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달빛만이 깨어 있는 야심한 밤.
저벅저벅-
모두가 잠들었어야 할 시간임에도.
한 사람만은 눈앞의 흑카데미를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오래 참았다. 답답할 정도로 오래 참았어…….”
밤하늘을 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리다가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는 제른.
절그럭-
흑카데미 주변을 지키던 언데드들은 그의 방문을 무심히 바라볼 뿐.
그를 적대시하는 기류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제지 없이 흑카데미 앞에 도달한 제른.
“3층이라고 했던가…….”
그는 수하의 보고를 상기하며 높다란 흑카데미를 올려다보다가.
끼이익-
제집처럼 문을 열고 흑카데미 안으로 들어간다.
어느덧 그가 3층에 다 올라갔을 무렵.
“…분명 들었다니까? 이쪽에서 발소리가 났었어.”
“어차피 학생들일 것 아냐. 그냥 교수님한테 보고만 하자. 괜히 학생들 잘못 건드렸다가 어쩌려… 어?”
3층 로비에서 작은 호롱불을 든 채 숙덕거리던 하인들과 제른의 눈이 맞부딪쳤다.
“이런, 치, 침……!”
하인들이 새하얗게 질려 입을 떼려던 그때.
제른의 지팡이 위로 작은 술식이 그려진다.
“어… 어어어… 어…….”
그러자 하인들이 얼굴부터 급속도로 썩어 가기 시작하더니.
달그랑-
하인들이 있던 자리 위로 호롱불이 툭 떨어져.
썩은 내를 풍기는 옷가지들만을 비출 뿐이었다.
뚜벅, 뚜벅-
제른은 하인이었던 것들을 무심히 지나 곧 그가 노리던 방 앞에 도착했다.
문을 조용히 부수기 위해 제른이 다시금 지팡이를 들어 술식을 읊으려던 그때.
와자자작-
“커윽…….”
갑자기 옆방의 문짝이 박살 남과 동시에 사람의 신형이 날아가 벽에 처박히는 것 아닌가?
“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른이 잠시 캐스팅을 멈추고 옆방을 응시하던 중.
우락부락한 여인이 박살 난 방문에서 나와 연기가 피어오르는 벽을 보며 말한다.
“에밀라, 당신이 몇 번을 말한다고 해도 제 마음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크윽… 성녀님… 제 말은…….”
“듣기 싫어요.”
우락부락한 오우거 같은 여인이 단호히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며.
망치에 머리를 맞은 듯 멍한 표정을 짓는 제른.
“…성녀?”
저게 성녀라니? 오우거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같은 저 덩어리가 성녀라니?
제른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웅웅웅웅-
이 기회를 놓칠 수도 없었기에 곧바로 거구의 여인을 보며 지팡이를 들었다.
“모든 죽음은 동등하고 평화로울지니 죽음의 무게는 정당하도다.”
빠른 속도로 캐스팅을 끝마친 제른.
그는 성녀에게 지팡이를 뻗으며 소리쳤다.
“평등한 죽음.”
그러자 삽시간에 검은 안개 같은 것이 분출되어 성녀를 향해 쏘아져 갔고.
“성, 성녀님! 위험……!”
그 모습을 본 에밀라가 황급히 검을 들고 제이나의 앞을 막으려던 그때.
텅-
검은 안개와 성녀가 맞닿은 부분에서 강한 빛무리가 일며 이상한 소리가 울려온다.
“무슨…….”
성녀가 자신의 흑마법에 조금도 타격을 입지 않아 당혹한 것인지.
서둘러 다시 흑마법을 시전하는 제른.
“저 자식이! 가만 두지 않겠다!”
그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에밀라가 제른에게 달려가던 그때.
홱-
갑자기 거대한 무언가가 순식간에 에밀라를 지나 제른의 앞에 선다.
덥썩-
“당신은 뭐죠?”
“무, 무슨……?”
제른은 어느새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거구의 여인을 보고 식겁하여.
그녀의 피부에 손을 올리고는 재빨리 부패 저주를 시전했으나.
텅-
역시나 그녀의 피부에선 기이한 소리만 울릴 뿐 좀처럼 흑마법이 듣질 않았다.
“당신… 방금 저한테 흑마법을 사용하려고 한 건가요?”
“나는…….”
쩌억-
제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녀의 육중한 주먹이 그의 얼굴을 강타했고.
콰과과과과광-
“크어어어억…….”
벽에 박힌 제른이 피를 토하며 고통을 호소한다.
“이, 이게 무슨…….”
