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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61화 (76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61화>

빛의 포탄에 붉은 뱀이 직격 하는 순간.

붉은 뱀의 전신을 휘감은 반발장과 빛의 포탄의 마력이 충돌했다.

쾅, 쾅, 콰아앙-

반발장과 마력의 충돌에 용권풍의 흐름이 뒤틀리고 모래폭풍이 훅 날아갔다!

순간적으로 시야가 탁 트이고 용권풍에 휩쓸려 이동 중인 모두가 이 모습을 바라봤다.

반발장이 빛의 포탄에 점점 밀려나고 있다!

그리고 빛의 포탄이 뱀 머리에 직접 닿는 순간 팟-! 섬광과 함께 증발하듯 붉은 뱀의 머리가 사라졌다!

빛의 포탄에 담긴 엄청난 마력이 붉은 뱀의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콰드드드드득-

빨래를 쥐어짜듯 거대한 몸통이 비틀리고!

촤아, 촤아아아-

피와 으스러진 육체, 비늘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마치 사람이 지르는 듯한 처절한 비명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

끄아아아아아-!

“……!”

“……!?”

생각지 못한 전개, 상상하지 못한 광경에.

이동 성채 도시와 무장 어선의 모두가 말을 잊었다.

“뭐, 이런 병신 같은…….”

한 선원이 자신도 모르게 말하는 순간.

머리가 사라진 채 빨래처럼 쥐어 짜지던 붉은 뱀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 포탈 밖 지상을 향해 미끄러져 내렸다.

콰르르르르르-

붉은 뱀의 사체는 붉은 폭포가 되어 쏟아졌다!

“어, 어어어!? 저게 왜 떨어져!”

“피해! 저기에 맞으면 끝장이다!”

다급한 외침이 사방에서 터질 때.

머리가 사라진 붉은 뱀의 사체가 성채 도시로 떨어졌다!

수백 미터 길이의 거대한 육체!

아직 반발장이 살아 있는 붉은 뱀의 사체는 그 자체로 질량 병기다!

‘끝장이다!’

성채 도시의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순간.

빠아아아앙-

다시 한 번 마력 대포가 빛의 탄환을 발사했다!

빛의 탄환이 반발장을 갈가리 찢어발기고 남은 몸통을 때리기 직전.

뱀의 몸통이 폭발하듯 터져 나가고 팔각봉이 튀어나왔다!

으아아-!

이 순간 빛의 탄환이 팔각봉을 때렸다!

[타이밍! 시바! 타이밍!]

천둥이 터지는 듯한 외침과 함께.

불쑥 튀어나온 팔각봉이 빛의 탄환을 튕겨 냈다!

그리고 천지를 떨어 울리는 기합 소리가 터져 나왔다!

흐아아아아앗-

거대 괴수의 괴성 같은 처절한 기합 소리!

모래 배와 성채 도시의 모두는 반사적으로 기합 소리에 시선을 집중했다!

붉은 뱀의 사체 속에서 피와 검은 불꽃에 휩싸인 누군가가 기어 나오고 있다!

“검은 불꽃!?”

“아니 사람이다!”

“불꽃 안에 사람이 있어!?”

“뭐야!? 사람이 왜 괴수 안에서 기어 나오는 거야!?”

……

‘흑염!? 저 녀석 설마!?’

천문석은 깜짝 놀라 기감을 집중하고 살폈다!

포탈 너머에 있던 흑염을 뒤집어쓴 일기일원문의 제자다!

순간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포탈은 일방통행로가 됐는데 어떻게 통과한 거지!?

아니, 그보다 저 녀석 진짜 동일인물인가!?

자신이 흑전에 일기일원공의 빠진 퍼즐 조각을 담아 던진 게 방금이다!

그런데 느껴지는 감각이 완전히 변했다!

빠진 조각이 어느새 채워지고 분위기 확 달라졌다!

“저거 완전히 사람이…….”

이때 불길한 직감이 머리를 스쳤다.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야, 조심…….”

이 타이밍 일기일원문의 제자가 마침내 붉은 뱀의 사체에서 기어 나와 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내가……!]

빠아아아앙-

그리고 다시 한 번 마력 대포가 쏘아졌다.

성채 도시로 떨어지는 붉은 뱀을 향해서!

손을 번쩍 든 일기일원문의 제자를 향해서!

천문석은 강철봉에 내력 실어 던지려 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외침이 터져 나오는 게 먼저였다.

[시바……!]

외침에 담긴 압도적인 존재감!

지상의 모두가 홀린 듯이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흑염에 휩싸인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빙글 손을 돌리며 진각을 밟았다!

까아아앙-

빛의 탄환이 단숨에 튕겨 나가고!

쾅, 쾅, 콰아앙-

공중에서 떨어지는 붉은 뱀의 사체가 산산조각났다!

산산조각난 사체가 폭격하듯 성채 도시로 떨어질 때.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팔각봉을 들고 훌쩍 하늘로 뛰어올랐다!

