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화
천구는 키가 2m로 마수 치고는 그다지 크지 않은 몸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몸의 크기에 비해 무게가 1톤 가까이 나가는 기형적인 체중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놈의 몸이 단순히 보통의 피와 살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천구는 그 육중한 몸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앞발을 휘둘렀다. 그런 앞발이 가지는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진우는 녀석의 앞발이나 발톱과 자신의 검이 부딪힐 때마다 충격으로 손을 벗어나려는 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했다.
‘앞발 하나가 100Kg도 넘는 것 같군. 이 정도 무게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게 근육의 힘만으로 될까? 분명 마나의 힘이다. 이놈의 마나만 동결시킬 수 있다면 싸움은 간단히 끝날 텐데.’
하지만 상대의 마나를 동결시키려면 진우도 정신을 집중시키고, 일정한 시간 이상 상대의 몸에 손을 대거나 신체를 접촉시켜야 했다. 문제는 현재 진우로서는 천구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다른 곳에 정신을 분산시킬 여유가 없다는 점이었다. 더구나 워낙 빠르게 움직이는 녀석의 몸을 일정 시간 이상 붙잡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다.
그나마 진우가 천구와 어느 정도 대등한 싸움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놈의 마나를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움직임이 있고 나서 그것을 보고 대처하는 것은 힘들었다. 그래서 조승운은 감으로 해야 된다고 했지만, 진우는 천구가 움직이기 직전에 놈의 마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빤히 볼 수 있었다.
몸의 움직임과는 간발의 차이에 불과했지만, 그게 진우로 하여금 감을 앞지르는 대응이 가능하게 해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천구가 공격을 할 때마다 미리 검을 움직여 막거나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챙, 챙, 챙, 챙....
숨 쉴 틈도 없이 몰아붙이는 천구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진우는 놈의 움직임에 맞추어서 자신의 마나 운용 속도를 점점 빠르게 가져갔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 동안 공방이 계속되자 진우의 몸과 마나가 놈의 속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금색 마나 크리스털과의 교감이 활발해지면서 진우의 마나 움직임 역시 속도가 증폭되기 시작한 것이다.
‘동결은 어렵다. 검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생각을 한 가지에만 집중해도 이길까 말까 하는 놈이었다. 섣불리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진우가 오롯이 정신을 검에 집중시키자 금색 마나크리스털도 진우의 생각을 느꼈는지 활발히 교감을 해왔다. 검에 주입되는 마나의 양과 세기가 조금씩 강화되었다. 팔과 다리를 비롯한 온몸의 근육도 차츰 부드럽고 탄력 있게 변했다.
“합~”
이제까지 수비로만 일관하던 진우가 자신의 머리를 노리고 휘두르는 천구의 앞발을 고개를 숙여 피하면서 놈의 겨드랑이를 노리고 검을 찔러 들어갔다. 미처 몸을 틀어 피하기 어려운 절호의 타이밍이었다.
‘들어갔다.’
그러나 진우가 속으로 그렇게 외치는 것을 듣기라도 한 듯 천구의 주둥이가 고개를 숙이면서 앞으로 쑥 나오더니 찔러 들어오는 진우의 검 옆면을 덥석 물었다. 마나까지 두른 검이었는데, 녀석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빨로 검을 단단히 틀어쥐었다.
놈의 입에 낀 검이 겨드랑이 바로 앞에서 멈췄다. 진우는 있는 힘껏 검을 비틀면서 잡아 빼려고 했다.
“크릉”
천구는 검을 놓지 않은 채 억눌린 괴성을 지르며 두 발을 동시에 들어 진우의 양 어깨를 내리쳤다. 진우의 몸이 선채로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검을 잡은 손을 지지대 삼아 한 바퀴 회전한 진우의 두 발이 허공을 스치고 지나가는 천구의 앞발 사이를 지나 놈의 턱을 후려쳤다.
“컹”
제법 충격이 있었던지 천구가 진우의 검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 진우의 검이 물러서는 놈을 따라가면서 머리를 내리쳤다. 천구가 물러나면서도 오른발을 휘둘러 그 검을 튕겨내었다. 마수와 인간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었다.
* * * * *
진우는 계속해서 놈의 마나가 흐르는 흐름의 사이사이를 노리고 검을 찌르거나 휘둘렀다. 싸움을 시작한 지 벌써 삼십분 가량이 흐르고 있었다.
몇 번 검을 천구의 몸에 검을 적중시키기도 했지만, 몸 주위를 감싸고도는 마나가 워낙 탄력이 있어서인지 살짝 긁히는 것 이상의 깊이 있는 상처를 주는 데에는 실패했다. 가죽도 질기다 못해 쇠를 녹여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검이 가죽을 충분히 파고들지 못하고 있었다.
