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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더하기 회귀는 먼치킨-20화 (19/200)

20화

긴장이 조금 가라앉았다. 바누라트는 손부채질을 하며 연신 숨을 골랐다. 국왕 하코브의 눈초리가 조금 음울하게 가라앉긴 했지만, 여전히 강렬했다.

“……호기롭지만 시험해 볼 만한 가치는 있을 듯하군. 그렇지 않니, 바누?”

네마냐는 작게 안도했다. 옆에서 함께 초조해하던 바누라트는 얼른 그렇노라고 맞장구를 쳤다. 국왕은 둔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의견을 물어본다는 건 곧 자신의 의중을 이미 결정했을 때가 많지.’

바누라트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하며 눈짓으로 모종의 대화를 나눴다. 그렇지만 자세는 조금 편하게 고쳐잡았다. 아까보다 훨씬 작은 목소리가 어두운 회견실 바닥을 타고 흘러내왔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재밌는 보고가 있었지.”

조합장과 얘기할 만한 보고라면 광산업과 관련 있는 것이겠지. 자신이 언질을 넣은 마정석 광산 사업.

“최근 자네가 광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던데, 심지어 주로 폐광을 찾아다녔다더군.”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회귀하고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지금까진 정말 얼마 안 걸린 셈이었다.

“오랫동안 추적해 온 건가, 아니면 새로운 계기가 생긴 것인가? 이 시점에 뜬금없이 폐광이라니 궁금해서 말일세.”

“여러 조사 기록과 연구를 참조했습니다. 바가반드 같은 가난한 영지는 이제 농사도 어렵습니다. 그러면 옛 광산이라도 파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물음에 그것도 그렇겠다며 하코브 왕은 순순히 인정했다.

“그런 점도 물론 있지. 하지만 단순히 영지를 구제하겠다고 광산을 조사하는 사람만 있었다면 의문을 품진 않았을 것이네.”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국왕과 눈을 마주쳤다.

“뭔가, 사건이 있었군요.”

하코브 왕은 바누라트를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실무적인 차원으로 이야기가 넘어간다는 일종의 신호탄과도 같았다.

“최근, 서방 제국의 조사단이 중부와 북부산맥을 뒤지고 다닌다네. 명반석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고들 있는데, 내가 보기에 겨우 명반석만 찾으려고 황제가 학자를 풀진 않았을 터.”

‘슬슬 냄새들을 맡고 몰려들고 있었군. 미리 알짜배기 동네 광산들은 접수해 놓은 보람이 있었어.’

다행히 아직 변화가 크지 않았던 덕분에 실제 경험과 큰 차이가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바난드가 빠릿빠릿하게 상황을 알아차렸다는 정도다.

‘내가 움직이고 접촉한 정보 덕분이겠지.’

바누라트의 이야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첩보로는 소속을 알 수 없는 어떤 집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하네. 왕국에서 보건대, 이건 현재 왕국의 안보 문제라고 판단했네.”

[알림]

[복잡한 정세 이야기. 이해력과 판단 능력이 당신이 제시할 만한 화제를 제공합니다. 해당 화제를 제공하면 상대방의 집중과 호의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화제 1 - 고블린 대침입의 건: 위기의식]

[화제 2 - 마력 방어 시설의 건: 솔루션]

이해 8과 판단 11의 보조를 받는 두뇌가 다시 팽팽히 회전했다. 화제를 제공하는 건 쓸 만하다. 상대의 시선을 끄는 것만큼 확실한 대화 전술도 없지.

‘자, 그럼 무엇부터 얘기할까. 너무 많은 정보를 알려 주면 괜히 내가 의심을 받을 수도 있고, 일단 현 상황의 위기의식부터 높여 볼까.’

지금 곧바로 솔루션을 제공해서 짧게 끝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 피곤하더라도 고블린 문제를 안보에 연결하면 솔루션이 가질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한편으로 걱정되는 건 북쪽에서 들려오는 어두운 소식입니다.”

“북쪽이면 나샤와와 모래펄 영지의 멸망 얘기겠군. 최근 고블린 침공이 심각하게 이뤄졌었지. 혹시 고블린들의 침공이 우려되는가?”

