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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62화 (76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62화>

“뭐……? 방금 저기 저 기둥으로 대포 때려 부술 때 마도 엔진 같이 아작난 거 아냐!? 성채 도시 멈췄잖아!”

반문하는 순간 압둘라의 다급한 외침이 돌아왔다.

“마력 회로! 도시의 마력 회로가 다시 빛나기 시작하잖아! 마도 엔진 아직 살아 있다!”

후우우우웅-

순간 등 뒤에서 날아오는 후끈한 열풍!

“……!”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상 현상이 눈에 들어왔다.

파팟파팟파팟-

도시 전체에 깔린 마력 회로가 점멸하고!

두웅, 두우웅-

거대한 종소리와 함께 성벽과 도시 곳곳의 건물이 하얗게 작열하기 시작했다!

“마도왕, 머릿돌도 없는데! 주포를 연사하다니! 미친놈들아! 당장 엔진실로 달려가!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

오마르 장로가 주술 목걸이에 악을 쓰는 순간 압둘라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외쳤다.

“내가 계속 말했잖아! 마도 엔진! 마도 엔진부터 멈춰야 한다고! 으악! 우린 이제 끝장이야!”

천문석은 재빨리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

“야, 정신 차려! 지금이라도 용권풍 밖으로 빠져나가면……!”

“저거 마도 엔진이야! 그것도 마도 제국 오리지널! 저거 터지면 용권풍이 아니라! 사막 반이 날아간다!”

‘그건 엔진이 아니라 핵폭탄이잖아!’

“야! 그런 건 진작 말했어야지!”

절로 분통이 터졌으나!

지금은 마도 엔진을 멈추는 게 우선이다!

천문석은 압둘라의 멱살을 잡고 확인했다.

“마도 엔진 위치! 저 마력 대포 아래 엔진실에 있다고!?”

“맞아! 저기 뚫린 구멍 아래 엔진실에…….”

“됐어.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 시간을 맞출 수 있어! 바로 간다!”

“어!?”

설명할 시간이 없다!

천문석은 단숨에 갑판을 달려 비상하려 했다.

“잠깐! 야! 기다려!”

순간 바람처럼 달려온 파티마가 앞을 막았다.

단숨에 뛰어넘어 비상하려는 순간.

끼에에에에엑-

하늘에서 떨어지는 마수의 괴성이 들려오고 깨달았다!

모래폭풍이 사라지고 탁 트인 시야!

낚아채 비상할 바람이 없다!

하늘을 향해 연속으로 쏘아진 빛의 탄환이 모래폭풍을 날려 버렸으니까!

“혼자는 안 돼! 차라리 배를 돌려서 같이 가자!”

다급히 멈추고 파티마가 외치는 순간.

바로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이 돌아갔다.

‘배를 돌리면!?’

지금 무장 어선과 성채 도시는 용권풍에 담겨 이동하는 상태!

사방에 펼쳐진 흐르는 모래는 뒤죽박죽 엉망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다!

배를 돌려 소용돌이를 지나가서는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

‘배에서 뛰어내려 경공을 펼치면!’

이동 성채 도시까지의 거리는 못해도 500여 미터!

그 사이에는 하늘에서 쏟아지고, 성채에서 도망친 마수가 가득한 흐르는 모래가 펼쳐져 있다!

그냥 달려서는 도착하기도 전에 터진다!

‘이대로 터지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아니, 방법이 하나 있었다!

끝까지 미루고 미룬 방법!

어차피 마도 엔진이 터지면 모두 끝장이다!

‘랜덤 박스를 연다!’

천문석은 마음의 결정을 하고 동료들을 마지막으로 훑어봤다.

파티마, 우론, 소니아, 바람잡이, 선장, 압둘라, 오마르, 선원들.

그리고 데이몽 발도와 특급 헌터.

특급 헌터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천문석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특급 헌터 그동안 재밌었다. 집에 돌아가면 나 대신 세연이 입학식에…….”

이때 씩씩한 외침이 들려왔다.

“알바! 지금 저기 저 도시 가려는 거지!? 내가 데려다줄까!?”

“어, 너 지금 뭐라고……!?”

깜짝 놀라 반문하는 동시에.

두 눈을 반짝이며 손을 앞으로 내미는 특급 헌터!

구으, 구으으응-

특급 헌터의 손에는 하늘 고래 퐁퐁이가 들려 있었다.

이 순간 벼락 치듯 입에서 튀어나온 외침!

“로켓 비행!”

“맞아! 나 봉인 풀어 줘! 얼른 데려다줄게!”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가 아니다!

“봉인 해제!”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특급 헌터는 바로 퐁퐁이 등에 올라타 외쳤다.

“로켓 비행 준비!”

구으으으응-!

30도 각도를 그리며 이동 성채 도시에 겨눠진 퐁퐁이!

하늘 고래 퐁퐁이의 지느러미에서 폭발적으로 물방울이 생겨났다!