진우의 몸에도 가볍기는 하지만 놈의 발톱에 긁힌 상처들이 조금씩 늘어갔다. 싸움이 길어지자 보통 사람을 훨씬 뛰어넘는 막대한 마나를 가지고 있는 진우의 입에서도 더운 입김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헉헉.”
천구의 움직임도 여전히 거세기는 하지만 처음보다는 미세하게 둔화되었다. 그 미세한 속도의 변화가 진우의 눈에 잡혔다.
‘네 놈이 아무리 상급 마수라도 역시 마나의 양에는 한계가 있겠지.’
둘 사이의 싸움은 여전히 살기가 넘쳐나는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었지만,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우세를 점하지 못한 채 다소 지루하게 계속되었다. 진우와 천구 모두 얼굴에 드러나는 지친 기색이 점점 짙어졌다.
진우는 천구의 묵직한 공격을 막아내면서도 계속해서 놈의 마나 흐름을 읽고, 흐름이 연결되는 사이에 나타나는 빈틈을 파고들기 위해 노력했다. 다시 이십 여분이 흘렀다.
* * * * *
천구를 주시하고 있는 진우의 눈에는 놈의 몸이 아니라 오로지 마나와 마나의 흐름과 부딪힘만이 들어왔다. 몸이 지쳐가고 정신은 계속되는 긴장감에 폭발할 듯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동작과 흐름이 천구의 몸은 물론 주변의 공기를 감돌며 회오리치는 마나의 흐름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과 마수, 마나의 흐름만이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느낌이었다.
진우는 점점 무아지경에 빠져들고 있었다. 명상 중에 무아지경에 이른 경험은 많았지만, 싸움 도중에 그것을 경험하는 것은 진우로서도 처음이었다.
그런 진우의 상태에 금속의 마나 크리스털뿐만 아니라 머리와 배에 장착된 두 개의 마나크리스털 역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진우의 몸속 마나가 세 마나 크리스털들과 교감을 일으키면서 차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마나의 흐름과 교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주변의 마나 흐름을 진우의 의지에 따라 비틀기 시작했다.
동조의 초보적인 단계였다.
진우는 천구와의 전투가 계속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놈의 마나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천구의 움직임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정교하고 빠르게 공수를 반복하던 녀석의 움직임에 약간씩 파탄이 생기기 시작했다. 팔을 휘두르고 몸을 움직이는 속도도 살짝 늦춰졌다.
천구도 그걸 느꼈는지 눈에 띄게 당황해 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진우는 무의식 속에서 천구의 몸이 아니라 그 주변을 감돌아 바깥에까지 흘러나오는 진한 마나의 흐름에 자신의 칼을 가져다 대었다. 맹렬하게 몸을 감싸고돌던 놈의 마나 흐림이 순간적으로 툭 하고 끊어졌다.
“컹”
진우를 향해 앞발을 휘두르던 놈이 갑자기 발을 끝까지 내지르지 못하고 멈칫하더니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으르르르.”
놈의 입에서 당황한 듯한 낮은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진우는 자신이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도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다시 놈의 허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진우의 검을 감싸고 있는 마나가 식별하기 어려운 속도로 진동을 하면서 천구의 마나를 끊으면서 파고들었다. 놈이 앞발을 휘둘러 진우의 검을 후려쳐 막았다.
퍼억
얼핏 보아서는 지금까지의 싸움 양상과 다를 것이 없었다. 평소와 같은 공격이었고, 반복되던 방어였다. 하지만 결과가 달랐다. 진우의 검을 막아선 천구의 앞발이 깊숙이 갈라지며 피가 튀었다. 한 시간 가까이 계속되던 싸움에서 처음 보이는 천구의 피였다.
“크헝”
천구가 깜짝 놀라 한 걸음 더 물러났다.
진우의 검이 다시 물러서는 천구의 가슴을 향해 베던 자세 그대로 찔러 들어갔다. 당황한 녀석이 입을 내밀어 검을 물려고 했다. 순간 놈의 입 주위를 감싸고 있던 마나가 흩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엷어졌다.
푸욱
진우의 검이 천구의 입속을 파고들어 그대로 콧등을 뚫고 나왔다.
“켕”
미칠 듯한 고통에 입을 억지로 잡아 빼는 바람에 천구의 입부터 콧등에 이르는 곳에 길쭉한 구멍이 쩍하고 벌어지고 말았다. 놈의 입 주위로 피가 구멍 난 물주머니에서 새어나오는 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천구가 난생 처음 겪는 고통에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진우의 검이 사방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천구를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퍽, 퍼억, 푹.