하코브 왕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추궁하는 눈빛에 밀리지 않으려, 네마냐는 곧장 본론으로 넘어갔다.

“따지고 보면 서방 제국의 위협 정도는 대수롭지 않습니다. 그들은 다른 싸울 곳이 많고, 우릴 보호하는 게 오히려 이익입니다.”

“그래서 이 땅도 지금껏 그나마 유지됐지.”

그 점에 대해선 국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 위험한 건 고블린들이 다시 침략하리라는 겁니다. 침략이 아닌 정착 형태로 말입니다.”

국왕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나지막하게 감상을 밝혔다.

“……실로 허망한 예언이로군.”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달리 있으십니까?”

상당한 무례를 무릅쓴 질문이었다. 불경죄가 될지도 모를 일. 하지만 국왕 역시 서슴없는 대화를 이어 갔다.

“지금은 초봄일세. 보통 늦가을에 유목 부족들이 강을 넘어오지. 하지만 성도 켈리도니온의 신성기사단 단독 전력으로도 막네.”

국왕에 이어 바누라트도 반박할 수 있는 문장을 꺼내며 합류했다.

“고블린들이 제법 무서운 놈들이지. 하지만 교활한 꾀로 유격전과 기습을 벌이는 게 놈들의 장기지. 고블린 군대에 정공법은 없어.”

틀린 말까진 아니다. 하지만 너무 여유를 부린다는 게 문제였다.

‘고지식해.’

경험으로 따지면 합리적이었다. 기존의 고블린 침공 정보를 검토한 결론이었으니까. 적어도 침략과 약탈을 목표로 하는 일시적 침공이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상황이 격변한다는 거지. 그때도 내각과 원로회, 마탑까지 모두 똑같은 결론이었어. 하지만 그랬던 세계는…….’

네마냐는 잠잠이 시선을 옮겼다. 하코브 왕의 자신만만하며 여유로운 낯빛. 만나지 못했던 40년 전의 사람들도 이런 표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전장의 불에 휩싸였을 것이다.

“……기존의 모든 결론은 그 자체의 정확성을 두고 보자면 훌륭합니다. 기존 정보를 분석하는 것 자체는 우수합니다.”

“뭔가 덧붙일 것이 있나?”

조합장의 물음에 네마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그렇다면, 새로운 변수를 개입시킨다면 어떨까요? 지난 몇 년간의 추이를 생각해 보면 날씨는 앞으로도 추워질 것입니다. 그때 고블린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그들이 장악한 북쪽 산맥은 어떻습니까?”

이야기를 들으며, 하코브가 어딘가로 손짓했다. 그늘 속에 있던 하인들이 어디에선가 작은 의자를 가져와 앉기를 권했다. 국왕은 손님 두 사람이 앉기를 기다리면서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자네 물음에 답부터 하자면. 글쎄, 고블린들이 살기 힘들어질까? 하지만 유목하는 종족이니 우리보다는 타격이 없겠지.”

“아닙니다.”

정중하지만 완강하게 이야기의 흐름을 끊었다. 이제 확실하게 현실을 인식시킬 수 있는 국면으로 들어섰다.

“심각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유목민들은 우리 농경민보다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습니다.”

“음,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지?”

역시 이해되지 않은 듯 조합장이 두 사람을 대표해 물어왔다.

“농업은 좁은 면적에서도 많은 생산을 할 수 있죠. 농업이 타격을 입으면 당장은 가지고 있는 가축이나 숲의 자원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정 안 되면 무역으로 충당이라도 할 수 있죠. 그럼 고블린은 어떻겠습니까?”

“자네 말대로면 숲이 타격을 입겠지. 탈 짐승이 먹을 풀도 없어 짐승이 줄어들 테고.”

네마냐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블린이 움직이게 되는 치명타가 바로 그것이라 지적했다.

“인간들의 생산량이 줄어들 때쯤, 고블린은 이미 죽을 고비를 넘기는 상황이 될 겁니다.”

“그렇단 건 우리보다 굶주림을 막을 만한 수단이 없다는 거군. 숫자가 훨씬 적은 데도 말인가?”

