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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검사, 마피아 되다-261화 (261/325)

261화. 사냥개

“알라의 축복이 당신과 함께하기를…….”

머리에 카피예를 쓴 아랍인 하나가 내게 정중히 인사를 올렸다.

난 그런 그를 불편하게 바라보며 옆에 있던 김민재를 불렀다.

“김 실장.”

“예, 회장님.”

“죽여.”

“예.”

탕-!

내 간결한 명령에 총성이 울려 퍼졌다.

영문 모를 죽임을 당한 남자는 억울한 눈빛으로 쓰러졌고, 회의장에 모인 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을 크게 벌렸다.

이들은 미군에 의해 탈레반 조직이 와해되었을 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그리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등에서 내 돈을 받으며 활동 중인 테러 조직들의 수장이기도 하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시간을 끌지 않고 확실하게 정리를 해주면서 많은 테러 조직들이 그 여파에 휩쓸리고 말았다. 원래는 미군이 금방 철수를 하고 이라크로 파병을 갔어야 했는데, 내가 그걸 중재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완벽하게 처리하도록 조치하면서 역사가 바뀐 것이었다.

현재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해 이라크를 공격 중에 있다. 하지만 겉으로는 이라크를 공격하고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긴 한데, 실제로는 중동 국가에 퍼져 있는 테러 조직들을 뿌리 뽑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무슬림 형제단을 비롯해 IS까지 이르는 거대한 테러 세력들이 날개 한번 펴보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들의 날개는 내 손에 의해 펴지게 될 터.

난 그들의 날개를 고쳐 줄 힘이 있다.

“방금 저놈이 왜 죽었는지 말해줄까? 감히 내 앞에서 알라의 이름을 운운했기 때문이야.”

나는 시가에 불을 붙인 다음 나와 시선을 일부러 피하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쳐다보았다.

“나는 이슬람 따위 믿지 않아. 그리고 너희 무슬림 형제단이 주장하는 극단적인 정치사상도 지지하지 않고. 그냥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희들은 그저 이 지구에 쓸모가 없는 광신도들일 뿐이야. 그러니까 다시는 내 앞에서 알라를 운운하지 말도록. 너희들의 신은 알라가 아니야. 바로 나지.”

몇몇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고, 또 몇몇은 조용히 내 말에 수긍하는 듯 보였다.

무슬림 형제단은 훗날 가입자만 500만에서 1,000만 명에 이르게 되는 굉장한 조직으로 성장한다. 그만큼 역사도 깊은 곳이긴 하나, 아직은 급성장을 할 때가 아니다. 이들이 진짜 성장하게 되는 때는 이라크 내전 때이다.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그 잘난 입구멍에 내가 친히 총알 몇 발씩 박아줄 테니까.”

근본부터가 썩어빠져 있는 놈들이다.

이들은 항상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앞에 내세우며 테러를 정당화하지만, 실상은 개인의 욕심과 광기를 분출하기 위해 테러를 일으키는 것이다. 즉, 이놈들을 사람 취급해 줄 필요는 없다.

“아무도 없나?”

나의 물음에 모두 헛기침을 뱉으며 애써 시선을 피했다.

난 웃으면서 그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했다.

“난 분명히 말했어. 다시는 내 앞에서 알라나 이슬람을 운운하지 말도록. 그랬다가는 저 멍청한 새끼처럼 너희들도 다 같이 손잡고 죽을 줄 알아. 알겠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대신했다.

이제야 나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지금 한창 미군이 이라크에서 전쟁 중에 있다는 건 다들 알 테고. 내가 미군을 이용해서 노리고 있는 쪽은 무슬림 형제단이야. 이놈들은 역사도 오래되었고 가입자 수도 많아. 물론, 그들이 전부 군대는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

시리아와 이라크, 그리고 레바논 등에 세력을 심어놓은 무슬림 형제단은 현재 미군에 의해 차례로 격파당하고 있다. 내가 이들을 탈레반과 알카에다 조직의 앞잡이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는 바람에 국제적인 공분을 사버렸기 때문이다.

