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21화 (82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21화>

“……!”

“……!”

천문석과 워커 실트7의 시선이 마주쳤다.

인간과 노움!

헌터와 마도 공학자!

전생 천마와 타이탄 마스터!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정점에 선 달인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

사기와 기만, 구라와 협잡으로 천외천, 천의무봉의 경지에 오른 두 사람!

천문석과 워커 실트7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파파팟-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지음(知音)!

이심전심(以心傳心)!

초록동색(草綠同色)!

끄덕-

끄덕-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고.

“타이탄 마스터!”

“마도 황제!”

동시에 호칭을 외치고.

카캬카카캌-

카카카카캌-

동시에 통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번뜩이는 눈으로 세부 계획을 확정했다!

“시작은 큰 거 한방이 좋겠지? 방금 내가 터트린 한 방 어땠냐!?”

“방금 그거 완전 좋았다! 와! 너 진짜 장난 아니더라! 그 광휘! 터졌을 때는 진짜 승천하는 줄 알았다니까!? 나도 깜빡 속을 뻔했어!”

진심으로 감탄하는 워커 실트7.

당연했다!

자신이 펼친 건 혼이 담긴 구라!

아차 하는 순간 진짜로 승천할 뻔했다!

“당연하지! 이게 실제 전투력은 꽝인데 보여 줄 때는 최고다! 특히 소림, 무당, 화산 같은 선종, 도가 계열 놈들한테 이걸 보여 주면! 아주 그냥 진짜 등선하는 줄 알고 자지러진다니까! 카캬캌-.”

지권인의 수인을 짚으며 자신만만하게 외치자 워커7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아주 좋아! 네가 하늘에서 그 광휘를 터트리면 내가 바로 바람을 잡겠다! 이번엔 조심해야 한다! 저 위 강철 도시 스카라베 놈들은 혼돈에 물든 허신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내가 바로 스카라베 전문가니까! 그럼 바로 시작하자!”

탁, 탁-

천문석과 워커 실트7은 굳게 악수하고 동시에 하늘을 바라봤다.

다음 먹잇감, 스카라베의 강철 도시를!

“시작한다!”

천문석은 외침과 동시에 지권인의 수인과 생사팔문의 보법을 준비했다.

이 순간 강철 도시 전체를 환하게 밝힌 빛이 섬광이 되어 폭발했다!

파파파파파파파팟-!

수천, 수만의 섬광이 거대한 마법 회로를 그려내는 동시에 신기루 벽이 마력광으로 빛나는 숫자가 생겨났다.

[111010101011100010110100111010101011100010001001111011001000011010001100111011011001100110011000]

그리고 두 사람의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긴급소환!? 이렇게 빨리!? 안 돼! 빨리! 야, 지금 당장 해야 해!”

경악한 얼굴로 하늘을 보는 워커 실트7!

“앗! 사슴이 반짝이! 얼른 돌아와! 잡혀가!”

스케치북에 쾅쾅- 아수라 도장을 찍다 말고 벌떡 일어난 특급 헌터!

두 사람이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이미 달리고 있었다!

생사팔문, 천지합일, 지권인!

한방에 해치운다!

타다다다닥-

단숨에 통제실 옥상을 달려 전파 망원경으로 밟고 도약하는 순간.

팟, 팟, 파파파팟-

하늘에 드리워진 강철 도시에서 황금빛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

건물, 가로수, 인간, 이종족을 피해 스카라베 종족에게만 스며드는 황금빛!

도로, 거리, 술통 안, 사막, 하늘!

스카라베 압류팀에서 경비대, 마술사까지 모든 스카라베 종족의 몸에서 황금빛, 금력(金力)이 새어 나왔다!

띧디디디띠딛띧-!?

‘금력! 금력이 차오르고 있어!?’

구으으, 구으응응-!?

‘짠돌이 시청에서 금력을 사용한 긴급소환을 한다고!?’

경악한 스카라베 종족 모두가 황금빛에 물들어 둥실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금색의 별 무리가 떠오르는 듯한 환상적인 광경!

