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죽음의 성 페리이진
―죽음의 성 페리이진―
피의 마녀라고 불리던 데이런 이렌의 성.
그녀는 살아생전 살아 있는 여성들의 피를 통해 미용을 즐겨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의해 죽어 나간 여성만 해도 100만 명이 넘어간다고 전해진다.
그 덕택에 그 저택은 단 하루도 피가 흐르지 않는 날이 없었고 점점 시간이 흐르자 그녀의 기사들도 지쳐만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주군의 명령은 절대적이어서 그들은 명령을 어기지 못한다. 그렇지만 어느 날 그 성은 최후를 맞이한다.
모든 기사들이 죄책감과 악몽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자결해 버린 것이다.
그렇게 되자 남은 건 이렌 혼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피의 미용에 대한 건 더욱 심해져 갔고 끝내 제루라라는 소드 마스터에게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그 이후 그 성에는 여전히 피를 갈구하는 이렌과 이렌에 의해 죽어 나간 여성들, 그리고 여전히 성을 떠나지 못한 채 성 주위를 배회하고 다니는 이렌의 기사들로 가득 차 버렸다.
이게 죽음의 성 페리이진에 대한 설명이다.
딱 설명만 봐도 저질적인 동네라는 게 확확 느껴진다.
물론 실제적으로 저질이고 말이다.
사실 난 아무래도 초보자이다 보니 아무리 방어력을 보강한다 하더라도 정말 허접한 방어력이다.
물론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어서 초보자도 중갑 계열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패시브 스킬이 없어서 그대로 생고생이라는 거.
기사나 방어력에 특화된 직업들은 패시브 스킬로 그 중갑 계열의 무게를 줄여 주는데 난 그런 혜택 전혀 못 받는다.
초보자니까. 흑!
그런데 여기는 막 피가 이리저리 튀고 흘러내리고 떨어지고 난리다.
그리고 그 피를 맞으면 데미지 들어오는데, 다른 유저들은 상관없지만 난 크게 상관있다.
제길, 한마디로 이 성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난 완전 지옥이라는 거다.
다른 존재들은 피 몇 방울 맞아도 아무 이상 없는 반면에 난 한 방울에 훌쩍훌쩍(?)거리니까 말이다.
제길, 무기는 그래도 그나마 426번 담금질을 완성한 슈퍼 울트라 스페셜 초보자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만 방어구 계열은 완전 거지 수준이다.
슬프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굳이 갈 필요는 없잖아?"
"내가 시다바리야?!"
"어."
"......."
내가 저기 갔다 오라고 하자, 케찹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 가지고 이상한 단어를 쓰고 있다.
어찌 됐든 그것보다는.
"맞고 갈래, 그냥 갈래, 던져서 갈래, 택배로 갈래?"
"......."
난 친절하게 선택 문항을 여러 개 주었다.
그러자 케찹이는.
"나쁜 놈!!"
"......."
이라면서 훨훨 날아간다.
평소에는 별 필요 없지만, 역시 이럴 때는 요긴하다니까.
그런데 제대로 하기는 하겠지?
"케, 케찹아. 우리가 왜 이걸......."
"맞고 갈래, 그냥 갈래, 던져서 갈래, 택배로 갈래?"
"......."
모든 요정들은 저 어이없는 선택 문항에 다들 굳어 버린다.
하지만 오히려 케찹이는 당당하게 명령을 내렸다.
"당장 갔다 와!!"
"......."
"......."
"......."
"제대로 안 갔다 오면 다 묻어 버리겠어!!"
"......."
"......."
"......."
요정치고는 너무나도 무서운 케찹이다.
그리고 그 말에 힘없이 사라지는 요정들.
일명 이게 바로 먹이사슬 관계?
"헉, 헉, 헉."
"......."
그때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오는 케찹이.
난 그걸 보고 느꼈다.
또 애들 부려 먹었다고.
저런 나쁜 요정 대가리 같으니!
한편 케찹이는 여전히 가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정찰한다고 죽는 줄 알았음."
자기는 한 발자국도 안 들어갔으면서 또 자기가 다 한 것처럼 말하는데, 어찌 연기력이 하루하루 일취월장한다.
사기 치는 연기 말이다.
그런 건 하루하루 일취월장 안 해도 되는데 말이다.
