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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34화 (635/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34화>

휘이이, 휘이이이-

백보신권의 권력(拳力)이 산들바람처럼 날아오는 순간.

천문석은 당장이라도 입을 열어 외치고 싶었다!

‘무림인이 얍삽하게 원거리 공격이라니!’

하지만 지금은 둔보를 펼치는 중, 피할 수도 입을 열어 외칠 수도 없다.

천문석이 할 수 있는 건 백보신권의 권력이 어깨에 닿기 전.

둔보로 모은 내력을 혼신의 힘을 다해 어깨로 모으는 방법뿐!

‘으아악-.’

극한의 격공장, 백보신권의 권력이 폭발하는 순간.

회전하는 팽이에 돌을 던진 것처럼 백보신권의 권력이 튕겨 나갔다!

파아아앙-

허공에서 터진 권력에 대기가 요동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과연 경천동지 이세기!”

“남궁가주의 격공장을 몸으로 버티시다니!”

“이세기 대주께서 승리하신다!”

……

쿠우웅-

백보신권을 튕겨 낸 천문석은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남궁휘를 향해 둔보를 펼쳤다!

그러나 이 순간 천문석의 머리는 엄청난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느림(鈍)에 무게(重)을 담아, 쾌속을 제압하는 무리, 둔보!

둔보를 펼치는 동안에는 엄청난 내력의 소용돌이가 반탄력을 만들어 낸다.

이 반탄력이 상대의 공격에 담긴 경력을 되돌려보내기에 둔보는 공방 일체의 기술이다!

그러나 둔보에도 약점은 있었다.

반탄력으로 되돌려보내봐야 아무 소용 없는 원거리 공격!

원거리 공격이 둔보의 약점, 극상성이다!

그리고 지금 남궁휘가 백보신권으로 원거리 공격을 했다.

다행히 백보신권의 첫 일권은 튕겨 냈다.

그러나 비가 계속 내리면 우산을 써도 몸이 젖는 법.

원거리에서 계속 공격을 가하면 결국 반탄력은 깨진다!

자신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둘이다.

-내력이 뒤틀리는 걸 감수하고 둔보를 멈춘다!

-어떻게든 남궁휘에게 접근 둔보로 모은 힘을 쏟아 낸다!

어차피 내력이 뒤틀리면 끝장이다!

남궁휘까지 거리는 일곱 걸음, 단지 일곱 걸음만 걸으면 된다!

‘난 할 수 있다! 으아악-.’

천문석은 혼신의 힘을 다해, 느림의 무리, 둔보를 빠르게 펼쳤다!

한없이 느린 발을 내딛는 순간.

쿠으응-

해머로 내리치듯 판석이 요동치고.

쿠르르릉-

소용돌이치는 내력에 대기가 울었다!

이 순간 다시금 주먹을 비트는 남궁휘!

꿈틀, 꿈틀-

남궁휘의 비틀린 주먹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백보신권의 권력이 연속으로 날아왔다!

-머리!

콰앙-

-복부!

콰아앙-

-다리!

콰아앙-

천문석은 백보신권의 권력이 날아오는 부위에 내력을 집중해 연신 튕겨 냈다!

천문석과 남궁휘 두 사람은 중갑 기사와 석궁병처럼 싸웠다!

방패를 들고 전진하는 중갑 기사, 천문석.

원거리에서 볼트를 날리는 석궁병, 남궁휘.

거리를 좁히면 천문석의 승리!

그 전에 볼트를 박아넣으면 남궁휘의 승리!

두 사람 간에는 절정과 초절정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호스 끝을 누르면 물이 멀리 뻗어 나가듯, 속도를 포기하고 둔보를 펼치는 천문석의 내력은 극도로 압축되어 소용돌이치는 상태!

천문석은 명료하게 깨어난 정신과 극도로 압축된 내력으로 백보신권의 권력을 연신 튕겨 냈다!

쿠르르릉-

쾅, 쾅, 파아앙-

둔보의 굉음과 백보신권의 폭음이 쉴 새 없이 터졌다!

5, 4, 3, 2걸음!

남궁휘와의 거리가 천천히 줄어들고!

그리고 마침내 한 걸음 남았을 때.

천문석은 둔보로 모으고 모은 내력을 풀어냈다!

쿠르르르르릉-

누르고 눌러 압축한 내력이 터져 나가며, 엄청난 인력으로 주위 모든 것을 끌어당긴다!

이때 허공을 가르는 남궁휘의 주먹이 보였다!

남궁휘는 이미 둔보의 영향권 안!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다!

마지막 백보신권을 튕겨 내는 순간!

둔보로 모은 힘과 내력을 모조리 강철봉에 담아 내리친다!

이때 남궁휘의 최후의 일권이 쏘아졌다.

