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64화>
현재 시각 8시 20분.
공항으로 출발 10분 전!
특급 헌터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파티마에게 질문을 쏟아 내고 있었다.
“파티마 누나! 고등어가 어떻다고?!”
“맛있어.”
“고등어구이는?”
“맛있어.”
“고등어찜은?”
“맛있어.”
“고등어조림은?”
“맛있어.”
“으아, 으아아- 파티마 누나! 엄청 멋지잖아! 왜 이제 나타난 거야!”
“내가 멋지다고?”
“엄청 멋져! 우리는 이제 친구야!”
“친구라고?”
“당연하지! 이제 친구니까! 내가 매일 고등어, 건강해지는 샐러드, 당근 주스 가져다줄게!”
파티마를 꼭 껴안으며 환호하는 특급 헌터.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지만, 그 외침과 움직임에서 피로감이 느껴졌다!
광화문 광장의 난장판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밥을 먹자마자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아무리 에너지 넘치는 꼬맹이라도 힘든 게 당연했다!
피로는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법!
이제 기회를 봐서 잽싸게 튀면 된다!
‘빠져나갈 곳은……?’
스르륵-
소리 없이 열리는 옥상 창문과 그 뒤에서 나타난 황 비서!
이때 특급 헌터의 외침이 들려왔다.
“누나는 내 친구…… 13번이야!”
“13번이면 너무 뒤쪽인 거 같은데? 1번은 누군데? 스승님?”
피식 웃으며 반문하는 파티마.
“당연히 앙꼬지! 앗! 이제 친구 됐으니까! 내 보물 보여 줄게! 잠깐만 기다려!”
타다다다닥-
특급 헌터는 번개같이 천공탑으로 달려가 잡동사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아까 여기에 떨어졌는데! 사탕! 앙꼬 사탕! 완전 맛있는 앙꼬 사탕!”
휙, 휙휙-
천공탑 깊은 곳에서 등을 보이고 잡동사니를 뒤지는 특급 헌터!
‘기회다!’
천문석은 잽싸게 배낭을 들고 강철봉을 챙긴 후 파티마에게 눈짓했다.
“……!”
척하면 척.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뒤로 움직이는 파티마.
천문석은 세연에게 입 모양으로 말하고 열린 창문으로 움직였다.
‘갔다 올게.’
류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 입 모양으로 대답했다.
‘선물, 문자로 보낼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창문을 뛰어넘으려는 순간.
탁-
바지 밑단을 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알 수 없는 직감에 고개를 내리는 순간 보이는 익숙한 뒤통수.
바닥에 납작 엎드려 바지를 잡은 꼬맹이가 번쩍 고개를 들어 올렸다.
특급 헌터.
“…….”
“…….”
“……알고 있었냐?”
“당연하지! 알바! 그럼 우리 출발할까?!”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특급 헌터.
몰래 튀는 게 실패한 이상, 기책(奇策)이다!
“앗! 특급 헌터! 창문! 창문에 엄청 멋진……!”
“달! 엄청 멋진 달 말하는 거지? 잔뜩 보고 왔어! 이제 출동하면 돼!”
안 먹힌다!
바로 다음 방법이다!
“세연, 특급 헌터 잡아! 간지럼 발사!”
“특급 헌터! 집에서 누나랑 놀면서 기다리자! 후흐흐흣-.”
반사적으로 달려오는 류세연!
그러나 특급 헌터의 손이 주머니에서 나오는 순간, 세연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특급 헌터의 손에선 지렁이가 꿈틀거렸으니까!
“꺄아- 지렁이야! 오빠, 나 못 움직이겠어!”
“뭔 개수작이야! 너 초딩 때 나한테 지렁이 먹이려던 거 기억 안 나? 빨리 잡아!”
“아니거든! 지렁이 보기만 해도 현기증 나거든! 아앗- 어지러워!”
드라마 속 여주인공처럼 비틀거리다 풀썩 주저앉는 류세연!
파파팟-
이 사이 번개같이 튀어 올라 다리에 찰싹 달라붙어 외치는 특급 헌터!
“캬카카캌- 알바! 중국 같이 가는 거야! 완전 재밌을 거 같아!”
“우리 집 꼬맹이들은 왜 다 이 모양이야?!”
탄식하는 순간, 어느새 성큼 앞으로 다가오는 파티마가 보였다!
“파티마! 이 꼬맹이 떼어 내라! 네 특기를 보여 줘!”
“네! 스승님!”
파티마가 지렁이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특급 헌터는 재빨리 지렁이를 숨기고 외쳤다.