어찌 됐든 그냥 자기가 했다고 쳐라.
이제는 대꾸하기도 귀찮다.
"안의 상황은?"
"막 유령들과 고스트 헌터들이 놀고 있다고...... 아, 아니 있었어!!"
"......."
뭐냐, 그 어설픈 보고는?
뒤늦게나마 자신이 본 것처럼 이야기해 보지만 이미 들은 형식으로 이야기를 꺼낸 다음이다.
눈감고 넘어가 주려고 해도 저 등신 자식, 그것도 제대로 못하냐.
정말 한심 그 자체다.
하지만 굳이 태클은 안 걸으마.
귀찮으니까.
"그래, 있었구나."
"어, 어."
그때 바보 케찹이는 자기의 어설픈 연기가 안 들켰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방금 전 내가 연기력이 일취월장한다고 했는데, 얘가 워낙 연기력이 안 돼서 일취월장해 봤자 어설프다.
한 몇 년 더 구라 까는 법을 배워야 할 듯싶다.
그나저나.......
"뭐 특이한 유령과 유령이 붙는 이상 현상은?"
"없었다고...... 아니, 없었어!"
"......."
뭐지, 이 바보는?
정말 바보다.
언제부터 케찹이가 이렇게 바보가 됐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바보다.
도대체 유령 잡는 유령을 어떻게 해야 만나는 거지?
정말 답이 안 나온다.
그나마 고스트 헌터들과 유령들이 잔뜩 모인 이곳에 오면 볼 줄 알았는데 케찹이가 본 것에 의하면 아니, 케찹이에 의해 강제로 징용된 요정들의 정보에 의하면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나기도 그런 상황이다.
그렇다면.......
"제2차 파견이다!"
"......."
원래 한두 번으로 정찰이 끝날 것이라고는 생각 안 했다.
한 며칠 죽치고 앉아서 여기 정찰하려고 했다는 소리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유령 잡는 유령 분을 만난 확률이 그나마 이곳이 제일 높다는 내 판단하에서다.
한편 이런 내 말에 케찹이는 깜짝 놀라 물었다.
"뭐? 또 나보고 가라는 건 아니겠지?!"
케찹이는 반발한다.
물론 난 당연하다는 듯 되물었다.
"그럼 누가 가니?"
"......."
"그리고 방금 전 네놈의 말에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었다."
"......?"
"'또'라는 단어. 자기는 가지도 않았으면서."
"내, 내가 간 거라니까!!"
"풋."
"......."
난 자기가 갔다고 계속 우기는 케찹이 참으로 가소롭지도 않았다.
그런 허접한 연기를 해 놓고 지가 갔다고 우기다니, 정말 웃기지도 않은 요정이다.
한편 난 그대로 케찹이를 낚아채고(참고로 이리엘과 연희는 없는 상태) 그대로 친절하게 어디론가 이동했다.
물론 케찹이는 무지하게 반항을 했다.
"뭐, 뭐 하는 짓이야!!"
난 그래도 알 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케찹이에게 말했다.
"또다시 다른 요정들을 부려 먹을 놈이 네놈이다."
"......."
"그러므로 내가 친히 성안에 처넣어 줄려고."
"지, 지금 나를 어떻게 보는 거야!!"
"요정계의 악마."
"......."
내 답변에 케찹이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하지만 사실이다.
저놈은 정말 요정계의 악마다.
요정들은 생기발랄하고 착한데, 저 자식은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한마디로 변종 중의 변종!
"제길......."
케찹은 불만이었다.
도대체 자기 나이가(?) 얼마인데 이 짓거리란 말인가!
솔직히 자신은 2년 전에 태어났으니 거의 요정 중에서는 원로계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초보자 요정과는 격이 다르다는 소리다.
만약에 경력이(?) 쌓인 요정이 초보자와 만날 시 그 초보자는 다른 초보자 요정보다 훨씬 쉽게 게임에 적응하고 레벨 업이 가능하다.
그만큼 요정이란 요소는 정말 완전 핵심적인 존재들이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이게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웬 거지같은 주인 만나서 2년 동안 달라붙어 있다니, 정말 짜증이다.
그게 차라리 예쁜 여자였다면 말도 안 한다.
아니, 성격이 좋으면 말도 안 한다.
남자에다가 성격은 개거지.
