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량한 권력.. -->
“수원 터미널에 들어섰다는데....어쩌지..”
내차안 수원 터미널로 가는 도중 전화를 받은 채민이 전화기를 귀에서 떼어내고는 나를 보고 난 네이에 나와 있는 도착시간을 확인하니 앞으로 20여분을 더 남았다.
“일단 감시하라고 하고.. 거기서도 짐을 실을꺼아니야.. 그때 데리고 나와서 적당한곳에서 우리좀 기다리라고해..”
나의 말에 채민이 전화기를 가져가 대며 말을 하고 나는 이내 차의 속도를 낸다.
그때 운전을 하는 내전화기에서 벨이 울리고.. 나는 운전대를 한손으로 잡고는 전화기를 들어 발신인을 보니 이원장집에서 그의 잠자리 시중을 드는 혜숙이다 ‘
바쁜데... 하필.. 그렇다고 전화를 받지 않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이내 통화버튼을 누르고는 전화기를 귀에 가져가댄다.
“네... 김철민입니다 ”
“호호.. 일하는 중이신가보네요,, 전화기 주변이 시끄럽네요..”
혜숙은 웃음을 지으며 말을 한다.
“네.. 지금급하게 어디좀 가는 길인데요...”
“아.. 이런 제가 진짜 바쁜 타임에 전화를 한모양이네요.. 근데 어쩌죠..저도 급해서 잠깐만 통화를 했으면 하는데.. 안될까요?”
급하다.. 나를 당장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 전화로 나에게 급할일이..뭐지..
나는 혼자 생각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는 답을 하다.
“뭐 이동중이니.. 일단 이야기 해보세요..”
“다름이 아니라 어제.. 우리집 어르신에게 본부장님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드렸거든요.. 어르신이 구연씨 집에 갔다오면 거기일을 궁금해 해서..”
어르신.. 분명 어제는 노인네라고 했었는데.. 굳이 나와 통화를 하는데 어르신이라 말을 하는 것을 봐서 최소한 옆에 이원장이 있다는 말인데..
“아..그랬어요.. 쑥스럽게.. 제이야기는 빼지 그러셨어요...‘
“호호 그럴수야 있나요.. 오랜만에 나를 만족시켜준 분인데..아무튼 그러고 오늘 아침에 우리 어르신이랑 아드님이랑 돈문제로 좀 다퉜거든요.. ”
“다투다니요? 두분이 왜요...”
“그게.. 이선생님이 어디 투자를 하려는 모양인데.. 한남동의 빌딩 가지고 대출을 신청을 해서.. 그일로요..”
투자.. 대출.. 역시 나의 낙시미끼를 문건가..
“투자요? ”
“네.. 이선생님 우리 본부장님이 준 정보로 여윳돈으로 투자를 했는데 30%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면서요 해서 또 다른 정보가 흘러나왔는데.. 그정보도 따로 알아봤더니 거의 확실한 정보고.. 투자를 하면 꽤 괜찮은 수익을 올릴거라면서.. ”
서영탤레콤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다.
“네.. 제가 투자처가 없다고 하시길래.. 저번 주말에 삼우유통주식을 사라고 이야기를 헤드린적은 있어요.. 그리고 아마 내일중으로 이익실현하시고 주식을 뺄거고..근데.. 다른 정보는 드린적이 없는데...”
“네? 그럼 처음에 정보를 준 것은 맞네요?”
내말에 혜숙이 묻는다.
“네.. 삼우그룹의 이성관회장이 삼우유통이 무리하게 사들이 삼우전자 주식을 매입가에 사준다는 말을 들었거든요..해서 무리한 삼우전자지분 매입으로 단기간의 자금위기를 격고있는삼우유통의 자금해소 일어날것같다는 정보.. 제가 드린거 맞아요.. 근데 다른정보는 금시 초문인데...”
나의 말에 혜숙이 뭔가를 말하려는데 끊기고 이어서 늙은 남자의 목소리.. 이원장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하미안허이.. 김본부장님.. 제가 듣고 있자니 답답해서.. 그러니까 김본부장님은 우리 재철이에게 삼우유통의 투자정보는 준적이 있지만.. 서영텔레콤을 사라는 정보는 준적이 없다는 말이지..”
이원장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서영텔레콤이요? ”
나는 놀란 듯 되묻는다.
“응그래.. 아침에 나를 찾아와서 삼우유통투자 수익현황을 내밀더니.. 이번에 자네에게서 나온 정보라고하면서 서영테레콤쪽에 확실한 정보라고.. 이번에 돈을 확실히 밀어 넣자고 하던데.. ”
이원장의 목소리가 조심스럽다.
난 그런 이원장의 말에 숨을 내쉰다.