빠아아아앙-

이 순간 성채 도시의 주포가 다시금 빛의 탄환을 쏘아냈다.

팟-

빛의 탄환은 폭발하듯 자라난 팔각봉에 꿰뚫려 촛불처럼 터지고!

후우우웅-

거대한 기둥이 된 팔각봉은 공간을 넘어 성채 도시 하늘에서 튀어나와 사선으로 떨어졌다!

팔각봉은 일격에 마력 대포를 관통해 그 아래 단단한 포대에 닿았다!

거대한 마력 대포는 실금이 가더니 곧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흐아아아아앗-

다시 한 번 기합이 터지고 단단한 포대가 단숨에 뚫렸다!

그리고 팔각봉은 포대 아래 다져진 토대를 꿰뚫고 지하로 나아갔다!

쿵, 쿵, 쿠르르릉-

성채 도시가 지진이라도 난 듯이 요동치고.

시가지에서 격전을 벌이던 병사와 마수가 사방으로 나뒹굴었다!

10, 20, 30, 50, 70미터……!

팔각봉은 높게 솟은 성채 도시를 완전히 관통해 거대 모래 가오리에 닿는 순간 멈췄다.

그리고 팔각봉에 실린 엄청난 힘이 충격파가 되어 쏘아졌다!

그으으으으으으윽-

성채를 짊어진 거대 모래 가오리의 괴성이 터지고 성채 도시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흑염의 강자가 붉은 뱀의 사체에서 튀어나와 성채 도시를 주저앉힐 때까지 걸린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

“……!”

“……!”

무장 어선과 성채 도시 모두가 경악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흑염을 두른 사람은 도시 정상에 꽂힌 팔각기둥에 내려서 외쳤다!

[ㅁㅁ! ㅁㅁㅁ!? ㅁㅁㅁㅁ! ㅁㅁㅁㅁ!?]

엄청난 내력이 실린 사자후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콰르르르릉-

외침만으로도 건물이 흔들리고 성벽이 요동쳤다!

커억, 크어억-

급정지의 충격에 쓰러진 병사와 무사들이 다시 한 번 나뒹굴고.

끼에에에에엑-

시가지 곳곳에 나뒹구는 마수들은 겁먹은 모습으로 성벽을 넘어 사막으로 도망쳤다.

신화에서나 등장할 엄청난 무위와 존재감!

마력 대포를 발사한 장로와 지휘관은 돌처럼 굳어 버리고, 시가지에 깔린 무사와 병사들은 감히 싸우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때 모두는 작열하는 햇빛 같은 시선을 느꼈다.

거대한 팔각봉 위에 올라선 흑염을 두른 강자의 시선!

화인이 새겨지는 듯한 시선이 성채 도시를 훑었다!

그리고 그 시선이 자신이 올라선 팔각봉에 멈추는 순간 가볍게 뛰어올라 손을 펼쳤다.

팟-

거대한 기둥이 된 팔각봉이 단숨에 작아져 손에 잡히고.

흑염을 두른 강자.

무사인 카이류의 몸을 움직이는 대사형은 사선으로 뚫린 구멍으로 떨어져 내렸다!

과열된 마도 엔진을 찾기 위해서!

‘시간이 없다! 아니,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게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천운(天運)!

쿵쿵, 쿵쿵쿵-

흑전에서 느껴지는 맥동!

맥동의 근원, 일기일원공의 내력!

그리고 이 내력에 담긴 엄청난 ‘업’!

이 업은 무인에게 가장 필요한 기연, 범재조차 이겨 내기만 한다면 기재로 탈바꿈할 거대한 시련이었다!

그러나 사실 말이 좋아 시련이지!

지금 이 업은 자신의 천운을 깎아내고 있었다!

즉, 조사님의 불운이 옮아 실시간으로 천운이 깎이고 재수가 없어지고 있었다!

과연 조사님의 불운은 상상을 초월했다.

흑전에 담긴 불운이 맥동, 파동으로 변해 시공간을 넘어와.

무사인 카이류의 육체를 건너뛰어 자신에게까지 전해졌다!

그 결과가 방금 일어난 사건들이다!

-등을 보이는 순간 포탈에서 튀어나와 삼켜 버린 교룡의 권속 붉은 뱀!

-붉은 뱀 안에서 힘을 끌어올리는 순간 쏘아진 공중도시의 주포!

-간신히 붉은 뱀에서 기어 나오는 타이밍에 날아온 빛의 탄환!

기다렸다는 듯이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갑자기 균열이 열리고, 허신이 튀어나오고, 마도 엔진이 폭주해 모두를 대륙 전쟁 때로 날려 보내도 이상하지 않다!

방법은 하나뿐!

대사형은 뻥 뚫린 구멍으로 떨어지며 재빨리 계획을 세웠다!

‘최대한 빨리 과열된 마도 엔진을 처리하고, 흑전을 감당할 수 있는 분에게 돌려주고 튀어야 한다!’

다행히 공중도시의 방어체계가 맛이 갔으니!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다!

