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천음선녀(天陰仙女)(7)
여인은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데, 가느다란 눈매와 짙은 속눈썹. 강렬한 눈동자가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맹수처럼 위험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긴 흑발을 비녀로 고정했고, 상사화(相思花) 문양이 그려진 검은 흑색 치마와 바닥에 끌리는 긴 겉옷을 걸쳤으며, 손에는 얇은 장검 한 자루를 쥐고 있었다.
여인은 턱을 살짝 든 채 남량 일행을 쓱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
“천음선녀가 당할 줄이야…….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군. 꽤나 공을 들인 ‘장기말’ 중 하나였는데.”
한순간 멍해져 있던 남량은 정신을 번쩍 차리고 입을 열었다. 동시에 암영이 다급히 소리쳤다.
“모두 피……!”
“모두 피해라! 검오아(劍烏鴉) 낭연청(浪燕靑)이다!”
“뭐?”
일행은 암영의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검오아 낭연청은 강호에 몸담은 자라면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로 유명한 마교의 검객이었다.
낭연청이 어디 출신인지는 알 수 없었다. 천마 위광이 후계자 다툼에서 밀려 잠시 몸을 피해 있다가 마교 장악을 위해 다시 돌아왔을 때 데리고 온 여인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위광이 후계자 전쟁을 마친 뒤 교주 자리에 오르자 그를 사사하고 유일하게 곁을 지키며 호위 무사로서 활약했다.
위광은 그녀를 매우 총애하며 신임했고, 낭연청 역시 위광에 대한 충심이 대단했다. 일각에서는 둘이 연인 관계가 아닐까 추측했을 정도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위광이 죽고 마교 내 반란이 일어났던, 이른바 ‘마교내전(魔敎內戰)’ 당시 낭연청도 위광의 뒤를 따라 죽었을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지금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정보가 잘못된 것 같군. 낭연청은 아무래도 마교내전 당시, 위광을 배신하고 삼천위에게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암영의 말을 들은 남량은 날카로운 검으로 심장을 찔린 듯했다.
‘교주님.’
‘평생토록 곁에 있겠습니다.’
‘힘들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이 낭연청은 언제나 교주님의 편이랍니다.’
귓가에 속삭이던 목소리. 차갑지만 따스했던 눈빛. 손끝을 타고 전해지던 온기. 모든 게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사모합니다…….’
나의 정인(情人)이었던 네가 나를 배신했을 리 없다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믿었었는데.
‘이제는 믿어야 하는 것이냐. 정녕……?’
남량은 슬픔에 젖은 눈으로 낭연청을 응시했다.
낭연청은 남량의 눈빛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너희들은 알아서는 안 될 것을 알아 버렸다. 그 대가로 너희들 전원의 목숨을 앗아 갈 것이다.”
남량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남량은 누구보다 낭연청의 실력을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녀를 직접 가르친 이가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낭연청은 흑살검이라는, 살상에 특화된 검을 익혔으며, 초절정을 넘어선, 화경(化竟)이라는 경지에 다다른 압도적인 실력의 보유자였다. 또 성격이 매사 진중하고 차분해 실수를 저지르는 법이 없었다.
결국 천운(天運)이 따르지 않는 이상, 남량 일행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다는 뜻이었다.
남량의 입가에 허무한 웃음이 걸렸다.
‘옛 정인의 손에 죽다니, 참으로 가혹한 운명이로구나…….’
낭연청의 검끝이 남량을 겨냥했다.
“우선, 매화검선의 제자부터다.”
남량은 이를 악물었다. 낭연청이 흑살검을 날리는 순간, 그도 낙영용섬 초식으로 낭연청을 노릴 생각이었다.
“죽어라.”
낭연청이 흑살검을 발동한 그 순간, 누군가 새벽안개를 가르며 벼락처럼 남량의 앞으로 떨어졌다.
채애앵! 콰앙!
먼저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가 들리고, 뒤이어 폭발음과 함께 충격파가 발생했다. 남량은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충격에 휩쓸리지 않도록 몸을 바닥에 바짝 엎드려야 했다.
그렇게 충격이 지나갈 때까지 바닥에 몸을 숙인 남량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괜찮으냐?”
이 목소리는! 남량이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탁한 회색빛 머리카락에 푸른 비단 장포를 입은 중년의 사내는 당당하며 거상(巨商)이나 고관대작처럼 중후한 위엄이 흘렀다.
젊었을 때는 미남자 소리를 들었을 법한 준수한 외모에 태산처럼 늠름한 풍채, 남량을 바라보는 눈빛에서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치고 있었다.
‘검성(劍聖)…….’
남량은 옛 호적수(好敵手)를 마주하고 응시했다.
남북 십성. 남궁의 검성. 남궁천(南宮天).
남궁월의 부친이자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으로 온 강호에 명성을 떨친 인물.