머리, 목, 어깨, 가슴!

꿈틀꿈틀 정신없이 허공을 움직이는 남궁휘의 주먹!

남궁휘의 오른 주먹이 돌연 머리를 향해 뻗는 순간.

등 뒤에 감춰진 채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던 왼손이 튀어나왔다!

비장의 한 수!

그러나 이미 천문석은 대비하고 있었다.

번개같이 내력을 나눠 왼손에서 쏘아지는 권력을 막는…….

“……!?”

천문석은 경악했다.

남궁휘의 왼손에 담긴 백보신권의 권력이 날아오는 곳은 다리 사이…….

고추!?

‘야, 이 쌍! 이건 아니지! 무림 도의! 아니, 인간적으로 여기는 공격하면 안 되지!’

눈빛으로 외치는 동시에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본능적으로! 다리 사이 급소로 내력을 움직이는 순간!

머리로 움직이던 오른손의 권력이 돌연 땅을 때렸다!

콰아앙-

백보신권의 권력에 확 치솟아 오르는 흙먼지!

자욱한 흙먼지로 시야가 가려지는 순간.

다리 사이로 향하던 왼손의 권력이 쏘아졌다.

콰아앙-

가슴을 향해서!

* * *

마지막 공방이 이뤄지는 찰나의 순간.

남궁휘는 속임수를 중첩해서 사용했다.

오른손으로 현혹하고.

등 뒤로 숨긴 왼손으로 공격했다.

다리 사이 급소를!

천문석이 경악하는 순간.

오른손으로 땅을 때려 시야를 가리고.

다리 사이를 향하던 왼손이 가슴으로 날아왔다!

처음 선수 삼초 양보에서부터, 기만에 기만을 더하는 남궁휘의 전투법!

천문석은 완전히 허를 찔렸다.

본능에 따라 다리 사이 급소에 내력을 집중한 상황!

다급히 가슴으로 내력을 움직였지만, 이미 백보신권의 권력이 한 치 앞 허공에서 튀어나왔다!

‘늦었구나!’

깨달음과 동시에 천문석은 세상 그 무엇보다 빠른 것을 움직였다.

마음.

마음으로 수인을 짚어 단숨에 내력의 성질을 변화시켰다!

소림 무공과 같은 뿌리, 대일여래의 광명으로!

찰나의 순간 심상 공간에 빛의 륜이 떠오르고 전신에서 광휘가 쏟아졌다.

물은 물에 섞이는 법!

소림 칠십이종절예, 백보신권의 권력을 뿌리가 같은 대일여래의 광명으로 삼킨다!

백보신권을 날린 남궁휘는 경악했다.

찰나의 순간 피어오른 빛에서 느껴지는 너무나 친숙한 느낌!

대일여래의 빛?

이세기가 소림 제자라고!?

경악한 남궁휘가 다급히 경력을 흩어 버리려는 순간.

백보신권의 권력이 한 치의 허공을 지나 가슴을 때렸다!

대일여래의 빛으로 소림 내력은 삼켜도 물리력은 전해진다!

천문석은 이를 악물고 쏟아질 충격을 기다렸다.

콰아아앙-

폭음과 함께 엄청난 충격이…….

전해지지 않았다!?

‘이건 또 뭐야? 기만!?’

천문석의 시선이 남궁휘의 얼굴에 닿았다.

그러나 남궁휘의 얼굴에는 경악이 떠올라 있었다.

이때 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울림이 터져 나왔다!

구에에에에엑-

그리고 가슴에서 쏟아지는 물방울 폭풍!

퐁퐁, 퐁퐁퐁퐁-

‘아차! 깜빡했다!’

경악한 천문석이 단숨에 무사복을 찢어 버리고, 재킷을 여는 순간 모습이 드러났다!

전신에서 물방울을 쏟아 내는 어린 하늘 고래!

숙취에 해롱거리던 하늘 고래를 품 안에 넣어 두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린 하늘 고래가 자신 대신 백보신권을 얻어맞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쾅-

천문석은 땅을 박차고 뒤로 뛰어 하늘 고래를 살폈다.

“야, 괜찮아!? 너 괜찮은 거야!?”

구으, 구으으응-

어린 하늘 고래가 방울방울 눈물 흘리며 슬프게 우는 순간.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고, 중력이 강해진 듯 몸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돌연 어두워지는 하늘!

모두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하늘을 향하는 순간.

어느새 모여든 짙은 구름 사이에서 거대한 형체가 튀어나왔다!

다른 하늘 고래를 작아 보이게 만드는, 백 미터를 훌쩍 넘는 거대한 산악 같은 하늘 고래가 나타났다!

“어, 어어!?”

“하늘 고래!? 뭐가 저렇게 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거야!?”

