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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비도무랑-35화 (36/355)
  • 제 7 장 개방제일미 사도혜 (6)

    장천이 백수마왕의 공격을 받자, 요운과 곽무진은 그를 도와주기 위해 달려가려

    고 했지만 맹수들의 공격 때문에 그 움직이기가 여의치 않았다.

    보통의 짐승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맹수들은 무

    공을 익히고 있는 자들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에 처리하기가 쉽지 않

    았던 것이다.

    "헉!!"

    백수마왕의 호랑이의 알발을 피해 땅을 구르던 장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위기

    에 봉착하고 말았으니 나무 둥치에 걸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진 것이다.

    "흐흐흐 이 꼬마 자식! 나의 즐거움을 뺏었으니 그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백수마왕은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어 당황하는 장천을 보며 소리치고는 그대

    로 자신의 애마용인 호랑이에게 지시하여 장천을 짓뭉개도록 지사했다.

    "어흥!"

    호랑이는 포효소리를 한번 내더니 그대로 앞발을 들었고, 장천은 이제는 죽는구

    나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피융!]

    하지만 아직 죽을 나이는 아니였는지,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한 개의 화살

    이 날아와서는 정확히 호랑이의 발목에 꽃힌 것이다.

    "크허헝!!"

    앞발에 화살이 꽃힌 호랑이는 고통스러운 듯 두발로 벌떡 일어서서는 나뒹그러

    졌고, 그 여파로 백수마왕은 땅으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고양이 같은 몸을 지닌 듯 허리를 희한하게 꼰 백수마왕은 안전하게 땅

    으로 착지를 하고는 그대로 자신을 내동댕이 치려하던 호랑이의 뒷덜미를 잡고

    는 소리쳤다.

    "크헝!!!"

    그 순간 호랑이는 무슨 경기라도 흘린 듯이 발광을 하는 것을 멈추었고, 백수마

    왕은 천천히 녀석의 앞발로 가서는 화살을 부러뜨려 뽑아 주었다.

    "어떤 녀석이 내 호랑이에게 화살을 쏜게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상당한 분노 어린 표정으로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처다본

    백수마왕이였지만, 애석하게도 그 곳에는 화살을 가진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응?"

    분명 커다란 덩치에 활을 가진 놈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모습이 보이지 않자

    백수마왕은 이상하게 생각되었는데, 다시 뒤를 돌아보니 나무 둥치에 걸려 있던

    꼬마 녀석도 사라진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 화살을 쏜 녀석을 찾기 전까지만 있었던 녀석이 한 순간에 그 모습과 기

    척마저 사라지자 이상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또 다시 바람을 가르

    는 소리와 함께 백수마왕을 향해 한 개의 화살이 날아왔다.

    "흥!!"

    백수마왕은 소리를 듣고는 가볍게 손톱을 세워서는 백수격권으로 날아오는 화

    살을 처내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화살은 그의 손을 피하듯이 움직여서는 옆으로

    날아가 또 다시 애마의 몸에 박히고 말았다.

    "크헝!!"

    앞발에 이어 또 다시 화살이 박히자 호랑이는 몸부림 치려고 했지만, 백수마왕

    은 녀석의 뒷덜미를 잡고는 주먹으로 그대로 아가리를 갈기니, 호랑이는 그 자

    리에서 기절을 하고 말았다.

    "나뭇가지잖아!"

    호랑이의 옆구리에 박힌 화살을 본 백수마왕은 그것이 나뭇가지로 대충 만든

    화살임을 알고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뭇가지로 대충 만든 화살로도 자신의 호랑이의 가죽을 뚫을 수 있다면, 예사

    로운 능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분명히 화살의 바람 가르는 소리를 들으며 그 방향을 예측하고 손을 휘둘렀

    음에도 화살이 피해가듯 방향을 바꾸어서는 다른 곳에 박히자 조금 긴장하기

    시작했다.

    텅치 큰 궁수와 쌍도를 쓰는 꼬마를 찾기 위해 숲 여기저기를 살펴보고 있었지

    만, 좀처럼 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는데, 그 때 등뒤에서 살기가 밀려 오는

    것을 느낀 그는 급히 고개를 숙이고는 고양이 낙법으로 앞으로 튀어 나갔다.

    "이 년이!!"

    자신을 향해 살기를 뿜은 이가 허리춤이 벗겨지려 했던 거지여인이라는 것을

    본 백수마왕은 노기를 터뜨리며 백수격권을 사용하여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했

    다.

    무공이라면 강호의 이류수준에 지나지 않다고 소문이 난 백수마왕은 놀랍게도

    상당한 고수의 수준이였다.

    초식이 다채로운 사도혜의 연검 공격을 마치 몸이 흐느적거리는 것처럼 피하며

    그가 빠른 속도로 세도해 들어오자 그녀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검은 제대로 익히면 초식의 변화가 심해져 다양한 점혈공격이 가능하기는 하

    지만, 위기에 봉착하여 정신이 흐트러진다면 도리어 자신의 살을 벨 수도 있는

    무기였다.

    백수마왕이 강한 기세로 세도해 들어오자 실전 경험이 거의 없는 사도혜의 초

    식은 크게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손등에는 작은 상처가 생기며 피가

    사방으로 뿌려지기 시작했다.

    사도혜의 얼굴에서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자 그는 입맛을 다시며 더욱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뭐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그 정도야 백수마왕에게는 향수

    와 같은 냄새이니 미인인 사도혜를 산채로 잡아 마누라로 삼으려고 생각하는

    그였다.

    하지만 역시 예쁘기는 하지만, 냄새가 좀 나는 사도혜는 계륵같은 존재인지라

    숨어 있던 장천이 더 이상을 참지 못하고 백수마왕을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죽어라 백수마왕!!"