파파파파파팟-

이 순간 사선으로 뚫린 통로에 마력광이 터지고 기다렸다는 듯이 역장 결계가 생겨났다!

“……시바. 불운!”

* * *

마력 대포가 발사되고, 붉은 뱀에서 흑염의 강자가 튀어나오고.

성채 도시가 주저앉을 때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무장 어선뿐 아니라 성채 도시에서 이 모든 걸 직접 겪은 병사들마저 넋을 놓고 멍하니 주위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하늘은 태풍이 눈에 들어온 듯 몰아치던 모래폭풍이 사라져 시야가 열렸고.

지상의 흐르는 모래 위에는 겁을 먹고 무작정 도망치는 거대 마수들이 가득했다!

이동 성채 도시와 그 아래 거대 모래 가오리는 완전히 뻗어 버렸지만, 여전히 용권풍의 힘에 실려 이동하고 있었다.

“…….”

“…….”

모두가 말을 잊은 채 주위를, 서로를 바라볼 때.

천문석은 혼란스러운 눈으로 일기일원문 제자가 있던 성채 도시 정상을 봤다.

가까이서 보니 더 분명했다!

포탈 너머로 봤을 때 이상의 무위!

제자는 어느새 빠진 조각을 채우고 극을 넘어서, 풍겨 나오는 기도, 기세, 기품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게 변했다!

반쯤 열린 랜덤 박스에서 흘러나온 전생의 경지로 알아챌 수 있었다.

하늘의 저울에 걸리는 행운과 불운의 척도, 천운(天運)이 바짝 말라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천운이 바닥을 때린다고!?’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지금 저 일기일원문 제자의 상태는 자석과 같다!

가만히 숨만 쉬어도 철가루, 온갖 사건·사고와 불운이 찾아와 달라붙을 거다!

“쟤 어쩌다가 저렇게 된 거야!? 이 짧은 시간 동안 이게 가능한 거야!?”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다리 아래에서 꼬맹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바! 저기 구멍에 들어간 형, 알바랑 비슷한데?”

“너 검은 불꽃 너머가 보이는 거야!?”

“얼굴이 아니라 느낌이 엄청엄청 비슷해! 그렇지 퐁퐁이!”

구으, 구으으응-

퐁퐁이가 작은 고개를 끄덕이고.

“설마…….”

천문석의 뇌리에 무언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

크아아아앙-

하늘에서 포효가 터져 나왔다!

멍하니 주위를 살피던 모두가 번쩍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붉은 포탈에서 마수가 우박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

천문석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일방통행로가 된 포탈에서 붉은 뱀이 떨어졌다!

붉은 뱀이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알지 못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포탈 대신 붉은 뱀이 몸빵을 섰다는 것과 포탈이 무사하다는 것.

붉은 뱀에서 튀어나온 일기일원문의 제자가 마력 대포와 마도 엔진을 끝장냈다는 것.

그리고 포탈 너머의 거대 마수들이 다시 쏟아져 나온다는 게 중요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지금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천문석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동료들에게 외쳤다!

“우리 이럴 때 아냐! 쟤들 오기 전에 얼른 튀어야지! 바람잡이! 용권풍 밖으로…….”

천문석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오마르 장로가 다급히 끼어들었다.

“아니, 잠깐만! 도시, 아니 성채! 아니 공중도시! 저거……!”

오마르 장로는 숨이 넘어갈 듯 다급히 외쳤다.

천문석은 오마르 장로의 말을 끊었다.

“야! 숨 고르고 말해!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바람잡이! 지금 용권풍 밖으로 바로 빠져나갈 수 있냐!?”

“평소라면 위험해서 절대 안 했을 테지만! 하늘에서 마수가 쏟아지니…… 네 가능은 합니다!”

“선장…….”

“알았다!”

선장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명령했다.

“전원 이탈 준비해라! 용권풍에서 빠져나간다!”

“장대 들고! 안전 고리 걸어라!”

철컹, 철컹, 철컹-

안전 고리 거는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질 때 비명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부서졌어! 저거 박살 났다! 이제 곧 터진다!”

얼음처럼 굳어 있던 압둘라는 성채 도시 정상 산산조각 난 마력 대포를 가리키며 기겁해서 외쳤다!

‘뭐야? 성채 도시가 아작나서 충격받은 건가!?’

충분히 공감했다!

자신이라도 내 건물이 저렇게 박살 나면 제정신이 아닐 거다.

하물며 저건 건물 한두 채도 아닌 움직이기까지 하는 도시 전체가 아작난 거다!

천문석은 압둘라의 어깨를 툭 치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야, 어쩌겠냐? 그러려니 해라. 덕분에 무사히 도망칠 수 있게 됐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마도 엔진! 저 마력 대포 아래 지하! 공중도시 엔진실이 있어! 그거! 거기! 저거!”

압둘라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자 횡설수설하던 오마르 장로가 비명을 지르듯이 외쳤다.

“마도 엔진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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