“누나! 이제 우리는 뭐지?”
“……친구?”
“맞아! 우리는 친구야! 드래곤 형이 말했어! 신의! 친구는 신의를 지켜야 하는 거야!”
“야! 그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여기서 신의가 왜 나와! 파티마! 얼른 이 꼬맹이 떼어 내!”
그러나 파티마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파티마?”
“죄송합니다. 스승님. 알사우드 가문의 후계자는 반드시 신의를 지켜야 합니다!”
신념으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외치는 파티마!
파티마도 글렀다!
“황 비서님……!”
창문 밖 황 비서는 이미 사색이 된 얼굴로 벽을 짚고 간신이 서 있는 중!
이 순간 천문석은 깨달았다.
특급 헌터는 큰 그림을 그렸다!
파티마가 친구가 된 이상, 특급 헌터를 막을 존재는 없다!
아니 지금이라도 자신이 힘을 쓰면 뿌리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꼬맹이를 힘으로 누르는 건 드높은 전생 천마의 자부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싸움에는 져서 도망쳐도 잔머리와 말싸움에서 진 적은 없었으니까!
힐끗 본 시계는 8시 23분!
아직 설득할 시간은 있다!
파파파파팟-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고 섬광과 뇌전이 튀는 순간 번쩍 떠오른 아이디어!
정공법으로 간다!
“특급 헌터! 넌 중국에 가지 못한다!”
“왜? 왜왜! 왜왜왜?!”
예상 그대로 격렬하게 반발하는 특급 헌터.
천문석은 가볍게 숨을 고르고 특급 헌터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
순간 흥미진진한 시선이 모이고 긴 침묵 후에 특급 헌터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 그랬구나. 어쩔 수 없지. 알았어.”
“뭐?! 납득 했다고?! 특급 헌터! 삼촌이 뭐라고 한 거야?!”
세연이 깜짝 놀라 외치는 순간.
특급 헌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말할 수 없어. 이건 엄청난 완전 엄청난 비밀이거든!”
그리고 다다닥- 달려가 텔레비전 앞에 놓인 물건을 들고 와 내밀었다.
“알바! 이거 가져가야지! 내가 쌌어!”
무장 벨트에 부착하는 잡낭.
철컥-
잡낭을 무장 벨트에 착용하는 순간.
세연이 리볼버가 들어 있는 무장 상자를 내밀었다.
“아, 깜빡할 뻔했네.”
“삼촌. 짐 확인 안 해도 괜찮아? 혹시 빼놓은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
다시 확인할 필요는 없다.
류세연은 체크리스트까지 만들며 철저히 배낭을 쌌고, 사실 이번에는 배낭을 풀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빠르면 하루, 길어도 2, 3일이면 돌아올 테니까.
“수고했다.”
톡, 톡-
류세연과 특급 헌터의 어깨를 한 번씩 두들기고. 무장 상자를 넣은 배낭과 세연의 스티커가 붙은 헬스장 강철봉을 어깨에 걸쳤다.
“파티마?”
“전 이대로 움직이면 됩니다.”
파티마는 배낭과 검이 담겼을 화구통형 안전 상자를 툭 건드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출발한다.”
“앗! 알바! 잠깐! 내가 엄청엄청 좋은 거! 알바 잡낭 안에 넣었어!”
‘궁금하지? 얼른 물어봐!’라는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눈을 빛내는 특급 헌터.
천문석은 씩 웃으며 단숨에 기대감을 박살 냈다.
“지금 네 손에 묻은 그 녹색 약초 말하는 거냐?”
“아앗! 어떻게 안 거야?!”
녹색 다람쥐가 된 니케와 감쪽같이 도망친 각성 동물 친구들.
이 약초 때문에 그 난리를 피웠는데 짐작하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했다!
천문석은 피식 웃으며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헌터들은 이 정도는 척 보면 다 아는 거야.”
“그렇구나. 그냥 보면 다 아는구나! 그럼 다른 건 말 안 해도…… 앗, 잠깐만!”
특급 헌터는 휙휙 주위를 살피며 다급히 외쳤다.
“알바! 니케 데려가! 알바가 도토리 찾아 준다고 해서 엄청 고맙대! 니케가 알바 도와줄 거야! 니케! 알바 출동한대! 니케! 얼른 나와!”
특급 헌터는 거실과 방을 달리며 크게 외쳤지만, 니케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나타날 수가 없었다. 녹색 다람쥐가 된 니케는 이미 베란다 창문 너머 먼 곳으로 도망쳤으니까.
“니케! 니케, 어디 있어?! 알바 지금 간대, 얼른 나와!”