    "헉!"

    갑자기 어린 녀석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더니 뜨거운 기운이 자신을 압박해 오자

    그는 급하게 뒤로 몸을 날리며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전신을 차리고 앞을 쳐다보자 쌍도를 쓰는 어린 꼬마 놈이 서 있었는데, 그의

    도가 불에 타오르는 듯이 보이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화룡신도!!"

    내공을 주입하면 불을 뿜는 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 백수마왕은 장천의

    칼을 보고는 크게 놀라며 소리 칠 수밖에 없었다.

    강호십대신병 중 그 말단에 속하기는 하지만, 십대신병의 서열은 가지고 있는

    자의 무공에 의해서 정해진 순위였을 뿐이지 화룡신도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였다.

    십대신병 중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강호의 초고수의 반열에 들 수 있다고 알려

    져 있는 것이 강호의 소문인만큼 백수마왕도 십대신병에 대해선 귀청이 떨어지

    도록 들었는데, 난 없이 건방진 꼬마가 십대신병 중 하나인 화룡신도를 들고 있

    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소문이 좀 과장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현재의 소유주의 실력은

    형편 없었기에 조금 실망이 가는 백수마왕이였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그게 더

    좋은 일일 수도 있었다.

    "흐흐흐 너에게는 과분한 그 칼을 내가 접수해주겠다!"

    십대신병에 눈이 돌아간 백수마왕은 사도혜를 버려두고는 손톱에 내공을 집어

    넣어서는 장천을 향해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압!!"

    장천은 쌍용승천도법의 초식을 사용하여 백수마왕의 공격에 맞서 갔지만, 지금

    장천의 공격은 화룡신도를 사용하기 전보다 더 약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쌍용승천도법은 말 그대로 쌍도술, 이 도법은 애초부터 똑같은 도로 펼칠 수 있

    게 만들어진 도법인만큼, 같은 도를 사용해야 그 미묘한 초식을 이어갈 수 있었

    지만, 현재 장천이 사용하는 것은 아버지인 장춘삼이 준 도와, 공동파의 문주가

    준 화룡신도를 각각의 손에 들고 있는 상태였기에 그 초식은 무거운 도인 화룡

    신도 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장천이 어느 정도 실전에서도 초식의 변화를 가져다 줄 실력이라면, 이런 무게

    의 미묘한 차이는 금방 해소되었겠지만, 아직 익혀가는 단계인 만큼 그 실력을

    줄어 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동파에서 고도리를 상대로 화룡신도를 사용한 것은 고도리가 화룡신도에 능

    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경계를 줄 수 있었지만, 백수마왕의 경우

    에는 화룡신도를 극성으로 끌어 올렸을 때의 위력을 모르고 있는지라 그런 위

    협은 전혀 소용이 없는 것이다.

    "헉헉!"

    병장기를 들고 있지 않은 백수마왕을 상대로 장천은 어느정도 버티고 있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피로도가 심해지고 있었다.

    쌍용승천도법의 초식이 기울어지면서 내력의 소모가 평소보다 더 많아졌기 때

    문에 생기는 현상인 것이다.

    '젠장! 사형들은 뭐하고 있는거야!'

    귀여운 사제가 죽기직전인데, 도와주려 오지도 않는 사형들을 욕하는 장천이였

    다.

    "하압!!"

    그 때 어느정도 몸을 추스린 사도혜가 장천을 도와주기 위해 다시 빠른 속도로

    세도해 들어와서는 연검을 휘두르자 장천은 어느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흥! 계집과 꼬마가 겁도 없구나!"

    사도혜가 다시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며 공격해 들어오자 백수마왕은 코웃음을

    치고는 뒤로 물러서서는 조용히 내공을 두 손으로 모으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그녀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라독수(魔羅毒手)!"

    "마라독수?"

    백수마왕의 손이 검게 변색되기 시작하자 사도혜는 크게 놀라며 소리쳤는데, 마

    라독수는 마교의 독인당의 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공으로 두 손에 독기를

    모아 상대를 공격하는 수법이였다.

    마라독수에 사용되는 독은 상당히 독성이 지독한 것으로 한번 스치기만해도 하

    루를 넘기지 못할 정도였기 때문에 사도혜는 크게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흐흐흐 마라독수를 알아보는 군, 마교에선 이 독수와 함께 나의 내공을 두배로

    올려주는 신단까지 선물로 주었지..흐흐흐"

    "음..."

    백수마왕이 마라독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사도혜로선 크게 긴장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때 장천이 품에서 하나의 작은 도기병을 꺼내서는

    그곳에서 네 개의 환단을 꺼내어 두 개를 사도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누나의 말을 들어보면 독이 있는 손 같은데, 일단은 이것을 먹어요."

    "이건?"

    "쌍도문의 비전 해독제의 일종인데, 저자의 독을 어느정도는 막아 줄꺼에요."

    "음.."

    다른 사람이라면 조금 꺼렸겠지만, 환단을 건네 준 사람이 장천이였기에 사도혜

    는 아무 의심 없이 환단을 입에 넣고는 삼켰다.

    해독제를 먹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독을 막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

    는 사도혜는 천천히 자신들이 앞으로 다가오는 백수마왕을 경계하며 자세를 취

    했다.

    "흥! 화기는 독기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보지!"

    장천은 아버지가 준 도를 도집에 집어넣고는 화룡신도를 휘두르며 백수마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역시 화룡신도를 쌍용승천도법을 사용하면 그 위력이 줄

    어든다는 것을 느꼈기에 독기를 제압하기 위해 화룡신도만으로 그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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