그리고 곧 곳곳에서 빛이 폭발했다!

핏, 핏, 피피핏-

금빛으로 물든 스카라베 종족이 단숨에 빛이 되어 하늘로 솟구쳐 마력광으로 번뜩이는 신기루 벽을 지나 강철 도시로 빨려 들었다!

하늘로 도약한 천문석은 직감했다!

‘긴급소환이구나!’

이때 특급 헌터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반짝이! 사슴이! 힘을내에에엣!”

“……!”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황금빛에 물든 채 퐁퐁이 등에 매달린 반짝이와 사슴이가 보였다!

포아아앙-

힘겹게 날아오는 퐁퐁이!

띠디딛디딛-!

구으으, 구으으응-!

어느새 작아진 몸으로 퐁퐁이에게 매달려 다급히 외치는 반짝이와 사슴이!

퐁퐁이, 반짝이, 사슴이 셋은 황금빛에 물들어 강철 도시로 조금씩 끌려가고 있었다!

스카라베를 낚는 건 늦었지만 함께 싸운 동물 친구들은 구해야 한다!

천문석은 찰나의 순간에 행했다.

생사팔문!

천지합일!

전법륜인!

이 모든 걸 담아 단숨에 도약!

끌려가지 않으려 바둥거리는 퐁퐁이를 낚아채는 즉시 내력을 실어 던졌다!

“특급 헌터 받아라!”

동시에 강철봉을 뽑아 힘의 맥을 찔렸다!

콰드득-

보이지 않는 그물이 찢어진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쏘아지는 퐁퐁이!

“퐁퐁이! 반짝이! 사슴이! 내가 잡을게! 걱정하지 마!”

특급 헌터는 날아오는 친구들을 품에 끌어안았다!

‘됐다!’

이 순간 비오듯 쏟아지는 황금빛이 사슴이와 반짝이의 몸 안으로 다시 스며들었다.

사슴이, 반짝이, 퐁퐁이 그리고 특급 헌터까지, 하나로 뭉친 넷이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막아야 해! 강철 도시 긴급소환하고 차원 도약할 생각이다! 지금 휩쓸리면 다시 만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몰라!”

워커7과 사색이 된 동료 모두가 사방에서 달려 오며 악을 썼다!

“안 돼!”

“특급 헌터 당장 손 놔!”

“그 손 빨리 놔!”

그러나 특급 헌터가 친구들을 잡을 손을 놓을 리 없었다!

특급 헌터, 퐁퐁이, 사슴이, 반짝이.

황금빛에 물든 넷은 하나로 뭉쳐 둥실, 둥실 하늘로 떠올랐다.

어느새 특급 헌터와 퐁퐁이의 몸에도 황금빛이 스며들어 당장이라도 터질 듯 점멸하고 있다!

으아아악-

워커7과 동료 모두가 악을 쓰며 몸을 던지고 사력을 다해 손을 뻗었지만, 황금빛이 거센 급류처럼 몸을 밀어낸다!

‘늦었다!’

‘모자라다!’

‘도약한다!’

‘끌려 간다!’

‘이동한다!’

모두가 직감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씩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모두 잠깐 안녕! 알바……!”

천문석은 내력을 실어 말을 끊고 외쳤다.

[특급 헌터! 하늘을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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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극과 S극, 양기와 음기.

모든 것에 존재하는 반(反).

마음에서 마음으로 말로는 전할 수 없는 깨달음을 전하는 법(法), 전법륜인(轉法輪印)에도 반(反)이 있었다.

하늘을 이을 수 있다면.

당연히 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듣는 것만으로 행하는 건 날개 없이 하늘을 날고, 장작 없이 불을 피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누구도 배우고 익히지 않은 것을 행할 수는 없었다.

하늘을 끊어라!

천문석은 외치면서도 가능하리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렇기에 특급 헌터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온 마음을 담아 맹세했다!

