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권 20화
195. 좋은 선물은 반드시 보답해 .
야지 (1)
“그럼 형님. 저는……“어. 그래. 가봐. 이것도 가져가 고.”
프란츠와 검을 바꾼 요한은 그가 떠나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자기 의견을 계속 주장하 지 않으니 다행이다.
계속 주장했다면 죽도록 패서라 도 마음을 바꾸게 했어야 하니 말 이다.
“야. 끝났어. 나와.”
요한은 슬쩍 수풀 쪽을 보며 말 했다.
그의 말이 끝나고 잠시 후.
수풀이 움직였다.
"기다리고 있었다. 어딜 갔다 온 거지?”
“기다릴 거면 좀 들어와서 기다 리든가.”
“난 풀이 있는 곳이 좋다.”
수풀에서 나온 것은 다름 아닌 플로란스였다.
녹색의 우거진 수풀 속에 저렇게 새하얀 로브를 입었는데 전혀 보이 지 않았다.
그 또한 드루이드의 기술임을 아 는 요한은 쓰게 웃었다.
“뭐 그건 네 취향이니 알 바가 아니고. 내일 바그너 영지로 돌아 가야 하니까 여기저기 인사하러 다 녔지.”
“백색병은 어떻게 막으려는 것이 지?”
“보채지 좀 마라.”
-딸랑.
그의 심드렁한 대답에 지팡이의 종이 움직였다.
그 소리에도 요한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너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 로만 후작과 싸워야 해.”
“그래서?”
“그거 준비하러 가야 해. 백색병 은 신경 쓰지 마라. 때 되면 지시 내려 줄 테니까.”
요한의 말에 플로란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동안 내가 해줘야 할 일이 있나?”
“해줘야 할 일? 많지.”
"뭐지?”
궁금해하는 그녀에게 요한은 웃 으며 말했다.
"일단 로만 후작부터 치우자고. 그 다음 일은 나중에 말해줄 테니 까.”
* * *윌카스트 백작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헤고만 공국과 로만 후작 간의 전쟁이 끝나간다는 이야기가 들리 고 있었다.
그것도 로만 후작의 승리에 가깝 게 전쟁이 돌아가고 있었다.
헤고만 공국의 마스터들이 천왕 에게 죽었고,성마 기사단이 공국 의 기사단을 물리쳤다.
패퇴하는 공국의 군대를 추격하 여 큰 피해를 입혔다는 소식도 있 었다.
‘이거 골치 아프게 됐군.’
아무리 로만 후작이 이길것이라 생각한 전쟁이었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공국이 밀릴 줄은 몰 탔다.
윌카스트 백작은 오늘 아침에 들 어온 보고서를 확인했다.
로만 후작이 공국의 영토까지 들 어가 세개의 영지를 복종시켰다는 내용이었다.
‘로만 후작이 여기서 더 밀고 들 어가지는 않겠지.’
현재 로만 후작의 적은 마고 후작과 윌카스트 백작만이 아니었다.
로드만 왕가 쪽에서도 로만 후작 을 견제하고 있었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로만 후작은 어쩌면.
‘헤고만 공국을 혼자서 무너트리 고,공국의 영토를 모두 먹어치웠 을지도 모르지.’
그만큼 이번 전쟁에서 로만 후작 이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있었다.
그것 때문일까?
로드만 왕가에서의 견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사자를 보내 전쟁 그만하라는 얘기까지 할 정도였다.
‘지금 전력 차를 본다면…… 우 리가 불리해.’
그 정도로 큰 전력을 가진 로만 후작이 다.
월카스트 백작은 차분히 전력을 분석했다.
다른 문제도 있지만.
역시 제일 큰 문제는 세 가지였 다.
천왕 카일로를 잡을 강력한 기사 의 부재.
그리고 성마기사단을 이길 만한 기사단의 부재.
마지막으로 따르는 귀족들의 수 밀려 생기는 병력의 차이다.
“으......w유 .
"왜 그러십니까?”
월카스트 백작은 신음하며 고개 를 돌렸다.
자리에 앉아 서류업무를 보던 하 인스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무것도 아닐세.”
바그너 기사단이 충성스러운 것 은 인정한다.
하지만 실력 면에 있어서는 성마 기사단에 확실히 밀린다.
마고 후작의 타이론 기사단 역시 마찬가지.
둘이 힘을 합치고,연합하는 다 른 귀족들의 기사단이 연계한다고 해서 성마 기사단을 이길 수 있을 까?
‘힘들겠는데……마스터의 수도,익스퍼트의 수도.
기사단의 실력이나 장비에서도.
전부 밀린다.