특급 헌터가 10번 외쳤을 때.
천문석은 툭 던지듯이 말했다.
“출발할 시간 됐다. 니케는 다음에 도움받을게.”
“앗! 그럼 알바 이거 가져갈래? 아수라 도장! 이걸로 쿵쿵 찍으면 다른 도장 다 지울 수 있어!”
특급 헌터는 휘잉휘잉이 잠들어 있는 조각상을 건넸다.
얼핏 봐도 문화재 같은 이 조각상을 가져가면 100% 세관에 걸린다!
“응. 아냐 넣어 둬. 이거 가져가면 세관에 압수당하겠다.”
“앗, 아앗! 이거, 그럼 이거라도 가져가!”
손가락 하나 크기, 구멍이 뻥 뚫린 나무토막을 내미는 특급 헌터.
“뭐가 그렇게 자꾸 나와? 이건 뭔데?”
“나, 사슴이, 반짝이가 같이 만든 피리! 이렇게 부는 거야!”
부우우우우우-
특급 헌터는 나무토막을 입에 물고 한껏 바람을 불어 넣었지만, 입바람 소리뿐 피리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피리?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얼굴이 빨갛게 변할 정도로 바람을 불어넣던 특급 헌터는 환한 얼굴로 말을 쏟아 냈다.
“맞아! 그게 중요한 거야!”
“피리는 불면, 엄청 완전 시끄럽잖아?!”
“막막 불고 다니면 검사 할아버지, 마트형, 판사 할머니, 문방구 누나가 시끄럽다고, 뱀 나온다고 화를 낸단 말이야!”
“하지만 이 피리는 달라! 아무리 불어도 하나도 안 시끄러워! 밤에도 마음껏 불 수 있어! 엄청 훌륭하지?!”
“…….”
천문석은 뭐라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불어도 불리지 않는 피리.
피리의 근본, 소리를 부정하는 피리라니!
이게 그냥 나무토막에 바람을 불어넣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단 말인가!
아니, 다른 게 있긴 했다.
완벽한 피리 모양을 갖췄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
순간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졌다.
이 황당하고 어이없는 특급 헌터의 피리는 자신의 무공과 닮았다.
굉천수(轟天手), 구인창(蚯蚓槍), 무인검(無刃劍).
하늘을 놀라게 하는 섬광과 굉음으로 눈뽕을 먹이는 수법, 굉천수.
감각을 교란하여 지렁이처럼 바닥을 기게 만들뿐인 지렁이 창술, 구인창.
그 어떤 명검도 벨 수 없는 마음을 벨 수 있지만, 정작 종이 한 장 자르지 못하는 검술, 무인검.
무용(無用)의 용(用)!
특급 헌터의 불리지 않는 피리는 전생 천마가 만든 무공과 일맥상통하는 도리를 지녔다!
이 순간 특급 헌터가 새삼스럽게 보였다.
만에 하나, 백만의 하나.
천부의 무재를 지녔다는 후기지수를 볼 때도 담담하던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무공의 극에 닿는 이는 어떤 사람인가?
조급하게 원하면 얻지 못하고, 간절하게 바랄수록 오히려 멀어지니.
필요한 건 거대한 호수를 담을 정도로 큰 그릇!
기나긴 세월 동안 채워야 하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이야말로 최고의 자질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 앞에 커다란 그릇을 지닌, 대기만성의 인재가 있었다.
특급 헌터!
뭔가 좀 이상한 것들이 많이 채워져 있긴 했지만, 분명 대기는 맞았다.
그렇기에 천문석은 진심을 담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넌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카캬캌- 그렇지? 이 피리 만드는 데 완전 최선을 다했다니까! 층간 소음 나올까 봐 엄청 조마조마했잖아!”
자랑스레 웃음을 터트리는 특급 헌터.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으니, 울리지 않는 피리는 쓸모가 없다는 것!
그렇기에 천문석은 버럭 외쳤다.
“상상만 초월하지, 아무 의미가 없잖아?! 소리가 안 나는 피리를 어디다 써!”
“왜 의미가 없어! 이 피리 엄청 유용해! 이 피리 불면서! 마음으로 이름 열심히 부르면 도와주러 온단 말이야!”
소리를 전하는 피리가 아닌 마음을 전하는 피리?
“……도와주러 온다고? 누가?”
자신도 모르게 반문하는 순간 노래하는 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구으응사슴이, 반짝반짝반짝이, 탱탱볼탱탱이, 거복거복이, 보글보글돌고래, 포포포퐁퐁이, 부두목니케, 휭휭휘잉휘잉, 냠냠냠냠이가 도와주러 달려와!”