완전히 정말 마음에 하나도 안 든다.
어찌 됐든 케찹은 거의 던져지다시피 해서 성안으로 입성했고,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성안을 훑어본다.
원래 다른 요정 같은 경우는 이런 분위기에 다들 움츠러든다.
아무래도 요정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 케찹이는 그런 게 없다.
움츠러들기는커녕 지 마음대로 날아다닌다.
그리고 잠시 후.
"시간 좀 때우다가 못 찾았다고 하지 뭐."
늘어나는 잔머리를 굴린다.
원래 거짓말을 못하는 요정이라는 종족에게 이건 말도 안 되는 혁명이다.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거짓말을 한다니.
정말 케찹이의 정체가 궁금할 뿐이다.
스멀스멀.
그 순간 성안에서 꾸역꾸역 무언가가 기어 나오더니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정체는 이곳에서 모두 자결했다고 알려진 기사들의 사령.
그런데 여기서 더욱더 아이러니한 건 그 수가 장난이 아니라는 거다.
대략 어렴풋이 보이는 수만 해도 30∼40마리 정도다.
이 정도 수라면 최소 못해도 고렙 4∼5인팟이 정말 힘들게 잡을까 말까 하는 수준 정도다. 하지만 케찹은 그런 엄청난 수를 보고도 여전히 건방진 얼굴로 말했다.
"뭘 꼴아 봐?"
"......."
"......."
"......."
"......."
한편 케찹이의 발언에 사령들조차도 굳어 버리는 기이한 현상 발견.
정말 말이 안 나오는 요정이다.
그리고 케찹이의 말은 끝난 게 아니었으니.......
"눈 안 깔아?"
"......."
"......."
"......."
"......."
"......."
죽은 자들한테 눈 깔라고 하신다.
이미 눈동자도 없는 분들한테.......
어찌 됐든 그런 케찹의 발언에 사령들은 움찔거린다.
절대, 케찹이에게 쫄아서 움찔거리는 게 아니라 무언가 화가 나서 움찔거리는 것이다.
원래 사령이라는 존재는 감정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게 정말 감정을 자극하면 아주 미세하게나마 반응이 된다는 거.
결론적으로 케찹이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사령들의 자존심을 긁어내린 것이다.
어디서 쥐꼬리만 한 요정 한 마리가 자신들을 향해 막말을 하니 말이다.
"어라?"
그때 그 모습을 본 케찹이는 한마디만 한다.
전혀 지금의 상황을 파악 못하거나 별 신경 안 쓰거나 두 가지 반응이다.
한편 사령들은 자기 손바닥도 안 되는 크기의 케찹이를 죽이기 위해 다가갔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 모습을 본 케찹이는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지금 작다고 무시하는 거야, 뭐야?!"
사실 케찹이가 작기는 작다.
손바닥도 안 되는 크기니까 말이다.
그리고 매일 성민에게 두들겨 맞는 걸 봐서는 별로 세지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생각 외로 케찹이의 전투력은(?) 상상초월이다.
일명 요정계의 악마라고 불리는 케찹이다.
"오늘 다 뒤졌어!!"
그때 케찹이의 선전포고, 그리고 그 순간 케찹이는 정말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주먹을 내지른다.
그렇지만 그 후는.......
콰아아앙!!
무언가의 충격파가 성안을 한번 휩쓸어 버린다.
물론 그와 함께 그 사령들은 그대로 소멸되어 버리는 엄청난 모습.......
말이 안 되는 광경이다.
그렇게 케찹이는 그 강하다는 사령을 단 한 방에 날려 보낸 뒤 한가로이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으아악!! 사, 살려 줘요오오!!"
"......."
"살려 주세요!!"
"......."
웬 20대 중반의 남자가 케찹이에게 구원 요청을 하는 것이다.
아니, 남자가 아니라 정확히는 유령 남자다.
그는 쥐꼬리만 한 크기의 케찹을 보자 구원 요청을 하러 온 것이다.
사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요정에게 구원 요청을 하는 사람, 아니 유령 따위는 없을 것이다.
일단 요정이라는 게 전투력이 없는 게 정석(케찹이만 제외)이다.
그뿐 아니라 저 조그만 크기를 가진 요정에서 도움을 요청한다는 게 없는 자존심까지 내던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정말 개뿔만큼도 없다 못해 없는 자존심을 가진 사람이라는 게 확 다가온다.