거기에 로만 후작을 따르는 다른 귀족들까지 생각한다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골치 아프군.’
그때 였다.
문이 열리며 하온달이 문서를 들 고 들어왔다.
“백작님!!”
“무슨 일인데 호들갑이냐?”
“기쁜 소식입니다! 놀라지 말고 들으십시오!”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온달이 외 치자 윌카스트 백작은 뚱한 표정으 로 바라보았다.
“프란츠 공자께서 추기제 우승을 달성하셨습니다!”
“오…… 그게 정말이냐?”
“……너무 덜 놀라시는 것 아닙 니까?”
“아니. 요한이 그렇게까지 가르 쳤는데. 프란츠도 노력했겠지. 난 프란츠가 우승할 것이라 믿고 있었 다.”
“아. 예.”
하성제에서 준우승을 했다.
거기에 여름방학 때 절치부심을 하고 훈련을 했다.
그렇기에 윌카스트 백작은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이 보상받은 것이니 크게 놀랄 것은 없었다.
“하나 더 있습니다!”
“또 뭐냐?”
“요한 공자님께서 흑왕을 처치하 셨다고 합니다!”
"뭣이라!!? 그게 정말이냐!? 요 한이 천하십강에 올랐다고!?”
윌카스트 백작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약 요한이 천하십강의 자리에 오를 정도라면.
그럼 큰 문제 중 하나가 해결된 다.
너무 놀란 듯 보여 하온달은 다 급히 그를 안정시켰다.
"배,백작님. 진정하시고.”
“후우…… 그래. 진정했다. 자세 히 이야기해 보거라.”
하온달은 들어온 정보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흑왕 문댄서가 요한을 치기 위해 캐슬 오브 로디악에 잠입했다.
그리고 그를 공격하는 와중에 백 왕의 도움을 받아 요한이 흑왕을 제거했다.
전부 들은 윌카스트 백작은 난감 함을 금치 못했다.
“그럼 요한이 천하십강이라는 이 야기인가?”
“그,그게.”
싸우는 내내 방어만 했다.
그리고 백왕의 도움을 받아 흑왕 을 죽였다.
그렇다면 과연 천하십강의 위치 에 오를 수 있을까?
아직도 사람들은 그 판단을 내리 지 못하고 있었다.
"으음…… 일단 요한이 오면 물 어 봐야겠구나.”
“뭘 물어보십니까?”
열린 문으로 들어온 요한이 묻자 윌카스트 백작은 입을 열었다.
“그래. 요한. 마침 잘 왔다. 네가 천하십…… 으헉!?”
“아들을 보고 왜 그리 놀라십니 까?”
요한이 묻자 윌카스트 백작은 황 당해하며 하온달과 하인스를 보았 다.
따로 온다는 연락을 받았냐는 그 시선에 두 충성스러운 기사는 고개 를 저었다.
“연락 안 하고 왔습니다. 딱히 들를만한 곳도 없어서.”
윌카스트 백작은 황당해하며 하 인스에게 물었다.
“다른 마을에서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것이냐?”
“마을에 안 들렀습니다. 타이론 영지에만 잠깐 들렀었지요.”
요한의 대답에 윌카스트 백작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럼 그때라도 연락을 하지 그랬 냐는 모습이었다.
“사실 연락을 하고 근처에 있는 몬스터 서식지 토벌을 좀 할까 했 습니다만……빌헬미나가 있어서 못했다.
요한이 설명하자 월카스트 백작 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무튼 잘 왔다. 고생 많 았다.”
“별말씀을. 아. 소식은 들으셨지 요? 프란츠 우승했습니다.”
“그래. 방금 들었다.”
“방금이요? 꽤나 소식이 늦어졌 군요.”
‘프란츠가 안 알렸나?’
고개를 갸웃거린 요한은 어깨를 으쏙였다.
딱히 중요한 정보도 아니니 상관 없다고 생각하며 요한은 자리에 앉 았다.
“그런데 요한. 네가 흑왕을 제거 했다고 들었다만. 사실이냐?”
“예.”
그냥 동네의 불한당이라도 잡았 다는 태도다.
심드렁한 태도에 윌카스트 백작 은 어이없어했다.
“좀 기뻐해야 하지 않겠냐?”
“저 혼자 힘으로 잡은 것도 아닌 데 좋아할 것은 없지요. 아. 그리고 소개해드릴 사람이 있습니다.”
“소개?”
요한은 뒤를 가리켰다.
그제야 윌카스트 백작은 문가에 서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하얀 로브를 입은 여인이었다.