제른이 겨우겨우 말을 내뱉으려 했으나.
“어휴, 마침 기분도 안 좋았는데 잘됐네요.”
제이나는 벽에 박힌 제른을 거칠게 끌어내어 바닥에 내던진다.
“커헉…….”
“저는 정말 노력했어요. 최대한 조용히 숙녀처럼 얌전하고 상냥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그쪽 같은 사람들 때문에 제가 숙녀가 되고 싶어도 못 되는 거예요.”
퍽, 퍽-
성스러운 주먹이 제른의 안면을 강타할 때마다 제른의 몸이 파르르 떨렸고.
주먹의 힘을 이기지 못한 건지 그가 쓰고 있던 복면이 찢어져 허공에 흩날린다.
‘…어?’
나는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다가.
습격자의 얼굴을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놈은… 제른 부탑주잖아? 아니, 저놈은 왜 이 시간에 이곳에 와서 성녀한테 두들겨 맞고 있는 거지? 기랄 군도에서는 또 언제 복귀한 거고?’
그러잖아도 성녀의 괴력에 머릿속이 복잡해 죽겠는데.
난데없이 제른 부탑주가 성녀에게 두들겨 맞고 있으니 머릿속이 더 혼란스러워진다.
‘설마… 오늘 흑탑에 복귀한 건가? 그런데 마침 수하가 성녀의 방문 소식을 전달했고, 그 소식에 눈이 뒤집혀서 성녀를 암살하러 온 거라면…….’
제른이 지금 저 자리에 있는 것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다만…….
‘설마 부탑주가 저렇게 두들겨 맞을 줄이야……. 뭐, 아무래도 방심한 탓이 크겠지. 애당초 성녀가 저런 괴력녀일 줄은 나도 몰랐으니까.’
그녀의 심복이었던 에밀라도 전혀 모르던 눈치였는데.
하물며 나도, 제른도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는가?
‘근데… 저 피부는 대체 뭐야? 드래곤 가죽이야? 뭔데 흑마법들을 죄다 튕겨 내는 건데? 어휴… 괜히 걱정했네.’
제른이 구사한 흑마법들을 모두 튕겨 내고.
소드마스터인 에밀라를 완력으로 벽에 처박는 것도 모자라.
흑탑의 부탑주인 제른까지 저렇게 무자비하게 압살하다니.
‘설마 무슨 오우거랑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 블러드라도 되는 건가?’
아니.
저 정도 완력이라면 오우거도 몇 수 접어 줄 것만 같다.
쩌억, 쩌억, 쩌억-
“후… 이만하면 충분한 것 같네요.”
이윽고 피떡이 된 제른을 내려다보며 상쾌한 미소를 짓는 제이나.
그녀는 제른의 뒷목을 잡아 그를 일으켜 세우고는 입을 뗀다.
“흑카데미 교수이신 것 같은데, 처신 잘하세요. 아셨죠?”
‘그거… 교수가 아니고 부탑주야…….’
내가 속으로 혀를 내두르던 사이 제이나가 나를 보며 묻는다.
“이 사람 어디다 놔두면 될까요?”
“아, 그거요? 저한테 넘기면 됩니다.”
“어휴……. 여하튼 에밀라, 저는 한동안 이곳에 남을 생각이니 알아서 하세요.”
제이나가 툴툴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가자.
나는 그녀의 등을 보며 생각했다.
‘거참… 보고도 믿기지가 않네.’
나는 내가 갖고 있던 성녀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버려 버리곤.
제이나를 단 하나의 단어로 정리했다.
‘레바논의 오함마. 그래, 성녀보다는 그게 더 어울리네.’
나는 고개를 젓고는 혼절한 제른을 부축했다.
‘오함마에 머리가 깨진 건 네 불운이지만 어쨌건 성녀를 암살하려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지?’
* * *
다음 날.
“크으으…….”
겨우 눈을 뜬 제른이 힘겹게 고개를 쳐들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오오, 일어나셨습니까?”
“여긴… 어디지?”
“치료실입니다. 한 흑마법사가 당신이 쓰러진 걸 보고 데려왔다고 하더군요. 정말 큰일 날 뻔했지요!”
치료사는 흑마력 포션을 제른의 입에 물리고는 계속 말을 이어 간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만, 일단 급한 치료는 다 끝내 놨습니다. 그 왼쪽다리는 제가 치료할 영역이 아니라 제외했습니다만……. 마녀한테 당한 겁니까?”
치료사가 제른의 앙상한 왼쪽 다리를 보며 묻자.