포그르르르르-

물방울이 압착되고 압착되어 폭발하기 직전!

“알바 지금이야!”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번개같이 퐁퐁이 위로 뛰어올라 특급 헌터를 번쩍 들어 올렸다.

“어? 나 왜 들…… 우헤헤헤헤헷-.”

허리와 겨드랑이에 닿은 손가락에 특급 헌터가 자지러지게 웃는 순간.

이심전심!

이미 준비를 끝낸 데이몽이 손을 번쩍 들고 달려 오며 외쳤다!

“대인 준비됐습니다!”

천문석은 간지럼에 무력화된 특급 헌터를 데이몽에게 던지는 즉시 모두를 훑었다!

-두 눈이 확 커진 특급 헌터.

-특급 헌터를 꼭 감싸 안은 데이몽 발도.

-깜짝 놀라 자신을 바라보는 파티마, 소니아, 우론.

-당황한 표정의 압둘라와 오마르.

-하늘 고래호의 선장, 바람잡이, 선원들.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천문석은 동료들에게 외쳤다.

“그럼 좀 이따 보자!”

‘여기서든 후생에서든…….’

뒷말을 삼킨 천문석은 바로 명령했다.

“발사!”

포아아아아아앙-

천문석과 퐁퐁이는 단숨에 쏘아졌다!

“알바아! 우히힛! 나도 우히흣- 재밌는 건 나도 우헤헤헷- 같이……!”

천문석과 퐁퐁이는 특급 헌터의 처절한 외침을 뒤로하고 성채 도시를 향해 날아갔다!

* * *

포아아아아앙-

30cm 남짓 어린 하늘 고래 퐁퐁이 등에 쪼그려 앉아 로켓 추진 중인 이 순간.

천문석은 새삼 인생의 진리를 되새겼다.

내 쓰레기는 내가 치워야 하고 내 집 앞의 눈은 내가 쓸어야 하는 법!

‘저 마도 엔진은 내가 직접 처리한다!’

천문석은 결심을 굳히고 비장하게 말했다.

“퐁퐁이! 나 저기로 내려가면 넌 바로 돌아가라. 특급 헌터를 부탁한다! 엄마한테 꼭 데려다줘야 한다.”

구으, 구으응-?

작은 머리를 한껏 젖혀 등을 보는 순간 퐁퐁이의 눈이 경악으로 확 커졌다!

구으-!?

구으으으으으-!?

어쩐지 이 순간 퐁퐁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으앗!? 특급 헌터는 어디 간 거야!?’

“걔 저기 배에서 기다리고 있다. 나 내려 주고 바로 돌아가면 볼 수 있을 거야.”

피식 웃으며 말한 천문석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랜덤 박스를 연다!’

그러나 타인의 삶만큼 자신의 삶도 중요하다!

최후의 최후까지 최선을 다해서 마도 엔진을 멈추겠다!

마지막 결심을 다지는 순간 성채 도시가 빠르게 가까워졌다!

“정상으로 올라가서 한 바퀴 돌고 바로 돌아가면 된다! 난 알아서 뛰어내릴게!”

구으, 구으으응-!

퐁퐁이의 대답과 함께 단숨에 성채 도시 정상의 구멍으로 다가가는 순간.

쿠콰아아아아아앙-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성채 도시 정상에서 폭발하듯 물줄기가 솟구쳤다!

비스듬히 뚫린 구멍에서 솟구친 물줄기는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을 날아 무장 어선을 향해 쏘아졌다!

그리고 이 물줄기에는 천문석이 알고 있는 사람이 휩쓸려 있었다.

물에 홀짝 젖은 채로 스파크가 튀는 금속 상자에 찰싹 달라붙은 사람!

여전히 검은 불꽃이 전신에 이글거리는…… 일기일원문의 제자!?

“……!?”

“……!?”

순간 천문석과 일기일원문의 제자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놀랍게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심상이 전해졌다!

‘아니! 지금! 어디 가세요!?’

‘어, 마도 엔진 멈추러…….’

자신도 모르게 반문하는 순간.

황당함과 어이없어하는 감정이 가득 담긴 대답이 돌아왔다.

‘네? 네!? 네! 마도 엔진 여기 있는데……!? 크어억-!’

그리고 절규하는 듯한 심상이 전해졌다!

‘시바! 이 거지 같은 타이밍! 이 불운! 마지막까지 이게 뭐야!? 끄어억-.’

파직, 파직, 파지직-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상자에 쉴 새 없이 지져지면서도 심상을 전했다.

‘이게 마도 엔진입니다! 커어억! 간신히 멈춰 놨는데! 사정이 있어! 커커컼-! 완전히 멈추지는 못합니다! 인수! 얼른 와서 인수 좀! 컦, 컦어억-.’

파지지지직-

순간 굵직한 스파크가 튀어 올라 물에 흠뻑 젖은 전신을 지졌다!