……

경악한 외침이 사방에서 터져 나올 때.

퐁퐁, 퐁퐁퐁-

어린 하늘 고래의 물방울이 하늘로 치솟고.

구으, 구으으응-

이 물방울에 구슬픈 울음소리가 담겨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

순간 하늘이 통째로 무너지는 듯한 울음소리가 대답하듯 터져 나왔다.

구으으으으으응-

거대한 산악 같은 하늘 고래!

구름에서 튀어나온 초거대 하늘 고래가 호랑이 일족의 장원 위에서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파아아아아앙-

태풍이 밀려 온 듯 강풍이 부는 순간.

내원 성벽에 모인 수천 명의 사람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경천동지 이세기의 품에서 쏙 고개를 내민 작은 하늘 고래!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아기 하늘 고래!

아기 하늘 고래는 가슴지느러미를 쭉 뻗어 한 사람을 향해 흔들고 있었다!

남궁세가의 가주, 무애 남궁휘!

구으, 구으응-!

아기 하늘 고래의 분노한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적염성의 모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허공도의 하늘 고래는 새끼가 거의 태어나지 않아, 어른 하늘 고래들은 새끼를 애지중지 키운다.

그런 하늘 고래 새끼한테 남궁 가주가 백보신권을 때려 박았다!

“……!”

앞으로 일어날 일을 깨달은 모두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질 때.

구으으으으응-

까마득한 하늘에서 원을 그리던 초거대 하늘 고래가 울었다!

콰아아아아앙-

그리고 엄청난 바람과 함께 나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남궁휘가 있는 곳, 내원 성벽을 향해서!

* * *

수백 미터 크기의 초거대 하늘 고래가 떨어진다!

항거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싸움은 무의미했다.

성벽 앞에 진형을 갖춘 천여 명의 무사.

성벽 위에서 방어 중이던 수백 명의 무사.

이들 모두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했다.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사력을 다해 도망치는 것!

“당장 뛰어!”

“성벽 박살 난다!”

“하늘 고래가 공격한다고!?”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야!?”

……

“가주님! 당장 몸을 빼야 합니다!”

남궁세가의 장로들과 무사들이 외치는 순간.

멍하니 하늘을 보던 남궁휘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

대일여래의 빛을 뿜어낸 이세기!

이세기를 찾아야 한다!

“이세기! 이세기는 어디 있나!?”

반사적으로 주위를 살폈으나 이미 이세기는 사라진 상황!

“당장 피하셔야 합니다!”

“하늘 고래가 분노했습니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막는 게 가능…….”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늘 고래를 건드리면…….”

순간 장로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곳은 안휘성 본가가 아니다.

이곳 적염성에서 하늘 고래를 건드리면 그가 온다!

허공도의 제사장!

홀로 수만의 요마괴이조차 불태워 버리는 천외천의 그가!

“가주님! 당장 움직이셔야 합니다!”

장로들이 하나같이 외쳤지만, 남궁휘는 미동도 하지 않고 깊은 상념 속으로 빠져들었다.

안휘성 남궁세가의 먼 방계의 서자로 태어났다.

방계의 서자.

평범 이하의 무의 자질.

미색을 잃고 아버지의 눈 밖에 난 어머니.

그런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약관이 되기 전에 가문 밖으로 밀려나 거칠고 독하게 살아왔다.

그런 자신을 거둬주신 스승님.

스승님은 범재인 자신을 소림 속가로 받아주시고, 너무나 큰 은혜를 내리셨다.

소림 칠십이 절예!

그 가르침으로 이곳 적염성에 남궁세가의 분가를 세울 수 있었다.

그런 자신 앞에 대일여래의 빛, 스승님의 평생 동안 찾으시던 무공을 사용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경천동지 이세기!

곤궁한 시절 웃으며 내민 스승님의 손.

이 육신을 모두 불사른다고 하여도 그 은혜를 갚을 수 없으니.

지금 자신이 할 일은 하나뿐이다!

‘반드시 찾는다!’

남궁휘는 내력을 끌어올리고 기감을 사방으로 뻗었다!

콰아아앙-

하늘에서 산악 같은 하늘 고래가 떨어지고.

으아아악-

주위의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난장판!

기감은 쓸모가 없다.

그러나 초절정, 인지를 초월한 무인의 직감이 꿈틀거렸다!

북쪽, 내원 방향이다!

“우리는 적월 상단의 일에서 발을 뺀다! 모두 장원으로 돌아가라!”

“네!? 그게 무슨!?”

“당장 피하셔야 합니다!”

……

가주의 심상치 않은 말에 장로들이 다급히 외치는 순간.

남궁휘는 내원 성벽, 거대한 하늘 고래가 떨어지는 곳으로 주저하지 않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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