제른은 얼굴을 찌푸리고는 화제를 돌린다.
“…내가 이곳에 온 지 얼마나 됐지?”
“한 3일 정도 됐지요.”
“제길…….”
제른은 욱신거리는 머리를 붙잡고는 마지막 기억을 떠올렸다.
쩌억, 쩌억-
화사한 미소와 커다란 주먹이 불현 듯 떠오르자.
“헛…….”
제른은 저도 모르게 몸을 흠칫거린다.
“…만약 성녀가 오우거와 같은 크기에 그보다 더한 괴력을 갖고 있는 몽크라고 한다면, 자네는 믿을 수 있겠나?”
제른이 치료사를 보며 조용히 묻자.
치료사는 벙찐 얼굴로 그를 보다가 옅은 미소를 흘린다.
“그런 소문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만, 혹시 요즘 유행하는 농담 같은 겁니까?”
“뭐… 그렇지.”
제른은 허탈한 미소를 짓다가 침대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아직 좀 더 안정을 취하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잠시 가 봐야 할 곳이 있다.”
지팡이를 지지대 삼아 힘겹게 몸을 일으킨 제른.
그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하므네의 비밀 창고였다.
“정보를 사러 왔다.”
하므네를 본 제른이 다짜고짜 말을 내뱉자.
땅딸막한 여인은 익숙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묻는다.
“어떤 정보를 사러 오신 거죠?”
“성녀 제이나에 대한 모든 정보. 그녀에 대한 정보라면 전부!”
“제이나라……. 요즘 성녀에 대한 정보가 인기가 많네요. 대가는요?”
하므네의 말에 제른은 얼굴을 찌푸리더니.
탁자 위에 무언가를 툭 꺼내어 놓는다.
“이거면 되겠지.”
“이건… 좋아요. 대가를 받았으니 이제 정보를 알려 드리죠.”
쑤우우욱-
자신의 옆통수에 손을 밀어 넣은 하므네.
그녀는 잠시 손을 휘적거리더니.
“여기 있었네요.”
곧 옆통수에 밀어 넣었던 손을 다시 빼낸다.
“여기 레바논의 성녀 제이나에 대한 정보예요.”
그녀가 머리에서 작달막한 양피지를 꺼내어 내밀자.
제른은 낚아채듯 양피지를 채어 얼른 내용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건…….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어!”
분노한 듯 눈을 부릅뜬 제른이 하므네를 노려보며 묻는다.
“정말 이게 전부라고?”
“제가 갖고 있는 정보는 거기에 적혀 있는 게 전부예요. 아시잖아요?”
“…….”
양피지 안에는, ‘성녀 제이나는 태생이 선하며, 고통받는 백성들을 위하여 치료를 하고…….’ 같은 선행들만이 적혀 있을 뿐.
성녀가 오우거같이 변했다든가, 그녀의 괴력이나 흑마법을 튕겨 내는 살가죽에 대해서는 전혀 적혀 있는 게 없었다.
“설마 세상을 속인 건가…….”
“뭔가 문제가 있나요?”
하므네의 물음에 제른은 대답 대신 자리에서 일어난 뒤.
어딘가 미친 사람처럼 피식피식 웃음을 흘리며 흑탑으로 돌아가 소리친다.
“보우렌! 메피르! 보우렌!”
“여기 있었나.”
하지만 그의 외침에 대답한 것은 그의 최측근들이 아닌 레논 부탑주였다.
“무슨 일이지?”
제른이 으르렁거리듯 말하자.
레논은 그를 무심하게 바라보다가 손에 들려 있던 양피지를 펼친다.
“제른 부탑주, 자네에게 성녀 암살 미수죄 그리고 흑카데미에 무단으로 침입한 죄를 묻겠네.”
“…뭐라고?”
제른은 어이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픽 웃으며 묻는다.
“흑남이 까발리기라도 한 모양이군.”
“그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언제고 세상에 알려졌을 일이다.”
“그래. 뭐, 좋아. 흑카데미에 무단으로 들어간 게 규율에 위반되는 일이라는 건 인정하지. 하지만 성녀 암살 미수죄라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어렵군.”
입꼬리를 올린 채 말을 이어 가는 제른.
“오히려 나는 그녀에게 암살당할 뻔했다.”
“…뭐?”
“그녀는 레바논이 만들어 낸 괴물이다! 괴물이라고! 설사 자네가 전쟁 반대론자라고 할지라도 이번만큼은 무조건, 그녀를 무조건 죽여야만 해! 무슨 말인지 알겠어?!”