모든 검객의 정점에 서 있는 그가, 지금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남궁천은 남량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남량이 맞느냐? 검선을 참 많이 닮았구나.”
“네? 아…….”
남량은 순간 당황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이 날 뻔했다.”
남량은 남궁천을 가만히 바라보며 ‘천운이 따른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마침 매화오절이 달려와 남량을 부축했다. 남궁천은 그들에게 남량을 맡기며 말했다.
“이야기는 차차 하도록 하지. 일단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 있거라.”
남궁천은 땅에 박혀 있는 자신의 검, ‘수월(水月)’을 뽑아 들고 고개를 돌리며 낭연청을 향해 몇 걸음 다가갔다.
“오랜만이군. 검오아. 그간 행적이 묘연하더니 이런 곳에서 만나는구나. 그래, 주인 잃은 까마귀가 이번에는 누굴 주인으로 모시게 되었는가? 지월? 탄영? 효초아? 아니면, 셋 다인가? 허허.”
남량은 낭연청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걸 발견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도 이 자리에서 검성과 싸우는 건 계산에 들어 있지 않을 터였다.
무엇보다 남궁천은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는, 천하제일검으로 불리는 무인이었다. 낭연청이 제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검성이 상대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뭐, 붙잡아서 천천히 물어보면 될 일이겠지.”
남궁천은 집 나간 아들 잡아오는 것마냥 태연히 중얼거리며 검을 수직으로 세웠다.
그 순간, 공기가 무거워지며 숨을 쉬기가 곤란할 정도의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주변을 휘감았다.
남궁세가의 창궁무애검(蒼穹無涯劍)은 가히 천하제일의 검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武)에서 가장 중요히 여기는 두 가지, 속도와 파괴력을 모두 담은 일격필살(一擊必殺)의 검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후웅-.
남궁천이 검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낭연청이 이를 악물고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콰과과과곽-!
직후, 대지가 반으로 갈리며 남궁천이 검을 휘두른 자리에 서 있던 거대한 나무들이 일제히 반으로 쪼개졌다.
지켜보던 흑영대원들을 비롯한 매화오절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전율했다.
“저, 저게 뭐야? 저게 정말 검술이라고?”
운휘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이건 거리가 너무 멀잖아……?”
찬야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기교를 논할 수준이 아니다. 격 자체가 달라.”
심지어 늘 덤덤했던 유라조차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것이, 천외천(天外天)에 다다른 남북 십성의 경지…….”
위지혁은 경외감에 찬 표정으로 남궁천을 응시했다.
‘더욱 강해졌구나. 하긴, 누구보다 무도의 극의를 추구하던 자이니……. 그나저나, 여전히 무지막지한 검격이군. 이 녀석들, 압도적인 차이에 절망감이라도 느끼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이네.’
남궁천은 수월검을 갈무리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낭연청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여전히 발이 재빠른 여인이로군. 이미 도망쳤는가?”
낭연청의 지둔술(地遁術)은 제아무리 남북 십성이라고 해도 쉽게 잡기 어려웠다. 남궁천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거, 검성께서는 여기를 어찌 아시고 오신 것인지요?”
암영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남궁천이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흥미가 생긴 아이가 있어서 그 아이를 보려고 왔다네.”
남궁천이 남량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도중에 마주쳤는데 맹에서 사람들이 오고 있더군.”
남궁천의 말대로 머지않아 맹에서 보낸 추가 인원이 도착했다. 그들은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고 부상자들을 옮겨 치료했다.
이 사건으로 남량은 흑룡회라는, 효초아와 연관되어 있는 조직에 대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놈은 은영단이라는 단체로 맹 내 주요 인물들의 암살을 꾀하고, 복수심에 찬 인간들로 하여금 금지된 마공을 익히게 하여 마물로 키워 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어……. 하루라도 빨리 놈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일로 확실해졌어. 난 아직 너무 약하다. 더욱 강해져야 해. 빠른 시간 내에…….’
들것에 실려 산을 내려가던 남량은, 떠오르는 해를 응시하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
운대산 근처에 위치한 객잔을 빌려 부상을 치료한 남량은 매화오절들과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확실히 깨달았어.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다는 걸.”
운휘가 당과를 손에 쥐고 입에 넣으며 말했다.
“찬야, 단시간에 강해질 수 있는 영약, 그런 거 없냐?”
“그런 게 있으면 내가 제일 먼저 먹었겠지…….”
찬야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아무튼, 종남 놈들이나 청성 놈들이 남북 십성 있다고 까부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아. 일기당천(一騎當千), 만인지적(萬人之敵)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 눈앞에서 그런 검격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데 누가 안 썰리겠냐? 이렇게 말하고 보면 남북 십성을 전부 상대하고 살아남은 천마도 참 대단해.”
유라는 찻잔에 차를 따르며 말했다.
“산의 정상을 보는 것보다, 당장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오늘 월아쌍노를 넘었다. 이제 다음은 검오아 낭연청. 그녀를 넘을 차례야.”