“반드시 찾으러 간다! 그 어디에 있든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찾으러 갈게! 기다려라!”

특급 헌터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하늘을 끊는다!”

씩씩한 외침이 터져 나오는 순간 하늘이 쪼개지는 듯한 굉음과 처절한 비명이 동시에 울려 퍼졌다.

따악-!

띠이이띸-!

따아악-!

구으으으읔-!

따아아악-!

구에에케엨-!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쏘아진 마지막 딱밤이 작렬했다.

“하늘을 끊는다!”

따아아아악-!

특급 헌터 스스로의 이마에!

그물에 잡힌 듯 공중으로 떠오르던 꼬맹이와 하늘고래, 전 스카라베 채권 추심원 콤비, 넷은 단숨에 지상으로 떨어졌다.

“잡아!”

“받아야 해!”

“뛰어! 몸으로 받쳐!”

추락하는 네 사람 아래로 동료 모두가 몸을 던져 받아 냈다.

“잡았다!”

“야! 꼬맹이 녀석! 시껍했잖아!”

“특급 헌터 다친 데는? 다친 데 없어!?”

“왜 손을 안 놓은 거야!?”

환희 어린 탄성 뒤로 특급 헌터의 외침이 들려왔다.

“으악! 내 머리!”

이때 천문석은 중앙 통제실 옥상에 내려섰다.

파파파파파팟-

이 순간 하늘, 도시, 사막 모든 곳에서 황금빛 섬광이 폭발했다.

황금빛 섬광의 폭우가 지상에서 하늘로 신기루 벽 너머 강철 도시로 빨려 들어갔다.

모든 황금빛 섬광이 사라지는 순간 신기루 벽은 촛불처럼 꺼졌고 그 너머에 펼쳐졌던 강철 도시는 흔적도 없었다.

천문석은 시선을 돌려 남겨진 것들을 봤다.

“으으으- 내 돌머리에 금 갔나 봐!”

하나로 뒤엉킨 특급 헌터와 퐁퐁이, 사슴이, 반짝이.

“하하하! 잡았다!”

“특급 헌터! 정신 차려!”

“이 꼬맹이 녀석 왜 이렇게 무거워!”

그 아래 깔려 환호하는 동료들.

“뭐야!? 스카라베 다 어디 갔어!?”

“없어! 아무데도 보이지 않아!”

“드디어 딱지 떼기가 끝났다!”

“집에! 집에 돌아간다!”

도시 곳곳에서 환호성을 터트리는 주민과 용역 헌터들.

데구루루-

바닥을 굴러 와 발아래 멈추는 금빛 구슬 넷.

쿵쿵, 쿵쿵쿵-

사막을 질주하는 초거대 악어거북, 말년 병장.

파슥, 파스슥-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과 그 아래 검은 태양을 뚫고 점멸하는 빛의 기둥.

그리고.

크아아아아아아-

포효하며 밀려 오는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의 해일!

강철 도시는 재빨리 스카라베를 긴급소환해 번개같이 튀었다.

이제 같이 싸울 스카라베는 없다.

저 몬스터의 해일은 자신과 동료, 용역 헌터와 주민들이 상대해야 했다.

“…….”

천문석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몬스터의 해일을 막는 게 아니라 꼬리만 끊으면 된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때 파슥, 파슥 점멸하던 빛의 기둥이 확 강해지고 엘프와 아수라 비서의 외침이 스피커에서 들려왔다.

[차원 통신 연결됐어요! 예측대로 부산이에요! 바로 차원 좌표 따겠습니다!]

[좌표 따는 대로 바로 좌표 고정 시작할게! 위에는 상황 어때!?]

“아무 문제 없다. 계획대로 진행한다!”

천문석은 대답 즉시 강철봉을 잡았다.

이제 직접 굴러야 할 때다!

* * *

끼룩, 끼룩-

갈매기가 하늘을 날고.

촤아아, 촤아아아-

하얀 파도가 밀려 오고.

“뭐야. 그런 게 어디 있어. 후흐흣-.”