흥분한 제른이 언성을 높이자.
레논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나지막이 묻는다.
“허… 자네가 그런 농담도 할 줄 알았나?”
“…내가 농담을 하는 걸로 보여?!”
“하지만 농담 정도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네. 순순히 잡히게. 그렇지 않으면 자네를 이 자리에서 즉시 죽일 수밖에 없어.”
하지만 레논의 경고에도 제른은 코웃음을 친다.
“순순히 잡히면?”
“그때는 대회의에서 나오는 결정에 따라 자네의 처우가 결정될 걸세.”
“빌어먹을…….”
레논을 죽일 듯 노려보는 제른.
하지만 레논은 아랑곳 않고 옆에 있던 흑마법사들에게 눈짓하며 말한다.
“죄인을 심연 가장 깊은 곳에 집어넣어라.”
그러자 흑마법사들이 제른의 몸을 삽시간에 포박했으나.
제른은 일말의 저항조차 하지 않고 레논의 눈을 노려볼 뿐이었다.
“끌고 가라.”
“네놈… 분명 후회하게 될 거다……. 내 말 잘 들어! 네놈도! 흑탑도! 분명 후회할 날이 올 거다!”
* * *
한편, 같은 시각.
덜그럭-
“날씨가 참 좋네요.”
내 방에 죽치고 앉아 고상하게 찻잔을 드는 제이나를 보며.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를 흘렸다.
‘어이가 없네. 진짜 어쩌면 저렇게 사람이 달라질 수가 있지? 이틀 전에 봤던 그 괴력의 여자랑 같은 사람인지조차 의심스럽네.’
비단 충격을 받은 건 나뿐만이 아닌지.
제이나의 최측근인 에밀라 또한 동상처럼 멍하니 의자에 앉아 제이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쟤도 슬슬 정신을 차릴 때가 됐는데 아직도 저러고 있고. 그렇게 충격이 컸나. 하긴… 충격이 크긴 했겠지.’
도대체 성녀는 얼마나 철저하게 자신의 정보를 숨기고 살았던 걸까.
그것도 최측근조차 모를 정도로 말이다.
“…혹시 혼혈입니까?”
“혼혈이라뇨?”
성녀의 반문에 나는 슬며시 운을 뗐다.
“혹시 아버지 쪽이나 어머니 쪽에 오우거의 피가 흐른다거나…….”
콰드드드득-
내가 가족을 언급한 탓일까.
제이나의 손에 들린 찻잔이 종잇장처럼 우그러진다.
‘저거… 쇠로 만든 걸 텐데…….’
“제가 오우거처럼 보인다는 뜻인가요?”
“아니요. 그럴 리가요? 생김새가 오우거 같아서 그런 게 아니라 며칠 전에 봤던 그 힘의 출처가 궁금해서 말이죠.”
“아아, 그거요? 레바논 님께서 허락하신 거예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심히 대답하는 제이나를 보며.
나는 어색한 미소를 보였다.
“…그렇군요.”
‘그런 힘이 있었으면 진작 좀 말하지. 아오…….’
만약 그녀가 레바논의 오함마인 걸 진작 알았더라면.
나는 구태여 전쟁을 막기 위해 발품을 팔지 않았어도 됐을 터였다.
‘좋게 생각하자. 차라리 성녀에게 힘이 있으면 그래도 암살당할 일은 없을 테니까.’
내가 긍정적으로 상황을 정리하던 중.
제이나가 나를 보며 넌지시 묻는다.
“근데 우리 계속 이곳에만 있을 건가요? 어디 다른 곳에는 안 가나요?”
“흑카데미에 머무르겠다고 하신 건 그쪽 아닙니까?”
“그렇기는 한데… 계속 방에만 있자니 조금 지겹네요.”
제이나의 툴툴거림에도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겁니다.”
“그래도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절대 안 됩니다.”
내가 한참 제이나와 실랑이를 하던 그때.
똑똑-
누군가가 나의 방문을 두드린다.
“누구냐?”
“볼드입니다.”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는 문을 열고는 볼드 학장을 맞이했다.
“무슨 일이야?”
“아 그게, 레논 부탑주님이 해가 떨어질 때쯤 대회의가 열릴 거라고 흑남님도 참석하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대회의라……. 레논 부탑주가 일 처리를 잘해 준 모양이네.’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모른 척 물었다.
“대회의? 무슨 안건인데?”
“그게… 제른 부탑주의 형벌을 결정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