더 이상 탄력 있는 마나와 질긴 가죽이 검을 막아내지 못했다. 놈의 마나가 진우의 검을 가로 막으려고 할 때마다 이상한 방해가 개입했다. 모였던 마나가 흩어지고, 움직이던 마나의 흐름이 툭툭 끊어졌다. 천구의 몸에 얕고 깊은 상처들이 계속해서 생겨났다.
천구는 정신없이 앞발을 휘두르고 몸을 이동시키며 진우의 검을 막거나 피하려고 했지만 몸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의 무거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해 주던 마나의 흐름이 자꾸 뒤틀렸다.
뻗어내던 발이 중간에 멈추고, 피하기 위해 이동하려다 걸음이 꼬이기도 했다. 천구는 지금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상황이 급격하게 위급하게 돌아갔다.
계속 일방적으로 몰리기만 하던 천구의 눈에 어느 순간 짙은 살기가 맺혔다.
“크아앙~”
소리가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진우는 순간적으로 놈의 포효 소리와 함께 천구의 몸 전체에서 자신을 향해 짙은 갈색의 마나가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을 보았다. 안개가 진우의 몸을 감싸자 갑자기 온몸을 옥죄는 압박감과 함께 최근에는 거의 느끼지 못하던 두려움이 가슴을 파고드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지배력인가? 두억시니를 조종하던?’
무릎이 흔들리고 팔이 묵직해서 들어올리기도 힘들어졌다. 천구의 살기어린 두 눈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몸을 조이는 압박감이 한층 강해졌다.
‘웃기지 마라. 마수 주제에.’
진우의 몸을 감싸고 있던 마나막이 진동하며 밖으로 부풀었다. 놈의 갈색 마나 안개가 진우의 마나막에 밀려 살짝 후퇴하는 것이 느껴졌다. 진우는 이를 악물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마나의 안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싸악
착각이겠지만, 비단을 찢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진우의 검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천구의 마나가 여지없이 갈라졌다. 안개가 갈라진 틈을 넘어 두 앞발을 들고 자신을 향해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는 천구의 몸이 보였다. 치켜든 두 발 사이로 놈의 가슴 어름이 눈에 들어왔다.
“하~~”
진우는 흐려지는 정신을 다잡고 한 발을 앞으로 길게 뻗으며 놈의 심장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을 향해 검을 찔렀다. 마나의 안개가 갈라진 틈을 비집고 나간 진우의 검이 길게 뻗으면서 놈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켁.”
진우를 향해 막 발을 뻗으려던 천구의 몸이 덜컥 멎었다. 진우를 바라보는 놈의 눈빛에서 일순 폭포수 같은 살기가 흘러 나왔다. 놈은 타고난 살육자이자 본능적인 지배자였다. 하지만 진우의 검은 놈의 마나를 자르고, 가슴을 자르고, 결국 숨통을 끊었다.
잠시 최후의 광망을 쏟아내던 천구의 눈동자가 빛을 잃고 꺼졌다. 진우의 검에 1톤 가까이 되는 놈의 무게가 실렸다. 진우가 검을 뽑아내자 마치 쇠로 만든 기둥이 쓰러지는 것 같은 무거운 소리를 내며 놈의 몸체가 땅에 쓰러졌다.
“후우~~”
싸움이 끝났다. 직접적인 공방시간으로만 따지면 가장 긴 싸움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에서 싸움을 이어나가야 했던 벅찬 상대였지만 결국 자신이 이겼다.
싸움 중간에는 자신이 어떻게 검을 휘두르고 몸을 놀리는지도 분명히 의식하지 못하던 순간이 있었다. 진우는 무의식중에 자신이 천구의 마나를 비틀고 방해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최후에 놈의 몸을 감싸던 마나막을 엷게 만들고 가슴을 가르고 들어간 검의 움직임에는 분명 평소와 다른 자신의 마나 활동이 담겨 있었다. 금색 마나크리스털 뿐만이 아니라 헤어밴드와 버클 속에 있던 마나 크리스털 역시 동시에 교감했던 것도 분명히 느꼈다.
“나중에 수련을 통해서 방금 전의 느낌을 다시 확인해야겠군.”
마음 같아서는 당장 명상에 들어 조금 전의 느낌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먼저 급하게 해야 될 일이 있었다.
* * * * *
김상곤은 진우와 천구가 싸우던 곳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었다. 싸움의 여파가 자칫 그에게 미칠까 싶어 진우가 전투를 하는 와중에도 일부러 조금씩 그와의 거리를 벌리려고 신경을 쓴 까닭이었다.