“이봐, 갑자기 단계를 높여 버리면 어떡해? 일단 후기지수 중에서 정점을 찍는 걸 목표로 하자고. 곧 무림대회도 있고 하니. 남 사제, 너는 어떻게 생각해?”
위지혁이 남량에게 물었다.
그러나 남량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벽에 등을 기댄 채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 사제. 내 말 안 들려?”
“……응?”
몇 번을 부르자 그제야 남량이 고개를 돌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유라의 물음에, 남량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들에게 ‘옛 정인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연청……. 분명 무사히 빠져나갔을 테지.’
흑룡회를 계속 추적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당연히 죽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한번 물어보고 싶구나. 대체 왜 날 떠난 것인지. 대체 왜 나를 배신한 것인지. 내게 준 연모의 정은, 과연 거짓이었는지…….’
유라는 남량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너, 그런 표정도 지을 줄…….”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남궁천이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
“잠깐 들어가도 되나?”
“이미 들어와 계시는데요?”
운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남궁천이 이마를 탁, 치며 껄껄 웃었다.
“아, 그렇군. 내 정신 좀 보게. 하하하!”
찬야는 고개를 숙이며 속닥거렸다.
“조금 전이랑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솔직히 조금 허술해 보여…….”
남궁천은 긴 장포를 휘적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남량의 침상 앞에 걸터앉으며 다짜고짜 남량의 턱을 잡아당겼다.
“뭐, 뭐 하시는 겁니까?”
남량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으음-. 뭐 모난 곳은 없고. 잘생겼구만.”
“네?”
“다음은 맥을 좀 짚어 봄세.”
남궁천은 남량의 허락을 기다릴 생각이 없다는 듯 옷소매를 젖히고 맥을 잡았다. 남량은 그제야 이 남궁천이라는 사내가 어떤 성정을 지닌 자인지 기억해 냈다.
‘남들 말 지지리도 안 듣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는 인간. 전형적인 무인…….’
남궁천은 남량의 맥을 짚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활짝 미소를 지으며 남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근육도 튼실하고 나름 건장하구만. 이 정도면 만족스럽겠어.”
“아니 뭔 소리를 하는 거…….”
눈살을 찌푸리던 남량이 일순 동작을 멈추었다.
‘이거 어째 비슷한 경험을 한 기억이…….’
아니나 다를까, 남궁천이 남량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 월아가 투연회 끝나고 돌아와서는 내게 하는 말이, ‘아버지. 오늘 소녀가 개안을 했습니다.’라면서 남량, 자네에 대한 칭찬을 무려 두 시진 동안 쏟아 내는 게 아닌가! 내 딸이긴 하지만 월아가 원래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성격이 아닌데 말일세!”
“그, 그런데요?”
남량은 슬슬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지. 대남궁세가 금지옥엽의 마음을 훔친 망할 새끼……가 아니라 그 남자는 대체 누구인가! 하고 말이야. 무려 내 사윗감을 정하는 일인데 가벼이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내 직접 자네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한 것이네. 허허. 이제 알겠는가.”
“아뇨.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저를 사윗감으로 삼으시겠다고요?”
“그렇다네. 감격에 벅차 충격으로 쓰러질 것 같아 환단도 하나 챙겨 왔는데…… 괜찮겠는가?”
“다른 의미로 먹어야겠습니다.”
남량은 최대한 표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
“정말 저에게 과분한 일입니다만……. 저는 생각이 전혀…….”
“설마 우리 딸을 거부하는 겐가? 그 애가 뭐가 모자라서!”
남궁천은 당장 남량을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렸다.
‘제발! 나 좀 가만히 내버려 두라고 이 새끼들아!’
남량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저는 정말 생각이 없다니…….”
“아아, 그렇군. 내 듣자하니 제갈세가의 제갈신 가주가 먼저 혼담을 청했다지? 헌데 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구만. 제갈세가의 여아가 총명하다 하나, 우리 월아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데 말이야. 혹시 제갈신 가주가 따로 약속한 거라도 있는가? 그거라면 망설이지 말게. 남궁세가는 뭐든 제갈세가보다 더 많은 보답을 약속하지. 원한다면 훗날 가주의 자리에…….”
남량은 심장이 답답해 터질 것 같아서 동굴에 들어가 고함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적이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남북 십성 이 새끼들, 전부 어디 모자란 것들 아니야? 유우화도 그렇고, 이놈도 그렇고! 왜 사람 말을 안 처듣냐고-!’
조금 떨어진 침상 위에서 이 상황을 재미있게 관전하던 찬야는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 상황을 보니 떠오르는 옛말이 하나 있군.”
“뭔데?”
“미인박명(美人薄命:미인은 불행하거나 병약해서 일찍 죽는다).”
매화오절은 남궁천에게 시달리는(?) 남량을 바라보며 동시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화산검황
비류(沸流) 신무협 장편소설
(沸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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