후드를 뒤집어써서 얼굴을 잘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드러난 모습만으로도 상 당한 미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수도에 가서 신붓감을 찾아가지고 온 것이냐? 그래. 너도 슬슬 결혼을……“백왕 플로란스입니다.”
월카스트 백작,하인스,하온달.
셋은 입을 쩍 벌린 채 플로란스 를 바라보았다.
가볍게 걸어 들어 온 그녀는 살 짝 고개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백왕 플로란스입니 다.”
“어. 어. 어. 아. 예. 바,반 갑…… 반갑습니다.”
검은 숲에서 살며 타인과의 만남 을 거부한다는 백왕이다.
그녀가 이 먼 바그너 영지까지 왜 왔단 말인가.
놀라던 그를 향해 요한은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예정보다 빨리 을 수 있었던 것 이 플로란스 덕분입니다.”
드루이드의 기술 중에는 숲의 길 이라는 기술이 있었다.
숲을 통해서 이동할 경우 이동시 간을 크게 단축한다.
그리 많은 인원을 데리고 갈 수 는 없지만.
동행이 요한과 빌헬미나밖에 없 으니 숲의 길을 쓸 수 있었다.
요한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윌 카스트 백작은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아…… 녀석아. 연락이라도 해주지 그랬냐.”
“아버지 놀래켜드리고 싶었습니 다.”
“날?”
“예. 분명 카일로를 어떻게 잡을까 고민하고 계실 게 뻔해서.”
정말 무시할 수 없는 녀석이다.
자신의 속을 한 번에 꿰뚫어 본 요한을 향해 월카스트 백작은 두 손을 들었다.
“그럼 이번 영지전에 백왕께서 참전해주신다는 것이냐?”
“예. 백왕은 그냥 도브다만 왕국 의 검은 숲에서 머물 뿐이지 도브 다만 왕국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 정말 괜찮으십니까?”
플로란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 의했다.
천하십강 백왕의 참전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너무 놀란 월카스트 백작은 의자 에 털썩 앉았다.
“그럼…… 그럼 저택에서 편히 쉬도록 하시지요.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시 고……“알겠습니다.”
맑은 목소리로 말한 백왕에게 윌 카스트 백작은 시녀를 붙여주었다.
그들이 나가자 윌카스트 백작은 요한을 잡았다.
“제발 뭘 할 때 말 좀 해주렴!! 부탁이다! 이 아비 심장이 남아나 질 않겠구나!”
월카스트 백작의 호소에 요한은 키득거렸다.
“서프라이즈〜 라는 것으로는 좀 그렇고. 사실 백왕을 히든카드로 쓰려는 겁니다.”
‘두 번째이기는 하지만.’
전력은 숨길수록 좋다.
특히나 백왕이 가진 드루이드의 기술이라면 로만 후작을 기습할 때 큰 도움이 될 거다.
요한이 웃으며 말하자 윌카스트 백작은 떨떠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른 이들에게는 들키지 않고 들어왔다는 거구나.”
“예. 지금 아는 사람은 저,할머 니. 아버지,하온달과 하인스 정도 입니다.”
“마고 후작님께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말 씀드리죠.”
요한의 답에 윌카스트 백작은 고 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힘겹게 얼굴을 쓸어 만졌 다.
“그럼 전력에 백왕을 추가시켜야 겠구나……"그럼 전략을 구성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겠습니다.”
요한이 일어나자 윌카스트 백작 은 멍하니 그를 보았다.
또 무슨 짓을 할지가 걱정이 되 었다.
“어디 가냐?”
"어디 가긴요.”
요한은 하온달을 잡았다.
"몬스터 토벌하러 갑니다.”
로만 후작과 영지전을 하든 말 든.
어쨌든 할 일은 해야 하는 법이 다.
하온달을 데리고 나가는 요한을 보던 윌카스트 백작은 천천히 고개 를 저었다.
“진짜 믿음직한 아들이지만 심장 에는 안 좋군.”
“하. 하하…… 그렇군요.”
하인스도 설마 요한이 백왕을 데 리고 올 줄은 몰랐는지 크게 두근 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 * *백왕을 놓고 나온 요한은 곧장 경비대로 향했다.
요한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경비 대는 벌써 무장을 마친 상태였다.
“내가 무슨 말 할지 알지?”
“예!!”
추수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수확물을 노릴 몬스터들이 음직 일 때가 되었다.
"특별히 큰일은 없으리라 생각하 니. 바로 주변부터 토벌하……요한이 말을 끝내려고 했을 때.
경비대의 입구 쪽으로 병사 하나 가 다급히 뛰어왔다.
“크,큰일입니다!”
환생한 공자님께서 회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