교육비도, 또 충성을 강요하는 것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선뜻 나서는 이들.

“괜찮아요. 서로 노하우를 공유해도 결국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은 다 다르니까요. 얼른 배우세요.”

“그래도 되는 건가요?”

“바텐더들은 원래 이래요. 윤수 씨도, 바텐더잖아요? 전부 배워뒀다가 나중에 다른 바텐더에게 알려주면 되죠. 아. 교육비는 받으면 안 됩니다?”

“아…!”

정환은 인자한 미소와 함께 얼른 배우라며 윤수의 등을 떠밀었다.

떠밀리는 윤수의 얼굴에 무언가 촉촉함이 아린다. 이런 경험 역시, 그에게는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윤수 씨? 내 말 듣고 있지? 기주가…”

“셰이킹을 우선해서…”

“계산법이래도요!”

“하나씩 알려주시면 전부! 전부 배우겠습니다!”

윤수는 촉촉해지려는 눈가를 닦고는 얼른 다른 바텐더들에게 다가갔다.

열정이 가득한 모습이 이제는 자연스레 펼쳐졌다.

정환은 살짝 뒤로 물러 서, 이를 인자하게 바라봤다.

늘 이런 이야기를 들어 왔다.

바씬은 좁다고.

이건 비단 업계의 크기가 작다는 말만은 아니었을 터.

다른 직업에 비해 끈끈하게 연결되어 서로의 방식을 공유하는 이들. 또, 다른 이의 잘못에 나서서 책임을 지는 이들.

바텐더라 부르는 그런 이들이 모인 곳이 바씬이기에 좁다는 말이 붙은 건 아닐까.

정환은 그런 생각마저 해보고 있었다.

‘좁다-. 좁아-.’

정환은 크게 웃고는 그런 바씬에 자신도 몸을 던져 본다.

“우리 직원이니까, 여기 방식을 먼저 익혀야죠!”

늦은 밤, 종로의 한 골목에 자리한 아실에서는 한바탕 왁자지껄한 토론이 이어졌다.

한 명이 더 늘어서일까.

바씬이 유난히 더 좁게만 느껴지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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