“숫자가 적다고 해도 여전히 너무 많습니다. 무역을 할 수 없으니 수입도 안 될 겁니다. 그러니, 살아남으려면 움직여야겠죠.”

두 사람은 네마냐의 큰 그림을 드디어 이해하게 된 모양이었다. 국왕과 바누라트는 가벼운 감탄사를 내뱉으며 뭐라 중얼거렸다.

“하기야, 놈들이 사는 곳은 우리보다도 차가운 곳이니…….”

거기서 그치지 않고, 네마냐는 마저 설득을 이어 나갔다.

“이미 바가반드만 해도 식량 재배가 안 되는 상태입니다. 말들의 먹이가 될 풀조차 얼마 없어, 이대로라면 곧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영지의 30%의 농지가 황무지입니다. 그런데 이곳보다도 척박한 고블린 정착지에서 풀이 10%라도 말라 버린다면…….”

이제는 다들 네마냐가 무슨 말을 할지도 예상되는 모양이었다. 하코브는 한숨과 함께 완곡한 말로 상황을 인정했다.

“염려스러운 일이 일어나겠지.”

“부디 제 예상이 틀리기만을 바랍니다.”

‘하지만 곧 실현되겠지.’

잠깐 어두운 침묵이 잇따랐다. 답 없는 현실 상황은 이만 되었다 생각했는지, 바누라트가 두 번째 안건을 물었다. 사실 오늘 왕과 네마냐의 만남을 주선하게 된 건 이 두 번째 사안이 더 직접적이었을 테니까.

“그 문제는 차차 논의합시다. 오늘 만남에는 그보다 중요한 안건이 있습니다. 일전에 말씀드린 방어 체계 얘기입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시스템에서도 나왔던 두 번째 화제로 넘어갔다. 눈을 살짝 감으니, 역시 화제 2로 전환에 성공했다는 알림이 있었다.

[고블린 위기의식에 동감한 이야기 대상들은 당신의 발언에 주목합니다. 호감 증가.]

[새 칭호 획득. 시스템에서 확인 및 추가.]

새 칭호. 칭호에 따라 제한 없는 부가 효과를 받게 된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확인하기엔 내 말을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나중에 보기로 하고, 지금은 일단.’

감았던 눈을 떴다. 바누라트는 아직 자세한 얘기를 듣지 못해 기다리고 있었다. 네마냐는 슬며시 미끼용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어떻게 해야 최고의 값을 받을 수 있을까. 그래.

“제국에서 사용하는 결계 방어에 대해 잘 아실 겁니다. 잘 아시듯이, 적을 전부 막을 순 있는 건 아니어도 위험한 공격은 막을 수 있지요.”

“결계, 방어라.”

두 사람은 기대심이 한층 커진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서두를 것 없다는 이야기라도 하듯, 네마냐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다.

“음…….”

“그러지 말고 말해 보게. 전하도 전하지만, 나도 그 말을 듣고부터 잠을 못 자고 있어.”

음, 좋아. 결정했다.

“저는 제국의 방어 결계와 똑같은 원리와 역할을 하는 체계를, 더 발전한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정지된 듯한 시야. 이미 언질은 받았을 텐데도 다시 한번 확인받은 두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게 정말인가? 가능하다고?”

국왕이 잘못 들었다는 듯 다시 물어왔다.

“제가 고향에서 광산을 찾아다닌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주요 마정석 광맥이 흐르는 곳이기 때문이죠.”

“마정석 광맥? 바가반드에 아직도 광맥이 남아 있었단 말인가!”

바누라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흥분한 목소리로 방안을 메웠다. 아직 신중한 태도인 하코브는 손을 들어 동생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역시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긴 마찬가지였다.

‘놀랄 만도 하지. 천 년도 전에 이미 고갈되었다고 결론 나서 수백 년을 가난뱅이로 손가락질당할 정도였으니.’

자연으로부터 끌어내는 마력, 그 기점이 되는 마정석. 그러나 한때 마정석 산업의 출발점이었던 바난드 산악은 이제 한적한 농촌일 뿐이었다. 외부의 손에 운명을 농락당하기 전에 그 흐름을 내 손으로 바꿔야 했다.