“휴... 글쎄요..저는 제입에서 서영텔레콤을 언급한적은 없습니다 .. 그러고 보니 참 어제 피구연 사장이 저에게 자꾸 서영텔레콤을 물어 보던데..해서 여윳돈으로 적당히 투자를 하라고 조언을 해주기는 했는데...”
“그럼 서영텔레콤의 정보는 잘못된건가..우리 재철이 말로는 서영텔리콤이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유리한 영역대의 주파수를 입찰받을거고 그러면 아직 저평가된 서영주식이 예전 대형주로다시 바뀔거라고 하던데..”
이원장의 말에 나는 일부러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숨을 죽이며 답을 미루고.. 전화기에선 고요함이 흐른다.
“김본부장....”
그가 나를 다시 부르고..나는 그제서야 할수 없다는 듯이 입을 뗀다.
“원장님...제가 제일전자를 나왔지만 아직 그룹본부와 연을 맺고 있는 중입니다.. 더구나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제가 비록 나와있기는 하지만 현재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중이구요.. 설사 제가 방금 하신 말씀이 맞거나 틀리다고 해서 확인을 해 드릴입장이 못됩니다 ”
나의 말이 끝나고 다시 전화기에서 정적이 흐른다.
아마 이원장이 머리에서 온갖생각을 하고 있을거다.
그렇게 잠시간의 침묵이 흐르고..이내 이원장의 목소리가 내귀에 들려온다.
“이런정보가 떠도는 것에 부정을 하지 않는군...”
그의 말에 나는 이내 미소를 짓지만 입에서는 정색하는 말이 나온다.
“아...아닙니다 원장님... 그런 것은 ... ”
“하하하 뭐가 아니야 이사람아 내가 사람 한두번 상대해보나.. 뭐 자네는 나에게 아무말해준 것 아닌셈치면 되는거 아니겠나.. 그나저나 그일 때문에 자네가 하겠다는 그 자선사업을 미루는 모양이구만..하긴 큰일이 먼저지.. 취미로 하는 그런일이 대수겠나.. 알았네..하하하”
그가 웃는다.
“원장님.. 투자는 절대 무리해서 하면 안되는 겁니다 건물을 대출받는 것은 잘못된 판단 같은데.. 일단 보류하시죠..”
나의 말에 전화기에서 다시 이원장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알았어..사람도참... 그래.. 나도자네말뜻이 무엇인지 알만해.. 그러니 더 이상 말을하지 말고.. 그나저나 우리 혜숙이 말일세 자끔 불러내서 좋은 음식도 사주고 몸도좀 즐겁게 해주고.. 그러시게..나 상관하지 말고 ..나야 혜숙이 몸위에 올아타봐야 할수있는게 없어서 말이지..자네도 총각이니 가끔 여자 생각은 나이 않겠나..하하하..부담없이 우리 혜숙이랑 즐기라는 말이야.. 내가 특별히 자네니까 허락을 해주는 거니까..”
그의 말에 나는 웃는다.
“원장님도 참.. 여하튼 알았습니다 ”
“그래 ... 그럼 끊음세.. 혜숙이 말로는 자네 바쁜 모양이던데..”
하고는 이원장이 전화를 끊는다.
“누구야?”
내가 전화를 끊자 채민이가 묻는다.
“우리건물주.. 희경씨 아빠”
하고는 나는 전화기를 내려 놓고는 두손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건물주.. 성형외과 의사라는 양반.. 넌어떻게 안거야?”
“그냥 좀 그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우연히.. 그나저나 뭐래..내가 말한대로 지시해놓은거야?”
나의 말에 채민이 고개를 끄덕인다.
“응 화물 풀고 싣는동안 이진우씨 너무 겁먹지 않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데리고 터미털 근처 커피숍으로 가라고 했어..아마 커피숍 약도 문자로 올 거야..,”
하고는 채민이 앞을 보고 난 고개를 끄덕인다.
허름한 상가건물..
지저분한 계단을 따라 걸어올라 복도로 올라서자 다장이라고 쓴 간판앞에 서있던 양복입은 남자가 우리쪽으로 뛰어 오더니 인사를 꾸벅한다.
“사장님 지금 안에 이진우씨 있습니다 ”
“데려오는 중에 별다른일은 없었고?”
채민이의 말에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별반항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
그의 말에 채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우리를 다방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쾌쾌한 담배냄새가 배어있는 다방안 구석자리에 마른 얼굴에 키가 작은 사진에서 본 이진우라 수염을 깍지 않았는지 하얀 수렴이 덥수룩하게 난채로 앉아 있고 그의 옆과 앞에 불량해보이는 남자둘이 앉아 있다.
나는 채민이를 보고는 눈짓으로 그 남자들을 치우라고 하고는 걸어가자 .. 우리를 안내한 사람이 그두남자를 데리고 나가고.. 우리둘이 그의 앞에 앉는다.
“이진우씨.. 맞요.. 화물연대 집행부 소속..”