특급 헌터는 소리가 나지 않는 피리를 흔들며 각성 동물 친구들의 이름을 외쳤다.
“우와아아- 그게 정말이야? 각성 동물 친구들이 도와주러 온다고? 엄청난 기능이잖아?!”
천문석은 과장된 리액션으로 놀람을 표현했다.
“맞아! 엄청 대단하지? 꿈에서 보고 사슴이, 반짝이랑 만들었다니까! 카캬캌-.”
특급 헌터가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천문석은 툭-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멀리서 불어도 오냐?”
“당연하지! 엄청엄청 멀리멀리! 제주도 할머니 집에서 불어도 찾아갈 거야! 그렇지 니케? 아, 니케 없지. 사슴이! 반짝이! 앗! 사슴이 반짝이도 없지! 전부 어디 간 거야?!”
피리를 들고 주위를 향해 외치는 특급 헌터.
천문석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제주도에서 불어도 각성 동물 친구들이 도와주러 달려온다는 피리를 들고는 친구들이 없어졌다고 찾는 저 모습!
리모컨을 들고는 텔레비전 버튼이 고장 났다고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과 마찬가지다!
이때 톡- 창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리자 벽을 가리키는 황 비서.
어느새 시계는 8시 28분.
이제 대화를 마무리하고 출발할 때다.
천문석은 특급 헌터의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 피리, 남중국에서 불어도 오냐?”
“……남중국?”
특급 헌터는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남중국 제주도보다 멀어?”
천문석은 손을 들어 텔레비전을 가리켰다.
“저기 텔레비전이 서울. 그 앞에 러그가 제주도.”
그리고 천문석의 손은 러그를 지나 거실 구석 천공탑에서 멈췄다.
“남중국은 저기쯤이야.”
“…….”
특급 헌터의 눈동자가 요동치고, 잠시 후 대답이 돌아왔다.
“……잘 불면 오지 않을까?”
“그렇지. 잘하면 뭐든지 가능하지. 고맙다. 혹시 필요하게 되면 잘 쓸게.”
‘필요할 일은 없겠지만 말이야.’
천문석은 뒷말을 삼키며 피리를 받아 주머니에 넣고는 고개를 돌렸다.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대화를 듣고 있는 류세연과 파티마.
“파티마. 그럼 바로 출발하자.”
“네! 스승님!”
“배웅하러 가자! 특급 헌터!”
“알았어! 얼른 가자!”
“네. 배웅이요?! 그냥 여기서 작별 인사하는 게?!”
“당연히 배웅해야지! 혼자 가면 엄청 쓸쓸하단 말이야! 안 보일 때까지 손 흔들어야지!”
“네! 그럼 전 먼저 내려가서 배웅 준비를 할게요! 천천히! 천천히 내려오세요!”
다급히 외친 황 비서가 옥상을 가로질러 내려가고.
천문석과 파티마, 특급 헌터와 류세연이 뒤이어 계단을 내려가 건물 입구에 도착했다.
건물 입구에는 황 비서와 장갑 SUV 한 대가 출발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돌발 상황을 대비한 경호원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황 비서는 바짝 긴장한 얼굴로 차 문을 열었다.
“인천 공항까지 바로 모시겠습니다.”
천문석과 파티마가 타는 즉시 황 비서는 재빨리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작별 인사가 이어졌다.
“오빠! 조심해! 받고 싶은 선물은 바로 문자로 보낼게.”
류세연의 은근슬쩍 간을 보는 외침.
“알바! 잘 갔다 와! 걱정 마! 절대 아무한테도 비밀을 밝히지 않을게!”
특급 헌터의 비장한 목소리.
“협조 감사합니다. 출발! 바로 출발해요!”
황 비서의 다급한 외침.
부아아아앙-
천문석과 파티마를 태운 장강 유통 장갑 SUV는 인천 공항으로 출발했다.
“안녕안녕안녕…….”
특급 헌터가 손을 흔들며 외칠 때.
스마트폰에 세연의 문자가 왔다.
[선물 9호, 15호, 반지 2개.]
[특급 헌터한테는 뭐라고 한 거야? 오빠.]
절로 실소가 새어 나오는 빤한 계략이 담긴 문자!
꼬맹이 류세연은 훌륭한 계략가 류세연으로 성장했다.
천문석은 피식 웃으며 문자를 보냈다.
[@ㅁ@??]
특급 헌터를 설득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남중국으로 가출한 한경석을 찾으러 간다는 사실을 말해 주자 바로 납득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