한편 케찹이는 은근슬쩍 기분이 좋아진다.
항상 어떤 존재든 자신을 보면 무시부터 하는데 자신에게 도와달라고 하다니.......
정말 이런 소리는 처음이다.
케찹이는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아뵤!!"
"......."
그리고 전투 케찹이로 다시 변신!
"가, 감사합니다."
"감사한데 뭐 없어?"
"......."
케찹이에게 구출을 당한 유령은 케찹이의 한마디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일단 요정이 반말 까는 것부터가 경악스럽고 말이 참으로 거칠었다.
그뿐 아니라 선물 요청까지....... 자기가 알고 있던 요정과는 상당히 이미지가 매치되지 않는다.
한편 그대로 굳어 버린 그 남자를 본 케찹이는 비웃듯 말했다.
"쳇! 됐어. 거지삘 나는구만."
"......."
그러고는 그대로 뒤돌아선다.
어차피 이제쯤 돌아가면 충분히 시간도 채웠겠고 하니 돌아가려는 것이다.
그 순간 다소 충격적인 새로운 요정의 모습에 굳어 버린 그 유령 남자는 애써 정신을 차리더니 말했다.
"제, 제 이름은 클란입니다!"
그때 케찹이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밝힌 클란이라는 남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이름 알아서 뭐 하니?"
"......."
"그럼 바이."
"......."
한마디와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클란은 느꼈다.
세상엔 참 다양한 요정들이 산다고(케찹이밖에 없음).
"헉, 헉."
"......."
"헤엑, 헤엑."
난 열심히 힘들어 하는 소리를 과하게 내는 케찹이를 찡하니 바라본다.
한편 케찹이는.
"아따, 열라 힘들어!"
라고 하신다.
하지만 난 그 모습을 보고 웃음밖에 안 나온다.
참으로 힘들기도 하셨겠다.
참으로 말이지.
난 거칠게 숨을 내쉬는 케찹이를 향해 한마디 한다.
"다시 제대로 하고 와, 인마."
"자, 잠시! 무슨 소리야!!"
하지만 나의 이런 발언에 미쳤냐는 듯 말하는 케찹이.
난 그런 케찹이를 향해 친절하게 설명 들어간다.
"어디서 시간 때우다가 처왔으면서."
"헉."
"......."
한편 나의 정답에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케찹이. 정말 등신이다.
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렸는데 이렇게 뒷마무리가 어설퍼서 어찌하냐.
"나, 난 갔다 왔어!!"
그때 케찹이는 뒤늦게나마 갔다 왔다고 우기지만 난 안 믿는다.
왜냐고?
증거 자료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난 그 증거자료를 내밀면서.
"잘도 갔다 온 놈이 실이 이렇게 안 풀렸냐?"
"......."
실이었다.
내가 특수 제작해서 만든 케찹이 감시용 실.
일단 맨날 정찰하라고 하면 요새 땡땡이치는 게 주임무인 것 같아서 난 나름대로 기획을 만들었다.
그건 바로 케찹이 몰래 케찹이 다리에 실 묶기.
워낙 특수 제작된 실이어서 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감각조차도 없다.
한마디로 완전 따봉.
어찌 됐든 이게 있는 이상 케찹이가 마구 돌아다닌다면 실이 늘어났다 줄어 들었다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실이 어느 순간부터 딱 멈춰 있는 걸로 봐서는 어느 한곳에 자리 잡고 땡땡이 쳤다는 결론.
이렇게 산 증거가 말해 주고 있다.
한편 그런 나의 증거 자료를 본 케찹이는 굳어 버린다.
변명을 하고 싶지만 이렇게 증거가 확실하니 지가 뭔 말을 하겠는가?
그런데 그 순간 의외의 반응이 튀어나온다.
"에이, 씨! 그래, 안 했다. 안 했어!!"
"......."
"내가 이 나이에(?) 그 짓거리를 해야겠어? 이 씹탱구 주인 자식이!!"
"......."
"덤벼!! 내가 오늘 주인 싸가지 말아먹은 성격 고쳐 주겠어!!"
"......."
의외의 반응이다.
얘가 미쳤다는 것이다.
원래 좀 미쳤지만 이번에는 심각하다.