일기일원문 제자의 전신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솟구쳤다!

“…….”

천문석은 차마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하늘을 바라봤다.

그동안 황당한 사건·사고와 연이은 불운에 하늘님의 공평무사함을 의심하고 땅님으로 갈아타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 저 일기일원문의 제자를 보는 순간 깨달았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법!

자신은 운이 없는 게 아니었다!

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재수가 없는 일기일원문의 제자에 비하면!

“와, 쟤 뭐가 저렇게 재수가 없냐?”

자신도 모르게 탄식하는 순간.

구으, 구으으응-!

하늘 고래 퐁퐁이는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컦어억-!

기괴한 비명이 입으로 튀어나올 때.

무사인 카이류의 몸을 움직이는 대사형의 의식은 생각했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흑전에 담긴 불운은 자신의 예상을 초월했다!

마도 엔진과 만나는 순간!

흑전에 담긴 내력과 마도 엔진의 마력이 충돌해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파팟, 파팟, 파파팟-

마도 엔진에서 튀어 오른 스파크가 몸을 지지자.

업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의식이 깜빡깜빡 흐려지기 시작했다!

간신히 수원(水源) 마법 회로를 터트려 빠져나왔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한다!

이러다가 무사인 카이류가 깨어나면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된다!

파팟-

다시 한 번 스파크가 튀는 순간.

대사형은 재빨리 흑전을 잡은 손에 의념을 집중했다!

업과 불운, 내력이 차오르자 쏟아지려던 스파크가 급격히 잦아들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빠르게 가까워지는 무장 어선을 바라봤다.

저 무장 어선에 데이몽 발도가 있다!

검성이 되기 전, 어마어마한 거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일기일원문의 아직 어린 막내 사제가!

강철의 황제가 된 무사인 카이류와 어린 데이몽 발도가 만나면 모든 게 끝장이다!

무사인 카이류는 과거의 막내 사제를 만나는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래를 바꾸려 할 거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된다!

이건 자신과 일기일원문만이 걸린 일이 아니다.

마치 도미노처럼 헤아릴 수 없이 아득히 이어지는 인과의 끝에는 그분이 연결되어 있었다!

영혼육백을 태워 세계의 나무를 길러내시고.

허공도에서 사라진 후 그 누구도 찾을 수 없이 꽁꽁 숨어 놀러 다니는 그분!

아주 작은 어긋남만으로도 도미노는 멈추고 그분과 이어진 이 실낱 같은 인과는 끊어지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그 누구도 그분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미래를 운명을 바꿔서는 안 된다.

양초에서 태양까지 모든 빛은 그 스스로를 태워서 빛나듯이 자신에게 이건 희생이 아닌 선택일 뿐이었다.

가슴 뛰는 모험과 보고 싶은 사람들과 만날 선택!

그렇기에 무사인 카이류가 깨어나기 전에 이 모든 걸 끝내고, 재빨리 포탈을 넘어 사라져야 했다!

대사형은 문득 웃음이 지어졌다.

무사인 카이류, 강철의 황제.

데이몽 발도, 미래의 검성.

그리고 이 아득한 인과의 시작을 여신 분.

대사형은 문득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다.

포아아아아앙-

어린 하늘 고래 위에 쪼그려 앉은 채 빠르게 가까워지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카카, 카카카카캌-

일기일원문에 세 사형제와 개파조사님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광경인가!

수없이 경계를 넘나들어도 결코 볼 수 없는……!

이 순간 마도 엔진의 스파크가 쏟아졌다!

파파파파파팟-

끄어어억-!

순간적으로 의식이 흐려지고 잠든 사제, 강철의 황제가 깨어나려 한다!

이 엄청난 힘!

기습적으로 몸을 슬쩍했지만 이제 한계다!

‘천원에 오르지 않은 지금 상태로는 더는 버티지 못한다!’

직감하는 순간 대사형의 시선이 갑판을 훑었다!

짠돌이 우론 대공!

사기꾼 소니아 검공!

젊은 압둘라와 오마르!

경계를 넘을 바람검 파티마!

그리고…….

깜박 의식이 흐려지고.

흠칫 놀라 정신을 차리는 순간!

“저기 하늘! 하늘에서 사람이 다가옵니다!”

홀연히 나타나 외치는 데이몽 발도!

뒤에는 개파조사께서 바짝 따라붙고 계시다!

‘됐다! 이대로 저 배에 마도 엔진을 남기고 돌아가면 된다! 다음 일은 조사께서 알아서 하실 거다!’

“피해라!”

대사형은 다급한 외침과 함께 마도 엔진을 갑판에 던졌다!

그리고 팔각봉을 내리찍었다!

팡, 팡, 파아앙-

대기가 연신 폭발하는 순간!

휘이이이이잉-

대사형은 마수가 쏟아지는 포탈을 향해 단숨에 비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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