“하야스단에 마정석이 얼마나 많다고 생각하십니까? 난쟁이 왕국조차 반의반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아는 것의 반도 모릅니다.”

네마냐의 시선은 이제 국왕에게로 향했다. 원하는 답이 되었느냐는 무언의 질문. 역시 전란을 헤쳐온 군주답게 그의 자세는 신중했다.

“사실이라면 대단한 일이네. 사실 자네를 받들어 모셔도 손해가 아니지. 다만, 그게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겠군.”

“말씀대로 남은 건 ‘신뢰’뿐입니다. 이런 중대한 일에는 모름지기 신중해야죠.”

국왕에 비하면 훨씬 네마냐 자신을 신뢰하는 바누라트는 형님에게 애원이라도 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이건 국왕과 자신 사이의 문제였다.

‘신중한 사람과 천천히 신뢰를 쌓아가는 것 자체는 전혀 손해가 아니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쌓인 시간만큼 압도적으로 강해질 테니까.’

차라리 든든하게 점검을 받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더욱 다행이다. 앞으로 영지를 장악하고 왕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려면, 굳건한 신뢰는 필수 조건이었다.

“저 자신뿐만 아니라 바난드를 위해서도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계기는 필요합니다.”

“자네가 생각하는 방법이라도 있나? 스스로의 발언을 입증할 방법이라든지.”

그 질문에 네마냐는 품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약간의 꾸물거림 뒤에 꺼내든 건 작은 구슬이었다. 바누라트에게는 어딘가 익숙한 물건이었다.

“아티팩트?”

하코브도 바로 알아보았다. 아티팩트였지만 이젠 마나를 잃고 단순한 수정이 된 그것. 바누라트가 그것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건…… 처음 만났을 때 내가 건네줬던 아티팩트 아닌가?”

“그 문제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만들 답입니다. 직접 보여 드리면 아실 것입니다.”

말을 마친 네마냐의 손에서는 일렁거리는 빛이 작게 일어났다. 마나량은 작아도 마나를 주입하는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처음 보는 국왕이나 두 번째로 보는 바누라트나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두 사람은 아티팩트를 바라보며 일단 침묵을 지켰다. 잠시 후, 네마냐는 손에 올려놓은 수정에 마력 주입을 마쳤다.

“다 됐습니다.”

마력이 미끄러지듯 흘러 들어간 수정. 이어서 은은한 빛을 띤 작은 막이 수정 주변 한 뼘 정도 거리에 펼쳐졌다.

“이제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이 수정을 공격해 주십시오. 모두 막아 낼 겁니다.”

바누라트가 조심스레 손가락을 들어 마나를 쏘아내자, 입자는 작은 막에 튕겨 나갔다. 국왕이 다리에 차고 있던 단검을 집어던졌으나 그 역시 막아 냈다.

“이게 바로 그 결계인가?”

“저런 기술이 이렇게 간단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군요. 제국이 그렇게 악착같이 지키던 그 비밀을, 자네가 어떻게……?”

대꾸도 없이 네마냐는 손을 거두었다. 마나를 다시 빨아들이자 수정의 빛도 사라졌다. 잠시 어색한 손을 마사지한 네마냐는 고개를 들어 싱긋 웃었다.

“아직은 이 정도 단계입니다. 저도 조금 더 정리해야 하지만, 당장은 이 정도로도 충분히 입증되었을 겁니다.”

잠깐 침묵이 이어졌다. 세상 심각하게 쳐다보던 하코브는 별안간 벼락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퍽 호방한 웃음이었다. 반면 바누라트는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푸하핫. 부디 용서해 주게. 내가 정말 사람을 믿지 않거든. 정계에 있다 보면 사람만큼 무서운 존재가 없으니까 말일세.”

“믿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이제 국왕도 어느 정도 평소의 표정을 되찾았다. 네마냐의 이야기에 수긍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 것은 덤이었다.

“그리 생각해 주니 고맙네. 당장 큰일은 어려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편의는 제공하겠네. 염려되는 게 있거든 기탄없이 얘기하게나, 언제든.”

‘됐다.’

네마냐는 안도감에 감탄사를 흘렸다. 이로써 세계의 운명은 그 흐름과 속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 지도로 이어집니다 -

- 21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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