중동 국가에 내 명령만을 따르는 테러 조직들을 왕성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무슬림 형제단부터 없애야 한다는 게 우리 연합의 판단이었다. 워낙 그들의 세력이 크기 때문에 회유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왕 시작하는 거, 모든 걸 다 엎어버리고 새 조직을 만들어 운영을 하자는 것이 연합의 뜻이기도 했다.

“아직은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너희들의 개인행동을 허락하는 거야. 하지만 이라크 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 그땐 새로운 조직 이름을 천명하고 뿔뿔이 흩어져 있는 조직들을 하나로 뭉칠 예정이다.”

“새로운 조직이요?”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우리의 얼굴 마담, 오사마 빈 라덴이 물었다.

“물론, 알카에다 같은 큰 조직은 유지를 하겠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조직에 속해 있다는 부정할 수 없어. 지금 내가 이끌고 있는 골든 연합을 생각하면 좋아. 그 안에 수많은 조직들이 속해 있으니까.”

“그렇다는 건 이것도 하나의 연합입니까?”

“그렇지. 이미 연합 명칭도 정해 놓았어. 아주 간단해. IS. Islamic State. 이슬람 국가라는 뜻으로 온 세계를 이슬람으로 만들겠다는 뜻이 담긴 이름이야.”

간단명료한 이름에 이들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IS라는 이름은 2014년에 등장하게 된다. 내가 회귀하기 전에 IS 때문에 국제사회가 혼란스럽다는 기사를 여러 번 보지 않았던가?

이들의 시작은 유일신과 성전이라는 조직으로, 1999년에 결성되었다. 하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아직은 뒷골목 조직폭력배에 불과하고 실제 이들의 세력이 커지는 시기는 2003년에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나서다.

이들은 이라크에 있는 반미 성향을 가진 간부와 군인을 모아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여러 번 이름을 바꾸다 마침내 2014년 IS라는 이름을 내걸게 된다.

모든 국가를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그때 함께 내세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내가 보낸 조직원들에 의해 일망타진되었다. 즉, IS라는 이름이 나올 일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시작하지 않는 한.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게 되면 반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시작으로 빠르게 세력을 넓힐 예정이야. 내가 돈을 좀만 투자하면 IS는 금방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하게 되겠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다면 정권 체제가 남아 있지 않은 이라크에서 세력을 펼치기가 매우 쉬울 것이다.

“너희들이 주장해야 하는 건 오직 하나야. 온 국가를 이슬람으로 만들겠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도 너희들은 온 세계의 적이 될 수 있어.”

이슬람 광신도들이 날뛰기 시작하면 종교 간의 분열이 일어나고 민족 간의 싸움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 더욱 엉망이 되어버릴 것이다.

“영토 싸움이 시작되면 무자비하게 쓸어버려도 좋아. 우리의 뜻에 따르지 않는 놈은 무조건 사살해 버려. 그게 설령 노인, 여자, 어린아이라고 할지라도 신경 쓰지 마. 만약 그들이 다른 나라로 도망을 친다면 그중에 절반은 죽이고 나머지 절반은 가게 놔둬.”

“절반을… 요?”

“그래, 그 절반은 나름대로의 일을 하게 될 거야.”

국가가 내전에 빠지면 전쟁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처음에는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UN에서 움직이게 될 터. 하지만 그들이 곧 나의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다.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종교가 분열하고 민족 간의 싸움이 일어난다고.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온 나라에 뿔뿔이 흩어지게 될 그들은 결국 이슬람이다. 그 뜻은, 그들이 번성하기 시작하면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이 저절로 그 나라 안에 생긴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난민에 불과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점점 몸통이 커져 난민에서 하나의 자국민으로 인정받고자 할 것이며 그들의 목소리는 더욱더 커져 수많은 시민들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집주인을 외부인이 쫓아내는 상황이 온다는 건데, 그때 일어날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

이슬람이란 이름 앞에 모인 사람들은 폭동을 일으킬 것이고, 결국 세계는 아우성을 치며 구원자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때가 오면 내가 나설 예정이다.

내가 뿌렸던 씨앗을 거둔다는 것이다.