특히 내 착하고 착한 성격을 고쳐 주겠다는 발언, 정말 충격적이다.
한마디로 저분이 나에게 폭력을......?
헉! 너무 무섭다. 너무 무서워!!
난 덜덜 떠는 어조로 말했다.
"케찹 님, 잘못했어요!"
"내가 그러면 봐줄 줄 알아? 덤벼!"
"케찹 님....... 흐흑."
"오늘 주인 죽고 나 죽는 거야! 덤벼!!"
퍼억.
"......."
그때 난 하도 덤비라고 해서 덤벼 줬다.
아니, 그냥 손바닥으로 파리 잡듯이 내려찍었다.
한편 잠시 자신이 왜 바닥에 있나 생각하던 케찹이는 잠시 후.
"이런 씹탱구 주인 자식이!!"
라면서 달려든다.
그리고 나도 달려든다.
잠시 후.
"흐흑."
"이 자식이! 제대로 손 안 드니?"
"주, 주인님......."
"이때만 님 자를 붙이냐?"
"......."
"어서 손 들어, 이 자식아."
케찹이의 반란은 1분 만에 종료되었다.
이 자식이 요새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만이로 보이는 지 완전 막 나가자 식이다.
요새 정말 비폭력 시대를 열어 가고 싶은데 말이다.
한편 난 무릎을 꿇고 양팔을 올리고 있는 케찹이를 향해.
"야, 아까 뭐라고 했지? 기억력이 요새 침침해서......."
"저 아무 말도 안 했어요."
"......."
"전 순수하잖아요."
나에게 너무나도 해맑게 구라를 까는 케찹이.
분명 내가 기억하기로는.
"덤벼!! 내가 오늘 주인 싸가지 말아먹은 성격 고쳐 주겠어!! 뭐 이런 말을 한 것 같은데?"
"어머, 주인님도 참. 환청이 들리나 보네요."
"......."
"호호호."
이제는 내가 환청을 들었다고 몰고 간다.
이 자식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
"선배."
"헉!"
그때 저 멀리서 연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이리엘이 조심스럽게 따라오고 있다.
난 다급히 벌을 서고 있는 케찹을 향해 말했다.
"지금 일은 우리 둘만의 비밀이다."
"풋."
"......."
그때 돌변하는 케찹이.
이 자식!
케찹이는 나를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웃기고 있네."
"......."
"다 일러바칠 거다. 이 악독한 주인아."
나를 공갈 협박한다.
하지만 난 이런 그의 귀여운 만행에 싱긋 웃는다.
그러고는 말했다.
"난 이미지 좀 추락하고 너는 어떻게 될 것 같으냐?"
"......."
"잘 생각해 보도록."
나의 그런 한마디에 그대로 굳어 버린 케찹이.
그리고 잠시 후.
"남자의 비밀로 할게, 주인."
"현명하군."
이때는 현명하다.
참으로 말이다.
"선배, 어때요? 클란이라는 분 찾으셨어요?"
나를 보자마자 고스트 헌터 클란에 대해서 묻는 연희.
난 그 물음에 고개를 젓는다.
왠지 저 성안에 있을 확률이 높아서 계속 붙어 있지만 고스트 클란이라는 존재는 안 보인다.
아니,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고 그저 그 모습을 추상하자면 열심히 저기에 사는 유령들과 격렬하게 싸움을 하는 유령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유령은 전혀 안 보인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케찹이가 정찰도 제대로 안 하고 말이다.
"아, 맞다. 주인!"
"......?"
그때 갑작스럽게 나를 부르는 케찹이.
그리고 케찹이는.
"유령하고 싸우는 유령은 못 봤고, 도망 다니는 유령은 봤어."
"......."
그걸 나에게 말해 주는 의미가 뭐인 거냐?
지금 안 그래도 못 찾고 있는데, 약 올리는 의미?
내가 찾는 건 엄연히 최고의 고스트 헌터라고 불렸던 존재다.
한마디로 케찹이가 말한 유령에게 쫓기는 유령하고 전혀 절대 이 세상이 멸망해도 연관이 있을 수가 없다는 소리.
그런데 그걸 왜 말하는 거냐.
물론 신기하기는 하다. 유령한테 쫓기는 유령이라니.......
왠지 유령 잡는 유령보다 더 색다른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