“출혈이 가장 큰 문제네.”
다행히 배의 상처는 내장을 상하게 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가슴의 구멍으로 인해 아무래도 한쪽 폐가 다친 것 같았다. 불길하게 새어나오는 숨소리도 그렇지만 입가에 피거품이 흘러내리는 것이 좋지 않았다.
진우는 두 손을 각각 김상곤의 가슴과 배에 얹어 놓고 치료형 마나를 끌어올렸다. 검 속에 있던 금색 마나크리스털이 생소한 마나의 움직임에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넌 조금 있다가.’
진우는 먼저 머리와 배에 부착되어 있는 두 개의 마나 크리스털과의 교감에 집중했다. 몸 속의 마나가 음과 양의 마나로 분리되면서 조용히 진우의 몸 안에서 이동했다. 진우는 그 상태에서 김상곤의 몸을 관조했다.
몇 분 정도 시간이 흘렀다. 진우가 김상곤의 몸 속 마나에 끈질기게 동조를 시도하자 그의 체내에 남아 있던 마나들이 음과 양의 마나로 분리되었다.
그 상태에서 잠시 주춤하던 마나는 잠시 후 다시 위 아래로 이동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상곤의 몸으로 주변의 마나가 몰려들었다.
그 상태에서 진우는 자신의 치료형 마나를 김상곤의 몸 안으로 주입하기 시작했다.
김상곤의 마나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과 함께 그의 가슴에 난 구멍에서 굳어버린 피딱지가 떨어져 나갔다. 곧이어 상처에서 어두운 색깔의 피거품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찢겨졌던 폐포들이 재생되면서 가슴 속에 고여 있던 피와 공기들을 밀어내고 있었다. 한참 동안 부글거리며 피거품을 토해내던 가슴의 구멍에서 더 이상 피가 흘러나오지 않자 서서히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갈라졌던 배 역시 찢겨졌던 복근이 다시 이어지고 상처가 아물어갔다.
한참 동안을 정신을 집중시키고 김상곤의 상처를 치료하던 진우가 드디어 그의 몸에서 손을 떼고 이마의 땀을 훔쳤다.
“후~, 일단 고비는 넘긴 것 같다. 배보다는 가슴의 상처가 더 심각했네.”
진우는 잠시 쉬다가 다시 김상곤의 얼굴과 어깨의 상처를 치료했다. 두 곳은 생각보다 상처가 깊지 않아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깨끗하게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얼굴 부위의 상처는 되도록 흉터가 남지 않도록 마나를 아주 세밀하게 운용하는데 신경을 썼다.
모든 상처에 대한 치료가 끝났지만 김상곤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진우는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면서 천구의 몸을 갈라 그 안에서 검은색의 호두알만한 마나 스톤을 찾아냈다. 크기는 상급 마수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작았지만, 무게가 마치 쇠구슬처럼 묵직했다.
“이놈 몸은 지구로 가져가서 조금 연구를 해봤으면 싶은데. 이 정도 크기에 어떻게 1톤 가까운 무게가 나가는 거지?”
하지만 부상당한 김상곤도 있는 마당에 놈의 몸을 들고 움직일 수는 없었다. 당장은 살벌한 전투의 여파로 등급이 낮은 마수들이 부근에서 몸을 피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마수들이 비정상적으로 조밀하게 분포하고 있는 지역을 뚫고 나가야 했다. 아직 위험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앞으로 며칠 하루에 한 편씩만 연재할 것 같습니다. 연참이 어려울 것 같아요. 비축량이 현저하게 떨어질 정도로 일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이놈의 일이 아직도 끝나지를 않네요. 이번 주 일요일까지 쉬지도 못하고 꼼짝마라 상태입니다. 쩝.
이 글을 쓰면서 제 모토 가운데 하나가 병원에 드러눕지 않는 이상 완결까지 휴재 없는 연재였습니다. 그건 앞으로도 계속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당분간 글은커녕 잠 잘 시간 챙기기도 힘이 들 듯 합니다. 그래서 며칠간은 얼마 남지 않은 비축분을 동원해서 하루에 한 편씩만 연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이 끝나면 연말까지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니 그때부터 다시 왕성하게 글을 쓰려고 합니다.
천구를 처리하지 않으면 절단 마공에 분노하실 분도 있을 것 같아서 오늘까지는 연참을 강행했습니다. 새들 행성에서의 일이 조금 더 남아 있기는 하지만 급박한 스토리는 이제 지나갔습니다.
연참이 의무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늘 그래오다 보니 미리 말씀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알려드립니다. 주말 지나면 다시 돌아와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