내가 앉자맞자 주름이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보며 묻는다.
“네.. 그렇습니다”
그는 앙다물었던 입술을 떼며 대답을 한다.
“죄송합니다 급작스레 이렇게 보자고 해서요..놀라셨죠..”
나의 말에 그가 나와 채민을 번갈아 보더니 입을뗀다.
“노조일을 하면서 이런저런일을 다격어 봤는데.. 뭐 이런일로 놀라겠습니까.. 늘있는 일은아니지만 몇 년에 한번씩은 격는일인데... 그나저나 어디서 오셧습니까..보아하니 저를 데리고 온 사람들과는 좀 틀린 분들 같은데..”
그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짓는다.
“뭐 .. 제가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는 나중에 차차 알게 되실거니까.. 너무 궁금해 하지 마시고.. 자제분들 세분이시죠? 아드님은 대진인컴이라는 중견기업에 다니고 큰따님은한국대 로스쿨에..작은 따님은 제일대 의대에.. 맞죠?”
나의 말에 그의 눈이 살짝 떨리지만 이내 당황한 표정은 짓지 않고 나를 본다.
“네.. 그렇습니다.. 근데 왜 우리애들을 들먹이십니까..”
“뭐.. 다른 것은 아니고 아드님 대진인컴에서 근무하는것보다 삼우전자나 제일전자에서 근무하면 어떻시겠어요..그리고 큰따님은 학교 졸업하고 한국의 최고 로펌이라는 ‘인검’에서 근무하고.. 작은 따님은 제일대 에 남아 교수자리까지 하신다면요...”
나의 말에 그가 채민을 힐끗 보더니 입을 뗀다.
“다 자기 사는 몫이 있는건데.. 그건 그애들의 문제이지 제 문제는 아니지요..”
그의 말에 나는 웃는다.
“그래요...? 그렇군요..자기 몫이라... 좋은 말씀이네.. 그럼 아드님이 회사 짤리고 신용불량자 되고큰따님은 학교에서 제적당해서 변호사 자격증도 없이 학교에서 나오고..작은 따님은 전문의도 따지 못하고 학교 졸업해서 시골 변두리에서 월급쟁이 처방전 의사나 하는것도 .. 어쩌면 그분들의 몫이겠습니다”
나의 말에 그의 눈가에 살짝 얕은 주름이 지었다가 펴진다.
“말하고싶은 것이 뭐요.. 그게 뭐든간에 가족을 건드리는 일은.. 좀..아닌 것 같은데..”
그의 말에 난 미소를 짓는다.
“누군 당신 때문에 직장을 잃고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그정도야 애교 아니겠습니까..남의 인생 망카트리는데 일조를 하신분이 무슨 가족 찾고 그러십니까.. 빈정상하게.. ”
“누가 보낸거요...당신들..”
그의 언성이 높아진다.
“이진우씨 제가 누구밑에서 체질적으로 일을 잘 못합니다 그러니 누가 보내서 온 것은 아니고 자발적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아참 큰따님 낭비벽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따님에게 이 되는일 하나 소개해줄까 합니다.. 하룻밤에 일이천정도 생기는 일인데.. 괜찮을려나 모르겠네요..뭐 요즘 대학생들이 다들 하는 아르바이튼인데..괜찮겠죠?”
나의 말에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원하는 게 뭐요.. 도대체..”
그의 말에 난 그제서야 비로소 웃는다.
“그렇게 나오시지..진작에.. 이따 기자한명이 이진우씨에게 연락을할겁니다..방송국 기자인데..만나셔서..삼우유통쪽에서 돈받은 사실 시인하시고.. 화물연대 노조 집행부에서 같이 받은 사람들 명단 읇어 주세요.. 그거면 됩니다.. ”
내말에 그가 정색을 한다.
“누가 누구에게 돈을 받았다는 겁니까..나는 그런사실 없습니다 ”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젖는다.
“그럼 다행이고요.... 헌데... 오늘 이진우씨를 찾아온것처럼 다른 사람을 찾아갈것이고.. 같은 제의를 할겁니다 .. 자식들의 미래를 보장해준다거나 만약에 자식들이 없으면 그에 상응하는 돈을 보장해준다거나..하면서 저는 설득을 할거고..만일그상황에서 삼우유통에서 돈받은 사람들의 명단에 당신이름이 나오는 날이면 저는 아까 말했듯이 따님에게 하룻밤에 이천만원짜리 알바를 소개할거고.. 그이후의 일은 아마 좀 감당하기 어려울겁니다 ..그럼 전이만 가보겠습니다”
하고는 일어나고 채민이 나를 따라 일어난다.
그리곤 밖으로 나가려는데.. 그가 나를 부른다.
“자..잠깐만요...”
그의 부름에 그를 등지고 선 나는 미소를 지으며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