세계 정부를 수립하고 그와 동시에 이슬람을 비롯한 폭력적인 종교를 철폐시켜 버린다. 만약 이에 대해 반항하는 자가 있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사형에 처하고 모든 이슬람 국가를 마비시켜 그들의 종교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지워 버릴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을 잘 이용해 아랍 국가들을 잘 통제할 수 있어야 하며 대대적인 학살을 벌이기 위한 장소도 마련해 두어야 한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게 만들 순 없지 않은가?

“지금은 조용히 때를 기다려. 미군의 이라크 철수 시기는 내가 최대한 앞당길 거야. 미군이 철수하는 즉시, 우리는 이라크에 들어가서 그곳에 있는 세력들을 전부 우리 쪽으로 흡수시킨다. 그다음에는 뭘 해야 할지 알겠지?”

내 물음에 누구도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다들 멍청한 거야? 이제까지 내가 한 말을 들었다면 조금 눈치라도 채야 하는 거 아닌가? 이라크를 비롯해 각 나라에 있는 조직들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게 우리의 최우선 목표야.”

“그럼, 그다음은 어떡합니까? IS라는 연합이 생기고 나서는요?”

이제야 질문다운 질문이 나왔다.

“여기부터 칠 거야.”

나는 지도를 테이블 위에 있는 세계 지도를 가리켰다.

그들은 내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고 적잖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럽을요?”

“그래, 시작은 영국이고. 먼저 그들이 그렇게 자랑하는 MI6의 본부부터 파괴시킨다. 그 다음은 영국 시민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는 런던 한복판이 될 거고. 아주 재밌겠지?”

“유럽이 연합이라도 해서 또다시 아랍 국가를 침범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 IS는 본거지를 두지 않고 사방 곳곳에 기틀을 마련하게 될 거니까. 점조직처럼 움직인다는 거지. 그리고 그놈들이 보복하려는 걸 내가 가만 놔둘 거 같나? 그쪽 정권은 내가 흔들어볼 테니까, 너희들인 너희들 할 일이나 잘하면 돼.”

나의 강압적인 말투에 몇몇이 불만스러운 얼굴빛을 띠었다.

난 그들 중 하나에게 손을 까닥이며 말했다.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지? 내가 하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나?”

“그, 그게 아니라… 저희도 한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이라도 네 잘난 조직들 전부 해체시켜 줄까? 내 돈이 아니면 당장 내일 먹고살기도 힘든 새끼들이 지금 자존심을 내세우는 거야?”

“저희는 그저 최소한의 대우라도 받고 싶다는 겁니다.”

이번에는 그 옆에 있던 놈이 불만을 터뜨렸다.

어이가 없었다.

난 실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최소한의 대우?”

난 허리춤에 있던 총을 꺼내 그중 하나에게 쏘았다.

탕-!

“크억-!”

짧은 비명과 함께 한 사람이 쓰러졌다

“이게 내가 최소한의 대우를 갖추지 않는 거야. 내가 너희들한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대우는 저 멍청한 두 놈처럼 죽이지 않는 거. 그뿐이야. 너희들 같은 벌레들을 살려두는 것만 해도 감사한 줄 알아야지. 아니면 말만 해. 지금이라도 쓸모없는 네놈들을 전부 죽인 다음에 다른 놈들에게 일을 맡겨 버리게. 너희들 말고 그런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넘쳐나.”

이들은 그저 소모품일 뿐이다.

이들의 자리를 대신할 소모품들은 아주 많다.

“저, 저는 무조건 회장님의 말씀을 따를 겁니다. 전 이 둘과 다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감히…….”

두 명이 비명횡사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주제 파악을 하고 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총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잘 알겠지? 허튼짓을 조금이라도 했다가는 내게 바로 연락이 올 거야. 어차피 너희들이 운영 중인 조직 중에서 내 사람이 없는 곳이 없잖아. 그러니까 똑바로 해.”

이들이 테러 조직이랍시고 운영 중인 곳은 사실 내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의 조직을 한번 솎아낸 다음, 내 사람들로 채워 넣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내게 반항할 수가 없다.

난 그저 이들을 사냥개처첨 키울 것이다. 그리고 일이 끝나면 사냥개는 솥에 들어가야 한다.

본래 사냥개는 그런 운명을 타고 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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