팔짱을 낀 연인들이 달달한 속삭임과 함께 걷는.

부산 해운대 백사장!

으아아아아아악-

한 꼬맹이가 괴성을 지르며 백사장을 달리고 있었다.

“아니잖아! 여기도 아니잖아! 시바시바시바!”

후드드득-

갈매기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꺄아아아-

깜짝 놀란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남자에게 안길 때.

사방에서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하잖아!”

“야, 모래 튀잖아!”

“뛰지 말고 걸어!”

“하, 저 꼬맹이 녀석!”

그러나 꼬맹이는 멈추지 않았다.

백사장을 달리고 달려 제방에 닿는 순간 하늘을 향해 외쳤다.

“빌어먹을 젠장! 으아아악-.”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워커 실트는 한참 동안 몸 안의 분노를 토해 냈다!

그동안의 일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한국에 몰래 입국해 앵커를 전국에 뿌리고!

강릉, 대구, 완도, 대전, 인천!

다섯 게이트에서 쏟아진 마력장으로 거대한 마법 회로를 만들어!

전능 옥좌!

서울 하늘에 떠 있는 전능 옥좌에 추적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겨우 성공했다!

대마법 추적!

이 모든 건 시간 오류 수정자 에코, 마도왕 무기제작자 무겐다흐 두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워커 실트는 망연자실 바라봤다.

새하얀 모래사장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이 바다를 가리키는 두 개의 화살표 대마법 추적을!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으아아악-.”

다시 한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남서쪽 끝 진도에서 남동쪽 끝 이곳 부산까지 샅샅이 훑었다!

처음에는 뭔가 오류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진도에서 부산에 올 때까지 하늘에 떠오른 두 개의 화살표는 항상 바다를 가리켰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화살표를 따라온 수많은 각성자, 헌터들이 보였다!

워커 실트는 마침내 현실을 받아들였다.

에코와 무겐다흐는 한국에 없다.

주 놈은 어느새 바다 너머로 튀었다!

그리고 자신은 아직도 한국에 있었다.

전능 옥좌, 이름을 알 수 없는 마도왕이 추적 중인 한국에!

“……!”

눈앞이 아득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순간 워커 실트는 이를 악물고 정신줄을 붙잡았다.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했는데 정체를 드러내고 싸울 수는 없다!

미궁 악어 13호는 이미 부산에 도착한 상황! 우선 미궁 악어 13호를 타고 튄다!

그전에 다시 한번 이 분노를 풀어야 한다!

워커 실트는 슬리퍼를 주머니에 찔러 넣고 다시 한번 해운대 백사장을 달렸다!

파밧, 파바밧-!

미친 듯이 모래와 파도를 사방으로 걷어차면서!

부르르르-

이때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보지 않아도 어떤 전화인지 뻔했다!

길거리 설문 조사에 응한 다음 날부터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대출, 보험, 도박, 인터넷, 최신형 스마트폰과 보이싱피싱 전화!

워커 실트는 전화를 받지 않고 계속계속 모래와 파도를 걷어차며 달렸다.

“이 모래 뭐야!?”

.”방금 모래 찬 꼬맹이잖아!”

“잡아! 저 꼬맹이 잡아!”

“으앗! 내 치킨! 치킨 떨어졌잖아!”

어느새 분노한 사람들이 워커 실트 뒤를 쫓았다.

카카카카카카캌-

워커 실트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백사장을 달려 도망쳤다!

부르르르-

전화는 멈추지 않고 계속계속 진동했고 마침내 워커 실트는 폭발했다.

재빨리 게임패드로 위장한 마도구를 꺼내 스마트폰과 연결했다!

“미친 스팸 놈들! 다시는 전화질 못하게 아작을 내주마!”

그러나 부르르 진동하는 스마트폰과 연결된 마도구를 보는 순간 워커 실트는 굳어 버렸다.

[0010001101001011010000110101001100101101001100000011000000110111]

기계어!

자신이 만든 기계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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